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부대 떠나자 무너진 상권…빨라진 ‘지역소멸’ 시계

입력 2023.12.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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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24시간=1,440분=86,400초" 하루를 표현한 다양한 숫자들입니다. 이 숫자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간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유독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는 빨리 흘러가는 시간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지방소멸' 시계입니다. 특히, 강원도 접경지역에서는 지방 소멸 체감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4~5년 전부터 본격 추진된 국방개혁으로 군 부대 통폐합이 이뤄졌습니다. 군 부대 의존도가 높아 '군인 경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던 강원도 접경지역은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군 장병에게 의존했던 상권은 붕괴됐습니다. 인구가 줄어드니 각종 편의시설도 텅텅 비어갑니다. 하지만 떠나간 군 부대 자리는 속절없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빈 상가는 지키는 건 ‘임대 안내’ 뿐이다.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빈 상가는 지키는 건 ‘임대 안내’ 뿐이다.

■ 빈 식당 지키는 건 '임대 안내' 뿐…식당·군인용품점 등 업종 관계없이 '개점휴업'

'이기자 부대'로 익히 알려진 27시단. 70년 가까이 중부전선을 지켜왔지만 지난해 말 해제됐습니다. 취재팀은 27사단이 해체된 지 1년째가 되는 날, 부대가 있던 강원도 화천지역을 찾았습니다.

주변 상권 밀집 지역엔 한 집 건너 한 집이 문을 닫았습니다. 빈 상가엔 빛바랜 광고가 그대로 붙어 있었습니다. 건물 곳곳에 임대 안내가 적혀있습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손석범 씨는 "강원도 시골이라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평일 낮에는 사람들이 꽤 많이 다녔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어 "요즘은 사람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인 데다 주변을 보면 가게를 내놔도 들어올 사람이 없어 빈 가게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점심시간인데도 동네는 인적이 뚝 끊겼다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점심시간인데도 동네는 인적이 뚝 끊겼다

군 부대 규모가 줄어든 화천의 또 다른 동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점심시간 임업 종사자 몇몇을 제외하면, 오후부터는 인적을 찾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차량 통행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군 부대 접경지역의 상징인 군인 용품 판매점은 낮 시간 실내 조명을 다 꺼놨습니다. 낡은 외형 때문인지 밖에서만 보면 폐업한 집과 다를 바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가게를 들어가 보니 한참을 돌리지 않은 듯한 재봉틀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군인 용품 재고 위에는 먼지가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더 이상 사용되지 않은 군복 패치들더 이상 사용되지 않은 군복 패치들

3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해온 김순옥 씨는 오후 6시만 지나면 '암흑시대'라고 전합니다. 근근이 영업을 이어오는 이유에 대해 "잘 안되더라도 나마저라도 없으면 동네가 완전히 무너질 거 같다는 위기감에 버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PC방, 숙박업소도 손님이 없다 보니 주말에만 열거나 손님 한 팀만 받을 때가 비일비재한 상황. 한때 번성한 상권은 3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던 북카페는 이용객이 줄자 내년 무인 운영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던 북카페는 이용객이 줄자 내년 무인 운영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 편의시설 무인화·군 부대 통학버스 중단

타격은 입은 건 상권뿐만이 아닙니다. 유동인구가 줄면서 사람들이 이용이 적은 곳은 정리 대상 1순위가 됐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화천 상서면의 북카페입니다. 장병과 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는 쉼터였습니다. 오가는 군 장병이 버스를 기다리면서 쉬고, 면회객을 맞이하는 곳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담소를 나누는 사랑방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 무인으로 운영될 처지입니다. 이용객이 줄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일자리를 잃게 될 위기에 처한 북카페 관리 주민은 추운 겨울 벌써부터 앞이 캄캄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상급학교가 면 단위에 한 곳밖에 없다 보니, 학생들 통학도 군 부대의 몫이었습니다. 군 부대가 군인 가족과 지역 주민을 위해 통학버스를 제공해왔던 겁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올해 4월부터 더 이상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학생들은 갑작스레 통학 수단을 잃고, 삼삼오오 돈을 거둬 택시를 타거나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학교를 오가는 형편입니다.

