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 악취에 눈살…분뇨 등 오염 심각

입력 2024.01.0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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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귀포시 법환 인근 해안가에서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배출되는 모습지난 5일 서귀포시 법환 인근 해안가에서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배출되는 모습

범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서귀포시 법환포구 앞바다.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이곳 해안 일대가 순식간에 잿빛 오수로 뒤덮였습니다.

빗물이 나와야 할 우수관에서 각종 구정물이 섞인 오수가 배출된 겁니다.

해양생물의 보고인 조간대와 갯바위도 순식간에 끈적한 오수 찌꺼기로 뒤덮였습니다.

지난 5일 서귀포시 법환 인근 해안가에 오수 찌꺼기가 들러붙은 모습지난 5일 서귀포시 법환 인근 해안가에 오수 찌꺼기가 들러붙은 모습

법환 해안가 일대에서 냄새가 난다며 신고가 접수된 건 이달 초.

주민 신고를 받고 펌프차가 긴급 출동해 바다에 유입된 오수를 퍼냈지만, 이미 상당량이 마을 어장이 있는 앞바다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지난 6일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했을 때도 바다에선 코를 찌를듯한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오수가 유출됐다는 신고는 인근 식당에서 밥을 먹던 관광객이 냄새가 난다며 민원을 제기해 알려졌습니다.

지난 5일 서귀포시 법환 인근 해안가에 오수 찌꺼기가 들러붙은 모습지난 5일 서귀포시 법환 인근 해안가에 오수 찌꺼기가 들러붙은 모습

고승철 법환 어촌계장은 "횟집에서 관광객이 악취가 냄새가 난다고 민원 전화가 와서 보니 바다가 오염돼 있었다"며 "똥 덩어리가 둥둥 떠다닐 정도였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법환 앞바다에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배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22년에도 관로가 막혀 정화되지 않은 오수 상당량이 바다로 유출됐습니다.

인근 하수처리 중계펌프장으로 가야 할 오수가 넘치면서 바다에 연결된 우수관으로 유입된 겁니다.

2022년 1월 법환 해안가에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유출돼 정화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2022년 1월 법환 해안가에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유출돼 정화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당시에도 펌프차가 현장에 출동해 오수를 퍼내고, 살수차가 갯바위에 물을 뿌려 오수 찌꺼기를 제거하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양이 바다에 유출됐는지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이 반복되는 악취와 바다 오염에 분노하는 이유입니다.

당시 제주도상하수도본부는 2023년까지 오수관과 우수관을 분리하는 사업을 완료해 오수 넘침 현상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022년 1월 법환 해안가에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유출돼 긴급 조치에 나선 모습2022년 1월 법환 해안가에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유출돼 긴급 조치에 나선 모습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사는 올해 6월까지 6개월 더 연장됐고, 이 과정에서 다시 오수가 흘러넘친 겁니다.

이마저도 주민들이 발견하고 나서야 공사 관계자들이 뒤늦게 상류 지역에서 오수가 넘치는 걸 확인하고 긴급 조치에 나선 것이었습니다.

현장 공사 감리업체 관계자는 "관로에 CCTV를 넣어 확인한 결과, 상류 지역에서 잘못 접합된 관들을 일부 발견했다"며 "곧바로 관로를 변경해 문제를 바로 잡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5일 서귀포시 법환 인근 해안가에서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배출되는 모습지난 5일 서귀포시 법환 인근 해안가에서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배출되는 모습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오는 6월까지 공사를 완료하면 오수 넘침 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상하수도본부는 2020년부터 270억 원을 투입해 우수관과 오수관 분리, 하수 시설 개선 등을 위한 '서귀포 예례 대륜 하수관로 정비사업 2단계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법환 인근 지역에 60억 원 넘는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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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08 15: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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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서귀포시 법환포구 앞바다.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이곳 해안 일대가 순식간에 잿빛 오수로 뒤덮였습니다.

빗물이 나와야 할 우수관에서 각종 구정물이 섞인 오수가 배출된 겁니다.

해양생물의 보고인 조간대와 갯바위도 순식간에 끈적한 오수 찌꺼기로 뒤덮였습니다.

지난 5일 서귀포시 법환 인근 해안가에 오수 찌꺼기가 들러붙은 모습
법환 해안가 일대에서 냄새가 난다며 신고가 접수된 건 이달 초.

주민 신고를 받고 펌프차가 긴급 출동해 바다에 유입된 오수를 퍼냈지만, 이미 상당량이 마을 어장이 있는 앞바다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지난 6일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했을 때도 바다에선 코를 찌를듯한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오수가 유출됐다는 신고는 인근 식당에서 밥을 먹던 관광객이 냄새가 난다며 민원을 제기해 알려졌습니다.

지난 5일 서귀포시 법환 인근 해안가에 오수 찌꺼기가 들러붙은 모습
고승철 법환 어촌계장은 "횟집에서 관광객이 악취가 냄새가 난다고 민원 전화가 와서 보니 바다가 오염돼 있었다"며 "똥 덩어리가 둥둥 떠다닐 정도였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법환 앞바다에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배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22년에도 관로가 막혀 정화되지 않은 오수 상당량이 바다로 유출됐습니다.

인근 하수처리 중계펌프장으로 가야 할 오수가 넘치면서 바다에 연결된 우수관으로 유입된 겁니다.

2022년 1월 법환 해안가에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유출돼 정화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당시에도 펌프차가 현장에 출동해 오수를 퍼내고, 살수차가 갯바위에 물을 뿌려 오수 찌꺼기를 제거하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양이 바다에 유출됐는지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이 반복되는 악취와 바다 오염에 분노하는 이유입니다.

당시 제주도상하수도본부는 2023년까지 오수관과 우수관을 분리하는 사업을 완료해 오수 넘침 현상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022년 1월 법환 해안가에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유출돼 긴급 조치에 나선 모습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사는 올해 6월까지 6개월 더 연장됐고, 이 과정에서 다시 오수가 흘러넘친 겁니다.

이마저도 주민들이 발견하고 나서야 공사 관계자들이 뒤늦게 상류 지역에서 오수가 넘치는 걸 확인하고 긴급 조치에 나선 것이었습니다.

현장 공사 감리업체 관계자는 "관로에 CCTV를 넣어 확인한 결과, 상류 지역에서 잘못 접합된 관들을 일부 발견했다"며 "곧바로 관로를 변경해 문제를 바로 잡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5일 서귀포시 법환 인근 해안가에서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배출되는 모습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오는 6월까지 공사를 완료하면 오수 넘침 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상하수도본부는 2020년부터 270억 원을 투입해 우수관과 오수관 분리, 하수 시설 개선 등을 위한 '서귀포 예례 대륜 하수관로 정비사업 2단계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법환 인근 지역에 60억 원 넘는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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