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센트 먼지 방치했다간 ‘큰 불’…트래킹 화재 주의!

입력 2023.12.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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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뻥 뚫린 가게. 샌드위치 패널을 덧댄 임시 건물이라 화재에 취약하다사고로 뻥 뚫린 가게. 샌드위치 패널을 덧댄 임시 건물이라 화재에 취약하다

■다닥다닥 붙은 임시건물, 전통시장 화재 위험 '여전'

뻥 뚫린 가게 천장. 임시 건물에 철근을 세운 작은 젓갈 가게는 시꺼먼 재로 변해버렸습니다. 이곳에서 수년간 장사를 하던 사장은 눈물 바람으로 가게를 정리했습니다.

시장 어귀 임시 건물이 밀집한 이곳에 불이 난 건 지난 26일 밤. 주변을 지나던 행인이 이를 신고해 가까스로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장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된데다, 만약 불이 더 커졌다면 주변 가게로도 번졌을 만한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는데요.

취재진이 이곳을 찾았을 때, 시장 상인 대부분은 '불이 별로 크지 않다', '임시 건물이라 불에 잘 탄거다' 라며 대수롭지 않게 현장을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붙은 가게만 눈으로 확인해도 수십여 개가 되는 데다, 이 중 대부분이 불이 난 곳과 같은 임시 건물이었습니다. 불에 잘 타는 샌드위치 패널을 덧대어 벽을 세우고, 검은 가림막으로 천장만 막아둔 채 영업을 한 겁니다. 정말 대수롭지 않은 일일까. 현장을 더 둘러보니 사실은 달랐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누전 콘센트, 그을음이 남아있다.현장에서 발견된 누전 콘센트, 그을음이 남아있다.

■ 관리 부실 콘센트 '트래킹 화재' 부른다

불은 상인들이 저마다 전봇대와 주변 건물에서 뽑아서 쓴 전기 콘센트에서 시작됐습니다. 길게 늘어진 콘센트는 언제 청소했는지도 모르게 먼지가 덕지덕지 묻어 있고, 비가 오면 누전 우려도 커 보였습니다. 심지어 그런 가게들만 줄지어 늘어서서 자칫 불이 번지면 큰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컸습니다. 하지만 상인 대부분이 같은 방식으로 전기를 끌어다 쓰고, 관리도 소홀했습니다.

이처럼 콘센트에 먼지나 습기가 붙어 절연 상태를 나쁘게 만들고 불이 붙는 현상을 이른바 '트래킹 화재'라고 합니다.지난 3년 동안 전국에서 2만9천여 건의 전기적 요인 화재 가운데, 트래킹 화재는 모두 3천8백여 건을 훌쩍 넘겼습니다. 심지어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가정에 있다면 청소를 하고, 쓰지 않는 콘센트는 뽑아 놓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전통시장 같은 야외에서는 관리가 어려운만큼 화재 위험도 더 큽니다.

화재 현장 옆에 방치된 또다른 콘센트, 여전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화재 현장 옆에 방치된 또다른 콘센트, 여전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 소방 점검 대상서도 빠져…대안 마련해야!

하지만 이러한 시설들은 소방 점검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주변 상인들은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하는 소방 훈련은 2주에 한 번씩 받고 있지만, 콘센트 같은 가게 시설까지 점검받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소방당국도 시장 내부에 설치한 소방시설은 점검하지만, 이 같은 자체 시설은 시장 상인들이 점검해 소방에 1년에 한 번 점검보고를 하는 게 전부라고 밝혔습니다.

임시건물과 노점상이 즐비한 시장 어귀. 화재시 피해 위험이 크다.임시건물과 노점상이 즐비한 시장 어귀. 화재시 피해 위험이 크다.

시장 현대화 사업 등 위생과 시설 개선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환경 개선이 좀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시장 범위를 벗어난 주변 상권은 불이 났을 때 손해를 끼칠 수 있지만, 기준 밖이라 관리 대상에서는 제외됩니다.

