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수도권 지하철 기본 요금이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올랐습니다. 왕복으로 계산하면 2,800원, 주말을 제외하고 평일 출·퇴근만 해도 한 달에 6만 원 가까운 돈이 나갑니다. 환승 구간이 여러 번이거나, 중간에 버스로 갈아타는 경우엔 지출도 그만큼 커집니다.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의 고충이 커지자, 서울시가 내년부터 전국 최초로 교통카드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를 시범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일정한 요금을 미리 내면, 지하철과 버스, 대여 자전거인 '따릉이'까지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입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이용할 수 있는 건지, 한계는 없는지 하나씩 따져봤습니다.
■ '6만 5천 원·6만 2천 원' 두 종류…41번 이상 타야 이득
가장 궁금한 건 역시 ' 가격'입니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를 6만 2천 원권과 6만 5천 원권 두 종류로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당초 6만 5천 원권만 출시하려 했지만, 대여 자전거인 따릉이를 타지 않는 이용자 수요도 있을 거라고 판단해 6만 2천원권을 추가했습니다. 6만 2천 원권을 구매할 경우, 따릉이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이같은 가격 산정 기준에 대해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서울시민이 대중교통을 한 번 이용할 때 드는 평균 비용은 1,525원"이라며 "한 달 20일 정도를 출·퇴근 기준으로 쓴다는 기준을 잡아, 40회 이용 금액인 6만 원 정도로 정기권 가격을 책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매달 대중교통을 41번 이상 이용해야 실질적으로 이득이라는 건데, 주중 주말 모두 대중교통을 활발히 이용하거나, 서울 내에서 환승을 자주 하는 시민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 내년 1월 27일 출시…"코레일도 이용 가능"
새해 첫날부터 바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서울시는 당초 출시를 예고했던 내년 1월 1일보다 약 3주 이상 늦춰진 1월 27일에 기후동행카드를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열차에 기후동행카드를 호환하려면 새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 시스템이 아직 덜 갖춰져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서울시 설명입니다.
윤 도시교통실장은 "서울 내 지하철역이 407개 정도 있는데 코레일 구간이 20%를 차지한다"며 "이 구간만 한 달 정도 늦게 시작하면 시민 혼란과 불편이 예상돼 1월 27일로 출시일을 잡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당초 5월 말 예정됐던 시범 사업 기간도 6월까지 연장됩니다.
기후동행카드는 시행 닷새 전인 1월 23일부터 서울 지하철 1~8호선 고객안전실이나 역사 인근 편의점에서 실물 카드 비용 3천 원을 내고 살 수 있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는 모바일로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교통카드 기능이 갖춰지지 않은 아이폰 이용자는 실물 카드를 사용해야 합니다.
■ '서울' 노선만 포함…김골라·김포·인천은 4월부터
경기도민이나 인천시민은 아직 안 사는 게 낫습니다.
서울 지하철 노선의 상당 구간은 경기도와 인천 등으로 연결됩니다. 하지만 서울 외 수도권 시민이 기후동행카드를 출·퇴근용으로 샀다간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기후동행카드의 서비스 범위는 '서울지역' 내 지하철과 버스로만 제한돼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서울역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해 공항철도에 탔다면 열차 탑승까진 문제가 없지만, 종점역인 계양역에서 이 카드를 찍고 나오는 건 불가능합니다. 계양역의 행정구역은 인천이라,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지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울과 요금체계가 다른 신분당선은 애초부터 참여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수도권 시민의 수요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김포·인천시는 지난달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기후동행카드에 동참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포 골드라인과 인천, 김포 광역버스 일부 노선도 향후 서비스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시는 4월쯤이면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이 경우 가격대는 10만 원~12만 원 정도로 두 배 가까이 높아집니다.
경기도 내 다른 지자체의 동참 가능성도 열려있습니다. 윤 도시교통실장은 "김포, 인천 외 타 자치단체에서도 문의가 오고 있고, 참여 여부를 타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내년 7월, 경기도가 자체 대중교통 정기권인 '더경기패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수도권 시민의 경우 구매 시점에 양 정기권의 서비스 지역과 가격을 잘 따져보고 구매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그래픽 : 김홍식)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월 6만 5천 원’ 서울시 교통카드…나한테 이득일까?
