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성폭행 미수범에 징역 50년…역대 최장 징역형 나왔다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뒤따라가 성폭행을 시도하다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하고, 이를 제지하던 남자친구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20대 남성이 역대 최장 유기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는 강간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28살 A 씨에게 징역 50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 5월 13일 오후 10시 56분쯤, 대구시 북구의 한 원룸에 들어가는 20대 여성을 뒤따라 들어가 성폭행을 시도하려다가 미수에 그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 여성을 흉기로 위협하고, 양손을 찔러 신경을 다치게 했습니다.

"칼을 제 목 쪽에 갖다 대더니 '자기 인생 어차피 망했다. 내가 시키는 대로 다 해라.' 이렇게 얘기를 했고, 저는 그런 상황을 처음 겪다 보니까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 피해 여성

또, 때마침 들어온 피해 여성의 남자친구가 제지하자 A 씨는 남자친구를 흉기로 여러 번 찌른 뒤 도주했습니다.

피해 남성은 얼굴과 목을 찔려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고, 생사를 오가다 40여 일 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났습니다.

"(당시에) 심폐소생술을 두 번이나 했는데, 응급실의 제일 높으신 분이 오더라고요. '보호자님, 10분 내로 사망하니까 다 연락하라'고.." - 피해 남성 아버지

피해 여성은 1년 이상 재활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피해 남성은 퇴원했지만, 여전히 재활을 위해 통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 남성의 인지능력은 현재 중학생 수준이고, 재활 치료가 언제 끝날지 알 수도 없습니다.

"타박상, 골절 같은 거는 깁스하면 낫는다지만 신경 손상 오고 혈관계를 다쳤다 보니까 '무조건 재활만 열심히 받으라'고 하는 수밖에.." - 피해 남성 아버지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인터넷으로 '강간' 등을 검색하고, 흉기를 미리 구매하는 등 범죄를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사람들이 배달 기사를 경계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려 배달 기사 복장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범행 당시에도 배달하는 척 원룸에 뒤따라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징역 30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징역 50년을 선고하면서 "이 사건 범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법정형이 정해져 있다"고 강조했고, "미수에 그친 점을 고려해 징역형을 선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범행의 죄질이 매우 나쁜 점 ▲피해자들과 피해자 가족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점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는 1심 선고 결과에 대해 놀랐다면서도, 앞으로 남은 재판에서도 엄벌이 나와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받아서 놀라기는 했지만, 저희 국선 변호사님께서 미리 말씀하시기를 '앞으로 2심, 3심 이렇게 나가면 50년보다는 많이 깎일 거다.' 이렇게 말씀을 하셔서 그 부분이 제일 걱정이 되고.." - 피해 여성

최근 '이상 동기 범죄'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았던 상황입니다. 무차별 범죄에 역대 최장의 유기징역형으로 철퇴를 내린 이번 판결이 다른 강력범죄 선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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