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상품 ‘K-배터리’…공급망 위기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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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2%대를 회복할 거라는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의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출이 받쳐줘야 할 텐데, 세계 경기침체 우려 속에 국내 기업들의 상황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KBS는 오늘(2일)부터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국내 산업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봅니다.
첫 순서로 지난해 수출을 견인했던 이차전지와 자동차입니다.
김지숙, 이도윤 기자가 연속으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3만 5천 톤급의 광물운반선, 호주에서 출발해 이곳 여수로 들어왔습니다.
중장비가 쉴 새 없이 옮기고 있는 건 '하얀 석유'라 불리는 리튬입니다.
이 리튬을 가공해 만든 수산화리튬이 이차전지에 없어선 안 될 핵심 소재입니다.
지금까진 주로 중국산 가공품을 들여왔지만, 올해부터는 우리가 직접 생산에 뛰어듭니다.
이르면 이달 안에 양극재 시제품이 나올 예정이고, 늦어도 하반기까지는 국산 리튬으로 만든 배터리가 전기차에 탑재됩니다.
단가가 오르는 데도 이렇게 직접 생산에 나선 건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섭니다.
[최욱/포스코퓨처엠 광양양극소재실장 :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법안이 통과되면서 미국하고 FTA가 돼 있는 나라에서 생산한 리튬만이 실제로 양극재에 사용할 수가 있게 됐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인해 중국산 배터리가 미국 등 주요국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은 것도 우리에게는 긍정적입니다.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점유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배터리 기업들은 북미 지역에 생산거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김진수/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 "가장 싸게 공급받을 수 있는 최적의 공급망 확보가 우리의 1번 선결과제였다면 (지금은) 자원 무기화라든가 공급망 안정성 이런 것들이 새로운 가치로, 게다가 탄소 중립이라는 중요한 가치가 들어와 있으니까…"]
하지만 전기차 수요가 줄어드는 건 불안요인입니다.
지난해 3분기 수출이 3년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도 마이너스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은 전기차 판매에 달려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이 갈 길 이도윤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지난해 우리 자동차는 수출 역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출이 2년 새 80% 가까이 성장했는데요.
이곳 평택항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차량 상당수도 전기차입니다.
하지만 올해 전망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성장 속도 때문입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지만, 성장률은 2021년 이후 매년 반 토막 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지난해 3분기 전기차 판매가 전년보다 줄기도 했습니다.
[김주홍/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전무 : "전기차 보급 속도가 충분하다는 판단에 각국 정부의 보조금이 줄거나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전기차는 아직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비싸 보조금이 있어야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데, 이미 지난해 독일과 영국, 스웨덴 등이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습니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업계가 가격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올해 출시할 계획인 우리 기업의 신형 전기차도 대부분 중소형 모델입니다.
현지 생산을 압박하는 정책도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최근 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도 배송 거리가 긴 전기차에 보조금을 줄이는 제도 도입에 나섰습니다.
여기에다 현대차의 전기차 공장이 준공을 앞두고 있는 미국에서는 자동차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 등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조철/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 "전기차 같은 경우는 오히려 선진국들이 후발자적인 입장에 있기 때문에 자국 내 생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지 않으면 (주도권을 갖기 어렵다)."]
주요국의 정책적 변수가 이어지면서 올해 자동차 업계는 가격과 성능에서 모두 우위를 점해야 하는 힘겨운 경쟁을 펼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신동곤 김재현 문아미/영상편집:최정연 최찬종 차정남/화면제공:포스코퓨처엠·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그래픽:이근희 박미주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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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상품 ‘K-배터리’…공급망 위기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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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1-02 21:36:28
- 수정2024-01-03 07:57:39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2%대를 회복할 거라는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의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출이 받쳐줘야 할 텐데, 세계 경기침체 우려 속에 국내 기업들의 상황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KBS는 오늘(2일)부터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국내 산업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봅니다.
첫 순서로 지난해 수출을 견인했던 이차전지와 자동차입니다.
김지숙, 이도윤 기자가 연속으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3만 5천 톤급의 광물운반선, 호주에서 출발해 이곳 여수로 들어왔습니다.
중장비가 쉴 새 없이 옮기고 있는 건 '하얀 석유'라 불리는 리튬입니다.
이 리튬을 가공해 만든 수산화리튬이 이차전지에 없어선 안 될 핵심 소재입니다.
지금까진 주로 중국산 가공품을 들여왔지만, 올해부터는 우리가 직접 생산에 뛰어듭니다.
이르면 이달 안에 양극재 시제품이 나올 예정이고, 늦어도 하반기까지는 국산 리튬으로 만든 배터리가 전기차에 탑재됩니다.
단가가 오르는 데도 이렇게 직접 생산에 나선 건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섭니다.
[최욱/포스코퓨처엠 광양양극소재실장 :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법안이 통과되면서 미국하고 FTA가 돼 있는 나라에서 생산한 리튬만이 실제로 양극재에 사용할 수가 있게 됐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인해 중국산 배터리가 미국 등 주요국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은 것도 우리에게는 긍정적입니다.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점유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배터리 기업들은 북미 지역에 생산거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김진수/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 "가장 싸게 공급받을 수 있는 최적의 공급망 확보가 우리의 1번 선결과제였다면 (지금은) 자원 무기화라든가 공급망 안정성 이런 것들이 새로운 가치로, 게다가 탄소 중립이라는 중요한 가치가 들어와 있으니까…"]
하지만 전기차 수요가 줄어드는 건 불안요인입니다.
지난해 3분기 수출이 3년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도 마이너스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은 전기차 판매에 달려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이 갈 길 이도윤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지난해 우리 자동차는 수출 역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출이 2년 새 80% 가까이 성장했는데요.
이곳 평택항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차량 상당수도 전기차입니다.
하지만 올해 전망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성장 속도 때문입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지만, 성장률은 2021년 이후 매년 반 토막 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지난해 3분기 전기차 판매가 전년보다 줄기도 했습니다.
[김주홍/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전무 : "전기차 보급 속도가 충분하다는 판단에 각국 정부의 보조금이 줄거나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전기차는 아직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비싸 보조금이 있어야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데, 이미 지난해 독일과 영국, 스웨덴 등이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습니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업계가 가격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올해 출시할 계획인 우리 기업의 신형 전기차도 대부분 중소형 모델입니다.
현지 생산을 압박하는 정책도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최근 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도 배송 거리가 긴 전기차에 보조금을 줄이는 제도 도입에 나섰습니다.
여기에다 현대차의 전기차 공장이 준공을 앞두고 있는 미국에서는 자동차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 등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조철/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 "전기차 같은 경우는 오히려 선진국들이 후발자적인 입장에 있기 때문에 자국 내 생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지 않으면 (주도권을 갖기 어렵다)."]
주요국의 정책적 변수가 이어지면서 올해 자동차 업계는 가격과 성능에서 모두 우위를 점해야 하는 힘겨운 경쟁을 펼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신동곤 김재현 문아미/영상편집:최정연 최찬종 차정남/화면제공:포스코퓨처엠·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그래픽:이근희 박미주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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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 기자 vox@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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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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