강원도 접경지역 주민들은 어느 곳보다 ‘지방 소멸’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강원도 접경지역 주민들은 어느 곳보다 ‘지방 소멸’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 군 장병 빠져나가자 지역 인구 '뚝'

2019년부터 군 부대가 통폐합하면서 군 장병이 2만 2천여 명이 강원도를 빠져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군 부대가 주둔한 지역별로 인구 감소 추세를 살펴보면 그 숫자가 더욱 실감 납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현황에 따르면, 화천군 전체 인구 수는 2018년 2만 5천 명에서 2023년 6월 2만 3천 명으로 줄었습니다. 7.6% 감소했습니다.

화천읍과 간동면, 하남면, 상서면, 사내면의 5개의 읍면 가운데, 군 부대가 주로 주둔한 상서면과 사내면만 살펴보면, 화천군 전체 인구 감소 폭을 크게 웃돕니다.

'이기자부대' 27사단이 있던 사내면은 5년 새 6,600여 명에서 5,800여 명으로 감소했습니다. 비율로 치면 12.5% 줄었습니다. 규모가 줄어든 15사단과 7사단이 있는 상서면의 경우, 4,200여 명에서 3,700여 명으로 감소 폭은 11.2%입니다.

군 부대가 통폐합하면서 4년째 굳게 닫힌 군부대 철문.군 부대가 통폐합하면서 4년째 굳게 닫힌 군부대 철문.

■ 텅 빈 군 시설 주변…"손 쓸 방법 없어요"

떠나간 자리는 더 황량합니다. 4년 전 해체한 강원도 철원의 군 부대의 부지. 철문은 붉게 녹슬었습니다. 철조망 위엔 덩굴이 얼기설기 얽혀있습니다.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은 시설엔 세월의 흔적만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군이 조직 개편을 하면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군 부대 땅, '미활용 군 용지'입니다. 국방부는 올해 8월 기준 미활용 군 용지를 포함해 강원도 내에 군 유휴지가 230만여㎡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축구장 327개 면적입니다. 전국 군 유휴지의 20%로,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넓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되찾고 싶은 건 '활기 '입니다. 4년째 적막만 감돈다고 전한 마을 주민 최영자 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흉물스러워질 수밖에 없다"며 "지자체나 민간인이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가 생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지 구축을 위해 쌓아둔 타이어만이 이곳이 과거 군 부대였음을 짐작하게 한다.진지 구축을 위해 쌓아둔 타이어만이 이곳이 과거 군 부대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 미활용 군 용지 위치와 면적 비공개…답답한 지자체

하지만 떠난 군 부대 자리를 활용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미활용 군 용지'는 군 유휴 부지 가운데서도 활용 계획이 없다고 국방부가 인정한 땅인데도 군사기밀이란 이유로 정확한 위치와 면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자체에선 군 부대가 활용을 하고 있는지 안 하는지도 추정만 할 뿐입니다. 오랫동안 빈 땅이라고 생각해서 국방시설본부에 지도상 땅 주소(지번)을 일일이 물어보면 그제서야 미활용 군 용지 여부만을 알려줄 뿐입니다.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오지리. 군부대 표지판이 방치돼있다.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오지리. 군부대 표지판이 방치돼있다.

또, 미활용 군 용지를 넘겨받으려면 구체적인 택지개발이나 산업단지 조성 등 도시 개발 계획을 제출해야 합니다. 위치와 면적을 알지 못하다보니 세부 계획을 세우는 것도 어렵습니다.

