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의대 정원’ 등 논의…“지역의사제, 사회적 협의 필요”

입력 2023.12.20 (17:20) 수정 2023.12.2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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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의료 현안을 협의하고 있는 정부와 의료계가 오늘(20일) 의료 전달 체계 구축과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오늘(20일) 서울 중구의 한 한식당에서 제22차 의료현안협의체를 열었습니다.

먼저 양측은 비공개 회의를 시작하면서 오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지역의사제법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한숙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세부적인 사회적 협의나 논의가 필요한데 그런 부분이 없어서 아쉽다"며 "의대 정원 확대에 집중한 뒤에 (지역의사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정성 의협 총무이사는 "지역의사제는 순기능도 분명히 있지만 역기능도 있다"며 "국민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의대 정원 확대 추진과 관련해, 양측이 추계하는 적정 의사 수를 밝히고 논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과장은 "테이블에 올리긴 해야 한다"고 답했고, 서 이사는 "필수 지역 의료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하다 싶으면 논의하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양측은 오늘 의료 전달 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하면서, 환자가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지역 내에서 의료를 이용하게 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갈 경우 불이익을 주는 방안, 병상 관리 등에 대한 공동 노력 방안 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앞선 모두 발언에서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필수 의료에 공정한 보상이 돌아가도록 하는 수가 체계 개선 문제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고, 의료 사고에 대해서도 의료분쟁제도개선협의체를 통한 법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와 같이 협의체 논의가 실질적 결과물로 이어져서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의 위기 극복 열쇠가 되도록 지속해서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정책관은 "또 하나의 열쇠이자 필수 의료 해법의 필요조건인 의대 정원 문제 논의도 계속하고 있다"며 "의견 일치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논의가 건설적 대안 마련에 기여할 거라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한의협은 의사 인력 증원과 같은 정책을 어떻게 여론에 기대느냐고 하는데, 그렇다면 국민 뜻에 따르지 않고 무엇에 따른다는 건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장에서 적은 인력으로 진료와 당직을 버텨내는 병원의 필수과 의사들도 그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뒤이어 양동호 의협 협상단장은 "9개 대학병원이 수도권에 11개 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의대 증원을 검토하기 전에 대학병원이 분원을 설립할 자금으로 필수 의료 인력을 더 채용하고 충분한 보상을 하는 게 먼저"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철저한 의학적 판단에 의해 발급돼야 할 요양 급여 의뢰서가 단순히 상급 병원으로 가기 위한 통행권이 되고, 1차 의료기관은 대형 병원 진료를 위해 거쳐야 할 의뢰서 발급 기관으로 전락했다"며 "정책 실패로 인한 필수지역 의료 붕괴를 의대 정원으로 전환하는 건 너무나도 무책임하고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양 단장은 이어 "조규홍 복지부 장관께서 우리나라 의료 접근도에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시니, 의협에서 OECD 통계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검토해보자고 제안했으나 복지부가 싫다고 했다"면서 "모든 통계 수치를 원하는 정책 방향에 억지로 끼워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노인 급증으로 지난해 노인 진료비가 44조 원을 돌파하는 등 젊은 층의 부양 부담이 이미 심각하다며,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이 필수 의료 종사자 증가보다는 국민 의료비 급증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의협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추진에 반발하며 협회원들을 대상으로 총파업 여부 투표를 벌인 한편, 지난 17일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책을 원점에서부터 논의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양측은 오는 27일 제23차 협의체를 열고 의사 인력 확충 정책 추진 방향과 의사 면허 관리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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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0 17:20:25
    • 수정2023-12-20 19:07:24
    사회
매주 의료 현안을 협의하고 있는 정부와 의료계가 오늘(20일) 의료 전달 체계 구축과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오늘(20일) 서울 중구의 한 한식당에서 제22차 의료현안협의체를 열었습니다.

먼저 양측은 비공개 회의를 시작하면서 오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지역의사제법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한숙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세부적인 사회적 협의나 논의가 필요한데 그런 부분이 없어서 아쉽다"며 "의대 정원 확대에 집중한 뒤에 (지역의사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정성 의협 총무이사는 "지역의사제는 순기능도 분명히 있지만 역기능도 있다"며 "국민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의대 정원 확대 추진과 관련해, 양측이 추계하는 적정 의사 수를 밝히고 논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과장은 "테이블에 올리긴 해야 한다"고 답했고, 서 이사는 "필수 지역 의료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하다 싶으면 논의하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양측은 오늘 의료 전달 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하면서, 환자가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지역 내에서 의료를 이용하게 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갈 경우 불이익을 주는 방안, 병상 관리 등에 대한 공동 노력 방안 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앞선 모두 발언에서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필수 의료에 공정한 보상이 돌아가도록 하는 수가 체계 개선 문제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고, 의료 사고에 대해서도 의료분쟁제도개선협의체를 통한 법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와 같이 협의체 논의가 실질적 결과물로 이어져서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의 위기 극복 열쇠가 되도록 지속해서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정책관은 "또 하나의 열쇠이자 필수 의료 해법의 필요조건인 의대 정원 문제 논의도 계속하고 있다"며 "의견 일치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논의가 건설적 대안 마련에 기여할 거라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한의협은 의사 인력 증원과 같은 정책을 어떻게 여론에 기대느냐고 하는데, 그렇다면 국민 뜻에 따르지 않고 무엇에 따른다는 건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장에서 적은 인력으로 진료와 당직을 버텨내는 병원의 필수과 의사들도 그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뒤이어 양동호 의협 협상단장은 "9개 대학병원이 수도권에 11개 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의대 증원을 검토하기 전에 대학병원이 분원을 설립할 자금으로 필수 의료 인력을 더 채용하고 충분한 보상을 하는 게 먼저"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철저한 의학적 판단에 의해 발급돼야 할 요양 급여 의뢰서가 단순히 상급 병원으로 가기 위한 통행권이 되고, 1차 의료기관은 대형 병원 진료를 위해 거쳐야 할 의뢰서 발급 기관으로 전락했다"며 "정책 실패로 인한 필수지역 의료 붕괴를 의대 정원으로 전환하는 건 너무나도 무책임하고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양 단장은 이어 "조규홍 복지부 장관께서 우리나라 의료 접근도에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시니, 의협에서 OECD 통계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검토해보자고 제안했으나 복지부가 싫다고 했다"면서 "모든 통계 수치를 원하는 정책 방향에 억지로 끼워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노인 급증으로 지난해 노인 진료비가 44조 원을 돌파하는 등 젊은 층의 부양 부담이 이미 심각하다며,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이 필수 의료 종사자 증가보다는 국민 의료비 급증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의협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추진에 반발하며 협회원들을 대상으로 총파업 여부 투표를 벌인 한편, 지난 17일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책을 원점에서부터 논의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양측은 오는 27일 제23차 협의체를 열고 의사 인력 확충 정책 추진 방향과 의사 면허 관리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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