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독도 영유권 분쟁” 국회서 언급한 신원식의원…당시 국방부차관은 “분쟁 가능성 지적도 신중해야”

입력 2024.01.0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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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국회의원 시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독도 영유권 분쟁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적은 글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영유권 분쟁이 진행 중"이라는 주장은, 독도는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이며 독도와 관련한 영토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에 반하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은 지난해 3월 23일에 올라왔는데 이날은 국회 국방위원회가 열린 날이었다.

KBS가 국회 국방위 회의록을 검토한 결과 해당 글을 작성한 당일, 당시 의원이었던 신 장관은 똑같은 내용을 국방위 전체 회의 자리에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질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독도가 '영토분쟁 진행 중'이라는 부적절한 표현이 들어간 군 정신전력 기본교재가 한창 집필될 당시, 국방부는 '분쟁 가능성' 표현조차 신중히 하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고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원식 의원 당시 국방위 질의에서 "한일 간 독도 영유권 분쟁 있는 건 사실"

지난해 3월 23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신원식 당시 국회의원은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북한의 군홧발은 걱정조차 안 하고 오지도 않을 자위대 군홧발을 선동하는 게 대한민국 정치 지도자로서 올바른 태도입니까?"라고 물었고, 이종섭 당시 장관은 "아니라고 봅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신원식 의원은 "한일 간에 과거사 그리고 독도 영유권 분쟁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라며 "그런데 1945년 8월 15일 군국주의 일본과 지금의 자유민주주의 일본이 같은 국가입니까?"라고 물었다.

신원식 당시 국회의원 :

"지금 핵 선제 사용까지 언급하면서 대남적화를 하겠다고 공언하는 북한의 군홧발은 걱정조차 안 하고 오지도 않을 자위대 군홧발을 선동하는 게 대한민국 정치지도자로서 올바른 태도입니까?"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 :

"아니라고 봅니다."

신원식 당시 국회의원 :

"그 다음에 한일 간에 과거사 그리고 독도 영유권 분쟁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1945년 8월 15일 군국주의 일본과 지금의 자유민주주의 일본이 같은 국가입니까?"

이종섭 당시 국방부장관 :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봅니다."

-지난해 3월 23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중-

문제는 당시 신원식 의원이 독도 영유권 분쟁의 '주어'를 '한일 간'이라고 분명히 언급했다는 점이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 기술한 독도 관련 내용을 해명하며 '주어'를 봐달라고 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주어들이 '이들 국가'지 않습니까? 주변 국가, 주변 국가들이 영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주장을 하고 있다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국가가 독도를 영토분쟁으로 인식한다, 그런 식의 기술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고 그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라고 해명했다.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 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2023년 군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중-

■ 국방부, "일본이 독도 영토 분쟁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기술한 것"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군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의 취지에 대해, 독도가 영토 분쟁 중이 아니라는 우리 정부의 방침에는 변화가 없고 일본의 일방적인 주장일뿐이다는 의미로 기술했다고 해명한 것이다.

국방부는 신 장관의 과거 SNS 글에 대해 오늘(3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에서도 "'독도 영유권 분쟁'에 대한 표현은 일본이 영토분쟁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기술한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아울러, 우리 군의 독도 수호 의지도 강조했다.

국방부는 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일본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동의한 바 없으며, 장관 후보자 시절에도 인사청문회를 통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서는 강력히 항의해야 하고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라고 확고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주어나 표현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속뜻'을 봐달라는 취지의 해명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신원식 국방부 장관

■ 정신교재 집필 중이었던 지난해, 국방부 신범철 차관 "분쟁 가능성도 신중히 접근해야"

그러나 지난해 국방부는 '분쟁' 언급 자체가 일본에 말려드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히 하라는 입장이었다.

신원식 의원의 국회 질의가 있었던 날로부터 불과 10여 일 후인 지난해 4월 6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당시 신범철 국방부 차관의 발언을 보면 이 같은 방침이 분명히 드러난다.

당시 신범철 차관은 야당 의원이 '독도 분쟁 가능성'을 언급하자 "정부 입장을 저해한다"고 지적한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일본의 군비 증강을 언급하며 독도 문제에 대해 "분쟁 가능성이 있겠지요" 라고 말한다.

