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복병’은 낙상…수술 후 1년 사망률 39%

입력 2023.12.18 (07:00) 수정 2023.12.18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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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부터 영하권의 강추위가 시작되면서 빙판길 낙상 위험도 커졌습니다.
낙상이 단순한 찰과상에 그치지 않고 골절 등으로 이어지면 노인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최근엔 노인 낙상 위험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0세 넘는 노인이 낙상 등으로 고관절에 골절이 생기면 1년 후 사망률이 39%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에서 100세 노인의 고관절 골절에 대한 수술 결과와 사망률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 100세 시대 '복병'은 낙상…수술 1년 뒤 10명 중 4명 숨져

순천향대병원 등 공동연구팀은 낙상 등으로 고관절 골절을 입은 100세 이상 노인 56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치료 결과를 추적했습니다. 평균 연령은 101.8세로 90일 후 사망률은 19.6%, 6개월 후 사망률은 26.8%, 1년 후 사망률은 39.3%로 조사됐습니다. 수술 후 1년 뒤 10명 중 4명은 숨졌다는 이야깁니다.

또한, 수술 이후 바깥에서 걸을 수 있는 경운 16%(9명)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84%(47명)는 실내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단순 결과만 보면 수술이 위험하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수술하지 않고 방치한 경우 사망률이 이보다 2배 더 높다고 말합니다.

■ 평소 걷는 능력이 '골절 후 사망률' 좌우

이번 연구에서 평소 잘 걷지 못했던 노인의 '고관절 골절 사망률'은 52%인 반면, 걷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노인의 사망률은 29%에 불과했습니다. 노인의 걷기 능력이 양호한 경우 고관절 골절로 인한 사망률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셈입니다. 다른 혼란 변수를 통제한 분석에서도 평소 걷기 능력이 떨어진 노인은 고관절 골절 사망률이 최대 2.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100세 이상, 고관절 골절 발생률 7배↑

연구팀은 최대 인간 수명을 약 115년으로 본다며 100세 이상 노인의 고관절 골절 발생률은 약 4%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약 7배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초고령일수록 근력이 감소하고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워 넘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또 인지기능 저하, 시력 ·청력 감퇴로 주변 환경을 잘 살피지 못해 낙상을 당하기 쉽습니다. 최대 수명에 가까워질수록 낙상 위험도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 "초고령노인, 심장·폐 상대적으로 건강…낙상 예방 관건"

연구팀은 100세 넘게 살았다는 건 심장·폐 등 여러 장기가 다른 사람보다 의학적으로 건강하다는 증거일 수 있다며 초고령자의 경우 '동반 질병'이나 '나이' 그 자체보다 낙상 같은 사고가 수명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고령자 건강 관리와 함께 낙상 같은 사고를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으로, 낙상을 피할 수 있다면 최대 인간 수명에 도달하는 것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 낙상으로 노쇠 앞당겨…꾸준한 '걷기'가 핵심

이번 연구는 10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지만 70대 이상 고령층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더라도 낙상이라는 뜻밖의 사고로 인해 노쇠가 빨라지고 노년기 삶의 질이 뚝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낙상 예방'을 위해선 꾸준한 운동이 중요합니다. 넘어지지 않겠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 감소가 더 심해져 오히려 잘 넘어집니다. 따라서 일주일에 적어도 3회 이상 20분씩 걷는게 좋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의자 등을 잡고 양발을 벌린 채 무릎을 살짝 굽히는 '근력 운동'이나 한쪽 다리를 번갈아드는 '균형 운동'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운동을 할 때는 자칫 낙상을 당할 수 있어 안전을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꼭 받아야 합니다. 또한, 낙상의 상당수가 가정에서 발생 하는 만큼 바닥이 미끄럽지 않도록 화장실 등 물기를 잘 닦아주고 미끄럼 방지 매트 등을 깔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장병웅 순천향대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노인의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체계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며 "특히 고령 여성이라면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받아서 골다공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대한정형외과학회 국제학술지(Clinics in Orthopedic Surgery) 최근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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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부터 영하권의 강추위가 시작되면서 빙판길 낙상 위험도 커졌습니다.
낙상이 단순한 찰과상에 그치지 않고 골절 등으로 이어지면 노인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최근엔 노인 낙상 위험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0세 넘는 노인이 낙상 등으로 고관절에 골절이 생기면 1년 후 사망률이 39%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에서 100세 노인의 고관절 골절에 대한 수술 결과와 사망률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 100세 시대 '복병'은 낙상…수술 1년 뒤 10명 중 4명 숨져

