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층시사국] 전기차, 안전합니까?

입력 2023.11.25 (23: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9층시사국 40회 I] 전기차, 안전합니까?

가랑비가 내리던 밤...

택시는 천천히 도심 속 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왼편에서 불법유턴 차량이 불쑥 나타납니다.

흔들리는 택시,

(급발진 택시사고 블랙박스 영상)
기사 “어어. 어 큰일났다. 어떡하지.”

승객과 기사는 당황했습니다.

승객 "브레이크 잡아요 안돼요?"
기사 "안돼 안돼 안돼. 시동 꺼도 안돼. 큰일 났다 이거 어떡해"

(차 전복)

전기차를 타는 사람이 늘면서
이런 사고 소식이 종종 들립니다.

불이 나면 더 큰 문제라고 합니다.

최영석 / 원주한라대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교수
”(전기차 화재는) 일반 운전자가 소화기로 진압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거.. 소방관이 오시더라도 진압을 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차세대 이동수단.

그런데, 소비자들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사고 현장으로 가는 길.
그날 사고는 30년 넘는 운전 경력에서 처음 겪는 일이었습니다.

김민수(가명) 택시기사
"개인 택시 했던 게 1998년도부터 했는데 그게 25년 했거든요. 그리고 또 법인차가 한 12년 했거든요. 내가 20년 무사고인데 메달 다 버렸어요"

두 달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사고 당시 상황이 생생합니다.
불법 유턴하던 차량이 택시의 뒷 범퍼를 들이받으면서 사고가 시작됐습니다.

김민수(가명) 택시기사
"시속 50km로 오는 중인데 저쪽에서 차가 검은 차였어요. 검은 차인데 쑥 들어오는 게 보이더라고요. 뒤에 휀더 쪽에 딱 받고. 여기서부터 계속 급발진이 일어났죠. 여기서부터 바로 브레이크를 잡았거든요. 잡았는데 계속 속도가 붙어서."

급박했던 사고 순간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도 그대로 담겼습니다.

(블랙박스 영상)
승객 "브레이크 잡아요 안돼요?"
기사 "안돼 안돼 안돼. 시동 꺼도 안돼. 큰일 났다. 이거 어떡하지."

속도는 순식간에 180킬로미터까지 올랐습니다.

정연우 기자
"당시에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김민수(가명) 택시기사
"그때는 앞에 차나 사람이 최고 겁났죠. 받치면 다 죽기 때문에. 전부 신호 위반해서 다 갔는데 만약에 차나 한 대 오면 뭐 다 죽지. 못 살잖아요. 사람 죽을까 봐 최고 겁났죠 뭐."

그렇게 2km가 넘는 거리를 내달린 택시는 다른 차들을 들이받고 뒤집어지고서야 멈춰섰습니다.

김민수(가명) 택시기사
"여기서 50m 끌려갔다 하니까. 차가 50m 끌려갔어요. 안 죽고 살았으니까 참 감사하죠. 영상 보고 전부 다 죽었다 해요."

사고 이후 김 씨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김민수(가명) 택시기사
"많이 불안하죠 퇴원해가 나와 가지고도 내가 길로 걸으면 맨날 차 몰고 다니다가 길로 걸으면 불안해요. 차가 급발진 차가 또 오나 안 오나 이거 보고 오면 나무 뒤에 숨을려고 나무 큰 나무 뒤에 이것도 보고 많이 불안하지. 항상 옆에 보고 다 다니지."

취재진에게 설명하려 사고 영상을 보여주다가도 끝내 고개를 돌리는 김 씨. 아무리 생각해도 급발진 사고란 게 그의 주장입니다.

김민수(가명) 택시기사
"탁 받치자마자 그대로 속도가 났어요. 브레이크 밟았던 거예요. 나는 밟았죠. 그냥 두 번 쾅쾅 밟았죠. 쾅쾅 밟으면서 이제 시동 껐죠. 그래도 하나도 안 들었지. 그러니까 뭐 멈추지 않고 계속 속도는 그대로 가니까 이것도 몇 번이나 밟았다니까."

유일한 목격자, 승객이었던 변현식 씨도 만나봤습니다.
변 씨도 사고 당시를 김 씨와 비슷하게 기억했습니다.

