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맞은 ‘할리우드사인’…비밀을 공개하다! [특파원 리포트]

입력 2023.12.09 (13:26) 수정 2023.12.09 (13:3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처럼 로스앤젤레스 하면 떠오른 것은 '할리우드 사인'일 것입니다. 로스앤젤레스관광청이 올해 초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량이 할리우드 사인을 로스앤젤레스의 가장 상징적인 랜드마크로 꼽았습니다.
그 할리우드 사인이 현지 시각 8일을 기해 설치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할리우드 사인은 1923년 로스앤젤레스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마운틴 리(Mt. Lee)의 정상에서 남쪽 경사면 30미터 아래쯤에 설치됐습니다.
맑은 날에는 최대 50Km 거리에서도 이 간판을 볼 수 있습니다.
LA에 관광을 가면 누구한 한번쯤 사진에 담아보는 할리우드 사인, 하지만 많이 알려진 만큼 모르는 것도 많습니다.
탄생의 비밀부터 하나하나 궁금한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작업자들 뒤로 ‘할리우드랜드(HOLLYWOODLAND)’라는 초기 모습이 보인다. 작업자들 뒤로 ‘할리우드랜드(HOLLYWOODLAND)’라는 초기 모습이 보인다.

① LA시에서 설치한 것이 아니라고?

할리우드 사인은 원래 할리우드 힐스 지역 고급 주택단지 홍보를 위해 부동산 회사가 야외 광고판으로 설치했던 것이었습니다.
글자 높이는 약 14 미터, 가로 폭 9 미터 크기였는데요.
100년을 기획하고 만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할리우드사인 기금'의 제프 재리남 회장은 “당시에는 18개월 정도 세워놨다가 허물 계획이었고, 전신주와 전선, 그리고 금속 재료 같은 것들로 허술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재리남 회장은 "이렇게 100년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당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② 원래 글자가 '할리우드'가 아니었다고?

당초 '할리우드(HOLLYWOOD)가 아니라 '할리우드랜드(HOLLYWOODLAND)였습니다.
그런데 1944년 알파벳 ‘H’가 무너지면서 ‘OLLYWOODLAND’만 남게 됐고 흉물이라는 비난이 제기됐습니다.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다가 1949년에 할리우드 상공회의소(Hollywood Chamber of Commerce)가 재건 작업에 나서면서 'H'를 세우고 사인에서 ‘LAND’ 부분을 없애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1973년에는 LA의 역사문화 기념물 제111번으로 지정됐지만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습니다.
사람들이 사인 위에 가수의 사진이 인쇄된 천을 씌워놓기도 하고 장난스런 낙서를 하기도 했습니다.

 할리우드 사인에 ‘사인을 구하라’라는 구호가 적힌 천이 걸려있다. 할리우드 사인에 ‘사인을 구하라’라는 구호가 적힌 천이 걸려있다.

③ 지금의 할리우드 사인은 45년 전 만든 것

이렇게 수년간 방치되다가 1978년에 상공회의소가 사인을 허물고 아예 처음부터 다시 짓기 위해 모금을 하게 됩니다.
복구와 재건 비용으로 25만 달러를 모으게 됐고 우리가 보는 사인은 이때 만들어진 것입니다.
다만, 새로운 사인도 1923년 최초로 만들어진 사인과 동일한 위치에 크기와 색깔, 각도를 같게 해서 만들었습니다.
기금 마련을 위한 ‘사인을 구합시다.’ 캠페인에는 당시 유명인사들이 기부했는데요.
유명 가수인 앨리스 쿠퍼(Alice Cooper)가 사인의 세 번째 ‘O’를 교체하는 비용으로 27,700달러를 기부했고, 인기가수 앤디 윌리엄스(Andy Williams)가 ‘W’를 고치는 비용 27,700달러를, 싱어송라이터 진 오트리(Gene Autry)가 두 번째 ‘L’의 수리비용으로 27,700달러를 내놓았습니다.
한편, 모금행사를 진행한 기업가 휴 헤프너(Hugh Hefner)에게는 글자 ‘Y’가 감사의 표시로 헌정됐습니다.(Y가 다른 글자보다 조금 크다고 합니다.)

④ 사인 아래에 손바닥 자국이?

커다란 사인을 받치는 기둥에는 또 작은 글자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사인을 재건축하는 데 일조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사인의 대들보에는 이 거대한 사인을 들어 올려 똑바로 세우는 일을 해낸 노동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어떤 노동자는 이름도 없이 자신의 손바닥을 찍어놓기도 했습니다.
또, 작업에 참여한 엔지니어인 C. A. 반 담(Van Dam)은 왜 자기 이름이 없냐고 항의해서 따로 명판으로 이름을 남겼습니다.

작업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이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작업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이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

⑤ 사인에 접근했다간 잡혀간다?

