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지퍼 열고 “언제든지 와라”…식당 주인들 성추행에 무방비 노출

입력 2023.12.05 (18:36) 수정 2023.12.0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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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남성이 비틀거리며 식당 안을 돌아다닙니다. 싫다며 뿌리치는 식당 주인을 껴안으려 뒤쫓고, 손을 강제로 끌어다 잡기도 합니다.

심지어 남성은 바지 앞섶을 열어두고는, 주인을 향해 "지퍼가 열려있으니 언제든지 와도 좋다"며 음담패설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 껴안고 손잡고...하지 말라는데도 '한 번 만나보자'

서울 중랑구에서 혼자 식당을 하는 A 씨는 "그 손님이 처음부터 진상이었다"고 떠올렸습니다.

술에 취하기 전부터 주변에 시비를 걸더니, A 씨와 단둘이 남자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뒤에서 껴안고, "한번 만나보자", "지금 같이 나가주면 된다"는 등 성추행을 지속했습니다.

하지만 손님이라는 이유로 A 씨는 강하게 밀치거나 제지하지 못한 채 '하지 말라'는 말만 반복하며 몸을 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시간여가량 시달린 A 씨는 가까이 있던 가족을 불렀는데, 이 남성은 A 씨가 식당을 나가자 "왜 혼자 나갔느냐"며 가족에게까지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식당에 도착했을 땐 이 남성이 이미 자리를 뜬 뒤였습니다.

그때를 떠올리며 A 씨는 "식당을 한다고 만만하게 보는 것인지 서러웠다"며 "속상해 손이 떨리고 가족들 보기도 민망했다"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 혼자 있는 '여성 식당 주인' 타깃...손님이라 강하게 제지하기 어려워

혼자 있던 식당 주인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하는 사건은 드물지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중년 여성 혼자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 백반집은 이런 일이 있어도 주변에 알리길 꺼려 더욱 대응에 취약합니다.

지난 10월에는 혼자 있던 식당 주인에게 강제로 입맞춤하고 알몸으로 끌어안는 등 강제 추행한 60대 남성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식당에 손님으로 방문해 피해자를 추행한 것으로 추행 방법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경찰, 행방 추적 중..."다시 찾아올까 무서워 식당 문 일찍 닫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CCTV 등을 분석해 남성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A 씨의 요청으로 경찰이 주변 순찰을 강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홀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피의자가 다시 찾아올까 두렵기만 합니다.

하는 수 없이 불안함을 잠재우기 위해서 가족들이 함께 지켜주고, 식당 마감 시간도 앞당겼습니다.

기자를 만난 A 씨는 "여성 혼자 일하는 가게들이 많은데 얼마나 불안하겠느냐"며 "이런 사람들을 강하게 처벌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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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남성이 비틀거리며 식당 안을 돌아다닙니다. 싫다며 뿌리치는 식당 주인을 껴안으려 뒤쫓고, 손을 강제로 끌어다 잡기도 합니다.

심지어 남성은 바지 앞섶을 열어두고는, 주인을 향해 "지퍼가 열려있으니 언제든지 와도 좋다"며 음담패설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 껴안고 손잡고...하지 말라는데도 '한 번 만나보자'

서울 중랑구에서 혼자 식당을 하는 A 씨는 "그 손님이 처음부터 진상이었다"고 떠올렸습니다.

술에 취하기 전부터 주변에 시비를 걸더니, A 씨와 단둘이 남자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뒤에서 껴안고, "한번 만나보자", "지금 같이 나가주면 된다"는 등 성추행을 지속했습니다.

하지만 손님이라는 이유로 A 씨는 강하게 밀치거나 제지하지 못한 채 '하지 말라'는 말만 반복하며 몸을 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시간여가량 시달린 A 씨는 가까이 있던 가족을 불렀는데, 이 남성은 A 씨가 식당을 나가자 "왜 혼자 나갔느냐"며 가족에게까지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식당에 도착했을 땐 이 남성이 이미 자리를 뜬 뒤였습니다.

그때를 떠올리며 A 씨는 "식당을 한다고 만만하게 보는 것인지 서러웠다"며 "속상해 손이 떨리고 가족들 보기도 민망했다"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 혼자 있는 '여성 식당 주인' 타깃...손님이라 강하게 제지하기 어려워

혼자 있던 식당 주인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하는 사건은 드물지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중년 여성 혼자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 백반집은 이런 일이 있어도 주변에 알리길 꺼려 더욱 대응에 취약합니다.

지난 10월에는 혼자 있던 식당 주인에게 강제로 입맞춤하고 알몸으로 끌어안는 등 강제 추행한 60대 남성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식당에 손님으로 방문해 피해자를 추행한 것으로 추행 방법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경찰, 행방 추적 중..."다시 찾아올까 무서워 식당 문 일찍 닫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CCTV 등을 분석해 남성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A 씨의 요청으로 경찰이 주변 순찰을 강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홀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피의자가 다시 찾아올까 두렵기만 합니다.

하는 수 없이 불안함을 잠재우기 위해서 가족들이 함께 지켜주고, 식당 마감 시간도 앞당겼습니다.

기자를 만난 A 씨는 "여성 혼자 일하는 가게들이 많은데 얼마나 불안하겠느냐"며 "이런 사람들을 강하게 처벌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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