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에 ‘진심’인 미군의 산타 추적기…올해는 서울도 들른다고? [특파원 리포트]

입력 2023.12.2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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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영공을 방어하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노라드). 미국으로 날아오는 미사일 등 위협으로부터 북미 지역을 보호하는 임무를 띤 캐나다와의 공동 방위조직입니다. 지난 2월 중국의 정찰풍선 발사를 탐지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궤도를 추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4일 성탄 전날,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엔 또 하나의 중요한 임무가 생깁니다. 산타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어린이들을 위해 북극에서 날아오는 산타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겁니다.

지난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실시한 산타 위치 추적 라이브 방송지난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실시한 산타 위치 추적 라이브 방송

22일 성탄 전 마지막 공식 브리핑에서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 역시 올해의 산타 추적을 진지하게 홍보했습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에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전 세계를 여행하는 산타를 추적하는 특별한 임무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전 세계 어린이와 가족들은 24일 오전 6시부터 산타의 위치를 1-877-HI-NORAD번으로 실시간 전화 문의할 수 있습니다. NORAD가 산타를 추적하는 웹사이트와 페이스북, X,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도 산타의 여정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 22일 미국 국방부 정례 브리핑)

■ 산타 찾는 어린이 전화로 시작된 추적…68년째 '미군은 산타에 진심'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노라드)의 산타 추적은 벌써 70년이 다 돼가는 전통입니다. 1955년, 미국 콜로라도의 한 백화점이 '산타에게 전화를 걸어보세요'라는 광고를 냈습니다. 그런데 이 번호는 틀린 번호였습니다. 노라드의 전신인 대륙대공방위사령부의 전화번호가 잘못 찍힌 거였죠.

어린이들의 전화가 군으로 빗발쳤습니다. 동심을 깨고 싶지 않았던 당시 담당자 해리 슈프 대령은 더 많은 어린이가 전화를 걸어올 수 있으니 여기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직원들에게 산타가 북극에서 남하하는 징후가 있는지 레이더를 확인해보라고 지시했다'고 재치있게 응대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산타 추적' 전통은 올해로 68년째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린이는 물론 지금은 어른들에게도 인기입니다. 지난해 노라드의 '산타 추적' 공식 웹페이지의 방문자 수가 960만 건이나 될 정도였으니까요.

지난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실시한 산타 위치 추적 라이브 방송지난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실시한 산타 위치 추적 라이브 방송

엘리자베스 마티아스 미국 북부사령부 공보관은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1년 내내 두 명이 '산타 추적'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70여 곳의 관계 기관과 협조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웹서비스 등이 여기 포함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매년 12월 24일에는 천2백 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콜센터 운영과 전 세계에서 걸려오는 전화에 응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콜센터가 가동되고 웹사이트가 열리는 12월 24일이 바로 산타가 이륙하는 날이에요. 산타가 노라드에 비행 계획을 제출하진 않아요. 우린 산타가 북극에서 이륙할 때 루돌프의 빨간 코를 감지할 수 있는 우주 기반 시스템인 인공위성으로 업무를 시작해요. 그런 다음 전 세계 레이더 시스템과 위성을 통해 루돌프가 어디 있는지 파악하는 거죠. 산타가 마침내 북미 대륙에 가까워지면 노라드의 전투기를 이용해 산타가 미 대륙에 도착하는지를 실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마티아스 미 북부사령부 공보관(대령), 22일 타임지 인터뷰)

지난해 미국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가 운영한 ‘산타 추적’ 콜센터 (사진=미군)지난해 미국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가 운영한 ‘산타 추적’ 콜센터 (사진=미군)

■ '동심 안 깰래' 군 고위급 혼신(?)의 연기…"올해부터 한국 가는 산타도 추적"

산타가 이륙을 시작하는 24일이 되면 노라드 최고위급이 어린이 방송 등에 출연해 산타의 추적을 어린이들에게 설명합니다.

22일 NBC방송의 어린이 뉴스프로그램에 출연한 블레이즈 프라울리 노라드 부사령관(중장)은 '산타를 어떻게 추적하나요?'라는 앵커의 질문에 "여러 전투기가 출격한다. 요즘은 캐나다의 CFA팀, 미국의 F-15, F-16, F-20 등이다. 출격하면 산타가 우리에게 친근하게 손을 흔들어주거나 날개 쪽을 흔들어주기도 한다. 정말 신나는 임무"라고 답변했습니다. 늘 심각한 모습만 보이는 군 최고위급 인사들이 군복을 차려입고 진지한 얼굴로 사뭇 뻔뻔하게 아이들을 위한 '하얀 거짓말' 연기를 하는 모습이 일품입니다.

마티아스 북부사령부 공보관은 '산타 추적' 전통의 의의에 대해 "매년 이맘때 명절 전통을 통해 시간을 내서 하나로 모이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함께 기억하고 소중히 여기는 전통은 늘 조금씩 놀라움을 선사한다. 우리는 모두 명절 전통을 통해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22일, 미국 NBC ‘어린이 나이틀리 뉴스’에 출연해 산타 추적 경로를 설명 중인 블레이즈 프라울리 중장 (사진=미국 NBC)22일, 미국 NBC ‘어린이 나이틀리 뉴스’에 출연해 산타 추적 경로를 설명 중인 블레이즈 프라울리 중장 (사진=미국 NBC)

그간 영어와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일본어로 진행되던 '산타 추적' 프로그램에 올해부터는 한국어 서비스도 추가됩니다. 한국 하늘을 나는 산타의 모습도 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노라드의 케빈 마이너 대령은 "매년 새 언어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어를 추가했고 서울에 산타 추적기를 설치해 산타가 서울에 있는 동안 그가 무엇을 하는지를 어린이들이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산타 추적 공식 홈페이지
미국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산타 추적 공식 홈페이지미국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산타 추적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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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타에 ‘진심’인 미군의 산타 추적기…올해는 서울도 들른다고? [특파원 리포트]
    • 입력 2023-12-23 11: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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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영공을 방어하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노라드). 미국으로 날아오는 미사일 등 위협으로부터 북미 지역을 보호하는 임무를 띤 캐나다와의 공동 방위조직입니다. 지난 2월 중국의 정찰풍선 발사를 탐지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궤도를 추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4일 성탄 전날,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엔 또 하나의 중요한 임무가 생깁니다. 산타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어린이들을 위해 북극에서 날아오는 산타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겁니다.

