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학기·설경구·김형석이 뭉친 이유…“김민기를 기억해주세요”

입력 2023.12.06 (16:02) 수정 2023.12.0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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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설경구·장현성·방은진·배해선에 가수 박학기와 유리상자 박승화, 작곡가 김형석, 작사가 김이나까지.

얼핏 보면 접점 없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학전 출신'입니다.

■ "김민기를 기억하길"…내년 '학전 어게인' 공연

이들은 어제(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KOMCA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학전 어게인(AGAIN)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였습니다.

이들은 내년 봄 예정된 '학전 폐관'을 앞두고 20여 팀의 가수와 배우들이 무보수로 공연하겠다고 했습니다.

공연은 내년 2월 말부터 2주가량 이어지는데, 가수와 배우들이 꾸미는 무대와 '김광석 다시 부르기', '김민기 트리뷰트' 등 3가지로 꾸며질 예정입니다.

박학기 / 가수
"학전이 문을 닫는다는 점도 알리고, (김)민기 형에게도 존경과 감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민기 형에게 빚 갚는 마음으로 제안한 거죠."

가수 박학기 씨는 K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민기'라는 사람이 있었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라고 이번 프로젝트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학전 출신 아티스트들이 금세 참여 의사를 밝혀왔고, 학전에 서보지 않은 젊은 뮤지션들도 참여 의사를 보내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학전 어게인’ 공연 포스터 [사진 제공: 학전]▲ ‘학전 어게인’ 공연 포스터 [사진 제공: 학전]

■ 한국 공연문화의 산실 '학전'…내년 3월 폐관

학전은 '상록수', '아침이슬'을 부른 가수 김민기 씨가 1991년 문을 연 소극장 이름입니다.

지난 32년 동안 대학로에서 명실상부한 한국 공연문화의 산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배우 설경구·황정민, 가수 윤도현·박승화 등 유명 예술인들을 배출해낸 곳이기도 합니다.

학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있습니다. 바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입니다. 김민기 씨가 독일 작품을 한국적인 시각으로 새롭게 번안·각색한 뮤지컬입니다. 1994년 초연한 뒤 현재까지 4,000회 넘게 무대에 오를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입니다.

그런 학전이 33돌을 코앞에 두고 문을 닫습니다. 내년 3월입니다. 김민기 씨의 암 투병과 경영난이 겹쳐 더는 운영을 이어가기 어렵게 됐습니다.

▲ 김민기 대표 [사진 제공: 학전]▲ 김민기 대표 [사진 제공: 학전]

■ "위로·희망·꿈의 장소…함께 지켜주세요!"

학전에서 건반 연주자로 데뷔한 작곡가 김형석 씨는 "(김민기) 덕분에 우리는 위로 받았고, 함께 희망을 품었고 연대했다"고 했습니다. "지금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한 것도 우리 모두의 DNA에 김민기의 음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했습니다.

배우 장현성 씨는 "20대 초반 학전에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며, "김민기 선생님은 이곳을 통해 '많은 사람이 정서적으로 행복한 세상이 되길' 꿈꿨다"고 회상했습니다.

"학전은 대학로에 지금까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입니다." 가수 박학기 씨는 "이 기념비적인 장소를 보존해야 한다"며, "공공기관과 관객들이 함께 나서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위로와 희망, 그리고 꿈을 만들고 키워내던 학전.

학전은 올 연말 뮤지컬 '지하철 1호선'과 내년 1월 '김광석 다시부르기', '학전 어게인 프로젝트'를 끝으로 폐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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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12-06 20: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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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설경구·장현성·방은진·배해선에 가수 박학기와 유리상자 박승화, 작곡가 김형석, 작사가 김이나까지.

얼핏 보면 접점 없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학전 출신'입니다.

■ "김민기를 기억하길"…내년 '학전 어게인' 공연

이들은 어제(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KOMCA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학전 어게인(AGAIN)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였습니다.

이들은 내년 봄 예정된 '학전 폐관'을 앞두고 20여 팀의 가수와 배우들이 무보수로 공연하겠다고 했습니다.

공연은 내년 2월 말부터 2주가량 이어지는데, 가수와 배우들이 꾸미는 무대와 '김광석 다시 부르기', '김민기 트리뷰트' 등 3가지로 꾸며질 예정입니다.

박학기 / 가수
"학전이 문을 닫는다는 점도 알리고, (김)민기 형에게도 존경과 감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민기 형에게 빚 갚는 마음으로 제안한 거죠."

가수 박학기 씨는 K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민기'라는 사람이 있었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라고 이번 프로젝트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학전 출신 아티스트들이 금세 참여 의사를 밝혀왔고, 학전에 서보지 않은 젊은 뮤지션들도 참여 의사를 보내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학전 어게인’ 공연 포스터 [사진 제공: 학전]
■ 한국 공연문화의 산실 '학전'…내년 3월 폐관

학전은 '상록수', '아침이슬'을 부른 가수 김민기 씨가 1991년 문을 연 소극장 이름입니다.

지난 32년 동안 대학로에서 명실상부한 한국 공연문화의 산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배우 설경구·황정민, 가수 윤도현·박승화 등 유명 예술인들을 배출해낸 곳이기도 합니다.

학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있습니다. 바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입니다. 김민기 씨가 독일 작품을 한국적인 시각으로 새롭게 번안·각색한 뮤지컬입니다. 1994년 초연한 뒤 현재까지 4,000회 넘게 무대에 오를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입니다.

그런 학전이 33돌을 코앞에 두고 문을 닫습니다. 내년 3월입니다. 김민기 씨의 암 투병과 경영난이 겹쳐 더는 운영을 이어가기 어렵게 됐습니다.

▲ 김민기 대표 [사진 제공: 학전]
■ "위로·희망·꿈의 장소…함께 지켜주세요!"

학전에서 건반 연주자로 데뷔한 작곡가 김형석 씨는 "(김민기) 덕분에 우리는 위로 받았고, 함께 희망을 품었고 연대했다"고 했습니다. "지금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한 것도 우리 모두의 DNA에 김민기의 음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했습니다.

배우 장현성 씨는 "20대 초반 학전에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며, "김민기 선생님은 이곳을 통해 '많은 사람이 정서적으로 행복한 세상이 되길' 꿈꿨다"고 회상했습니다.

"학전은 대학로에 지금까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입니다." 가수 박학기 씨는 "이 기념비적인 장소를 보존해야 한다"며, "공공기관과 관객들이 함께 나서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위로와 희망, 그리고 꿈을 만들고 키워내던 학전.

학전은 올 연말 뮤지컬 '지하철 1호선'과 내년 1월 '김광석 다시부르기', '학전 어게인 프로젝트'를 끝으로 폐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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