변현식/사고 당시 승객
"충돌이 있은 직후에 이렇게 쿵 했을 거 아니에요. 그 이후에 바로 속도가 올라가 기사분이 브레이크를 밟았을 거지 않습니까? 안 듣는 겁니다."

정연우 기자
"페달까지는 안 보였지만 이 브레이크 쪽 발을 밟는 걸로는 보였고"

변현식/사고 당시 승객
"굉장히 큰 충격이 있었습 니다. 그 충격에 의해서 이게 제 상식은 거기 중앙 장치나 이런 것들에 혼선이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렇게 이게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아서 가는 수준이 아니었거든요."

경찰 수사 두 달째,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은 타들어갑니다.

김민수(가명) 택시기사
"난 이제 억울하지. 불법 유턴하는 차가 박아가지고 내가 억울하게 이렇게 됐는데 만약에 면허취소 되면 내가 또 소송해야죠."

이런 급발진 의심 신고는 최근 2년여 사이 교통안전공단에 접수된 것만 75건입니다.
이 가운데 전기차 비율은 27%. 전체 차량 가운데 전기차 비율은 2%인 것을 감안하면 내연기관 차에 비해 급발진 의심 신고가 유독 더 많습니다.

왜 그럴까.

이호근 /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급발진이라는 얘기가 나온 게 자동 변속기 도입 ecu 도입 이후거든요. 그러니까 기계식으로 자동차를 조정할 때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전자부품에 이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급발진이 100% 있다라고 주장하는 건 아니지만 급발진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거고 전자부품의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각종 전자 관련 부품들의 개수가 훨씬 많은 전기차의 경우는 일반인들이 느끼기에도 전문가도 마찬가지지만 급발진일 가능성이 좀 더 높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급발진 의심 사고 중 대부분은 운전자 실수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최영석 / 원주한라대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교수
"현재까지 급발진 의심사고 99% 정도는 이제 운전자 과실이 많았고요. 한 1% 정도만 조금 의심스러운 것들 내지는 뭔가가 있지 않느냐 하는 정도까지고요. 사실 제조사에서 책임이 있다라고 밝혀진 경우는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 한 건도 없습니다. (하지만) 운전 보조장치 흔히 자율주행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런 이제 많은 보조 장치들이 직접 차를 제어합니다. 그리고 이런 게 이제 전기차에는 기본적으로 전부 장착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이제 그런 복합적인 오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운전자들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더 헷갈릴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도 지적됩니다.

이호근 /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전기차 같은 경우는 일충전 주행거리에 대한 어떤 경쟁이 심하다 보니까 회생제동이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만 밟아도 손을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속도를 확 줄일 수가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운전자들이 실제 본인이 가속 페달에서 발을 살짝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다시 한 번 또 브레이크를 꽉 밟는다고 밟는데 (가속페달을 밟게 되면서) 문제는 내연기관 대비 전기차의 경우는 초반 토크가 크기 때문에 가속력이 훨씬 높거든요."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요약해보자면 다른 차들에 비해서 전기차의 급발진 의심 신고 비율이 높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제조사의 책임으로 판명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고 대부분 운전자의 실수로 판명이 된 사례가 많다는 얘기죠.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네 맞습니다. 일단 전문가들은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가능성 자체는 열어두되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차들과 운행 방법이 다르고 첨단 장비 조작도 좀 더 복잡하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착오를 일으키거나 실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고 있었습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앞서 나왔던 전기차 택시 사고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운전자와 승객은 지금 급발진 사고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제조사의 입장은 나왔습니까?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제조사에도 물어봤는데 일단 "현재 관계기관에서 조사 중이고 조사 요청이 온다면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서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해당 사건뿐만이 아니고 전기차 시장 전체로 봐도 가격이 너무 비싼 데다가 충전 인프라도 부족하고 또 이렇게 안전 사고 논란이 계속되기 때문에 시장 자체가 둔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수치로도 드러나는데요 전 세계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2021년도에 109%에 달했는데 올해는 36.4%까지 점차 떨어지고 있습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안전에 대한 문제가 최근에 제기가 되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좀 줄고 오히려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더라고요.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운전자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현장에 나가서 가장 운전을 많이 한다는 택시 기사들에게 전기차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날마다 장시간 운전을 하는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도 전기차 선택은 뜨거운 감자입니다.
중형 세단으로 비교할 때 LPG 차보다 초기 구매비용이 1천만 원 이상 더 들지만, 연료비가 크게 줄기 때문입니다.

