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 지지 동향 분석했더니…‘막판 표심’ 빼앗긴 부산

입력 2023.11.29 (16:09) 수정 2023.11.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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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9일) 새벽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부산이 2030 엑스포 유치에 실패하자 현지에서 유치전을 펼치던 시민단체 회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오늘(29일) 새벽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부산이 2030 엑스포 유치에 실패하자 현지에서 유치전을 펼치던 시민단체 회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쉬운 결과"
"오일머니 대응 실패"
"압도적 표 차이"

'세계의 대전환'을 꿈꾸던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한국시각으로 오늘 새벽 발표된 투표 결과에서 부산은 총 득표수 29표로, 119표를 받은 사우디에 밀려 1차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총리실과 부산시 등 엑스포 관계자들은 한자리에 모여 그간의 소회를 나눴습니다. 대부분 '오일머니'에 밀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 지지 동향 분석해보니…막판 유치전서 뒤졌다

그간 우리 정부는 국가별로 맞춤형 교섭을 펼쳐 실제 지지 동향을 꾸준히 관리해왔습니다. 2차 투표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도 여기서 비롯된 셈인데요. KBS가 그간 입수한 회원국 지지 동향 추이를 더해 실제 개표 결과까지 분석해봤습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는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회원국 지지 동향을 파악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입수한 지지 동향을 살펴보면 전체 171개국 가운데 외교 문서로 지지를 밝힌 국가 가운데 한국을 지지한 나라가 17개국, 사우디를 지지한 나라가 45개국입니다. 엑스포 유치 초반 열세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지난 9월 말 지지 동향에서는 한국 지지가 33개국, 사우디가 70개국, 이탈리아가 11개국으로 지지 국가가 조금 늘어났습니다. 더군다나 지지국을 정하지 않은 중립국도 상당수라 뒤집기를 노려볼만하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되는 11월. 회원국 182개국 가운데 한국 지지가 44개국으로 더 늘어났고, 사우디 지지는 84개국, 이탈리아 지지는 10개국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우디와 한국의 표차가 커도 한국이 꾸준히 지지국을 늘려갔습니다. 유치 총력전을 펼친 것도, 이 같은 막판 역전 가능성 때문입니다. 정부는 1차 투표는 어쩔 수 없더라도 2차 투표 때는 부산을 지지해달라는 전략, 이른바 '교차투표' 전략을 세워 각 나라와 물밑 교섭을 펼치며 지지세 늘리기에 주력했습니다.

■ 본국파견·현지 물량공세…기대하던 역전은 없었다

2차 결선 투표에서 뒤집기를 노린다는 전략이 알려지며, 사우디는 주프랑스 대사나 외교관이 주로 맡는 BIE 대표가 아닌, 회원국 본국에서 투표권자를 직접 보내게 해 지지표 이탈을 막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일머니를 필두로 물량 공세까지 이어갔습니다. 투표 날까지도 현장에서는 사우디 관계자들이 한국 대표단과 인사하려는 BIE 회원국을 막아서는 등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됐는데요.

그렇게 받아든 결과는 '사우디 리야드 119, 대한민국 부산 29, 이탈리아 로마 17'.



한국은 공식 지지를 받았던 회원국마저 15개국이나 빼앗겼지만, 사우디는 35개 나라를 더 늘리며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습니다. 부산시는 단기적 이익을 바라는 여러 회원국이 사우디의 파격적인 지원을 선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은 2035년 엑스포 재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데요. 이번 유치 과정을 통해 부산을 세계에 알리고, 그 역량을 인정받았다고 자평했습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의 전폭적인 정부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개최 예정지로 비워둔 북항 재개발 터는 어떻게 활용할지 등 부산이 가야 할 엑스포 재도전의 길 역시 험난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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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원국 지지 동향 분석했더니…‘막판 표심’ 빼앗긴 부산
    • 입력 2023-11-29 16:09:36
    • 수정2023-11-29 16: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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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9일) 새벽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부산이 2030 엑스포 유치에 실패하자 현지에서 유치전을 펼치던 시민단체 회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쉬운 결과"
"오일머니 대응 실패"
"압도적 표 차이"

'세계의 대전환'을 꿈꾸던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한국시각으로 오늘 새벽 발표된 투표 결과에서 부산은 총 득표수 29표로, 119표를 받은 사우디에 밀려 1차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총리실과 부산시 등 엑스포 관계자들은 한자리에 모여 그간의 소회를 나눴습니다. 대부분 '오일머니'에 밀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 지지 동향 분석해보니…막판 유치전서 뒤졌다

그간 우리 정부는 국가별로 맞춤형 교섭을 펼쳐 실제 지지 동향을 꾸준히 관리해왔습니다. 2차 투표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도 여기서 비롯된 셈인데요. KBS가 그간 입수한 회원국 지지 동향 추이를 더해 실제 개표 결과까지 분석해봤습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는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회원국 지지 동향을 파악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입수한 지지 동향을 살펴보면 전체 171개국 가운데 외교 문서로 지지를 밝힌 국가 가운데 한국을 지지한 나라가 17개국, 사우디를 지지한 나라가 45개국입니다. 엑스포 유치 초반 열세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지난 9월 말 지지 동향에서는 한국 지지가 33개국, 사우디가 70개국, 이탈리아가 11개국으로 지지 국가가 조금 늘어났습니다. 더군다나 지지국을 정하지 않은 중립국도 상당수라 뒤집기를 노려볼만하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되는 11월. 회원국 182개국 가운데 한국 지지가 44개국으로 더 늘어났고, 사우디 지지는 84개국, 이탈리아 지지는 10개국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우디와 한국의 표차가 커도 한국이 꾸준히 지지국을 늘려갔습니다. 유치 총력전을 펼친 것도, 이 같은 막판 역전 가능성 때문입니다. 정부는 1차 투표는 어쩔 수 없더라도 2차 투표 때는 부산을 지지해달라는 전략, 이른바 '교차투표' 전략을 세워 각 나라와 물밑 교섭을 펼치며 지지세 늘리기에 주력했습니다.

■ 본국파견·현지 물량공세…기대하던 역전은 없었다

2차 결선 투표에서 뒤집기를 노린다는 전략이 알려지며, 사우디는 주프랑스 대사나 외교관이 주로 맡는 BIE 대표가 아닌, 회원국 본국에서 투표권자를 직접 보내게 해 지지표 이탈을 막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일머니를 필두로 물량 공세까지 이어갔습니다. 투표 날까지도 현장에서는 사우디 관계자들이 한국 대표단과 인사하려는 BIE 회원국을 막아서는 등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됐는데요.

그렇게 받아든 결과는 '사우디 리야드 119, 대한민국 부산 29, 이탈리아 로마 17'.



한국은 공식 지지를 받았던 회원국마저 15개국이나 빼앗겼지만, 사우디는 35개 나라를 더 늘리며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습니다. 부산시는 단기적 이익을 바라는 여러 회원국이 사우디의 파격적인 지원을 선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은 2035년 엑스포 재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데요. 이번 유치 과정을 통해 부산을 세계에 알리고, 그 역량을 인정받았다고 자평했습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의 전폭적인 정부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개최 예정지로 비워둔 북항 재개발 터는 어떻게 활용할지 등 부산이 가야 할 엑스포 재도전의 길 역시 험난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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