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거제시장, 백지구형에도 1심 ‘당선 무효형’

[앵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종우 거제시장에게 1심 법원이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을 기소하지 않았던 검찰은 법원 명령으로 재판이 시작된 뒤에도 '혐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는데, 또 한 번 검찰과 법원의 판단이 엇갈렸습니다.

김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6·1 지방선거가 임박했던 지난해 5월, 창원지검 통영지청은 박종우 당시 거제시장 후보자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박 시장이 국민의힘 당내 경선을 앞둔 2021년 7월부터 9월까지 측근 A씨와 공모해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 직원이던 B씨 등에게 1,300만 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이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사건을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무혐의 판단을 받은 박 시장이 재판에 넘겨진 건 지난 6월입니다.

최초 고발장을 낸 거제시 선관위가 불기소에 불복해 재정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법원 명령으로 재판이 시작됐지만, 검찰은 박 시장에게 이례적으로 '백지 구형'을 했습니다.

"법리상 박 시장이 A씨와 범행을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고, 유죄 증거가 명확치 않다"며 불기소 처분 당시 입장을 고수한 겁니다.

1심 선고 결과, 검찰과 법원의 판단은 또 엇갈렸습니다.

창원지법 통영지원은 박 시장에게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박 시장이 당내 경선에서 후보자로 선출되기 위해 300만 원을 제공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나머지 천만 원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박종우/거제시장 : "여러 가지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고요. 제가 항소를 통해서 무죄를 입증하도록 하겠습니다."]

창원지검 통영지청은 판결문을 분석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촬영:박민재/그래픽:조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