할리우드 사인을 가까이 보려고 접근했다간 큰 일이 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보안 장치들이 사인을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카메라와 동작 탐지기, 센서들이 여기저기를 지키고 있고, 사인 상단에도 5개의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무단으로 침입했다가는 스피커 시스템을 통해 경찰의 경고를 듣게 됩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게 아닙니다.
웹캠을 통해서도 언제든지, 얼마든지 사인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s://www.hollywoodsign.org/webcam

자료조사: 양승우
사진제공: 할리우드 사인 트러스트(Hollywood Sign Trust)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100주년 맞은 ‘할리우드사인’…비밀을 공개하다! [특파원 리포트]
    • 입력 2023-12-09 13:26:12
    • 수정2023-12-09 13:30:18
    글로벌K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처럼 로스앤젤레스 하면 떠오른 것은 '할리우드 사인'일 것입니다. 로스앤젤레스관광청이 올해 초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량이 할리우드 사인을 로스앤젤레스의 가장 상징적인 랜드마크로 꼽았습니다.
그 할리우드 사인이 현지 시각 8일을 기해 설치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할리우드 사인은 1923년 로스앤젤레스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마운틴 리(Mt. Lee)의 정상에서 남쪽 경사면 30미터 아래쯤에 설치됐습니다.
맑은 날에는 최대 50Km 거리에서도 이 간판을 볼 수 있습니다.
LA에 관광을 가면 누구한 한번쯤 사진에 담아보는 할리우드 사인, 하지만 많이 알려진 만큼 모르는 것도 많습니다.
탄생의 비밀부터 하나하나 궁금한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작업자들 뒤로 ‘할리우드랜드(HOLLYWOODLAND)’라는 초기 모습이 보인다.
① LA시에서 설치한 것이 아니라고?

할리우드 사인은 원래 할리우드 힐스 지역 고급 주택단지 홍보를 위해 부동산 회사가 야외 광고판으로 설치했던 것이었습니다.
글자 높이는 약 14 미터, 가로 폭 9 미터 크기였는데요.
100년을 기획하고 만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할리우드사인 기금'의 제프 재리남 회장은 “당시에는 18개월 정도 세워놨다가 허물 계획이었고, 전신주와 전선, 그리고 금속 재료 같은 것들로 허술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재리남 회장은 "이렇게 100년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당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② 원래 글자가 '할리우드'가 아니었다고?

당초 '할리우드(HOLLYWOOD)가 아니라 '할리우드랜드(HOLLYWOODLAND)였습니다.
그런데 1944년 알파벳 ‘H’가 무너지면서 ‘OLLYWOODLAND’만 남게 됐고 흉물이라는 비난이 제기됐습니다.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다가 1949년에 할리우드 상공회의소(Hollywood Chamber of Commerce)가 재건 작업에 나서면서 'H'를 세우고 사인에서 ‘LAND’ 부분을 없애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1973년에는 LA의 역사문화 기념물 제111번으로 지정됐지만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습니다.
사람들이 사인 위에 가수의 사진이 인쇄된 천을 씌워놓기도 하고 장난스런 낙서를 하기도 했습니다.

 할리우드 사인에 ‘사인을 구하라’라는 구호가 적힌 천이 걸려있다.
③ 지금의 할리우드 사인은 45년 전 만든 것

이렇게 수년간 방치되다가 1978년에 상공회의소가 사인을 허물고 아예 처음부터 다시 짓기 위해 모금을 하게 됩니다.
복구와 재건 비용으로 25만 달러를 모으게 됐고 우리가 보는 사인은 이때 만들어진 것입니다.
다만, 새로운 사인도 1923년 최초로 만들어진 사인과 동일한 위치에 크기와 색깔, 각도를 같게 해서 만들었습니다.
기금 마련을 위한 ‘사인을 구합시다.’ 캠페인에는 당시 유명인사들이 기부했는데요.
유명 가수인 앨리스 쿠퍼(Alice Cooper)가 사인의 세 번째 ‘O’를 교체하는 비용으로 27,700달러를 기부했고, 인기가수 앤디 윌리엄스(Andy Williams)가 ‘W’를 고치는 비용 27,700달러를, 싱어송라이터 진 오트리(Gene Autry)가 두 번째 ‘L’의 수리비용으로 27,700달러를 내놓았습니다.
한편, 모금행사를 진행한 기업가 휴 헤프너(Hugh Hefner)에게는 글자 ‘Y’가 감사의 표시로 헌정됐습니다.(Y가 다른 글자보다 조금 크다고 합니다.)

④ 사인 아래에 손바닥 자국이?

커다란 사인을 받치는 기둥에는 또 작은 글자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사인을 재건축하는 데 일조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사인의 대들보에는 이 거대한 사인을 들어 올려 똑바로 세우는 일을 해낸 노동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어떤 노동자는 이름도 없이 자신의 손바닥을 찍어놓기도 했습니다.
또, 작업에 참여한 엔지니어인 C. A. 반 담(Van Dam)은 왜 자기 이름이 없냐고 항의해서 따로 명판으로 이름을 남겼습니다.

작업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이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
⑤ 사인에 접근했다간 잡혀간다?

할리우드 사인을 가까이 보려고 접근했다간 큰 일이 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보안 장치들이 사인을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카메라와 동작 탐지기, 센서들이 여기저기를 지키고 있고, 사인 상단에도 5개의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무단으로 침입했다가는 스피커 시스템을 통해 경찰의 경고를 듣게 됩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게 아닙니다.
웹캠을 통해서도 언제든지, 얼마든지 사인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s://www.hollywoodsign.org/webcam

자료조사: 양승우
사진제공: 할리우드 사인 트러스트(Hollywood Sign Trust)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