버스정류장 ‘작은 도서관’…빈 책장만 덩그러니
입력 2023.11.24 (10:22)
수정 2023.11.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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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시는 몇 해 전부터 도심 버스 정류장 곳곳을 도서관으로 꾸며왔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무료함도 달래고 마음의 양식도 채우라는 배려입니다.
'작은 도서관'이라고 이름 지은 이 정류장,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북도청 앞 버스정류장.
칸막이 부스가 옆으로 달렸고, 구석에 빈 책장이 덩그러니 섰습니다.
[버스정류장 이용객 : "(저게 뭔지 아세요?) 책장처럼 보여요. (책장?) 책들이 있어야 하는데, 없네요?"]
버스를 타고 몇 정류장 더 가니, 같은 부스가 설치된 정류장이 또 나옵니다.
그러나 여기도 책장 대부분 비었고, 그나마 남은 책들은 손 대기 꺼려질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버스정류장 이용객 : "(예전엔) 꽤 있었어요. 큰 책들도 많이 있었고. 많이 없네요, 지금은. 효율성은 없는 거 같아요, 솔직히. (버스 기다리는 데) 10분, 5분 정도 걸리는데 그 시간에 책을 본다는 건, 제목 정도는 봐도."]
전주시가 2019년부터 도심 곳곳에 만들기 시작한 '작은 도서관' 정류장입니다.
모두 14곳이 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책을 제대로 갖춘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전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이번에 싹 대부분 수거했어요. 책들이 좀 뭐랄까 좀 낡았고 좀 의미가 없고. 승강장에서 짧은 기간에 책을 읽기가 좀 부담스럽나, 요새는 다 핸드폰 보시니까."]
사실상 운영을 중단한 전주시.
막상 정류장에 도서관을 만들고 보니 관리는 쉽지 않고, 사람들도 썩 책을 보지 않더라는 게 이유입니다.
게다가 종교단체들이 책자를 두는 일이 잦아, 잇따르는 민원에 골치를 앓았다고 털어놓습니다.
정류장에 도서관 일체형 부스를 만드는 데는 적잖은 돈이 쓰였습니다.
[전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승강장 만든 비용도 있을 거 아니에요?) 다 다른데 보통 3천에서 5천만 원. 민원이 또 (종교 책자) 빨리 수거하라고 하는데, 그때그때 나가서 수거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전주시는 이참에 정류장 '작은 도서관'을 아예 폐쇄하는 걸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만드는 것도, 없애는 것도 큰 고민 없이 일을 하다 보니 시민들 세금만 낭비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전주시는 몇 해 전부터 도심 버스 정류장 곳곳을 도서관으로 꾸며왔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무료함도 달래고 마음의 양식도 채우라는 배려입니다.
'작은 도서관'이라고 이름 지은 이 정류장,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북도청 앞 버스정류장.
칸막이 부스가 옆으로 달렸고, 구석에 빈 책장이 덩그러니 섰습니다.
[버스정류장 이용객 : "(저게 뭔지 아세요?) 책장처럼 보여요. (책장?) 책들이 있어야 하는데, 없네요?"]
버스를 타고 몇 정류장 더 가니, 같은 부스가 설치된 정류장이 또 나옵니다.
그러나 여기도 책장 대부분 비었고, 그나마 남은 책들은 손 대기 꺼려질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버스정류장 이용객 : "(예전엔) 꽤 있었어요. 큰 책들도 많이 있었고. 많이 없네요, 지금은. 효율성은 없는 거 같아요, 솔직히. (버스 기다리는 데) 10분, 5분 정도 걸리는데 그 시간에 책을 본다는 건, 제목 정도는 봐도."]
전주시가 2019년부터 도심 곳곳에 만들기 시작한 '작은 도서관' 정류장입니다.
모두 14곳이 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책을 제대로 갖춘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전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이번에 싹 대부분 수거했어요. 책들이 좀 뭐랄까 좀 낡았고 좀 의미가 없고. 승강장에서 짧은 기간에 책을 읽기가 좀 부담스럽나, 요새는 다 핸드폰 보시니까."]
사실상 운영을 중단한 전주시.
막상 정류장에 도서관을 만들고 보니 관리는 쉽지 않고, 사람들도 썩 책을 보지 않더라는 게 이유입니다.
게다가 종교단체들이 책자를 두는 일이 잦아, 잇따르는 민원에 골치를 앓았다고 털어놓습니다.
정류장에 도서관 일체형 부스를 만드는 데는 적잖은 돈이 쓰였습니다.
[전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승강장 만든 비용도 있을 거 아니에요?) 다 다른데 보통 3천에서 5천만 원. 민원이 또 (종교 책자) 빨리 수거하라고 하는데, 그때그때 나가서 수거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전주시는 이참에 정류장 '작은 도서관'을 아예 폐쇄하는 걸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만드는 것도, 없애는 것도 큰 고민 없이 일을 하다 보니 시민들 세금만 낭비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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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정류장 ‘작은 도서관’…빈 책장만 덩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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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11-24 10:22:03
- 수정2023-11-24 10: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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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는 몇 해 전부터 도심 버스 정류장 곳곳을 도서관으로 꾸며왔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무료함도 달래고 마음의 양식도 채우라는 배려입니다.
