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 알파고가 등장했을 때까지만 해도 인공지능의 열풍은 '찻잔 속 태풍'일 거라는 시선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지난해 '챗GPT' 등장은 산업 판도를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화형 인공지능에 대한 세계적인 호응에 산업계에서 경쟁적으로 인공지능 기술 선점에 나섰습니다.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산업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일자리나 인공지능 윤리성이나 저작권 등을 놓고 우려도 커지고 있죠. 2024년 산업계 화두는 단연코 '인공지능'입니다. 혁명 수준의 인공지능 성장세를 어떻게 바라보고 준비해야 할까요.
[해당 기사]
AI 본격 적용 시대…기대 ‘반’ 우려 ‘반’ | KBS 뉴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61045
■ '직캠' 만드는 인공지능 … 전문 영역에도 비서 역할 '톡톡'
'직캠'은 직접 촬영한 캠 동영상의 줄임말입니다. 스마트폰 등이 일상화되면서 방송이나 언론사 카메라가 아닌 팬들이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일컫습니다. 최애 멤버가 다 다르고 멤버별 표정이나 동작만을 따로 보고 싶은 팬들의 마음이 반영되면서 '직캠'이 인기입니다.
KBS의 대표 음악프로그램인 '뮤직뱅크'에서는 출연한 그룹 가수별 직캠을 빨리 만들어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습니다. 방대한 이미지를 학습한 인공지능 덕분입니다.
설명을 조금 더 하자면, KBS는 2018년에 AI 엔진이 탑재된 버티고(VVERTIGO) 프로토타입을 개발했습니다. 이 시스템 덕분에 카메라 한 대로 그룹 가수들의 개별 직캠이 방송 당일 유튜브에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윤재 AX팀 총괄 팀장은 " 이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으면 한 멤버당 편집까지 보통 15분 정도는 걸린다"며 "현재는 멤버 한 명당 2, 3분 안에 편집이 끝나기 때문에 제작 시간도 크게 줄었고 사람이 지루한 업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업 간 계약서를 검토하는 것도 한결 수월해질 전망입니다. 한 법률 분야 인공업체에서 만든 AI 리뷰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업체의 계약 정책이나 표준 계약서와 비교해야 할 주요 사항과 내용을 빨리 확인해줍니다.
임정근 대표는 "변호사들이 계약서를 검토할 때 분량이 길면 길게는 며칠도 걸리는데 그런 시간을 줄여준다"며 "확인해야 할 여러 가지 항목을 빠르게 처리해서 실수를 줄여주기 때문에 사용 기업에서 만족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공지능 산업 규모 커질수록 일자리· 저작권 등 갈등 '속속'
인공지능을 활용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 고용시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겠죠. 세계경제포럼에서 기존 일자리 거의 25%가 변화할 수 있고 기업들의 AI 기술 도입으로 일자리 2천600만 개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이 보고서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전 세계 45개국 800개 이상의 기업을 상대로 조사해 지난해 4월 말에 나왔습니다.
경리나 행정 보조 분야 일자리가 대체되거나 자동화되는 반면 빅데이터 분석이나 사이버 보안 등 새로운 분야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국내 한 은행에서는 인공지능 상담 서비스 도입으로 콜센터 이용자 수가 줄었다며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고용시장에 긍정일지, 부정일지를 따지긴 이르지만 일자리 풍경이 달라지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인공지능의 미디어 콘텐츠 저작권 침해 논란도 커졌습니다.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데이터에 뉴스 기사 등이 활용되는 것을 놓고 뉴욕타임스가 오픈AI와 MS(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국내에서도 한국신문협회가 네이버의 생성형 인공지능(AI)인 하이퍼클로바X가 뉴스 콘텐츠를 학습에 활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의 시정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 빨라진 인공지능 시계에 '규제' 움직임도... 기대와 우려 엇갈려
세계적으로 속도 경쟁 중인 인공지능 산업. 국내 인공지능 산업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분야별로 차이는 있지만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입니다.
신진우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는 "2023년 글로벌 AI 지수에 의하면 대한민국은 세계 6등"이라며 "정부 주도로 전국 AI 대학원이 10곳 이상 생기고 있고 관련 학과에서도 인재들이 배출되고 있다 보니 정부 전략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민간 투자나 인재 양성 부분에서는 점수가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창동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도 "반도체나 자동차, 철강 같은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서비스업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보이고 농업 등에서는 선진국보다 인공지능이 덜 보급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자동화가 고용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엔 모두 동의하지만, 전망은 달랐습니다. 신진우 교수는 "많은 공정의 자동화나 최적화 또는 로봇 제어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국내 산업의 자동화, 생산성 증대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된다"며" 노동력 대체 문제는 저출산으로 고통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작은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오픈 AI가 기술 면에서 구글을 앞설 수 있었던 이유는 비영리 기업이어서 여러 규제나 관련법에서 자유로워서였기 때문"이라며 "국내 인공지능 기술이 경쟁하거나 앞서기 위해서는 규제 등을 생각하기 보다는 자유롭게 그들의 상상력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유창동 교수는 "산업 혁명을 거치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며 "운수업이나 서비스업 등에서는 대체가 빠르게 일어날 수 있어 이런 과도기에 재교육 등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인공지능 규제에 대해서도 유 교수는 "예를 들어 채용에 인공지능이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인공지능은 학습된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좋은 인재를 오히려 놓칠 수도 있다"며 "인공지능이 편향된 판단을 하기도 하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어서 보완책이 필요하고 학습하는 데이터의 공정에 대해서도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공지능 혁신이 빨라진 만큼 인공지능을 둘러싼 규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인공지능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AI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EU는 'AI법'에 잠정 합의했습니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안전하고 인간 기본권 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운용되게 하겠다는 게 목표죠.