강성표/전기차 택시 운행
(전기차 운영해보시니까 좀 어떠세요?) 나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어요. LPG 차 할 때도 내가 한 달에 한 5, 60만 원씩 뗐는데 지금 한 달 내내 해도 20만 원이 안 들어가요.
(주변의 분들은 전기차 택시 운영하시는 기사님들은 반응은 좀 어떠세요?) 근데 아직은 조금 더 기다려야 된다. 그런 말은 하는 사람도 있고, 나는 이야기하기를 충전만 편하면 무조건 전기차 바꿔야 된다.

택시기사들 사이에선 급발진 사고 우려는 생각보다 크진 않아 보였습니다.

전기차 택시기사
"조금 걱정되는데 그런데 모든 차가 그렇지 않잖아요. 꼭 전기차뿐만 아니라 어떤 사고 요인은 일반 내연기관 차들도 다 가지고 있는 문제거든요. 일부 소수 지금 그게 퍼센테이지로 따지면 한 1% 될까? 그것도 안 될걸요 아마 그러면 말 그대로 걸어다닐 때 교통사고 나가고 사람 죽었어 하면 어 나 걸어다니기 무서워 안 걸어다니는 거하고 똑같은 거예요."

오히려 택시기사들은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는 이유로 화재 사고를 많이 말했습니다.

택시기사
(전기차 어떻게 생각하세요?) 불 난다고 다 안 사 하는데 뭐하러 전기차를 사요
(그럼 주로 건기차 화재 났을 경우 걱정하시는거예요?) 그럼 다 날라가는거잖아요. 차가 4~5천만 원씩 하는데 다 날아가 버리는데 한 번 나면 불이 안 꺼지니까.

실제로 전기차는 화재에 취약할까?

최근 3년여 사이 발생한 전기차 화재 건수는 모두 120여 건. 등록대수 대비 화재 발생 비율은 내연 기관차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문제는, 전기차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쓰기 때문에 한 번 불이 나면 물을 아무리 뿌려도 저장 에너지가 모두 떨어질 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소방당국이 물이 찬 수조에 전기차를 통째로 담그는 방법을 고안할 정돕니다.

나용운 / 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
"소화 방식이 한 세 가지 정도 있거든요. 냉각 질식 그다음에 일반적인 분말 소화기를 쓰는 방법이 있는데 (전기차의 경우) 질식과 분말 소화기를 쓰는 방법이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밑에서 위로 뿌리는 쌍방향 주소를 통해서 화재 진압을 하고요. 그걸 보통 1차 진압이라고 하고 2차적으로 또 재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가 다른 장소로 옮긴다든지 또는 이걸 그 장소에 놔둘 때는 수조에 담그는 방법을 통해서 완전 진압을 하고 있습니다. 폭발을 예방하면서 안전하게 진압하는 거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전기차에 불이 나면 소방에서도 불을 끄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얘기인데 만약에 불이 나면 운전자의 경우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지금 보신 것처럼 전기차 배터리에서 난 불은 일반인들은 사실상 끄는 게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선 빨리 대피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소방에 신고를 할 때는 전기차 화재다 이렇게 알려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불이 났을 때는 일단 차에서 내리고 대피를 하는 게 중요하겠고요. 만약에 그럼 급발진 의심 상황이 된다면 그때는 이 운전자가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전문가들 만나보니 다양한 대처법들 얘기를 했는데 가장 효율적으로 보이는 방법이 두 가지였습니다. 소개를 해드리면 첫 번째는 두 발로 동시에 브레이크를 꼭 밟으라는 얘기였습니다. 두 발로요 브레이크 페달은 좀 더 폭이 넓죠 그리고 가속 페달은 좁습니다.
그래서 두 발로 밟게 되면 본인이 페달을 착각한 여부와 관계없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게 된다는 겁니다. 제조사에 확인을 해보니까 설사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동시에 밟게 되더라도 브레이크가 작동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이호근 /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시동 버튼을 눌러서 꺼라 중립으로 넣어라. 그런데 당황하면 어렵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나온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제가 설명을 드리면 일단은 브레이크를 본인은 밟았다고 착각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차가 멈추지 않고 계속 갈 경우에는 두 발로 꽉 밟아라. 이 얘기를 하고 싶 왜냐하면 최근까지 출시된 모든 자동차들은 가속 페달은 두 발로 밟을 수가 없습니다. 좁아서요. 브레이크는 두 발로 밟을 수 있어요. 그래서 무조건 두 발로 브레이크를 꽉 밟으세요라고 얘기를 하면 본인이 두 발로 밟는 노력을 하다 보면 가속 페달을 착각해서 밟았다는 걸 인지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나온 얘기 급발진이라고 의심된다. 두 발로 꽉 밟아입니다.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가장 가까운 곳을 들이받아서 차를 일단 세우라는 겁니다. 가장 가까운 앞차의 차량 범퍼나 가까운 평평한 벽면 등을 들이받는 게 차라리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하고요. 전봇대 같은 폭이 좁은 구조물은 피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역시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겠습니다.

