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밤이 더 추운데”…한파에 문 닫은 한파쉼터

입력 2023.12.06 (19:37) 수정 2023.12.0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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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난방 취약계층이 겨울 추위를 피할 수 있는 '한파 쉼터'라는 곳이 있습니다.

정작 더 추운 야간에 문을 닫는 곳이 많아 정부가 일부 쉼터의 경우 야간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침을 개정했는데요.

우리 주변 한파쉼터는 밤 늦게까지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현장K, 윤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하권 추위에 한파 쉼터가 북적입니다.

추위를 피해 찾는 곳인 만큼, 난방 기기로 늘 따뜻한 온도를 유지합니다.

난방비가 부담인 이웃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공간입니다.

[이광구/한파쉼터 이용자 : "혼자 원룸에 사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춥게 지내시는 경향이 많아..."]

하지만 늦은 밤 이 한파쉼터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낮보다 기온이 더 내려가고 바람이 강해졌지만 한파쉼터의 불은 모두 꺼지고 문은 굳게 닫혀있습니다.

8백여 세대의 아파트 인근 한파쉼터도 불이 꺼져있습니다.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한파쉼터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일대의 한파쉼터 시설을 관리하는 행정복지센터인데요.

밤이 되자 일반 쉼터들이 모두 문을 닫은 가운데, 마지막 보루인 행정복지센터의 철문도 굳게 닫혔습니다.

취재진이 무작위로 방문한 한파쉼터 5곳은 모두 야간에 출입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동안 한파쉼터는 지정된 기관의 운영 시간에 맞추느라 정작 더 추운 야간 시간에는 이용하지 못했습니다.

[한철송/한파쉼터 이용자 : "밤까지 있으면 좋죠. 집에 가면 춥기도 하고..."]

잇따른 지적에, 정부가 올 겨울부터 야간과 주말 등에도 한파 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자치단체는 별도의 한파쉼터를 시·군·구별로 한두 곳을 지정해 관리해야 합니다.

쉼터로 지정하면 관할 시·도를 거쳐 행정안전부에 통보하고 재난안전포털이나 시·도 누리집 등에 반영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상당수 자치단체가 이런 지침을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한파 쉼터 운영 정보가 등록돼 있어야 하는 청주시 누리집을 확인해봤지만, 이에 대한 정보는 없었습니다.

청주시에 직접 문의한 결과, 한파 쉼터 8백여 곳 가운데 야간에 운영하는 쉼터는 단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청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검토는 해봐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을 해요."]

청주시는 관리 인력 부족 문제를 제기합니다.

[청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한 명을 지정해서 해야 하는데 비상근무도 많고 겨울철에는 제설 같은 것도 강화해서 현실적으로 좀 어려운 게..."]

청주시뿐만 아니라 인근 증평군 역시 별도의 야간 한파쉼터 운영 계획은 없는 상태입니다.

[증평군 관계자/음성변조 : "야간에 개방하려면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인력과 그런 게 아직 완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여서..."]

한낮 더위만 피하면 되는 무더위쉼터와 달리, 야간 운영이 더 중요한 한파쉼터.

일부 자치단체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취약 계층을 위한 한파 대책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소영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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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K] “밤이 더 추운데”…한파에 문 닫은 한파쉼터
    • 입력 2023-12-06 19:37:02
    • 수정2023-12-06 20:02:20
    뉴스7(청주)
[앵커]

난방 취약계층이 겨울 추위를 피할 수 있는 '한파 쉼터'라는 곳이 있습니다.

정작 더 추운 야간에 문을 닫는 곳이 많아 정부가 일부 쉼터의 경우 야간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침을 개정했는데요.

우리 주변 한파쉼터는 밤 늦게까지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현장K, 윤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하권 추위에 한파 쉼터가 북적입니다.

추위를 피해 찾는 곳인 만큼, 난방 기기로 늘 따뜻한 온도를 유지합니다.

난방비가 부담인 이웃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공간입니다.

[이광구/한파쉼터 이용자 : "혼자 원룸에 사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춥게 지내시는 경향이 많아..."]

하지만 늦은 밤 이 한파쉼터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낮보다 기온이 더 내려가고 바람이 강해졌지만 한파쉼터의 불은 모두 꺼지고 문은 굳게 닫혀있습니다.

8백여 세대의 아파트 인근 한파쉼터도 불이 꺼져있습니다.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한파쉼터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일대의 한파쉼터 시설을 관리하는 행정복지센터인데요.

밤이 되자 일반 쉼터들이 모두 문을 닫은 가운데, 마지막 보루인 행정복지센터의 철문도 굳게 닫혔습니다.

취재진이 무작위로 방문한 한파쉼터 5곳은 모두 야간에 출입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동안 한파쉼터는 지정된 기관의 운영 시간에 맞추느라 정작 더 추운 야간 시간에는 이용하지 못했습니다.

[한철송/한파쉼터 이용자 : "밤까지 있으면 좋죠. 집에 가면 춥기도 하고..."]

잇따른 지적에, 정부가 올 겨울부터 야간과 주말 등에도 한파 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자치단체는 별도의 한파쉼터를 시·군·구별로 한두 곳을 지정해 관리해야 합니다.

쉼터로 지정하면 관할 시·도를 거쳐 행정안전부에 통보하고 재난안전포털이나 시·도 누리집 등에 반영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상당수 자치단체가 이런 지침을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한파 쉼터 운영 정보가 등록돼 있어야 하는 청주시 누리집을 확인해봤지만, 이에 대한 정보는 없었습니다.

청주시에 직접 문의한 결과, 한파 쉼터 8백여 곳 가운데 야간에 운영하는 쉼터는 단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청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검토는 해봐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을 해요."]

청주시는 관리 인력 부족 문제를 제기합니다.

[청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한 명을 지정해서 해야 하는데 비상근무도 많고 겨울철에는 제설 같은 것도 강화해서 현실적으로 좀 어려운 게..."]

청주시뿐만 아니라 인근 증평군 역시 별도의 야간 한파쉼터 운영 계획은 없는 상태입니다.

[증평군 관계자/음성변조 : "야간에 개방하려면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인력과 그런 게 아직 완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여서..."]

한낮 더위만 피하면 되는 무더위쉼터와 달리, 야간 운영이 더 중요한 한파쉼터.

일부 자치단체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취약 계층을 위한 한파 대책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소영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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