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체납자 집 가보니…귀금속에 명품 가방 ‘줄줄이’

[앵커]

체납 징수 공무원들이 세금을 낼 능력이 충분한데도, 상습적으로 세내지 않은 고액 체납자의 집을 찾았습니다.

길게는 8년 넘게 세금을 안 내고 버틴 체납자 집에선 현금과 귀금속, 명품 가방 등이 나왔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디요?) 완산구청 세무과에서 왔어요."]

한 시간 넘는 실랑이 끝에 문이 열리고, 전라북도와 시 광역 기동징수반이 고액 체납자 집으로 들어갑니다.

밀린 지방세 1억 7천여만 원을 받기 위해 가택 수색에 나선 겁니다.

[체납자 가족/음성변조 : "남편이니까. 얼굴도 보고 한 번씩 오긴 오죠."]

안방에 들어서자 고가의 장신구와 골드바가 발견되고,

[체납자 가족/음성변조 : "그건 제 물건이에요."]

가방 14점과 귀금속 70여 점, 달러 등이 줄줄이 나옵니다.

[체납자 가족/음성변조 : "우리 집에 구석구석 값진 게 있는지 몰랐네."]

징수반의 방문에 언성을 높이며 반발하거나,

[체납자 가족/음성변조 : "뭐 하는 거예요 지금. (왜 왔는지 아시잖아요.) 아는데, 그 돈을 내가 쓴 거냐고."]

사업이 어려워져 돈 빌릴 곳조차 없다고 해명하지만,

[체납자 가족/음성변조 : "코로나 오면서 정리를 했어요. 사업자만 안 죽이고 있지 전혀 없어요."]

집안 곳곳에선 값비싼 양주와 귀금속, 명품 가방 등이 추징됩니다.

기동징수반은 지난 8일부터 전주와 군산, 익산, 김제와 남원 지역 고액 상습체납자 7명에 대한 현장 징수에 나서 현금 1,400여만 원과 귀금속, 가방 등 동산 129점을 압류했습니다.

경영이 어렵다며 사업체에 부과된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틴 건데, 이처럼 납세 여력이 확인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김상수/전라북도 체납징수팀장 : "국민 누구나 납부하는 세금 체납은 엄연한 불법이고 탈법이기 때문에, 고의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체납자에 대해선 가택 수색 같은 강도 높은 체납 처분을 실시해…."]

지난달 기준 전북의 지방세 체납액은 모두 천 8억여 원.

압류 물품은 공매를 통해 밀린 세금을 충당하는데 쓸 예정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정종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