최영석 / 원주한라대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교수
일단 중립으로 바꾸는 연습 좀 하셔야 되고요. 그다음 두 번째는 만약에 급발진이다라고 생각이 되면은 가장 평평한 곳 예를 들어서 뭐 벽이라든지 아니면 이제 앞차라든지 이런 물건들을 쳐다보시는 게 좋습니다. 이게 운전은 본능적으로요 눈이 가는 쪽으로 이 차가 가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피해서 뭔가를 자꾸 속도를 높이셔서 더 위험하게 만들지 마시고요. 초기에 가속이 붙는 시점에 그냥 부딪혀서 세우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전기차의 급발진 의심 상황이 됐을 때는 두 발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거나 아니면 가장 가까운 곳에 부딪혀서 멈춰야 한다. 전기차를 운전하시는 분들이나 앞으로 운전할 의향이 있는 분들께서는 반드시 기억을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정연우 기자 고생하셨습니다.

취재기자: 정연우
촬영: 조선기 강우용
영상편집: 손보라
자료조사: 김예은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9층시사국] 전기차, 안전합니까?
    • 입력 2023-11-25 23:05:09
    방송 다시보기

[9층시사국 40회 I] 전기차, 안전합니까?

가랑비가 내리던 밤...

택시는 천천히 도심 속 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왼편에서 불법유턴 차량이 불쑥 나타납니다.

흔들리는 택시,

(급발진 택시사고 블랙박스 영상)
기사 “어어. 어 큰일났다. 어떡하지.”

승객과 기사는 당황했습니다.

승객 "브레이크 잡아요 안돼요?"
기사 "안돼 안돼 안돼. 시동 꺼도 안돼. 큰일 났다 이거 어떡해"

(차 전복)

전기차를 타는 사람이 늘면서
이런 사고 소식이 종종 들립니다.

불이 나면 더 큰 문제라고 합니다.

최영석 / 원주한라대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교수
”(전기차 화재는) 일반 운전자가 소화기로 진압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거.. 소방관이 오시더라도 진압을 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차세대 이동수단.

그런데, 소비자들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사고 현장으로 가는 길.
그날 사고는 30년 넘는 운전 경력에서 처음 겪는 일이었습니다.

김민수(가명) 택시기사
"개인 택시 했던 게 1998년도부터 했는데 그게 25년 했거든요. 그리고 또 법인차가 한 12년 했거든요. 내가 20년 무사고인데 메달 다 버렸어요"

두 달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사고 당시 상황이 생생합니다.
불법 유턴하던 차량이 택시의 뒷 범퍼를 들이받으면서 사고가 시작됐습니다.

김민수(가명) 택시기사
"시속 50km로 오는 중인데 저쪽에서 차가 검은 차였어요. 검은 차인데 쑥 들어오는 게 보이더라고요. 뒤에 휀더 쪽에 딱 받고. 여기서부터 계속 급발진이 일어났죠. 여기서부터 바로 브레이크를 잡았거든요. 잡았는데 계속 속도가 붙어서."

급박했던 사고 순간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도 그대로 담겼습니다.

(블랙박스 영상)
승객 "브레이크 잡아요 안돼요?"
기사 "안돼 안돼 안돼. 시동 꺼도 안돼. 큰일 났다. 이거 어떡하지."

