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목공예와 옻칠의 변주 50년…목칠공예가 유상목

입력 2023.12.19 (19:57) 수정 2023.12.1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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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에 새긴 통영바다가 옻칠을 만나 회화로 거듭납니다.

[유상목/목칠공예가 : "하다 보면 또 정밀하게 정밀하게 하나에 만족하지 않고 자꾸 또 새로운 것을 하고 싶고 사실 하다 보면 끝이 없어요."]

전통이라는 튼튼한 대들보에 새로움의 기둥을 세우는 유상목 작가는 평생 목칠공예를 지킨 숨은 장인입니다.

통영시 북신동의 한 공예 공방.

정성껏 깎고 다듬은 나무에 옻칠을 더한 이색 작품들은 국전 초대작가로 실력을 인정받은 유상목 작가의 손끝에서 나왔습니다.

[유상목/목칠공예가 : "고기를 넣고 파도를 상징해서 아침바다로... (이 작품은) 은행나무를 가지고 소매물도를 축소하게 된 겁니다. 바위하고 이 부분은 다 옻칠입니다."]

나뭇결로 표현한 푸른 바다에 직접 깎은 어선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2미터 대형 작품, 나무와 칠기의 은은한 광택이 조화로운 전통 연, 신명의 탈춤 통영오광대를 해학적으로 그린 벽걸이... 통영의 풍경과 문화가 작품이 됐습니다.

[유상목/목칠공예가 : "이건 은행나무로 함을 짜서 옻칠을 해서 그 옻칠 위에 약간의 자개와 우리 통영의 오광대를, 탈춤 추는 것을 표현했습니다."]

나전칠기공방 칠부에서 옻칠을 배우기 시작한 게 16살.

남과 다른 걸 하기 위해 나전 대신 목조각에 뛰어든 그는 1973년부터 목공예와 옻칠을 접목해 목칠공예 한길을 걸어왔습니다.

완성한 작품도 마음에 들 때까지 보완하는 고집이 그를 장인으로 만들었는데요.

대장간에서 맞춘 그만의 연장이 50년 이력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유상목/목칠공예가 : "시간도 많이 걸리고 또 정밀성도 요하고. 크기에 따라서 이건 넓은 쪽에 쓰고 이건 보면 좁은 쪽에 쓰고 오랫동안 숙련기간이 돼야 돼. 이게 손끝으로 이 감각으로 딱 때리면 일어나게 되어 있어요."]

천년에도 뒤틀림 없는 은행나무가 방습방충에 탁월한 옻칠을 만나면 작품의 생명력은 무한대가 되는데요.

목공예에 칼라 옻칠을 더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부조 회화, 그만의 반입체 회화가 나왔습니다.

강원도산 굴피나무 껍질로 토종 적송을 그려내는가 하면, 소나무에 민화 속 까치호랑이를 그려 공예와 회화의 경계를 허문 작품들은 독특한 형태와 색감을 자랑합니다.

은행나무를 깎아 만든 병풍엔 계절화를 양각해 옻칠로 멋을 살렸습니다.

[유상목/목칠공예가 : "바탕에 터치를 넣어서 또 위에 옻칠을 해서 이제 부분별로 색깔을... 매화, 목련, 연꽃, 국화. 나무를 다루는 자체가 힘들어요. 옻칠로 또 마무리해야 되고 이렇기 때문에."]

실생활에 쓸 수 있게 실용성까지 더한 도깨비함과 옻칠함, 전통 떡살문양과 회화로 입체감을 살린 장식장은 장인의 실험정신이 만든 세상에 하나뿐인 가구입니다.

[유상목/목칠공예가 : "다용도로 쓸 수 있어야 되기 때문에 나무를 만져서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이 자체가 좋은 겁니다. 똑같은 것 2개를 안 만듭니다. 하나 만들면 끝이에요."]

반세기 넘도록 목칠을 지킨 장인은 다시 현대공예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유상목/목칠공예가 : "창의적이고 책에 없는 것. 평생을 해도 작업이 끝이 없어요. 우리가 지금 현재 마지막 주자들인데 이걸 버릴 수도 없는 거고 죽는 날 그날까지는 작업은 계속 해야죠."]

