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승계 요구” 고공 농성…무더기 해고 잇따라

[앵커]

구미의 LCD 부품 업체에서 노동자 2명이 고공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업체 측이 공장을 철거하며 2백 명에 가까운 노동자를 해고하자 고용 승계를 요구하고 나선건데요.

구미에서는 최근 이같은 대규모 해고 사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2년 전 큰 불로 공장이 모두 타버린 LCD 부품 제조업체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이후 업체는 공장 폐쇄를 결정하고 노동자 190여 명에게 희망 퇴직을 통보했습니다.

퇴직을 거부한 11명은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지난해 1월부터 공장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급기야 어제 새벽, 여성 노동자 2명이 건물 옥상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일본기업의 자회사인 이 업체가 토지 무상임차 등의 혜택만 받고선, 고용 승계없이 떠나려 한다는 겁니다.

[최현환/민주노총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 : "11명의 노동자가 구미공장 재건이 어려우면 평택공장에 가서도 일을 하겠다, 고용승계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왜 이것조차 못 들어준다는지…."]

해당 업체는 청산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 여기에 구미시가 최근 공장 철거를 승인하면서, 노동자들에 대한 구제도 어려워졌습니다.

[구미시 관계자/음성변조 : "(노동위원회에서) 화재로 인한 실질적인 사업 폐지로 이게 부당 노동행위가 아니다, (업체는) 절차대로 (청산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죠."]

구미에서는 폴리에스터 원사 업체인 TK케미칼이 지난해 노동자 210명을 정리해고 하면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구미 산단을 이끌었던 주력 업종의 쇠퇴와 산업 구조 재편 흐름 속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뒤따르고 있는 겁니다

[나원준/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 "중국을 상대로 해서 수출하는 방식 이게 길이 다 막혔잖아요. 결국은 구조조정이 닥칠 거고. 특히 외투(외국인 투자) 기업들은요. 회사 정리를 굉장히 좀 가혹하게 하는 거죠."]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잇따르고 있는 구조조정으로 지역 경제가 활력을 잃지 않도록 정부와 자치단체, 기업 차원의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준우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