속도는 순식간에 180킬로미터까지 올랐습니다.

정연우 기자
"당시에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김민수(가명) 택시기사
"그때는 앞에 차나 사람이 최고 겁났죠. 받치면 다 죽기 때문에. 전부 신호 위반해서 다 갔는데 만약에 차나 한 대 오면 뭐 다 죽지. 못 살잖아요. 사람 죽을까 봐 최고 겁났죠 뭐."

그렇게 2km가 넘는 거리를 내달린 택시는 다른 차들을 들이받고 뒤집어지고서야 멈춰섰습니다.

김민수(가명) 택시기사
"여기서 50m 끌려갔다 하니까. 차가 50m 끌려갔어요. 안 죽고 살았으니까 참 감사하죠. 영상 보고 전부 다 죽었다 해요."

사고 이후 김 씨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김민수(가명) 택시기사
"많이 불안하죠 퇴원해가 나와 가지고도 내가 길로 걸으면 맨날 차 몰고 다니다가 길로 걸으면 불안해요. 차가 급발진 차가 또 오나 안 오나 이거 보고 오면 나무 뒤에 숨을려고 나무 큰 나무 뒤에 이것도 보고 많이 불안하지. 항상 옆에 보고 다 다니지."

취재진에게 설명하려 사고 영상을 보여주다가도 끝내 고개를 돌리는 김 씨. 아무리 생각해도 급발진 사고란 게 그의 주장입니다.

김민수(가명) 택시기사
"탁 받치자마자 그대로 속도가 났어요. 브레이크 밟았던 거예요. 나는 밟았죠. 그냥 두 번 쾅쾅 밟았죠. 쾅쾅 밟으면서 이제 시동 껐죠. 그래도 하나도 안 들었지. 그러니까 뭐 멈추지 않고 계속 속도는 그대로 가니까 이것도 몇 번이나 밟았다니까."

유일한 목격자, 승객이었던 변현식 씨도 만나봤습니다.
변 씨도 사고 당시를 김 씨와 비슷하게 기억했습니다.

변현식/사고 당시 승객
"충돌이 있은 직후에 이렇게 쿵 했을 거 아니에요. 그 이후에 바로 속도가 올라가 기사분이 브레이크를 밟았을 거지 않습니까? 안 듣는 겁니다."

정연우 기자
"페달까지는 안 보였지만 이 브레이크 쪽 발을 밟는 걸로는 보였고"

변현식/사고 당시 승객
"굉장히 큰 충격이 있었습 니다. 그 충격에 의해서 이게 제 상식은 거기 중앙 장치나 이런 것들에 혼선이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렇게 이게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아서 가는 수준이 아니었거든요."

경찰 수사 두 달째,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은 타들어갑니다.

김민수(가명) 택시기사
"난 이제 억울하지. 불법 유턴하는 차가 박아가지고 내가 억울하게 이렇게 됐는데 만약에 면허취소 되면 내가 또 소송해야죠."

이런 급발진 의심 신고는 최근 2년여 사이 교통안전공단에 접수된 것만 75건입니다.
이 가운데 전기차 비율은 27%. 전체 차량 가운데 전기차 비율은 2%인 것을 감안하면 내연기관 차에 비해 급발진 의심 신고가 유독 더 많습니다.

왜 그럴까.

이호근 /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급발진이라는 얘기가 나온 게 자동 변속기 도입 ecu 도입 이후거든요. 그러니까 기계식으로 자동차를 조정할 때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전자부품에 이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급발진이 100% 있다라고 주장하는 건 아니지만 급발진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거고 전자부품의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각종 전자 관련 부품들의 개수가 훨씬 많은 전기차의 경우는 일반인들이 느끼기에도 전문가도 마찬가지지만 급발진일 가능성이 좀 더 높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급발진 의심 사고 중 대부분은 운전자 실수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최영석 / 원주한라대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교수
"현재까지 급발진 의심사고 99% 정도는 이제 운전자 과실이 많았고요. 한 1% 정도만 조금 의심스러운 것들 내지는 뭔가가 있지 않느냐 하는 정도까지고요. 사실 제조사에서 책임이 있다라고 밝혀진 경우는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 한 건도 없습니다. (하지만) 운전 보조장치 흔히 자율주행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런 이제 많은 보조 장치들이 직접 차를 제어합니다. 그리고 이런 게 이제 전기차에는 기본적으로 전부 장착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이제 그런 복합적인 오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운전자들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더 헷갈릴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도 지적됩니다.