지난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실시한 산타 위치 추적 라이브 방송
22일 성탄 전 마지막 공식 브리핑에서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 역시 올해의 산타 추적을 진지하게 홍보했습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에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전 세계를 여행하는 산타를 추적하는 특별한 임무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전 세계 어린이와 가족들은 24일 오전 6시부터 산타의 위치를 1-877-HI-NORAD번으로 실시간 전화 문의할 수 있습니다. NORAD가 산타를 추적하는 웹사이트와 페이스북, X,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도 산타의 여정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 22일 미국 국방부 정례 브리핑)

■ 산타 찾는 어린이 전화로 시작된 추적…68년째 '미군은 산타에 진심'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노라드)의 산타 추적은 벌써 70년이 다 돼가는 전통입니다. 1955년, 미국 콜로라도의 한 백화점이 '산타에게 전화를 걸어보세요'라는 광고를 냈습니다. 그런데 이 번호는 틀린 번호였습니다. 노라드의 전신인 대륙대공방위사령부의 전화번호가 잘못 찍힌 거였죠.

어린이들의 전화가 군으로 빗발쳤습니다. 동심을 깨고 싶지 않았던 당시 담당자 해리 슈프 대령은 더 많은 어린이가 전화를 걸어올 수 있으니 여기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직원들에게 산타가 북극에서 남하하는 징후가 있는지 레이더를 확인해보라고 지시했다'고 재치있게 응대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산타 추적' 전통은 올해로 68년째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린이는 물론 지금은 어른들에게도 인기입니다. 지난해 노라드의 '산타 추적' 공식 웹페이지의 방문자 수가 960만 건이나 될 정도였으니까요.

지난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실시한 산타 위치 추적 라이브 방송
엘리자베스 마티아스 미국 북부사령부 공보관은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1년 내내 두 명이 '산타 추적'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70여 곳의 관계 기관과 협조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웹서비스 등이 여기 포함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매년 12월 24일에는 천2백 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콜센터 운영과 전 세계에서 걸려오는 전화에 응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콜센터가 가동되고 웹사이트가 열리는 12월 24일이 바로 산타가 이륙하는 날이에요. 산타가 노라드에 비행 계획을 제출하진 않아요. 우린 산타가 북극에서 이륙할 때 루돌프의 빨간 코를 감지할 수 있는 우주 기반 시스템인 인공위성으로 업무를 시작해요. 그런 다음 전 세계 레이더 시스템과 위성을 통해 루돌프가 어디 있는지 파악하는 거죠. 산타가 마침내 북미 대륙에 가까워지면 노라드의 전투기를 이용해 산타가 미 대륙에 도착하는지를 실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마티아스 미 북부사령부 공보관(대령), 22일 타임지 인터뷰)

지난해 미국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가 운영한 ‘산타 추적’ 콜센터 (사진=미군)
■ '동심 안 깰래' 군 고위급 혼신(?)의 연기…"올해부터 한국 가는 산타도 추적"

산타가 이륙을 시작하는 24일이 되면 노라드 최고위급이 어린이 방송 등에 출연해 산타의 추적을 어린이들에게 설명합니다.

22일 NBC방송의 어린이 뉴스프로그램에 출연한 블레이즈 프라울리 노라드 부사령관(중장)은 '산타를 어떻게 추적하나요?'라는 앵커의 질문에 "여러 전투기가 출격한다. 요즘은 캐나다의 CFA팀, 미국의 F-15, F-16, F-20 등이다. 출격하면 산타가 우리에게 친근하게 손을 흔들어주거나 날개 쪽을 흔들어주기도 한다. 정말 신나는 임무"라고 답변했습니다. 늘 심각한 모습만 보이는 군 최고위급 인사들이 군복을 차려입고 진지한 얼굴로 사뭇 뻔뻔하게 아이들을 위한 '하얀 거짓말' 연기를 하는 모습이 일품입니다.

마티아스 북부사령부 공보관은 '산타 추적' 전통의 의의에 대해 "매년 이맘때 명절 전통을 통해 시간을 내서 하나로 모이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함께 기억하고 소중히 여기는 전통은 늘 조금씩 놀라움을 선사한다. 우리는 모두 명절 전통을 통해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22일, 미국 NBC ‘어린이 나이틀리 뉴스’에 출연해 산타 추적 경로를 설명 중인 블레이즈 프라울리 중장 (사진=미국 NBC)
그간 영어와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일본어로 진행되던 '산타 추적' 프로그램에 올해부터는 한국어 서비스도 추가됩니다. 한국 하늘을 나는 산타의 모습도 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노라드의 케빈 마이너 대령은 "매년 새 언어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어를 추가했고 서울에 산타 추적기를 설치해 산타가 서울에 있는 동안 그가 무엇을 하는지를 어린이들이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산타 추적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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