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K] 제주가 채워야 할 공백은 무엇?

입력 2023.12.26 (19:22) 수정 2023.12.2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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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제주총국이 마련해 지난주 방송한 특집 다큐, '공백: 제주가 채워야 할'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번 특집을 제작한 취재기자와 못다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나종훈 기자 나왔습니다.

먼저 제목을 공백으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네, 먼저 공백이라는 단어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요.

비슷한 의미이긴 하지만 여러 뜻이 나옵니다.

공백은 글자 그대로 아무것도 없이 비어 있는 상태를 일컫는 단어이기도 하고요.

또, 특정한 활동이나 업적이 없이 비어 있다는 뜻도 있는데요.

사실, 이번 특집의 주제가 크게 2가지였습니다.

말 그대로 공백 위기에 놓인 제주 의료의 현실을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또 하나는 한때 의료혁신단지로 추진하다 표류하고 있는 제주헬스케어타운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요.

고민하다가 공백이라는 단어가 이 두 가지 주제를 모두 담을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해서 공백이라고 지었습니다.

다시 요약하자면 제주가 채워야 할 의료 인프라, 제주헬스케어타운에 채워야 할 의료라는 기능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방금 이번 특집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주제로 제주 의료와 헬스케어타운을 꼽으셨어요.

이러한 주제를 선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이번 특집을 준비하면서 도민들께서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무엇일까 고민을 해봤는데요.

열악한 제주의 의료인프라는 도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이겠다 싶더라고요.

무엇보다 올해 제주대학교병원이 상급종합병원에 도전하는 여정에 들어갔었고요,

이 과정의 연속선상에서 도내 필수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한 도민 원탁회의도 열리고 있어서 의료라는 주제가 도민의 관심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단순 '의료'라는 주제로만 한정하기에는 KBS 제주가 그동안 여러차례 기획뉴스를 통해 제주 의료의 현실과 대안을 보도해 드리기도 했고요.

사실, 열악한 의료 인프라 현실은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이 똑같은 상황이어서 새로운 접근을 해보고 싶었고요.

그래서 또 다른 주제로 선택한 게 헬스케어타운이었습니다.

이 헬스케어타운은 현재 영리병원이라는 도민적 반발을 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공간인데요.

올해 영리병원 관련 소송이 정리되면서 헬스케어타운이 앞으로 어떤 곳으로 새롭게 시작할지 관심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 제주에는 필요하지만 아직 갖추지 못한, 새로운 역할을 이 곳 헬스케어타운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의료와 헬스케어타운을 연계해서 특집을 제작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본론으로 들어가서 제주 의료의 현실 어떻던가요?

[기자]

제가 이번에 취재하면서 놀란 부분은 제주에서 원정진료를 떠나는 환자들이 너무나 많았다는 겁니다.

지난해 기준 원정 진료를 떠난 제주도민이 14만 명에 달했는데요.

[앵커]

만 4천 명이 아니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금 보시는 CG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그래프로 나타낸 건데요.

저도 처음에 믿지를 못해서 건강보험공단에 몇번이고 확인을 했습니다.

이 14만명은 제주에 주소를 둔 사람이 다른 지역 병원을 이용한 사례인데요.

물론 이 가운데는 진짜 제주에서 치료나 진단을 할 수 없어 다른지역 병원으로 가시는 분들도 있고, 주소는 제주에 두고 예를 들어 대학교를 서울과 같은 다른지역에서 다니면서 그 지역 병원을 이용하는 사람도 포함됐는데요.

이 수치만 보면 전체 도민을 70만 명이라 가정한다면 도민 5명 중 1명은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다른 지역 병원을 이용했다는 거죠.

이들이 병원비로 낸 금액만 1년에 2천억 원이 넘는 실정입니다.

또, 이 가운데 만 7천여 명은 진료 뿐만 아니라 입원까지 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도민들은 왜 원정진료를 떠나고 있을까요?

[기자]

원정진료의 이유는 다양했는데요.

먼저, 제주에서는 치료할 수 없는 중한 질병 때문인 경웁니다.

도내 종합병원에 암센터가 있고, 여기서 위암 같은 질환을 치료할 수 있어도 유방암 같은 질환은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없는데요.