이호근 /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전기차 같은 경우는 일충전 주행거리에 대한 어떤 경쟁이 심하다 보니까 회생제동이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만 밟아도 손을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속도를 확 줄일 수가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운전자들이 실제 본인이 가속 페달에서 발을 살짝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다시 한 번 또 브레이크를 꽉 밟는다고 밟는데 (가속페달을 밟게 되면서) 문제는 내연기관 대비 전기차의 경우는 초반 토크가 크기 때문에 가속력이 훨씬 높거든요."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요약해보자면 다른 차들에 비해서 전기차의 급발진 의심 신고 비율이 높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제조사의 책임으로 판명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고 대부분 운전자의 실수로 판명이 된 사례가 많다는 얘기죠.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네 맞습니다. 일단 전문가들은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가능성 자체는 열어두되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차들과 운행 방법이 다르고 첨단 장비 조작도 좀 더 복잡하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착오를 일으키거나 실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고 있었습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앞서 나왔던 전기차 택시 사고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운전자와 승객은 지금 급발진 사고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제조사의 입장은 나왔습니까?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제조사에도 물어봤는데 일단 "현재 관계기관에서 조사 중이고 조사 요청이 온다면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서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해당 사건뿐만이 아니고 전기차 시장 전체로 봐도 가격이 너무 비싼 데다가 충전 인프라도 부족하고 또 이렇게 안전 사고 논란이 계속되기 때문에 시장 자체가 둔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수치로도 드러나는데요 전 세계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2021년도에 109%에 달했는데 올해는 36.4%까지 점차 떨어지고 있습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안전에 대한 문제가 최근에 제기가 되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좀 줄고 오히려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더라고요.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운전자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현장에 나가서 가장 운전을 많이 한다는 택시 기사들에게 전기차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날마다 장시간 운전을 하는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도 전기차 선택은 뜨거운 감자입니다.
중형 세단으로 비교할 때 LPG 차보다 초기 구매비용이 1천만 원 이상 더 들지만, 연료비가 크게 줄기 때문입니다.

강성표/전기차 택시 운행
(전기차 운영해보시니까 좀 어떠세요?) 나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어요. LPG 차 할 때도 내가 한 달에 한 5, 60만 원씩 뗐는데 지금 한 달 내내 해도 20만 원이 안 들어가요.
(주변의 분들은 전기차 택시 운영하시는 기사님들은 반응은 좀 어떠세요?) 근데 아직은 조금 더 기다려야 된다. 그런 말은 하는 사람도 있고, 나는 이야기하기를 충전만 편하면 무조건 전기차 바꿔야 된다.

택시기사들 사이에선 급발진 사고 우려는 생각보다 크진 않아 보였습니다.

전기차 택시기사
"조금 걱정되는데 그런데 모든 차가 그렇지 않잖아요. 꼭 전기차뿐만 아니라 어떤 사고 요인은 일반 내연기관 차들도 다 가지고 있는 문제거든요. 일부 소수 지금 그게 퍼센테이지로 따지면 한 1% 될까? 그것도 안 될걸요 아마 그러면 말 그대로 걸어다닐 때 교통사고 나가고 사람 죽었어 하면 어 나 걸어다니기 무서워 안 걸어다니는 거하고 똑같은 거예요."

오히려 택시기사들은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는 이유로 화재 사고를 많이 말했습니다.

택시기사
(전기차 어떻게 생각하세요?) 불 난다고 다 안 사 하는데 뭐하러 전기차를 사요
(그럼 주로 건기차 화재 났을 경우 걱정하시는거예요?) 그럼 다 날라가는거잖아요. 차가 4~5천만 원씩 하는데 다 날아가 버리는데 한 번 나면 불이 안 꺼지니까.

실제로 전기차는 화재에 취약할까?

