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다 해봤지만”…지쳐가는 전세사기 피해자들

입력 2023.12.01 (21:39) 수정 2023.12.01 (21:5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피해 액만 7백억 원이 넘는 수원 전세사기 의혹의 중심에 있는 임대인 정 모 씨 부부가 오늘(1일) 구속됐습니다.

정 씨 부부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있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김화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현관문에 붙은 강제 경매 통지서.

전세 보증금 2억 2천만 원을 내고 이 집에 사는 김은섭 씨는 이 통지서를 볼 때마다 가슴이 콱 막힙니다.

[김은섭/경기 화성시 : "진짜 시작했구나 큰일 났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늘이 무너졌죠. 집에 들어가기도 싫었어요, 사실은."]

집주인은 '수원 전세사기'의 피의자 정 씨가 세운 부동산 법인.

내용증명 발송과 형사 고소, 임차인 등기까지 했지만 암담한 현실은 어쩔 길이 없습니다.

[김은섭/경기 화성시 : "막 알아보고 공부하고 인터넷 보고 이렇게 했는데도 결국에는 답이 없더라고요. 구제 받기도 전에 이미 지쳐버린 거죠."]

전세사기 특별법 시행 이후,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은 지금까지 9천여 명입니다.

하지만 피해자로 인정돼도 막막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보증금 1억 5천만 원을 내고 빌라에 살고 있는 30대 직장인.

두 달여 만에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 받았지만 지원 받을 수 있는 건 대출 뿐입니다.

[A 씨/전세 사기 피해자 : "저희한테 도움 되는 건 진짜 아무것도 없는 거죠. 뭐 경매를 해라 아니면 대출을, 추가 대출을 해 줄 테니까 그걸 평생 갚아라 밖에 없고..."]

이 마저도 요건이 안 돼 못 받은 경우도 많습니다.

전세 보증금 2억 6천여만 원을 떼인 이 30대 남성은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지원되는 무이자 대출 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살던 집이 경공매가 끝나지 않은 건물이라는 이유였습니다.

[B 씨/전세 사기 피해자 : "이사 와 가지고 애도 생기고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엄두도 못 내죠. 투잡을 하던가 그래 가지고 돈을 벌 수밖에 없는 거죠."]

언제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지, 피해자들은 피말리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 황종원/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최창준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모든 걸 다 해봤지만”…지쳐가는 전세사기 피해자들
    • 입력 2023-12-01 21:39:00
    • 수정2023-12-01 21:52:39
    뉴스 9
[앵커]

피해 액만 7백억 원이 넘는 수원 전세사기 의혹의 중심에 있는 임대인 정 모 씨 부부가 오늘(1일) 구속됐습니다.

정 씨 부부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있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김화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현관문에 붙은 강제 경매 통지서.

전세 보증금 2억 2천만 원을 내고 이 집에 사는 김은섭 씨는 이 통지서를 볼 때마다 가슴이 콱 막힙니다.

[김은섭/경기 화성시 : "진짜 시작했구나 큰일 났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늘이 무너졌죠. 집에 들어가기도 싫었어요, 사실은."]

집주인은 '수원 전세사기'의 피의자 정 씨가 세운 부동산 법인.

내용증명 발송과 형사 고소, 임차인 등기까지 했지만 암담한 현실은 어쩔 길이 없습니다.

[김은섭/경기 화성시 : "막 알아보고 공부하고 인터넷 보고 이렇게 했는데도 결국에는 답이 없더라고요. 구제 받기도 전에 이미 지쳐버린 거죠."]

전세사기 특별법 시행 이후,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은 지금까지 9천여 명입니다.

하지만 피해자로 인정돼도 막막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보증금 1억 5천만 원을 내고 빌라에 살고 있는 30대 직장인.

두 달여 만에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 받았지만 지원 받을 수 있는 건 대출 뿐입니다.

[A 씨/전세 사기 피해자 : "저희한테 도움 되는 건 진짜 아무것도 없는 거죠. 뭐 경매를 해라 아니면 대출을, 추가 대출을 해 줄 테니까 그걸 평생 갚아라 밖에 없고..."]

이 마저도 요건이 안 돼 못 받은 경우도 많습니다.

전세 보증금 2억 6천여만 원을 떼인 이 30대 남성은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지원되는 무이자 대출 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살던 집이 경공매가 끝나지 않은 건물이라는 이유였습니다.

[B 씨/전세 사기 피해자 : "이사 와 가지고 애도 생기고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엄두도 못 내죠. 투잡을 하던가 그래 가지고 돈을 벌 수밖에 없는 거죠."]

언제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지, 피해자들은 피말리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 황종원/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최창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