똑같은 암이라도 전문 분야가 다르기 때문이죠.

이런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원정진료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고요.

또, 도내에는 중증질환을 전문으로 다루는 상급종합병원이 없다보니 환자들 스스로도 도내 병원은 수준이 낮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무엇보다 제주라는 곳이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가 적기도 하고 경제 규모 면에서도 작다 보니 의사들도 더 좋은 환경을 찾아 다른지역으로 떠나면서 진료과목에 공백이 생기고, 그러면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제주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생기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의료 공백은 환자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환자 이탈은 또 의료진 이탈로 이어지고, 악순환이 반복될텐데요.

헬스케어타운이 이를 해결할 해법이 될 수 있을까요?

[기자]

어느 한 공간만으로 제주의 의료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은 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의료 공백은 정책적, 사회적인 접근과 노력이 모두 필요한데요.

이 노력도 정부나 지자체뿐만 아니라 의료진, 지역사회가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일이고요.

그런 점에서 올해는 제주대학교 병원이 상급종합병원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도내 다른 종합병원도 각자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는 시점이었고, 제주도 역시 지역의료체계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고, 도민 사회도 원탁회의 방식을 통해 지역 필수의료에 대한 공감대를 키워가고 있어서 의미있는 한해였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렇게 지역사회 차원에서 의료에 대한 여러가지 고민을 할 때 헬스케어타운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란 일종의 생각거리를 던지고 싶었고요.

해외 다른 사례를 통해서 여러 가능성을 모색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헬스케어타운은 단순 의료관광단지 아니라 지역에 필요한 기능을 담아낼 때, 도민들이 알아서 찾는 곳이 되고, 다른 지역, 다른 나라에서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보면 뻔한 말이지만 의료 인프라 확충, 의료 서비스 향상이라는 과제는 어느 한 곳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각계각층에서 다각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헬스케어타운 역시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서 역할을 찾고 지역에 필요한 곳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다면 지역 의료의 공백도 채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오늘은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요.

해외 다른 나라들은 지역 의료 역량을 어떻게 키워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다시 기회를 가져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나 기자 고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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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K] 제주가 채워야 할 공백은 무엇?
    • 입력 2023-12-26 19:22:47
    • 수정2023-12-26 20:33:00
    뉴스7(제주)
[앵커]

KBS제주총국이 마련해 지난주 방송한 특집 다큐, '공백: 제주가 채워야 할'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번 특집을 제작한 취재기자와 못다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나종훈 기자 나왔습니다.

먼저 제목을 공백으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네, 먼저 공백이라는 단어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요.

비슷한 의미이긴 하지만 여러 뜻이 나옵니다.

공백은 글자 그대로 아무것도 없이 비어 있는 상태를 일컫는 단어이기도 하고요.

또, 특정한 활동이나 업적이 없이 비어 있다는 뜻도 있는데요.

사실, 이번 특집의 주제가 크게 2가지였습니다.

말 그대로 공백 위기에 놓인 제주 의료의 현실을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또 하나는 한때 의료혁신단지로 추진하다 표류하고 있는 제주헬스케어타운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요.

고민하다가 공백이라는 단어가 이 두 가지 주제를 모두 담을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해서 공백이라고 지었습니다.

다시 요약하자면 제주가 채워야 할 의료 인프라, 제주헬스케어타운에 채워야 할 의료라는 기능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방금 이번 특집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주제로 제주 의료와 헬스케어타운을 꼽으셨어요.

이러한 주제를 선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이번 특집을 준비하면서 도민들께서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무엇일까 고민을 해봤는데요.

열악한 제주의 의료인프라는 도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이겠다 싶더라고요.

무엇보다 올해 제주대학교병원이 상급종합병원에 도전하는 여정에 들어갔었고요,

이 과정의 연속선상에서 도내 필수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한 도민 원탁회의도 열리고 있어서 의료라는 주제가 도민의 관심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단순 '의료'라는 주제로만 한정하기에는 KBS 제주가 그동안 여러차례 기획뉴스를 통해 제주 의료의 현실과 대안을 보도해 드리기도 했고요.

사실, 열악한 의료 인프라 현실은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이 똑같은 상황이어서 새로운 접근을 해보고 싶었고요.