임종선 강원특별자치도 접경지역과 발전정책팀장은 "미활용 군 용지는 군사기밀이라 자치단체에서 파악하는 것이 어렵고, 또 파악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자치단체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데까지 굉장한 시일이 소요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나마 기대하는 건 개정된 강원특별법 특례. 미활용 군 용지 현황을 국방부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는 조항을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시행이 내년 6월이나 돼야 합니다. 이마저도 '제공할 수 있다'라는 '임의(선택) 조항'이라 실제 공개가 현실화할지는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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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 부대 떠나자 무너진 상권…빨라진 ‘지역소멸’ 시계
    • 입력 2023-12-10 07: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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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24시간=1,440분=86,400초" 하루를 표현한 다양한 숫자들입니다. 이 숫자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간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유독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는 빨리 흘러가는 시간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지방소멸' 시계입니다. 특히, 강원도 접경지역에서는 지방 소멸 체감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strong><br /><br /><strong>4~5년 전부터 본격 추진된 국방개혁으로 군 부대 통폐합이 이뤄졌습니다. 군 부대 의존도가 높아 '군인 경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던 강원도 접경지역은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군 장병에게 의존했던 상권은 붕괴됐습니다. 인구가 줄어드니 각종 편의시설도 텅텅 비어갑니다. 하지만 떠나간 군 부대 자리는 속절없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br /></strong><br />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빈 상가는 지키는 건 ‘임대 안내’ 뿐이다.
■ 빈 식당 지키는 건 '임대 안내' 뿐…식당·군인용품점 등 업종 관계없이 '개점휴업'

'이기자 부대'로 익히 알려진 27시단. 70년 가까이 중부전선을 지켜왔지만 지난해 말 해제됐습니다. 취재팀은 27사단이 해체된 지 1년째가 되는 날, 부대가 있던 강원도 화천지역을 찾았습니다.

주변 상권 밀집 지역엔 한 집 건너 한 집이 문을 닫았습니다. 빈 상가엔 빛바랜 광고가 그대로 붙어 있었습니다. 건물 곳곳에 임대 안내가 적혀있습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손석범 씨는 "강원도 시골이라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평일 낮에는 사람들이 꽤 많이 다녔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어 "요즘은 사람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인 데다 주변을 보면 가게를 내놔도 들어올 사람이 없어 빈 가게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점심시간인데도 동네는 인적이 뚝 끊겼다
군 부대 규모가 줄어든 화천의 또 다른 동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점심시간 임업 종사자 몇몇을 제외하면, 오후부터는 인적을 찾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차량 통행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군 부대 접경지역의 상징인 군인 용품 판매점은 낮 시간 실내 조명을 다 꺼놨습니다. 낡은 외형 때문인지 밖에서만 보면 폐업한 집과 다를 바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가게를 들어가 보니 한참을 돌리지 않은 듯한 재봉틀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군인 용품 재고 위에는 먼지가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더 이상 사용되지 않은 군복 패치들
3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해온 김순옥 씨는 오후 6시만 지나면 '암흑시대'라고 전합니다. 근근이 영업을 이어오는 이유에 대해 "잘 안되더라도 나마저라도 없으면 동네가 완전히 무너질 거 같다는 위기감에 버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PC방, 숙박업소도 손님이 없다 보니 주말에만 열거나 손님 한 팀만 받을 때가 비일비재한 상황. 한때 번성한 상권은 3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던 북카페는 이용객이 줄자 내년 무인 운영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 편의시설 무인화·군 부대 통학버스 중단

타격은 입은 건 상권뿐만이 아닙니다. 유동인구가 줄면서 사람들이 이용이 적은 곳은 정리 대상 1순위가 됐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화천 상서면의 북카페입니다. 장병과 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는 쉼터였습니다. 오가는 군 장병이 버스를 기다리면서 쉬고, 면회객을 맞이하는 곳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담소를 나누는 사랑방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 무인으로 운영될 처지입니다. 이용객이 줄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일자리를 잃게 될 위기에 처한 북카페 관리 주민은 추운 겨울 벌써부터 앞이 캄캄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상급학교가 면 단위에 한 곳밖에 없다 보니, 학생들 통학도 군 부대의 몫이었습니다. 군 부대가 군인 가족과 지역 주민을 위해 통학버스를 제공해왔던 겁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올해 4월부터 더 이상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학생들은 갑작스레 통학 수단을 잃고, 삼삼오오 돈을 거둬 택시를 타거나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학교를 오가는 형편입니다.

