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쌀’ 수확 만 톤…정부 지원 끊겨도 롱런?

입력 2023.11.25 (21:20) 수정 2023.11.2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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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쌀 중심의 식습관이 많이 바뀌면서, 예전보다 남아도는 쌀이 많아졌습니다.

이에 정부가 밀가루처럼 쓸 수 있는 '가루쌀'이란 새 품종을 개발하고 활로 개척에 나섰는데요.

이 가루쌀, 과연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황경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요즘 빵집 가면 꼭 있는 소금빵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여느 빵집 제품과 똑같지만, 밀가루는 전혀 안 들어간 가루쌀로 만든 제품입니다.

[최주순/서울시 강서구 : "깔끔하면서 쫀득쫀득하면서 먹어도 질리지 않고 계속 손이 가는 그런 맛이에요."]

가루쌀은 밀가루보다 수분을 많이 흡수해 만드는 과정은 더 까다롭지만, 그만큼 쫄깃하고 촉촉한 맛이 납니다.

[안준혁/제과기능장 : "수분율이 더 높아서 좀 더 쫄깃하고 촉촉해서 하루가 지나도 맛이 좀 더 살아 있어요."]

지난해 쌀 소비가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이젠 1인당 하루 밥 한 공기 반을 겨우 먹는 상황, 공급을 꾸준히 줄이면서 올해는 예상 수요보다 3만 톤 정도만 과잉 생산될 것으로 보이지만, 쌀 재고량으로 보면 여전히 20만 톤 넘게 쌓여 있습니다.

이렇게 남는 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가루쌀'에서 활로를 찾고 있습니다.

심을 때부터 밥이 아닌 가루용으로 재배하는데, 올해 처음 만 톤가량 대규모 수확됐습니다.

앞서 8개 식품 기업들과 함께 38개 가루쌀 제품을 시중에 내놨는데, 일단 소비자 반응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한 기업은 지난달 내놓은 가루쌀 제품을 완판하고 이달 생산량을 늘렸고, 이 쌀칩은 한 봉지 3천 원 가까운 가격에도 6달 만에 9만 개 넘게 팔렸습니다.

시장 호응이란 첫 관문은 넘은 셈인데, 문제는 생산 단가입니다.

정부는 가루쌀시장을 키워 대부분 수입산인 밀가루를 일부라도 대체하겠다는 목표지만, 1kg 천 원 수준인 수입 밀가루보다 가루쌀은 3배 넘게 비쌉니다.

단가를 낮추려면 대량 생산이 필요하지만 농가 호응을 계속 이끌어 내는 것도 과제입니다.

직불금 등 가루쌀 관련 정부 지원이 줄어들 경우 판로가 한정적인 가루쌀 재배에 적극적일지 미지수입니다.

[김정룡/전국쌀생산자협회 사무총장 :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기반이 다져지고 소비 확대도 되고 해서 농가들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어야 이 정책이 성공하지 않을까…."]

정부는 3년 안에 가루쌀 생산을 20만 톤까지 늘릴 계획인 가운데, 시장 수요 확대가 가루쌀 성패를 가를 전망입니다.

KBS 뉴스 황경주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 방세준 정종배/화면제공:농림축산식품부/영상편집:정광진/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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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루쌀’ 수확 만 톤…정부 지원 끊겨도 롱런?
    • 입력 2023-11-25 21:20:57
    • 수정2023-11-25 21:44:25
    뉴스 9
[앵커]

쌀 중심의 식습관이 많이 바뀌면서, 예전보다 남아도는 쌀이 많아졌습니다.

이에 정부가 밀가루처럼 쓸 수 있는 '가루쌀'이란 새 품종을 개발하고 활로 개척에 나섰는데요.

이 가루쌀, 과연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황경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요즘 빵집 가면 꼭 있는 소금빵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여느 빵집 제품과 똑같지만, 밀가루는 전혀 안 들어간 가루쌀로 만든 제품입니다.

[최주순/서울시 강서구 : "깔끔하면서 쫀득쫀득하면서 먹어도 질리지 않고 계속 손이 가는 그런 맛이에요."]

가루쌀은 밀가루보다 수분을 많이 흡수해 만드는 과정은 더 까다롭지만, 그만큼 쫄깃하고 촉촉한 맛이 납니다.

[안준혁/제과기능장 : "수분율이 더 높아서 좀 더 쫄깃하고 촉촉해서 하루가 지나도 맛이 좀 더 살아 있어요."]

지난해 쌀 소비가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이젠 1인당 하루 밥 한 공기 반을 겨우 먹는 상황, 공급을 꾸준히 줄이면서 올해는 예상 수요보다 3만 톤 정도만 과잉 생산될 것으로 보이지만, 쌀 재고량으로 보면 여전히 20만 톤 넘게 쌓여 있습니다.

이렇게 남는 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가루쌀'에서 활로를 찾고 있습니다.

심을 때부터 밥이 아닌 가루용으로 재배하는데, 올해 처음 만 톤가량 대규모 수확됐습니다.

앞서 8개 식품 기업들과 함께 38개 가루쌀 제품을 시중에 내놨는데, 일단 소비자 반응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한 기업은 지난달 내놓은 가루쌀 제품을 완판하고 이달 생산량을 늘렸고, 이 쌀칩은 한 봉지 3천 원 가까운 가격에도 6달 만에 9만 개 넘게 팔렸습니다.

시장 호응이란 첫 관문은 넘은 셈인데, 문제는 생산 단가입니다.

정부는 가루쌀시장을 키워 대부분 수입산인 밀가루를 일부라도 대체하겠다는 목표지만, 1kg 천 원 수준인 수입 밀가루보다 가루쌀은 3배 넘게 비쌉니다.

단가를 낮추려면 대량 생산이 필요하지만 농가 호응을 계속 이끌어 내는 것도 과제입니다.

직불금 등 가루쌀 관련 정부 지원이 줄어들 경우 판로가 한정적인 가루쌀 재배에 적극적일지 미지수입니다.

[김정룡/전국쌀생산자협회 사무총장 :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기반이 다져지고 소비 확대도 되고 해서 농가들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어야 이 정책이 성공하지 않을까…."]

정부는 3년 안에 가루쌀 생산을 20만 톤까지 늘릴 계획인 가운데, 시장 수요 확대가 가루쌀 성패를 가를 전망입니다.

KBS 뉴스 황경주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 방세준 정종배/화면제공:농림축산식품부/영상편집:정광진/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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