'작은 도서관'이라고 이름 지은 이 정류장,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북도청 앞 버스정류장.
칸막이 부스가 옆으로 달렸고, 구석에 빈 책장이 덩그러니 섰습니다.
[버스정류장 이용객 : "(저게 뭔지 아세요?) 책장처럼 보여요. (책장?) 책들이 있어야 하는데, 없네요?"]
버스를 타고 몇 정류장 더 가니, 같은 부스가 설치된 정류장이 또 나옵니다.
그러나 여기도 책장 대부분 비었고, 그나마 남은 책들은 손 대기 꺼려질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버스정류장 이용객 : "(예전엔) 꽤 있었어요. 큰 책들도 많이 있었고. 많이 없네요, 지금은. 효율성은 없는 거 같아요, 솔직히. (버스 기다리는 데) 10분, 5분 정도 걸리는데 그 시간에 책을 본다는 건, 제목 정도는 봐도."]
전주시가 2019년부터 도심 곳곳에 만들기 시작한 '작은 도서관' 정류장입니다.
모두 14곳이 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책을 제대로 갖춘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전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이번에 싹 대부분 수거했어요. 책들이 좀 뭐랄까 좀 낡았고 좀 의미가 없고. 승강장에서 짧은 기간에 책을 읽기가 좀 부담스럽나, 요새는 다 핸드폰 보시니까."]
사실상 운영을 중단한 전주시.
막상 정류장에 도서관을 만들고 보니 관리는 쉽지 않고, 사람들도 썩 책을 보지 않더라는 게 이유입니다.
게다가 종교단체들이 책자를 두는 일이 잦아, 잇따르는 민원에 골치를 앓았다고 털어놓습니다.
정류장에 도서관 일체형 부스를 만드는 데는 적잖은 돈이 쓰였습니다.
[전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승강장 만든 비용도 있을 거 아니에요?) 다 다른데 보통 3천에서 5천만 원. 민원이 또 (종교 책자) 빨리 수거하라고 하는데, 그때그때 나가서 수거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전주시는 이참에 정류장 '작은 도서관'을 아예 폐쇄하는 걸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만드는 것도, 없애는 것도 큰 고민 없이 일을 하다 보니 시민들 세금만 낭비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전주시는 몇 해 전부터 도심 버스 정류장 곳곳을 도서관으로 꾸며왔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무료함도 달래고 마음의 양식도 채우라는 배려입니다.
'작은 도서관'이라고 이름 지은 이 정류장,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북도청 앞 버스정류장.
칸막이 부스가 옆으로 달렸고, 구석에 빈 책장이 덩그러니 섰습니다.
[버스정류장 이용객 : "(저게 뭔지 아세요?) 책장처럼 보여요. (책장?) 책들이 있어야 하는데, 없네요?"]
버스를 타고 몇 정류장 더 가니, 같은 부스가 설치된 정류장이 또 나옵니다.
그러나 여기도 책장 대부분 비었고, 그나마 남은 책들은 손 대기 꺼려질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버스정류장 이용객 : "(예전엔) 꽤 있었어요. 큰 책들도 많이 있었고. 많이 없네요, 지금은. 효율성은 없는 거 같아요, 솔직히. (버스 기다리는 데) 10분, 5분 정도 걸리는데 그 시간에 책을 본다는 건, 제목 정도는 봐도."]
전주시가 2019년부터 도심 곳곳에 만들기 시작한 '작은 도서관' 정류장입니다.
모두 14곳이 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책을 제대로 갖춘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전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이번에 싹 대부분 수거했어요. 책들이 좀 뭐랄까 좀 낡았고 좀 의미가 없고. 승강장에서 짧은 기간에 책을 읽기가 좀 부담스럽나, 요새는 다 핸드폰 보시니까."]
사실상 운영을 중단한 전주시.
막상 정류장에 도서관을 만들고 보니 관리는 쉽지 않고, 사람들도 썩 책을 보지 않더라는 게 이유입니다.
게다가 종교단체들이 책자를 두는 일이 잦아, 잇따르는 민원에 골치를 앓았다고 털어놓습니다.
정류장에 도서관 일체형 부스를 만드는 데는 적잖은 돈이 쓰였습니다.
[전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승강장 만든 비용도 있을 거 아니에요?) 다 다른데 보통 3천에서 5천만 원. 민원이 또 (종교 책자) 빨리 수거하라고 하는데, 그때그때 나가서 수거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전주시는 이참에 정류장 '작은 도서관'을 아예 폐쇄하는 걸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만드는 것도, 없애는 것도 큰 고민 없이 일을 하다 보니 시민들 세금만 낭비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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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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