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갈등 불씨 ‘비법정 도로’…인제군에만 600km

입력 2023.12.04 (19:36) 수정 2023.12.0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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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촌지역 오래된 마을 길에 사유지가 포함되면서 소유자와 주민 사이에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길이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지만 자치단체는 정확한 규모를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조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승합차가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애를 먹고 있습니다.

폭 5미터 도로 절반이 파헤쳐졌기 때문입니다.

이 도로에 자신의 땅이 포함됐다며 주민에게 통행료를 요구한 소유주가 통행을 아예 가로막고 나선 겁니다.

도로를 사용할 수 없게 된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이계한/마을 주민 : "아주 화재 위험이 항상 잠재된 곳이라고요. 그럼 여기 소방차 같은 거 못 오죠."]

분쟁이 생긴 도로는 이른바 '비법정 도로'.

주민들이 수 십년간 사용해온 농로 등을 자치단체가 포장해 준 도로인데 사유지가 포함된 경우가 많습니다.

[홍천군 관계자/음성변조 : "오래되다 보니까 증거물이 없잖아요. 저희가 거기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는 증거를 제시해줘야 되는데. 그게 없으면은."]

문제는 이런 도로가 각 시군에 얼마나 되는지 파악조차 안 된다는 점입니다.

강원도 인제군이 비법정 도로를 조사했더니 인제군에만 총연장 약 600킬로미터로, 서울-부산 간 거리보다 더 길었습니다.

여기에 포함된 사유지는 71만 제곱미터로 조사돼, 인제군은 2031년까지 모두 140억 원을 들여 땅을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강성우/인제군 지적관리팀 주무관 : "예산이 많이 좀 필요하더라고요. 보상가액이 적게는 수십만 원 보상을 받아가시는 분부터 많게는 억 단위로 받아가시는 분도 있다 보니까."]

비법정 도로를 둘러싼 주민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관리 주체를 국토부장관과 시도지사로 규정한 관련 법안은 올해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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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 갈등 불씨 ‘비법정 도로’…인제군에만 600km
    • 입력 2023-12-04 19:36:05
    • 수정2023-12-04 19: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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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촌지역 오래된 마을 길에 사유지가 포함되면서 소유자와 주민 사이에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길이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지만 자치단체는 정확한 규모를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조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승합차가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애를 먹고 있습니다.

폭 5미터 도로 절반이 파헤쳐졌기 때문입니다.

이 도로에 자신의 땅이 포함됐다며 주민에게 통행료를 요구한 소유주가 통행을 아예 가로막고 나선 겁니다.

도로를 사용할 수 없게 된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이계한/마을 주민 : "아주 화재 위험이 항상 잠재된 곳이라고요. 그럼 여기 소방차 같은 거 못 오죠."]

분쟁이 생긴 도로는 이른바 '비법정 도로'.

주민들이 수 십년간 사용해온 농로 등을 자치단체가 포장해 준 도로인데 사유지가 포함된 경우가 많습니다.

[홍천군 관계자/음성변조 : "오래되다 보니까 증거물이 없잖아요. 저희가 거기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는 증거를 제시해줘야 되는데. 그게 없으면은."]

문제는 이런 도로가 각 시군에 얼마나 되는지 파악조차 안 된다는 점입니다.

강원도 인제군이 비법정 도로를 조사했더니 인제군에만 총연장 약 600킬로미터로, 서울-부산 간 거리보다 더 길었습니다.

여기에 포함된 사유지는 71만 제곱미터로 조사돼, 인제군은 2031년까지 모두 140억 원을 들여 땅을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강성우/인제군 지적관리팀 주무관 : "예산이 많이 좀 필요하더라고요. 보상가액이 적게는 수십만 원 보상을 받아가시는 분부터 많게는 억 단위로 받아가시는 분도 있다 보니까."]

비법정 도로를 둘러싼 주민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관리 주체를 국토부장관과 시도지사로 규정한 관련 법안은 올해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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