강원도 접경지역 주민들은 어느 곳보다 ‘지방 소멸’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 군 장병 빠져나가자 지역 인구 '뚝'

2019년부터 군 부대가 통폐합하면서 군 장병이 2만 2천여 명이 강원도를 빠져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군 부대가 주둔한 지역별로 인구 감소 추세를 살펴보면 그 숫자가 더욱 실감 납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현황에 따르면, 화천군 전체 인구 수는 2018년 2만 5천 명에서 2023년 6월 2만 3천 명으로 줄었습니다. 7.6% 감소했습니다.

화천읍과 간동면, 하남면, 상서면, 사내면의 5개의 읍면 가운데, 군 부대가 주로 주둔한 상서면과 사내면만 살펴보면, 화천군 전체 인구 감소 폭을 크게 웃돕니다.

'이기자부대' 27사단이 있던 사내면은 5년 새 6,600여 명에서 5,800여 명으로 감소했습니다. 비율로 치면 12.5% 줄었습니다. 규모가 줄어든 15사단과 7사단이 있는 상서면의 경우, 4,200여 명에서 3,700여 명으로 감소 폭은 11.2%입니다.

군 부대가 통폐합하면서 4년째 굳게 닫힌 군부대 철문.
■ 텅 빈 군 시설 주변…"손 쓸 방법 없어요"

떠나간 자리는 더 황량합니다. 4년 전 해체한 강원도 철원의 군 부대의 부지. 철문은 붉게 녹슬었습니다. 철조망 위엔 덩굴이 얼기설기 얽혀있습니다.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은 시설엔 세월의 흔적만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군이 조직 개편을 하면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군 부대 땅, '미활용 군 용지'입니다. 국방부는 올해 8월 기준 미활용 군 용지를 포함해 강원도 내에 군 유휴지가 230만여㎡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축구장 327개 면적입니다. 전국 군 유휴지의 20%로,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넓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되찾고 싶은 건 '활기 '입니다. 4년째 적막만 감돈다고 전한 마을 주민 최영자 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흉물스러워질 수밖에 없다"며 "지자체나 민간인이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가 생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지 구축을 위해 쌓아둔 타이어만이 이곳이 과거 군 부대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 미활용 군 용지 위치와 면적 비공개…답답한 지자체

하지만 떠난 군 부대 자리를 활용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미활용 군 용지'는 군 유휴 부지 가운데서도 활용 계획이 없다고 국방부가 인정한 땅인데도 군사기밀이란 이유로 정확한 위치와 면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자체에선 군 부대가 활용을 하고 있는지 안 하는지도 추정만 할 뿐입니다. 오랫동안 빈 땅이라고 생각해서 국방시설본부에 지도상 땅 주소(지번)을 일일이 물어보면 그제서야 미활용 군 용지 여부만을 알려줄 뿐입니다.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오지리. 군부대 표지판이 방치돼있다.
또, 미활용 군 용지를 넘겨받으려면 구체적인 택지개발이나 산업단지 조성 등 도시 개발 계획을 제출해야 합니다. 위치와 면적을 알지 못하다보니 세부 계획을 세우는 것도 어렵습니다.

임종선 강원특별자치도 접경지역과 발전정책팀장은 "미활용 군 용지는 군사기밀이라 자치단체에서 파악하는 것이 어렵고, 또 파악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자치단체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데까지 굉장한 시일이 소요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나마 기대하는 건 개정된 강원특별법 특례. 미활용 군 용지 현황을 국방부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는 조항을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시행이 내년 6월이나 돼야 합니다. 이마저도 '제공할 수 있다'라는 '임의(선택) 조항'이라 실제 공개가 현실화할지는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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