그래서 또 다른 주제로 선택한 게 헬스케어타운이었습니다.

이 헬스케어타운은 현재 영리병원이라는 도민적 반발을 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공간인데요.

올해 영리병원 관련 소송이 정리되면서 헬스케어타운이 앞으로 어떤 곳으로 새롭게 시작할지 관심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 제주에는 필요하지만 아직 갖추지 못한, 새로운 역할을 이 곳 헬스케어타운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의료와 헬스케어타운을 연계해서 특집을 제작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본론으로 들어가서 제주 의료의 현실 어떻던가요?

[기자]

제가 이번에 취재하면서 놀란 부분은 제주에서 원정진료를 떠나는 환자들이 너무나 많았다는 겁니다.

지난해 기준 원정 진료를 떠난 제주도민이 14만 명에 달했는데요.

[앵커]

만 4천 명이 아니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금 보시는 CG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그래프로 나타낸 건데요.

저도 처음에 믿지를 못해서 건강보험공단에 몇번이고 확인을 했습니다.

이 14만명은 제주에 주소를 둔 사람이 다른 지역 병원을 이용한 사례인데요.

물론 이 가운데는 진짜 제주에서 치료나 진단을 할 수 없어 다른지역 병원으로 가시는 분들도 있고, 주소는 제주에 두고 예를 들어 대학교를 서울과 같은 다른지역에서 다니면서 그 지역 병원을 이용하는 사람도 포함됐는데요.

이 수치만 보면 전체 도민을 70만 명이라 가정한다면 도민 5명 중 1명은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다른 지역 병원을 이용했다는 거죠.

이들이 병원비로 낸 금액만 1년에 2천억 원이 넘는 실정입니다.

또, 이 가운데 만 7천여 명은 진료 뿐만 아니라 입원까지 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도민들은 왜 원정진료를 떠나고 있을까요?

[기자]

원정진료의 이유는 다양했는데요.

먼저, 제주에서는 치료할 수 없는 중한 질병 때문인 경웁니다.

도내 종합병원에 암센터가 있고, 여기서 위암 같은 질환을 치료할 수 있어도 유방암 같은 질환은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없는데요.

똑같은 암이라도 전문 분야가 다르기 때문이죠.

이런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원정진료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고요.

또, 도내에는 중증질환을 전문으로 다루는 상급종합병원이 없다보니 환자들 스스로도 도내 병원은 수준이 낮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무엇보다 제주라는 곳이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가 적기도 하고 경제 규모 면에서도 작다 보니 의사들도 더 좋은 환경을 찾아 다른지역으로 떠나면서 진료과목에 공백이 생기고, 그러면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제주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생기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의료 공백은 환자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환자 이탈은 또 의료진 이탈로 이어지고, 악순환이 반복될텐데요.

헬스케어타운이 이를 해결할 해법이 될 수 있을까요?

[기자]

어느 한 공간만으로 제주의 의료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은 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의료 공백은 정책적, 사회적인 접근과 노력이 모두 필요한데요.

이 노력도 정부나 지자체뿐만 아니라 의료진, 지역사회가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일이고요.

그런 점에서 올해는 제주대학교 병원이 상급종합병원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도내 다른 종합병원도 각자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는 시점이었고, 제주도 역시 지역의료체계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고, 도민 사회도 원탁회의 방식을 통해 지역 필수의료에 대한 공감대를 키워가고 있어서 의미있는 한해였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렇게 지역사회 차원에서 의료에 대한 여러가지 고민을 할 때 헬스케어타운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란 일종의 생각거리를 던지고 싶었고요.

해외 다른 사례를 통해서 여러 가능성을 모색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헬스케어타운은 단순 의료관광단지 아니라 지역에 필요한 기능을 담아낼 때, 도민들이 알아서 찾는 곳이 되고, 다른 지역, 다른 나라에서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보면 뻔한 말이지만 의료 인프라 확충, 의료 서비스 향상이라는 과제는 어느 한 곳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각계각층에서 다각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헬스케어타운 역시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서 역할을 찾고 지역에 필요한 곳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다면 지역 의료의 공백도 채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오늘은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요.

해외 다른 나라들은 지역 의료 역량을 어떻게 키워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다시 기회를 가져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나 기자 고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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