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이 결정적”…전문가들이 보는 미중 충돌 가능성은?

입력 2023.12.05 (15:2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그리고 기후 위기와 글로벌 공급망 혼란까지..

최근의 국제 정세를 보면, 미국의 리더십이 약화되고 있고, 세계 도처에서는 분쟁과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점치고 있고, 더 나아가 '신냉전'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앞으로 국제 정세는 어떻게 펼쳐질까요?

우리나라 싱크탱크인 니어재단은 국제사회의 유명 학자 및 정책입안자 42명을 대상으로 심층 기술조사를 진행해, 앞으로의 세계 정세를 전망해 보는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미국 전문가 8명, 유럽 10개국 전문가 15명,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10개국 전문가 19명이 참여했습니다.


■ "향후 10년이 결정적 시기…협력보다는 경쟁 강조될 것"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향후 10년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 협력보다는 대립, 경쟁이 강조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습니다. 경쟁의 영역은 군사적 분야보다는 경제적 분야일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 명예회장은 보고서에서 "글로벌한 도전과 세계의 대응, 강대국 간 전쟁 가능성 증가 등이 합쳐져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을 야기했다"며 "미국과 중국, G2 간의 충돌 가능성은 더 이상 희박하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 미국 VS 중국,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전문가들 "가능성 크지 않아"

그렇다면 각국의 전문가들은 전략 경쟁 중인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어떻게 내다보고 있을까요?

응답자의 가장 큰 비율인 35%는 군사적 충돌 없이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응답자의 20%는 군사적 충돌 없이 5~10년 이내에 갈등이 봉합되어 타협이 이뤄질 거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한편 다른 15%는 향후 5~10년 사이 군사적 충돌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믿었습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4연임이 계기가 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더 적은 비율인 10%의 응답자는 5년 내의 군사적 충돌을 예상했습니다.

군사적 충돌이 있을 수 있는 곳으로는 타이완 해협이 가장 많이 거론됐습니다.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완전히 분리하는 이른바 '디커플링'은 응답자의 83%가 부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간에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 경제 협력은 거의 불가능할 거라고 내다봤고, 기후변화, 자연재해, 공중보건 영역 순으로 협력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 인도태평양 지역에 적합한 안보 협의체 형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안보 기구가 만들어진다면, 어떤 형태가 가장 적합할지도 물었습니다.

다수인 37%는 유럽안보협력기구(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 OSCE)식의 느슨한 협의체가 적합하다고 답했습니다.

30%의 응답자는 한미일, 한미일호, 쿼드(Quad) 같은 소다자주의 협의체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응답자의 17%는 아시아판 나토(NATO)를 지지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일부 아세안 국가를 포함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7.7%의 응답자는 현행의 미·중 양자 중심의 체제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북미 지역 전문가들은 한미일, 한미일호 같은 소다자주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고, NATO 방식에 대한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유럽에선 OSCE 같은 느슨한 틀을 선호했고, 그 다음으로 소다자주의, NATO 방식이 뒤를 이었습니다.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NEAR 글로벌 프로젝트 의장)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NEAR 글로벌 프로젝트 의장)

■ "앞으로 10년이 중요…경쟁적 공생을 위한 다자주의 접근 필요"

보고서는 "국제질서가 더 이상 분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돌아올 수 없는 임계점을 넘는 대신 그 차이를 좁히는 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경쟁적 공생'의 국제 질서가 관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강대국은 정치적 리더십과 정책을 예측가능성 있게 펼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내년에 있을 미국의 대선은, 앞으로 있을 10년의 국제정세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거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보고서는 또 2025년 유엔 창설 80주년을 계기로 다자기구를 활성화해서, 유엔 헌장에 명시된 국제평화와 개발, 인권이 보다 효율적으로 증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앞으로 10년이 결정적”…전문가들이 보는 미중 충돌 가능성은?
    • 입력 2023-12-05 15:25:16
    심층K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그리고 기후 위기와 글로벌 공급망 혼란까지..

최근의 국제 정세를 보면, 미국의 리더십이 약화되고 있고, 세계 도처에서는 분쟁과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점치고 있고, 더 나아가 '신냉전'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앞으로 국제 정세는 어떻게 펼쳐질까요?

우리나라 싱크탱크인 니어재단은 국제사회의 유명 학자 및 정책입안자 42명을 대상으로 심층 기술조사를 진행해, 앞으로의 세계 정세를 전망해 보는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미국 전문가 8명, 유럽 10개국 전문가 15명,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10개국 전문가 19명이 참여했습니다.


■ "향후 10년이 결정적 시기…협력보다는 경쟁 강조될 것"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향후 10년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 협력보다는 대립, 경쟁이 강조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습니다. 경쟁의 영역은 군사적 분야보다는 경제적 분야일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 명예회장은 보고서에서 "글로벌한 도전과 세계의 대응, 강대국 간 전쟁 가능성 증가 등이 합쳐져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을 야기했다"며 "미국과 중국, G2 간의 충돌 가능성은 더 이상 희박하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 미국 VS 중국,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전문가들 "가능성 크지 않아"

그렇다면 각국의 전문가들은 전략 경쟁 중인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어떻게 내다보고 있을까요?

응답자의 가장 큰 비율인 35%는 군사적 충돌 없이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응답자의 20%는 군사적 충돌 없이 5~10년 이내에 갈등이 봉합되어 타협이 이뤄질 거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한편 다른 15%는 향후 5~10년 사이 군사적 충돌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믿었습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4연임이 계기가 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더 적은 비율인 10%의 응답자는 5년 내의 군사적 충돌을 예상했습니다.

군사적 충돌이 있을 수 있는 곳으로는 타이완 해협이 가장 많이 거론됐습니다.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완전히 분리하는 이른바 '디커플링'은 응답자의 83%가 부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간에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 경제 협력은 거의 불가능할 거라고 내다봤고, 기후변화, 자연재해, 공중보건 영역 순으로 협력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 인도태평양 지역에 적합한 안보 협의체 형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안보 기구가 만들어진다면, 어떤 형태가 가장 적합할지도 물었습니다.

다수인 37%는 유럽안보협력기구(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 OSCE)식의 느슨한 협의체가 적합하다고 답했습니다.

30%의 응답자는 한미일, 한미일호, 쿼드(Quad) 같은 소다자주의 협의체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응답자의 17%는 아시아판 나토(NATO)를 지지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일부 아세안 국가를 포함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7.7%의 응답자는 현행의 미·중 양자 중심의 체제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북미 지역 전문가들은 한미일, 한미일호 같은 소다자주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고, NATO 방식에 대한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유럽에선 OSCE 같은 느슨한 틀을 선호했고, 그 다음으로 소다자주의, NATO 방식이 뒤를 이었습니다.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NEAR 글로벌 프로젝트 의장)
■ "앞으로 10년이 중요…경쟁적 공생을 위한 다자주의 접근 필요"

보고서는 "국제질서가 더 이상 분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돌아올 수 없는 임계점을 넘는 대신 그 차이를 좁히는 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경쟁적 공생'의 국제 질서가 관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강대국은 정치적 리더십과 정책을 예측가능성 있게 펼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내년에 있을 미국의 대선은, 앞으로 있을 10년의 국제정세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거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보고서는 또 2025년 유엔 창설 80주년을 계기로 다자기구를 활성화해서, 유엔 헌장에 명시된 국제평화와 개발, 인권이 보다 효율적으로 증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