사고를 접수한 담당 기초자치단체와 소방서는 우선 시장 상인들은 대상으로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경계가 모호한 시장 어귀의 소방 시설 추가 설치 등 대안 마련에 나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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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센트 먼지 방치했다간 ‘큰 불’…트래킹 화재 주의!
    • 입력 2023-12-28 11: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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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뻥 뚫린 가게. 샌드위치 패널을 덧댄 임시 건물이라 화재에 취약하다
■다닥다닥 붙은 임시건물, 전통시장 화재 위험 '여전'

뻥 뚫린 가게 천장. 임시 건물에 철근을 세운 작은 젓갈 가게는 시꺼먼 재로 변해버렸습니다. 이곳에서 수년간 장사를 하던 사장은 눈물 바람으로 가게를 정리했습니다.

시장 어귀 임시 건물이 밀집한 이곳에 불이 난 건 지난 26일 밤. 주변을 지나던 행인이 이를 신고해 가까스로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장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된데다, 만약 불이 더 커졌다면 주변 가게로도 번졌을 만한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는데요.

취재진이 이곳을 찾았을 때, 시장 상인 대부분은 '불이 별로 크지 않다', '임시 건물이라 불에 잘 탄거다' 라며 대수롭지 않게 현장을 바라봤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붙은 가게만 눈으로 확인해도 수십여 개가 되는 데다, 이 중 대부분이 불이 난 곳과 같은 임시 건물이었습니다. 불에 잘 타는 샌드위치 패널을 덧대어 벽을 세우고, 검은 가림막으로 천장만 막아둔 채 영업을 한 겁니다. 정말 대수롭지 않은 일일까. 현장을 더 둘러보니 사실은 달랐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누전 콘센트, 그을음이 남아있다.
■ 관리 부실 콘센트 '트래킹 화재' 부른다

불은 상인들이 저마다 전봇대와 주변 건물에서 뽑아서 쓴 전기 콘센트에서 시작됐습니다. 길게 늘어진 콘센트는 언제 청소했는지도 모르게 먼지가 덕지덕지 묻어 있고, 비가 오면 누전 우려도 커 보였습니다. 심지어 그런 가게들만 줄지어 늘어서서 자칫 불이 번지면 큰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컸습니다. 하지만 상인 대부분이 같은 방식으로 전기를 끌어다 쓰고, 관리도 소홀했습니다.

이처럼 콘센트에 먼지나 습기가 붙어 절연 상태를 나쁘게 만들고 불이 붙는 현상을 이른바 '트래킹 화재'라고 합니다.지난 3년 동안 전국에서 2만9천여 건의 전기적 요인 화재 가운데, 트래킹 화재는 모두 3천8백여 건을 훌쩍 넘겼습니다. 심지어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가정에 있다면 청소를 하고, 쓰지 않는 콘센트는 뽑아 놓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전통시장 같은 야외에서는 관리가 어려운만큼 화재 위험도 더 큽니다.

화재 현장 옆에 방치된 또다른 콘센트, 여전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 소방 점검 대상서도 빠져…대안 마련해야!

하지만 이러한 시설들은 소방 점검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주변 상인들은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하는 소방 훈련은 2주에 한 번씩 받고 있지만, 콘센트 같은 가게 시설까지 점검받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소방당국도 시장 내부에 설치한 소방시설은 점검하지만, 이 같은 자체 시설은 시장 상인들이 점검해 소방에 1년에 한 번 점검보고를 하는 게 전부라고 밝혔습니다.

임시건물과 노점상이 즐비한 시장 어귀. 화재시 피해 위험이 크다.
시장 현대화 사업 등 위생과 시설 개선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환경 개선이 좀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시장 범위를 벗어난 주변 상권은 불이 났을 때 손해를 끼칠 수 있지만, 기준 밖이라 관리 대상에서는 제외됩니다.

사고를 접수한 담당 기초자치단체와 소방서는 우선 시장 상인들은 대상으로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경계가 모호한 시장 어귀의 소방 시설 추가 설치 등 대안 마련에 나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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