세상에 없는 작품으로 공예의 내일을 준비하는 투혼이 나무를 만난 옻칠처럼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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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人] 목공예와 옻칠의 변주 50년…목칠공예가 유상목
    • 입력 2023-12-19 19:57:03
    • 수정2023-12-19 20:11:27
    뉴스7(창원)
은행나무에 새긴 통영바다가 옻칠을 만나 회화로 거듭납니다.

[유상목/목칠공예가 : "하다 보면 또 정밀하게 정밀하게 하나에 만족하지 않고 자꾸 또 새로운 것을 하고 싶고 사실 하다 보면 끝이 없어요."]

전통이라는 튼튼한 대들보에 새로움의 기둥을 세우는 유상목 작가는 평생 목칠공예를 지킨 숨은 장인입니다.

통영시 북신동의 한 공예 공방.

정성껏 깎고 다듬은 나무에 옻칠을 더한 이색 작품들은 국전 초대작가로 실력을 인정받은 유상목 작가의 손끝에서 나왔습니다.

[유상목/목칠공예가 : "고기를 넣고 파도를 상징해서 아침바다로... (이 작품은) 은행나무를 가지고 소매물도를 축소하게 된 겁니다. 바위하고 이 부분은 다 옻칠입니다."]

나뭇결로 표현한 푸른 바다에 직접 깎은 어선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2미터 대형 작품, 나무와 칠기의 은은한 광택이 조화로운 전통 연, 신명의 탈춤 통영오광대를 해학적으로 그린 벽걸이... 통영의 풍경과 문화가 작품이 됐습니다.

[유상목/목칠공예가 : "이건 은행나무로 함을 짜서 옻칠을 해서 그 옻칠 위에 약간의 자개와 우리 통영의 오광대를, 탈춤 추는 것을 표현했습니다."]

나전칠기공방 칠부에서 옻칠을 배우기 시작한 게 16살.

남과 다른 걸 하기 위해 나전 대신 목조각에 뛰어든 그는 1973년부터 목공예와 옻칠을 접목해 목칠공예 한길을 걸어왔습니다.

완성한 작품도 마음에 들 때까지 보완하는 고집이 그를 장인으로 만들었는데요.

대장간에서 맞춘 그만의 연장이 50년 이력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유상목/목칠공예가 : "시간도 많이 걸리고 또 정밀성도 요하고. 크기에 따라서 이건 넓은 쪽에 쓰고 이건 보면 좁은 쪽에 쓰고 오랫동안 숙련기간이 돼야 돼. 이게 손끝으로 이 감각으로 딱 때리면 일어나게 되어 있어요."]

천년에도 뒤틀림 없는 은행나무가 방습방충에 탁월한 옻칠을 만나면 작품의 생명력은 무한대가 되는데요.

목공예에 칼라 옻칠을 더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부조 회화, 그만의 반입체 회화가 나왔습니다.

강원도산 굴피나무 껍질로 토종 적송을 그려내는가 하면, 소나무에 민화 속 까치호랑이를 그려 공예와 회화의 경계를 허문 작품들은 독특한 형태와 색감을 자랑합니다.

은행나무를 깎아 만든 병풍엔 계절화를 양각해 옻칠로 멋을 살렸습니다.

[유상목/목칠공예가 : "바탕에 터치를 넣어서 또 위에 옻칠을 해서 이제 부분별로 색깔을... 매화, 목련, 연꽃, 국화. 나무를 다루는 자체가 힘들어요. 옻칠로 또 마무리해야 되고 이렇기 때문에."]

실생활에 쓸 수 있게 실용성까지 더한 도깨비함과 옻칠함, 전통 떡살문양과 회화로 입체감을 살린 장식장은 장인의 실험정신이 만든 세상에 하나뿐인 가구입니다.

[유상목/목칠공예가 : "다용도로 쓸 수 있어야 되기 때문에 나무를 만져서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이 자체가 좋은 겁니다. 똑같은 것 2개를 안 만듭니다. 하나 만들면 끝이에요."]

반세기 넘도록 목칠을 지킨 장인은 다시 현대공예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유상목/목칠공예가 : "창의적이고 책에 없는 것. 평생을 해도 작업이 끝이 없어요. 우리가 지금 현재 마지막 주자들인데 이걸 버릴 수도 없는 거고 죽는 날 그날까지는 작업은 계속 해야죠."]

세상에 없는 작품으로 공예의 내일을 준비하는 투혼이 나무를 만난 옻칠처럼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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