그러나 신범철 당시 차관은 " 위원님께서 독도에 대해서 분쟁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 자체가 독도는 분쟁지역이 아니다, 분쟁은 없다고 하는 대한민국의 독도와 관련된 기본 입장을 저해할 수 있다"라며 "때문에 저희가 이 부분을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주 국회의원 :

"분쟁 가능성이 있겠지요. 그리고 또 분쟁 가능성이 있는 것이 그동안 일본은 군사력이 약화했는데 지금 방위백서에도, 안보전략서에도 이걸 기록을 해서 작계라든가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고, 5년 이내에 GDP의 2%로 올리게 돼 있잖아요. 그러면 향후 제가 봤을 때 5년이나 10년 지나면 일본이 세계 군사 3위 정도 될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독도를 찾기 위한 영향력 행사를 많이 하게 되겠지요."

(중략)

신범철 당시 국방부 차관 :

"위원님,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다만 위원님께서 독도에 대해서 분쟁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 자체가 독도는 분쟁지역이 아니다, 분쟁은 없다고 하는 대한민국의 독도와 관련된 기본 입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저희가 이 부분을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 점도 덧붙여서 설명드리겠습니다."

- 2023년 4월 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중-

군 정신전력교재는 '주어'와 관계없이 독도를 '영토 분쟁 진행 중'이라고 표현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은 '격노'했고, 군은 전량 회수에 나섰다.

국방부는 지난해 1월부터 교재 집필을 시작했고, 8월 말 마무리했다.

'분쟁' 표현 자체를 신중히 하자던 신범철 전 차관은 2022년 5월 취임, 교재 인쇄 준비까지 이미 마무리된 시점이었던 지난해 10월 퇴임했다.

신범철 차관 임기 중에 부적절한 표현이 들어간 교재 집필이 이뤄진 것이다.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신범철 전 차관은 "교재의 내용을 일일이 보고받지 못했지만, 그런 내용이 들어갔다는 데 있어서, 책임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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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독도 영유권 분쟁” 국회서 언급한 신원식의원…당시 국방부차관은 “분쟁 가능성 지적도 신중해야”
    • 입력 2024-01-03 16:34:09
    단독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국회의원 시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독도 영유권 분쟁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적은 글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영유권 분쟁이 진행 중"이라는 주장은, 독도는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이며 독도와 관련한 영토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에 반하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은 지난해 3월 23일에 올라왔는데 이날은 국회 국방위원회가 열린 날이었다.

KBS가 국회 국방위 회의록을 검토한 결과 해당 글을 작성한 당일, 당시 의원이었던 신 장관은 똑같은 내용을 국방위 전체 회의 자리에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질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독도가 '영토분쟁 진행 중'이라는 부적절한 표현이 들어간 군 정신전력 기본교재가 한창 집필될 당시, 국방부는 '분쟁 가능성' 표현조차 신중히 하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고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원식 의원 당시 국방위 질의에서 "한일 간 독도 영유권 분쟁 있는 건 사실"

지난해 3월 23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신원식 당시 국회의원은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북한의 군홧발은 걱정조차 안 하고 오지도 않을 자위대 군홧발을 선동하는 게 대한민국 정치 지도자로서 올바른 태도입니까?"라고 물었고, 이종섭 당시 장관은 "아니라고 봅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신원식 의원은 "한일 간에 과거사 그리고 독도 영유권 분쟁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라며 "그런데 1945년 8월 15일 군국주의 일본과 지금의 자유민주주의 일본이 같은 국가입니까?"라고 물었다.

신원식 당시 국회의원 :

"지금 핵 선제 사용까지 언급하면서 대남적화를 하겠다고 공언하는 북한의 군홧발은 걱정조차 안 하고 오지도 않을 자위대 군홧발을 선동하는 게 대한민국 정치지도자로서 올바른 태도입니까?"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 :

"아니라고 봅니다."

신원식 당시 국회의원 :

"그 다음에 한일 간에 과거사 그리고 독도 영유권 분쟁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1945년 8월 15일 군국주의 일본과 지금의 자유민주주의 일본이 같은 국가입니까?"

