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속으로 뛰어든 제주 20대 소방관 순직…“사명감 있던 친구”

입력 2023.12.01 (10:44) 수정 2023.12.01 (10:4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1일 새벽 1시쯤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의 한 창고에서 불이 난 모습.1일 새벽 1시쯤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의 한 창고에서 불이 난 모습.

오늘 새벽 제주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던 20대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서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제주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오늘(1일) 0시 50분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의 한 감귤창고에서 불이 나는 것을 보고 인근 주민이 119로 화재 발생을 신고했습니다.

출동한 표선 119센터 소속 구조대는 화재 현장 근처에 있던 80대 노부부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즉시 화재 진압에 나섰습니다.

불꽃이 솟는 창고 건물 바로 앞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던 도중 콘크리트 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소방관 1명이 벽돌 잔해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1일 새벽 1시쯤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의 한 감귤 창고에 불이 난 모습. 서귀포경찰서 제공1일 새벽 1시쯤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의 한 감귤 창고에 불이 난 모습. 서귀포경찰서 제공

사고를 당한 소방관은 제주 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 소속 임성철 소방교로 붕괴된 콘크리트 잔해에 머리를 맞고 의식을 잃었습니다.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임 소방교는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불이 난 창고와 인근 주택에 주민이 있는지 수색을 벌여 주민 대피를 돕고 진화에 나섰다가 거세진 불길로 창고 벽이 붕괴되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창고에 난 불은 한 시간 만에 꺼졌고 현재 소방당국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 "성실하고 사명감 앞섰던 동료…제주 근무하고 싶어 재시험"

1일 새벽 1시쯤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의 한 감귤창고가 불에 탄 모습. 서귀포경찰서 제공1일 새벽 1시쯤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의 한 감귤창고가 불에 탄 모습. 서귀포경찰서 제공

순직한 29살 임성철 소방교는 올해 임용 5년째로 아직 결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표선 119 센터에서 임 소방교와 함께 일한 소방관은 "다른 지역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다가 제주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싶어, 또다시 임용시험을 본 친구였다"고 말했습니다.

이 동료 소방관은 "성실하고 사명감 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고, "소방관으로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자부심을 품고, 항상 앞장서서 일하는 투철한 사명감이 있는 직원이었다"면서 순직을 슬퍼했습니다.

소방당국은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 순직 임 소방관에 대한 보상과 예우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 오영훈 제주지사 "용기와 헌신,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SNS 갈무리.오영훈 제주도지사 SNS 갈무리.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임 소방교의 순직에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오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 게시글을 통해 "도민 안전을 위해 거대한 화마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임무를 소화하고자 나섰던 고인의 소식에 마음이 미어진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마음 깊이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오 지사는 또 "하늘의 별이 되신 고(故) 임성철 소방교가 보여준 용기와 헌신,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불길속으로 뛰어든 제주 20대 소방관 순직…“사명감 있던 친구”
    • 입력 2023-12-01 10:44:00
    • 수정2023-12-01 10:49:58
    심층K
1일 새벽 1시쯤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의 한 창고에서 불이 난 모습.
오늘 새벽 제주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던 20대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서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제주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오늘(1일) 0시 50분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의 한 감귤창고에서 불이 나는 것을 보고 인근 주민이 119로 화재 발생을 신고했습니다.

출동한 표선 119센터 소속 구조대는 화재 현장 근처에 있던 80대 노부부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즉시 화재 진압에 나섰습니다.

불꽃이 솟는 창고 건물 바로 앞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던 도중 콘크리트 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소방관 1명이 벽돌 잔해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1일 새벽 1시쯤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의 한 감귤 창고에 불이 난 모습. 서귀포경찰서 제공
사고를 당한 소방관은 제주 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 소속 임성철 소방교로 붕괴된 콘크리트 잔해에 머리를 맞고 의식을 잃었습니다.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임 소방교는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불이 난 창고와 인근 주택에 주민이 있는지 수색을 벌여 주민 대피를 돕고 진화에 나섰다가 거세진 불길로 창고 벽이 붕괴되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창고에 난 불은 한 시간 만에 꺼졌고 현재 소방당국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 "성실하고 사명감 앞섰던 동료…제주 근무하고 싶어 재시험"

1일 새벽 1시쯤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의 한 감귤창고가 불에 탄 모습. 서귀포경찰서 제공
순직한 29살 임성철 소방교는 올해 임용 5년째로 아직 결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표선 119 센터에서 임 소방교와 함께 일한 소방관은 "다른 지역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다가 제주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싶어, 또다시 임용시험을 본 친구였다"고 말했습니다.

이 동료 소방관은 "성실하고 사명감 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고, "소방관으로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자부심을 품고, 항상 앞장서서 일하는 투철한 사명감이 있는 직원이었다"면서 순직을 슬퍼했습니다.

소방당국은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 순직 임 소방관에 대한 보상과 예우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 오영훈 제주지사 "용기와 헌신,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SNS 갈무리.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임 소방교의 순직에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오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 게시글을 통해 "도민 안전을 위해 거대한 화마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임무를 소화하고자 나섰던 고인의 소식에 마음이 미어진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마음 깊이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오 지사는 또 "하늘의 별이 되신 고(故) 임성철 소방교가 보여준 용기와 헌신,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