최근 3년여 사이 발생한 전기차 화재 건수는 모두 120여 건. 등록대수 대비 화재 발생 비율은 내연 기관차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문제는, 전기차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쓰기 때문에 한 번 불이 나면 물을 아무리 뿌려도 저장 에너지가 모두 떨어질 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소방당국이 물이 찬 수조에 전기차를 통째로 담그는 방법을 고안할 정돕니다.

나용운 / 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
"소화 방식이 한 세 가지 정도 있거든요. 냉각 질식 그다음에 일반적인 분말 소화기를 쓰는 방법이 있는데 (전기차의 경우) 질식과 분말 소화기를 쓰는 방법이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밑에서 위로 뿌리는 쌍방향 주소를 통해서 화재 진압을 하고요. 그걸 보통 1차 진압이라고 하고 2차적으로 또 재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가 다른 장소로 옮긴다든지 또는 이걸 그 장소에 놔둘 때는 수조에 담그는 방법을 통해서 완전 진압을 하고 있습니다. 폭발을 예방하면서 안전하게 진압하는 거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전기차에 불이 나면 소방에서도 불을 끄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얘기인데 만약에 불이 나면 운전자의 경우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지금 보신 것처럼 전기차 배터리에서 난 불은 일반인들은 사실상 끄는 게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선 빨리 대피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소방에 신고를 할 때는 전기차 화재다 이렇게 알려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불이 났을 때는 일단 차에서 내리고 대피를 하는 게 중요하겠고요. 만약에 그럼 급발진 의심 상황이 된다면 그때는 이 운전자가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전문가들 만나보니 다양한 대처법들 얘기를 했는데 가장 효율적으로 보이는 방법이 두 가지였습니다. 소개를 해드리면 첫 번째는 두 발로 동시에 브레이크를 꼭 밟으라는 얘기였습니다. 두 발로요 브레이크 페달은 좀 더 폭이 넓죠 그리고 가속 페달은 좁습니다.
그래서 두 발로 밟게 되면 본인이 페달을 착각한 여부와 관계없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게 된다는 겁니다. 제조사에 확인을 해보니까 설사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동시에 밟게 되더라도 브레이크가 작동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이호근 /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시동 버튼을 눌러서 꺼라 중립으로 넣어라. 그런데 당황하면 어렵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나온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제가 설명을 드리면 일단은 브레이크를 본인은 밟았다고 착각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차가 멈추지 않고 계속 갈 경우에는 두 발로 꽉 밟아라. 이 얘기를 하고 싶 왜냐하면 최근까지 출시된 모든 자동차들은 가속 페달은 두 발로 밟을 수가 없습니다. 좁아서요. 브레이크는 두 발로 밟을 수 있어요. 그래서 무조건 두 발로 브레이크를 꽉 밟으세요라고 얘기를 하면 본인이 두 발로 밟는 노력을 하다 보면 가속 페달을 착각해서 밟았다는 걸 인지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나온 얘기 급발진이라고 의심된다. 두 발로 꽉 밟아입니다.

정연우 / 9층시사국 취재기자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가장 가까운 곳을 들이받아서 차를 일단 세우라는 겁니다. 가장 가까운 앞차의 차량 범퍼나 가까운 평평한 벽면 등을 들이받는 게 차라리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하고요. 전봇대 같은 폭이 좁은 구조물은 피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역시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겠습니다.

최영석 / 원주한라대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교수
일단 중립으로 바꾸는 연습 좀 하셔야 되고요. 그다음 두 번째는 만약에 급발진이다라고 생각이 되면은 가장 평평한 곳 예를 들어서 뭐 벽이라든지 아니면 이제 앞차라든지 이런 물건들을 쳐다보시는 게 좋습니다. 이게 운전은 본능적으로요 눈이 가는 쪽으로 이 차가 가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피해서 뭔가를 자꾸 속도를 높이셔서 더 위험하게 만들지 마시고요. 초기에 가속이 붙는 시점에 그냥 부딪혀서 세우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남현종 / 9층시사국 MC
전기차의 급발진 의심 상황이 됐을 때는 두 발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거나 아니면 가장 가까운 곳에 부딪혀서 멈춰야 한다. 전기차를 운전하시는 분들이나 앞으로 운전할 의향이 있는 분들께서는 반드시 기억을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정연우 기자 고생하셨습니다.

취재기자: 정연우
촬영: 조선기 강우용
영상편집: 손보라
자료조사: 김예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