이종섭 당시 국방부장관 :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봅니다."

-지난해 3월 23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중-

문제는 당시 신원식 의원이 독도 영유권 분쟁의 '주어'를 '한일 간'이라고 분명히 언급했다는 점이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 기술한 독도 관련 내용을 해명하며 '주어'를 봐달라고 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주어들이 '이들 국가'지 않습니까? 주변 국가, 주변 국가들이 영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주장을 하고 있다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국가가 독도를 영토분쟁으로 인식한다, 그런 식의 기술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고 그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라고 해명했다.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 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2023년 군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중-

■ 국방부, "일본이 독도 영토 분쟁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기술한 것"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군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의 취지에 대해, 독도가 영토 분쟁 중이 아니라는 우리 정부의 방침에는 변화가 없고 일본의 일방적인 주장일뿐이다는 의미로 기술했다고 해명한 것이다.

국방부는 신 장관의 과거 SNS 글에 대해 오늘(3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에서도 "'독도 영유권 분쟁'에 대한 표현은 일본이 영토분쟁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기술한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아울러, 우리 군의 독도 수호 의지도 강조했다.

국방부는 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일본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동의한 바 없으며, 장관 후보자 시절에도 인사청문회를 통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서는 강력히 항의해야 하고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라고 확고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주어나 표현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속뜻'을 봐달라는 취지의 해명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 정신교재 집필 중이었던 지난해, 국방부 신범철 차관 "분쟁 가능성도 신중히 접근해야"

그러나 지난해 국방부는 '분쟁' 언급 자체가 일본에 말려드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히 하라는 입장이었다.

신원식 의원의 국회 질의가 있었던 날로부터 불과 10여 일 후인 지난해 4월 6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당시 신범철 국방부 차관의 발언을 보면 이 같은 방침이 분명히 드러난다.

당시 신범철 차관은 야당 의원이 '독도 분쟁 가능성'을 언급하자 "정부 입장을 저해한다"고 지적한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일본의 군비 증강을 언급하며 독도 문제에 대해 "분쟁 가능성이 있겠지요" 라고 말한다.

그러나 신범철 당시 차관은 " 위원님께서 독도에 대해서 분쟁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 자체가 독도는 분쟁지역이 아니다, 분쟁은 없다고 하는 대한민국의 독도와 관련된 기본 입장을 저해할 수 있다"라며 "때문에 저희가 이 부분을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주 국회의원 :

"분쟁 가능성이 있겠지요. 그리고 또 분쟁 가능성이 있는 것이 그동안 일본은 군사력이 약화했는데 지금 방위백서에도, 안보전략서에도 이걸 기록을 해서 작계라든가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고, 5년 이내에 GDP의 2%로 올리게 돼 있잖아요. 그러면 향후 제가 봤을 때 5년이나 10년 지나면 일본이 세계 군사 3위 정도 될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독도를 찾기 위한 영향력 행사를 많이 하게 되겠지요."

(중략)

신범철 당시 국방부 차관 :

"위원님,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다만 위원님께서 독도에 대해서 분쟁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 자체가 독도는 분쟁지역이 아니다, 분쟁은 없다고 하는 대한민국의 독도와 관련된 기본 입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저희가 이 부분을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 점도 덧붙여서 설명드리겠습니다."

- 2023년 4월 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중-

군 정신전력교재는 '주어'와 관계없이 독도를 '영토 분쟁 진행 중'이라고 표현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은 '격노'했고, 군은 전량 회수에 나섰다.

국방부는 지난해 1월부터 교재 집필을 시작했고, 8월 말 마무리했다.

'분쟁' 표현 자체를 신중히 하자던 신범철 전 차관은 2022년 5월 취임, 교재 인쇄 준비까지 이미 마무리된 시점이었던 지난해 10월 퇴임했다.

신범철 차관 임기 중에 부적절한 표현이 들어간 교재 집필이 이뤄진 것이다.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신범철 전 차관은 "교재의 내용을 일일이 보고받지 못했지만, 그런 내용이 들어갔다는 데 있어서, 책임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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