인공지능 기술이 다양한 분야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보여줄 2024년,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인공지능과의 공존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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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캠’도 찍는 AI…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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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1-09 08:00:09
■ '직캠' 만드는 인공지능 … 전문 영역에도 비서 역할 '톡톡'
'직캠'은 직접 촬영한 캠 동영상의 줄임말입니다. 스마트폰 등이 일상화되면서 방송이나 언론사 카메라가 아닌 팬들이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일컫습니다. 최애 멤버가 다 다르고 멤버별 표정이나 동작만을 따로 보고 싶은 팬들의 마음이 반영되면서 '직캠'이 인기입니다.
KBS의 대표 음악프로그램인 '뮤직뱅크'에서는 출연한 그룹 가수별 직캠을 빨리 만들어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습니다. 방대한 이미지를 학습한 인공지능 덕분입니다.
설명을 조금 더 하자면, KBS는 2018년에 AI 엔진이 탑재된 버티고(VVERTIGO) 프로토타입을 개발했습니다. 이 시스템 덕분에 카메라 한 대로 그룹 가수들의 개별 직캠이 방송 당일 유튜브에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윤재 AX팀 총괄 팀장은 " 이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으면 한 멤버당 편집까지 보통 15분 정도는 걸린다"며 "현재는 멤버 한 명당 2, 3분 안에 편집이 끝나기 때문에 제작 시간도 크게 줄었고 사람이 지루한 업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업 간 계약서를 검토하는 것도 한결 수월해질 전망입니다. 한 법률 분야 인공업체에서 만든 AI 리뷰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업체의 계약 정책이나 표준 계약서와 비교해야 할 주요 사항과 내용을 빨리 확인해줍니다.
임정근 대표는 "변호사들이 계약서를 검토할 때 분량이 길면 길게는 며칠도 걸리는데 그런 시간을 줄여준다"며 "확인해야 할 여러 가지 항목을 빠르게 처리해서 실수를 줄여주기 때문에 사용 기업에서 만족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공지능 산업 규모 커질수록 일자리· 저작권 등 갈등 '속속'
인공지능을 활용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 고용시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겠죠. 세계경제포럼에서 기존 일자리 거의 25%가 변화할 수 있고 기업들의 AI 기술 도입으로 일자리 2천600만 개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이 보고서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전 세계 45개국 800개 이상의 기업을 상대로 조사해 지난해 4월 말에 나왔습니다.
경리나 행정 보조 분야 일자리가 대체되거나 자동화되는 반면 빅데이터 분석이나 사이버 보안 등 새로운 분야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국내 한 은행에서는 인공지능 상담 서비스 도입으로 콜센터 이용자 수가 줄었다며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고용시장에 긍정일지, 부정일지를 따지긴 이르지만 일자리 풍경이 달라지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인공지능의 미디어 콘텐츠 저작권 침해 논란도 커졌습니다.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데이터에 뉴스 기사 등이 활용되는 것을 놓고 뉴욕타임스가 오픈AI와 MS(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국내에서도 한국신문협회가 네이버의 생성형 인공지능(AI)인 하이퍼클로바X가 뉴스 콘텐츠를 학습에 활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의 시정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공정위에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 빨라진 인공지능 시계에 '규제' 움직임도... 기대와 우려 엇갈려
세계적으로 속도 경쟁 중인 인공지능 산업. 국내 인공지능 산업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분야별로 차이는 있지만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입니다.
신진우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는 "2023년 글로벌 AI 지수에 의하면 대한민국은 세계 6등"이라며 "정부 주도로 전국 AI 대학원이 10곳 이상 생기고 있고 관련 학과에서도 인재들이 배출되고 있다 보니 정부 전략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민간 투자나 인재 양성 부분에서는 점수가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창동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도 "반도체나 자동차, 철강 같은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서비스업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보이고 농업 등에서는 선진국보다 인공지능이 덜 보급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자동화가 고용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엔 모두 동의하지만, 전망은 달랐습니다. 신진우 교수는 "많은 공정의 자동화나 최적화 또는 로봇 제어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국내 산업의 자동화, 생산성 증대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된다"며" 노동력 대체 문제는 저출산으로 고통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작은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오픈 AI가 기술 면에서 구글을 앞설 수 있었던 이유는 비영리 기업이어서 여러 규제나 관련법에서 자유로워서였기 때문"이라며 "국내 인공지능 기술이 경쟁하거나 앞서기 위해서는 규제 등을 생각하기 보다는 자유롭게 그들의 상상력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유창동 교수는 "산업 혁명을 거치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며 "운수업이나 서비스업 등에서는 대체가 빠르게 일어날 수 있어 이런 과도기에 재교육 등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인공지능 규제에 대해서도 유 교수는 "예를 들어 채용에 인공지능이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인공지능은 학습된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좋은 인재를 오히려 놓칠 수도 있다"며 "인공지능이 편향된 판단을 하기도 하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어서 보완책이 필요하고 학습하는 데이터의 공정에 대해서도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공지능 혁신이 빨라진 만큼 인공지능을 둘러싼 규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인공지능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AI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EU는 'AI법'에 잠정 합의했습니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안전하고 인간 기본권 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운용되게 하겠다는 게 목표죠.
인공지능 기술이 다양한 분야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보여줄 2024년,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인공지능과의 공존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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