순천향대병원 등 공동연구팀은 낙상 등으로 고관절 골절을 입은 100세 이상 노인 56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치료 결과를 추적했습니다. 평균 연령은 101.8세로 90일 후 사망률은 19.6%, 6개월 후 사망률은 26.8%, 1년 후 사망률은 39.3%로 조사됐습니다. 수술 후 1년 뒤 10명 중 4명은 숨졌다는 이야깁니다.

또한, 수술 이후 바깥에서 걸을 수 있는 경운 16%(9명)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84%(47명)는 실내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단순 결과만 보면 수술이 위험하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수술하지 않고 방치한 경우 사망률이 이보다 2배 더 높다고 말합니다.

■ 평소 걷는 능력이 '골절 후 사망률' 좌우

이번 연구에서 평소 잘 걷지 못했던 노인의 '고관절 골절 사망률'은 52%인 반면, 걷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노인의 사망률은 29%에 불과했습니다. 노인의 걷기 능력이 양호한 경우 고관절 골절로 인한 사망률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셈입니다. 다른 혼란 변수를 통제한 분석에서도 평소 걷기 능력이 떨어진 노인은 고관절 골절 사망률이 최대 2.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100세 이상, 고관절 골절 발생률 7배↑

연구팀은 최대 인간 수명을 약 115년으로 본다며 100세 이상 노인의 고관절 골절 발생률은 약 4%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약 7배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초고령일수록 근력이 감소하고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워 넘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또 인지기능 저하, 시력 ·청력 감퇴로 주변 환경을 잘 살피지 못해 낙상을 당하기 쉽습니다. 최대 수명에 가까워질수록 낙상 위험도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 "초고령노인, 심장·폐 상대적으로 건강…낙상 예방 관건"

연구팀은 100세 넘게 살았다는 건 심장·폐 등 여러 장기가 다른 사람보다 의학적으로 건강하다는 증거일 수 있다며 초고령자의 경우 '동반 질병'이나 '나이' 그 자체보다 낙상 같은 사고가 수명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고령자 건강 관리와 함께 낙상 같은 사고를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으로, 낙상을 피할 수 있다면 최대 인간 수명에 도달하는 것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 낙상으로 노쇠 앞당겨…꾸준한 '걷기'가 핵심

이번 연구는 10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지만 70대 이상 고령층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더라도 낙상이라는 뜻밖의 사고로 인해 노쇠가 빨라지고 노년기 삶의 질이 뚝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낙상 예방'을 위해선 꾸준한 운동이 중요합니다. 넘어지지 않겠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 감소가 더 심해져 오히려 잘 넘어집니다. 따라서 일주일에 적어도 3회 이상 20분씩 걷는게 좋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의자 등을 잡고 양발을 벌린 채 무릎을 살짝 굽히는 '근력 운동'이나 한쪽 다리를 번갈아드는 '균형 운동'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운동을 할 때는 자칫 낙상을 당할 수 있어 안전을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꼭 받아야 합니다. 또한, 낙상의 상당수가 가정에서 발생 하는 만큼 바닥이 미끄럽지 않도록 화장실 등 물기를 잘 닦아주고 미끄럼 방지 매트 등을 깔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장병웅 순천향대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노인의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체계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며 "특히 고령 여성이라면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받아서 골다공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대한정형외과학회 국제학술지(Clinics in Orthopedic Surgery) 최근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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