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새집 찾은 용인 반달곰들…사육 종식까지 2년

입력 2023.12.1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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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지 떠나 섬으로…새집 찾은 곰 4마리

경기도의 민간시설에서 키우던 곰 4마리가 제주도로 이사했습니다.

환경부는 경기도 용인시의 한 전시·관람용 시설에서 사육하던 곰 4마리를 제주 자연생태공원 내 반달가슴곰 생태학습장으로 옮겼다고 오늘(15일) 밝혔습니다.

이사한 곰은 2013년에 태어난 암컷과 수컷 각각 2마리씩입니다.

기존 사육시설에서 곰들을 꺼내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기존 사육시설에서 곰들을 꺼내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

앞서 지난해 1월 정부와 곰 사육 농가들은 2025년까지 곰 사육을 끝내기로 합의했습니다. 그 이후 민간에서 키우던 곰을 보호시설로 옮긴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육지에 살던 곰을 제주로 옮기는 작업은 쉽지 않았습니다. 반달가슴곰은 수컷의 몸무게가 200kg에 이릅니다. 곰은 지능도 높은 편이라 이동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더 심하게 받습니다. 이때문에 곰을 제주까지 옮기는 데 육지에서는 무진동 차량이 동원됐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곰 전문 수의사가 동행하며 곰을 돌봤습니다.

우리에 담겨 무진동 차량에 실리는 곰들우리에 담겨 무진동 차량에 실리는 곰들

새집으로 이사한 곰들, 잘 살 수 있을까요?

박은정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일반 동물원처럼 똑같이 전시·관람된다면 곰들에게 전보다 더 좋은 환경적 변화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야생동물 보호시설이라는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환경부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도 보호시설에 도착한 곰들제주도 보호시설에 도착한 곰들

■ 웅담 채취하려 사육 시작…종식까지 2년 남아

국내 민간시설에서 사육하는 곰은 올 9월 기준으로 약 580여 마리입니다. 절반 가량은 웅담 채취를 위해, 나머지 절반은 전시·관람용입니다.

정부는 1980년대 웅담 판매 등 농가 수입 증대를 목적으로 곰 수입과 사육을 허용했지만, 10여년 전부터 웅담 채취를 위해 사육되는 곰들의 열악한 환경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 1월 곰 사육 농가·동물권 단체들과 함께 '곰 사육 종식협약'을 맺었습니다. 웅담 채취용 곰 사육을 2026년부터 중단하는 것은 물론 남아있는 사육 곰들은 중성화하고, 보호시설 등 보다 좋은 환경으로 옮긴다는 내용입니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전남 구례군과 충남 서천군에 사육 곰 보호시설을 세운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사육 종식까지 2년 밖에 안 남았는데도 보호시설 건립 등을 위한 '야생생물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세창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정부와 곰 사육 농가, 동물단체 모두가 힘을 모아 곰 사육 종식을 위해 한걸음, 두걸음을 나아가고 있다"며, "곰 사육 종식을 위한 야생생물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법사위에서 논의 중이기 때문에 올해 안에 개정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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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서 새집 찾은 용인 반달곰들…사육 종식까지 2년
    • 입력 2023-12-15 15: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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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지 떠나 섬으로…새집 찾은 곰 4마리

경기도의 민간시설에서 키우던 곰 4마리가 제주도로 이사했습니다.

환경부는 경기도 용인시의 한 전시·관람용 시설에서 사육하던 곰 4마리를 제주 자연생태공원 내 반달가슴곰 생태학습장으로 옮겼다고 오늘(15일) 밝혔습니다.

이사한 곰은 2013년에 태어난 암컷과 수컷 각각 2마리씩입니다.

기존 사육시설에서 곰들을 꺼내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
앞서 지난해 1월 정부와 곰 사육 농가들은 2025년까지 곰 사육을 끝내기로 합의했습니다. 그 이후 민간에서 키우던 곰을 보호시설로 옮긴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육지에 살던 곰을 제주로 옮기는 작업은 쉽지 않았습니다. 반달가슴곰은 수컷의 몸무게가 200kg에 이릅니다. 곰은 지능도 높은 편이라 이동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더 심하게 받습니다. 이때문에 곰을 제주까지 옮기는 데 육지에서는 무진동 차량이 동원됐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곰 전문 수의사가 동행하며 곰을 돌봤습니다.

우리에 담겨 무진동 차량에 실리는 곰들
새집으로 이사한 곰들, 잘 살 수 있을까요?

박은정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일반 동물원처럼 똑같이 전시·관람된다면 곰들에게 전보다 더 좋은 환경적 변화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야생동물 보호시설이라는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환경부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도 보호시설에 도착한 곰들
■ 웅담 채취하려 사육 시작…종식까지 2년 남아

국내 민간시설에서 사육하는 곰은 올 9월 기준으로 약 580여 마리입니다. 절반 가량은 웅담 채취를 위해, 나머지 절반은 전시·관람용입니다.

정부는 1980년대 웅담 판매 등 농가 수입 증대를 목적으로 곰 수입과 사육을 허용했지만, 10여년 전부터 웅담 채취를 위해 사육되는 곰들의 열악한 환경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 1월 곰 사육 농가·동물권 단체들과 함께 '곰 사육 종식협약'을 맺었습니다. 웅담 채취용 곰 사육을 2026년부터 중단하는 것은 물론 남아있는 사육 곰들은 중성화하고, 보호시설 등 보다 좋은 환경으로 옮긴다는 내용입니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전남 구례군과 충남 서천군에 사육 곰 보호시설을 세운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사육 종식까지 2년 밖에 안 남았는데도 보호시설 건립 등을 위한 '야생생물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세창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정부와 곰 사육 농가, 동물단체 모두가 힘을 모아 곰 사육 종식을 위해 한걸음, 두걸음을 나아가고 있다"며, "곰 사육 종식을 위한 야생생물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법사위에서 논의 중이기 때문에 올해 안에 개정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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