-
- 입력 2023-12-19 14:56:55
지난 10월 수도권 지하철 기본 요금이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올랐습니다. 왕복으로 계산하면 2,800원, 주말을 제외하고 평일 출·퇴근만 해도 한 달에 6만 원 가까운 돈이 나갑니다. 환승 구간이 여러 번이거나, 중간에 버스로 갈아타는 경우엔 지출도 그만큼 커집니다.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의 고충이 커지자, 서울시가 내년부터 전국 최초로 교통카드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를 시범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일정한 요금을 미리 내면, 지하철과 버스, 대여 자전거인 '따릉이'까지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입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이용할 수 있는 건지, 한계는 없는지 하나씩 따져봤습니다.
■ '6만 5천 원·6만 2천 원' 두 종류…41번 이상 타야 이득
가장 궁금한 건 역시 ' 가격'입니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를 6만 2천 원권과 6만 5천 원권 두 종류로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당초 6만 5천 원권만 출시하려 했지만, 대여 자전거인 따릉이를 타지 않는 이용자 수요도 있을 거라고 판단해 6만 2천원권을 추가했습니다. 6만 2천 원권을 구매할 경우, 따릉이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이같은 가격 산정 기준에 대해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서울시민이 대중교통을 한 번 이용할 때 드는 평균 비용은 1,525원"이라며 "한 달 20일 정도를 출·퇴근 기준으로 쓴다는 기준을 잡아, 40회 이용 금액인 6만 원 정도로 정기권 가격을 책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매달 대중교통을 41번 이상 이용해야 실질적으로 이득이라는 건데, 주중 주말 모두 대중교통을 활발히 이용하거나, 서울 내에서 환승을 자주 하는 시민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 내년 1월 27일 출시…"코레일도 이용 가능"
새해 첫날부터 바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서울시는 당초 출시를 예고했던 내년 1월 1일보다 약 3주 이상 늦춰진 1월 27일에 기후동행카드를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열차에 기후동행카드를 호환하려면 새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 시스템이 아직 덜 갖춰져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서울시 설명입니다.
윤 도시교통실장은 "서울 내 지하철역이 407개 정도 있는데 코레일 구간이 20%를 차지한다"며 "이 구간만 한 달 정도 늦게 시작하면 시민 혼란과 불편이 예상돼 1월 27일로 출시일을 잡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당초 5월 말 예정됐던 시범 사업 기간도 6월까지 연장됩니다.
기후동행카드는 시행 닷새 전인 1월 23일부터 서울 지하철 1~8호선 고객안전실이나 역사 인근 편의점에서 실물 카드 비용 3천 원을 내고 살 수 있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는 모바일로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교통카드 기능이 갖춰지지 않은 아이폰 이용자는 실물 카드를 사용해야 합니다.
■ '서울' 노선만 포함…김골라·김포·인천은 4월부터
경기도민이나 인천시민은 아직 안 사는 게 낫습니다.
서울 지하철 노선의 상당 구간은 경기도와 인천 등으로 연결됩니다. 하지만 서울 외 수도권 시민이 기후동행카드를 출·퇴근용으로 샀다간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기후동행카드의 서비스 범위는 '서울지역' 내 지하철과 버스로만 제한돼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서울역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해 공항철도에 탔다면 열차 탑승까진 문제가 없지만, 종점역인 계양역에서 이 카드를 찍고 나오는 건 불가능합니다. 계양역의 행정구역은 인천이라,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지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울과 요금체계가 다른 신분당선은 애초부터 참여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수도권 시민의 수요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김포·인천시는 지난달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기후동행카드에 동참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포 골드라인과 인천, 김포 광역버스 일부 노선도 향후 서비스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시는 4월쯤이면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이 경우 가격대는 10만 원~12만 원 정도로 두 배 가까이 높아집니다.
경기도 내 다른 지자체의 동참 가능성도 열려있습니다. 윤 도시교통실장은 "김포, 인천 외 타 자치단체에서도 문의가 오고 있고, 참여 여부를 타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내년 7월, 경기도가 자체 대중교통 정기권인 '더경기패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수도권 시민의 경우 구매 시점에 양 정기권의 서비스 지역과 가격을 잘 따져보고 구매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그래픽 : 김홍식)
-
-
이유민 기자 reason@kbs.co.kr
이유민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