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펜타곤 위성 촬영”…연일 ‘위성’ 과시 북한, 그 의도는?

입력 2023.11.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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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밤 10시 43분 즈음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한 북한.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의 실패 뒤 삼세번 시도 끝에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는 데에 성공하고, 이후 연일 만리경-1호 관련 보도를 이어가며 미 백악관과 미국 국방부인 펜타곤까지 촬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연일 정찰위성의 성능을 과시하는 배경과 그 의도에 대해 짚어봅니다.

"백악관·펜타곤 촬영…김정은 위원장에게 보고"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만리경-1호가 어제(27일) 밤 11시 36분경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과 펜타곤 등을 촬영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보고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미 국방부인 펜타곤의 모습.미 국방부인 펜타곤의 모습.

뿐만 아니라 매체들은 만리경-1호가 27일 밤 11시 35분에는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 해군기지와 뉴포트뉴스 조선소를, 이보다 앞서 27일 오전 9시 17분 즈음에는 태평양 괌의 앤더슨 미 공군기지를 촬영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노포크 해군기지 등을 촬영하면서는 미 해군의 핵 항공모함 4척과 영국 항공모함 1척을 포착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정식 임무 착수를 앞둔 정찰위성의 운용 준비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데 대해 커다란 만족을 표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은 만리경 1호가 일주일~열흘간의 세밀 조종을 거쳐 다음 달 1일 정식 정찰 임무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오늘 매체들은 이 세밀 조종 과정이 1~2일 정도 앞당겨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실제 정식 정찰 임무 착수도 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위성 영상 과시·선전, 영상 공개는 안 할 가능성"

북한이 이렇듯 연일 정찰위성 관련 보도를 하는 데에는 만리경 위성 영상의 성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오늘 보도에서) 4척의 미 해군 핵 항공모함과 1척의 영국 항공모함이 포착됐다고 강조하며 은근히 '만리경 위성 영상으로 이 정도 식별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듯하다"면서도, "항공모함의 크기라면 해상도 10m 정도의 카메라로도 충분히 식별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만리경-1호 발사 다음 날인 지난 22일,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의 모습.만리경-1호 발사 다음 날인 지난 22일,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의 모습.

이어 실제 북한 위성의 성능과 관련해서는 "현재 공개된 자료를 기준으로 성능을 예측하기는 극히 제한적"이라며 "각종 전기 장치 등의 성능과 비행 소프트웨어에 대한 확인이 불가능한 만큼 영상 저장·전송 능력 등에 대한 평가가 제한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이 남한과 주한미군의 군사시설, 해외 미군기지 등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더구나 영상 공개 시 대략적인 해상도나 관측 폭, 영상의 품질 등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고, 어떠한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역추정할 수 있는 만큼 군사적 보안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으리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역시 "(현재 북한 위성은) 항공모함이나 함정 등 큰 사물은 분별할 수 있어도 정확하게 최적화가 이뤄진 단계는 아닐 것"이라며 "최근 잇따른 위성 관련 보도는, 정작 위성 사진은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서 일종의 내부 선전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정식 정찰 임무 착수를 위한 세밀 조종 과정에 러시아의 도움이 있다면 큰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도 평가했습니다.

이 위원은 "평양에서만 위성 관제에 나설 경우, (위성이 통신 범위 안에 들어오는) 하루 한두 번밖에 기회가 없다"며 "전 국토가 동서에 걸쳐 길게 나 있고, 위성 관제망이 잘 갖춰진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다면 북한 정찰위성이 (정식 정찰을 위한) 제 위치를 찾아가는 게 훨씬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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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밤 10시 43분 즈음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한 북한.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의 실패 뒤 삼세번 시도 끝에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는 데에 성공하고, 이후 연일 만리경-1호 관련 보도를 이어가며 미 백악관과 미국 국방부인 펜타곤까지 촬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연일 정찰위성의 성능을 과시하는 배경과 그 의도에 대해 짚어봅니다.

"백악관·펜타곤 촬영…김정은 위원장에게 보고"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만리경-1호가 어제(27일) 밤 11시 36분경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과 펜타곤 등을 촬영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보고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미 국방부인 펜타곤의 모습.
뿐만 아니라 매체들은 만리경-1호가 27일 밤 11시 35분에는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 해군기지와 뉴포트뉴스 조선소를, 이보다 앞서 27일 오전 9시 17분 즈음에는 태평양 괌의 앤더슨 미 공군기지를 촬영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노포크 해군기지 등을 촬영하면서는 미 해군의 핵 항공모함 4척과 영국 항공모함 1척을 포착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정식 임무 착수를 앞둔 정찰위성의 운용 준비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데 대해 커다란 만족을 표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은 만리경 1호가 일주일~열흘간의 세밀 조종을 거쳐 다음 달 1일 정식 정찰 임무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오늘 매체들은 이 세밀 조종 과정이 1~2일 정도 앞당겨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실제 정식 정찰 임무 착수도 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위성 영상 과시·선전, 영상 공개는 안 할 가능성"

북한이 이렇듯 연일 정찰위성 관련 보도를 하는 데에는 만리경 위성 영상의 성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오늘 보도에서) 4척의 미 해군 핵 항공모함과 1척의 영국 항공모함이 포착됐다고 강조하며 은근히 '만리경 위성 영상으로 이 정도 식별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듯하다"면서도, "항공모함의 크기라면 해상도 10m 정도의 카메라로도 충분히 식별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만리경-1호 발사 다음 날인 지난 22일,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의 모습.
이어 실제 북한 위성의 성능과 관련해서는 "현재 공개된 자료를 기준으로 성능을 예측하기는 극히 제한적"이라며 "각종 전기 장치 등의 성능과 비행 소프트웨어에 대한 확인이 불가능한 만큼 영상 저장·전송 능력 등에 대한 평가가 제한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이 남한과 주한미군의 군사시설, 해외 미군기지 등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더구나 영상 공개 시 대략적인 해상도나 관측 폭, 영상의 품질 등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고, 어떠한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역추정할 수 있는 만큼 군사적 보안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으리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역시 "(현재 북한 위성은) 항공모함이나 함정 등 큰 사물은 분별할 수 있어도 정확하게 최적화가 이뤄진 단계는 아닐 것"이라며 "최근 잇따른 위성 관련 보도는, 정작 위성 사진은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서 일종의 내부 선전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정식 정찰 임무 착수를 위한 세밀 조종 과정에 러시아의 도움이 있다면 큰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도 평가했습니다.

이 위원은 "평양에서만 위성 관제에 나설 경우, (위성이 통신 범위 안에 들어오는) 하루 한두 번밖에 기회가 없다"며 "전 국토가 동서에 걸쳐 길게 나 있고, 위성 관제망이 잘 갖춰진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다면 북한 정찰위성이 (정식 정찰을 위한) 제 위치를 찾아가는 게 훨씬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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