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되새겨보는 가로수의 가치 “그래도, 살아간다”

입력 2023.12.11 (07:52) 수정 2023.12.1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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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로수는 시민 곁에 가장 가까이 존재하는 숲인데도 자동차 중심 도시계획에 밀려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버스전용차로 공사를 이유로 사라진 제주시 서광로의 가로수들을 다시 생각해보는 전시회가 마련됐습니다.

김가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기톱의 굉음과 함께 나뭇가지가 잘려나가길 몇 차례.

앙상하게 변한 나무는 뿌리째 뽑혀 다른 곳으로 옮겨집니다.

제주시 서광로 3.1㎞ 구간에 버스중앙차로를 만들겠다는 이유로 가로수 130여 그루가 사라졌습니다.

서광로 공사는 시민들의 반발로 중단됐지만 사라진 가로수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사가 멈춘 뒤 그래도 살아가는 식물들을 다룬 세밀화 전시가 마련됐습니다.

가로수 잎은 잎맥까지 자세히 그려놓았고, 솜털과 광택까지 담아낸 풀꽃은 실제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시민 17명이 매달 한 차례씩 돋보기를 들고 서광로의 식생들을 관찰하며 반년 동안 그려낸 작품들입니다.

[한송화/제주시 조천읍 : "거기에 풀들이 자라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생명에 대한 중요함과 함께 이런 아이들이 잘려간 것들이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기도 했어요."]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세밀화는 모두 60여 점.

참여한 시민들은 자동차 중심의 도시계획으로 외면받는 보행과 가로수의 가치를 이번 전시로 재조명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홍영철/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 "근본적으로 현재 상황을 성찰하면서 현재의 도시정책, 교통정책 이런 것들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

시민 곁에 가장 가까이 존재하는 숲인데도 전국 최하위 수준의 식재 비율을 보이는 제주의 가로수.

남은 가로수라도 지킬 힘은 시민의 관심이란 메시지를 남겨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촬영기자:한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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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으로 되새겨보는 가로수의 가치 “그래도, 살아간다”
    • 입력 2023-12-11 07:52:04
    • 수정2023-12-11 10:47:51
    뉴스광장(제주)
[앵커]

가로수는 시민 곁에 가장 가까이 존재하는 숲인데도 자동차 중심 도시계획에 밀려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버스전용차로 공사를 이유로 사라진 제주시 서광로의 가로수들을 다시 생각해보는 전시회가 마련됐습니다.

김가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기톱의 굉음과 함께 나뭇가지가 잘려나가길 몇 차례.

앙상하게 변한 나무는 뿌리째 뽑혀 다른 곳으로 옮겨집니다.

제주시 서광로 3.1㎞ 구간에 버스중앙차로를 만들겠다는 이유로 가로수 130여 그루가 사라졌습니다.

서광로 공사는 시민들의 반발로 중단됐지만 사라진 가로수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사가 멈춘 뒤 그래도 살아가는 식물들을 다룬 세밀화 전시가 마련됐습니다.

가로수 잎은 잎맥까지 자세히 그려놓았고, 솜털과 광택까지 담아낸 풀꽃은 실제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시민 17명이 매달 한 차례씩 돋보기를 들고 서광로의 식생들을 관찰하며 반년 동안 그려낸 작품들입니다.

[한송화/제주시 조천읍 : "거기에 풀들이 자라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생명에 대한 중요함과 함께 이런 아이들이 잘려간 것들이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기도 했어요."]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세밀화는 모두 60여 점.

참여한 시민들은 자동차 중심의 도시계획으로 외면받는 보행과 가로수의 가치를 이번 전시로 재조명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홍영철/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 "근본적으로 현재 상황을 성찰하면서 현재의 도시정책, 교통정책 이런 것들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

시민 곁에 가장 가까이 존재하는 숲인데도 전국 최하위 수준의 식재 비율을 보이는 제주의 가로수.

남은 가로수라도 지킬 힘은 시민의 관심이란 메시지를 남겨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촬영기자:한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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