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50여 명, 학교 여성 화장실 불법촬영 남학생 구속

입력 2023.12.0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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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 여자 화장실에 수차례에 걸쳐 불법촬영 기기를 설치한 10대 남학생이 구속됐습니다.

이 남학생은 '각 티슈'에 휴대전화를 넣어놓고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해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범행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 남학생에 대해 성폭력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제주지방법원은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 남학생은 지난 9월부터 한 달여간 제주의 한 고등학교 여자화장실 3곳에 불법 촬영 기기를 설치해 50여 명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서 여자 화장실 불법촬영한 10대…학생들 정신적 피해 호소

출처 게티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

사건은 지난 10월 18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한 고등학교 체육관 여자 화장실에서 각 티슈 안에 있던 불법촬영 휴대전화 기기를 교사가 발견했습니다. 휴대전화는 동영상 촬영 모드가 켜진 상태였습니다. 교사는 경찰에 신고했고, 사건이 커지자 이튿날 이 학교 남학생이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이후 경찰은 이 학생으로부터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했습니다. 디지털포렌식 결과, 피해자는 50여 명, 기간은 지난 9월부터 한 달 가까이였습니다.

디지털포렌식 과정에서 경찰은 이 학생이 학교 외 또 다른 장소에서 불법촬영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충격을 받은 학생들의 정신적 피해 호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학부모는 "알고 지내던 선배가 가해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아이가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며 "집에 각 티슈를 두지 말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되도록 화장실을 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아이들도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불안감을 느끼는 학부모들, 경찰에 '수사 중간 브리핑' 요청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출처 게티이미지.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사건이 발생한지 50여 일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수사 상황을 알 수 없던 학부모들과 교사, 학생들은 불안에 떨어야만 했습니다.

학교 측에 학부모들이 수차례 '수사 진행 상황'을 질의했지만, 명쾌한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부정확한 답변으로 혼란만 가중 시켰다는 겁니다.

결국, 해당 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서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다며, '불법촬영피해대책위원회'를 꾸렸습니다. 경찰엔 수사 상황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오늘(7일) 오후 마련된, '불법 촬영 사건 담당 수사관의 중간 수사 결과 브리핑 및 질의응답'에선 불법 촬영물 유포 여부, 초동 수사가 늦어진 이유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습니다.

경찰 측은 학교 측에 수사 진행 상황을 전달했지만, 학부모들에게 내용 전달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학교 측에 대응이 미흡하다는 학부모 불만이 커지자 제주도교육청이 직접 나서기로 했습니다.

오경규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학교와 학부모의 소통이 미흡했던 부분을 인정한다"며 "교육청 차원에서 학부모, 학생, 교사와의 소통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학생과 교사와의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서 심리 상담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주도교육청은 학교 내 특별 상담실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외부 상담센터와 병원으로도 의뢰해서 교사와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후속 조치로 관내 학교 대상 불법 카메라 점검을 하였으며, 앞으로 성범죄 사건 관련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예방 및 신속한 일상생활 회복 지원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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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자 50여 명, 학교 여성 화장실 불법촬영 남학생 구속
    • 입력 2023-12-07 19: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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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 여자 화장실에 수차례에 걸쳐 불법촬영 기기를 설치한 10대 남학생이 구속됐습니다.

이 남학생은 '각 티슈'에 휴대전화를 넣어놓고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해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범행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 남학생에 대해 성폭력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제주지방법원은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 남학생은 지난 9월부터 한 달여간 제주의 한 고등학교 여자화장실 3곳에 불법 촬영 기기를 설치해 50여 명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서 여자 화장실 불법촬영한 10대…학생들 정신적 피해 호소

출처 게티이미지.
사건은 지난 10월 18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한 고등학교 체육관 여자 화장실에서 각 티슈 안에 있던 불법촬영 휴대전화 기기를 교사가 발견했습니다. 휴대전화는 동영상 촬영 모드가 켜진 상태였습니다. 교사는 경찰에 신고했고, 사건이 커지자 이튿날 이 학교 남학생이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이후 경찰은 이 학생으로부터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했습니다. 디지털포렌식 결과, 피해자는 50여 명, 기간은 지난 9월부터 한 달 가까이였습니다.

디지털포렌식 과정에서 경찰은 이 학생이 학교 외 또 다른 장소에서 불법촬영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충격을 받은 학생들의 정신적 피해 호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학부모는 "알고 지내던 선배가 가해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아이가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며 "집에 각 티슈를 두지 말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되도록 화장실을 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아이들도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불안감을 느끼는 학부모들, 경찰에 '수사 중간 브리핑' 요청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사건이 발생한지 50여 일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수사 상황을 알 수 없던 학부모들과 교사, 학생들은 불안에 떨어야만 했습니다.

학교 측에 학부모들이 수차례 '수사 진행 상황'을 질의했지만, 명쾌한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부정확한 답변으로 혼란만 가중 시켰다는 겁니다.

결국, 해당 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서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다며, '불법촬영피해대책위원회'를 꾸렸습니다. 경찰엔 수사 상황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오늘(7일) 오후 마련된, '불법 촬영 사건 담당 수사관의 중간 수사 결과 브리핑 및 질의응답'에선 불법 촬영물 유포 여부, 초동 수사가 늦어진 이유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습니다.

경찰 측은 학교 측에 수사 진행 상황을 전달했지만, 학부모들에게 내용 전달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학교 측에 대응이 미흡하다는 학부모 불만이 커지자 제주도교육청이 직접 나서기로 했습니다.

오경규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학교와 학부모의 소통이 미흡했던 부분을 인정한다"며 "교육청 차원에서 학부모, 학생, 교사와의 소통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학생과 교사와의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서 심리 상담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주도교육청은 학교 내 특별 상담실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외부 상담센터와 병원으로도 의뢰해서 교사와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후속 조치로 관내 학교 대상 불법 카메라 점검을 하였으며, 앞으로 성범죄 사건 관련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예방 및 신속한 일상생활 회복 지원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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