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 선포했지만…여전히 일상 곳곳 마약 [친절한 뉴스K]

입력 2024.01.10 (12:34) 수정 2024.01.1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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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마약 범죄가 일어났습니다.

경찰은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회복하겠다며 총력 대응을 선언하기도 했었는데요.

지난해 마약 사건의 특징들을 되짚어보고, 올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서울 강남의 대치동 학원가가 마약 범죄 현장이 됐습니다.

누군가 건넨 필로폰 등이 섞인 음료를 학생들이 큰 의심 없이 마신 겁니다.

카페 거리로 유명한 서울 주택가에선 마약 공장이, 용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현직 경찰관이 연루된 집단 마약 모임이 적발됐습니다.

일상을 파고든 마약,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마약 범죄는 청년층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해마다 2~3백 명대에 머물던 10대 마약 사범은 지난해 처음으로 천 명을 넘어서면서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단순 호기심으로 인한 일회성 투약뿐 아니라, 밀반입과 유통 등에 가담하는 10대도 늘고 있습니다.

판매상들은 텔레그램 등 SNS를 마약 유통과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고, 젤리와 사탕 등으로 형태도 바꾸고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고 가상화폐를 이용하는 등 수법도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보안성이 강한 다크웹과 가상 자산을 이용하다 적발된 사람들만 2년 연속 천 명을 넘겼습니다.

돈을 받은 판매상들은 마약의 위치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합니다.

주택가와 지하철역, 공원.

우리 주변 어디에든 마약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단 겁니다.

경찰은 지난해 4월 전면전을 선포하고 마약 범죄 대응에 나섰습니다.

강력 대응 기조에 지난해 검거된 마약 사범은 2022년에 비해 40% 가까이 늘어 역대 최다였습니다.

하지만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한 쉽고 빠른 거래는 여전히 일상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SNS를 통한 마약 거래는 실태 파악조차 어렵습니다.

마약 중독자에겐 매일 매일이 유혹입니다.

[마약류 중독 경험자/음성변조 : "구하는 데까지 시간이 좀 있고 어떤 단계들이 있다면 '이건 아니다' 결심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을 거 같은데, 너무 쉽게 구하다 보니까…"]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마약을 찾아 막아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1g의 마약 가루를 3초 만에 탐지하는 이른바 '마약 스캐너'가 올해 전면 도입되지만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동남아 등 마약 밀수가 많은 우범 국가 입국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약과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마약은 일상에 더 가까이 다가온 상황.

[김영호/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 "처벌하고 격리만 했기 때문에 결국 교정기관에서 나온 사람들은 다시 약물을 사용하고 재범으로 이어지는 마약류 중독의 악순환이…"]

단속과 처벌을 넘어 유통을 차단하고 중독자 재활까지 돕는 종합 대책이 나와야 한단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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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과의 전쟁’ 선포했지만…여전히 일상 곳곳 마약 [친절한 뉴스K]
    • 입력 2024-01-10 12:34:23
    • 수정2024-01-10 13:19:29
    뉴스 12
[앵커]

지난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마약 범죄가 일어났습니다.

경찰은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회복하겠다며 총력 대응을 선언하기도 했었는데요.

지난해 마약 사건의 특징들을 되짚어보고, 올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서울 강남의 대치동 학원가가 마약 범죄 현장이 됐습니다.

누군가 건넨 필로폰 등이 섞인 음료를 학생들이 큰 의심 없이 마신 겁니다.

카페 거리로 유명한 서울 주택가에선 마약 공장이, 용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현직 경찰관이 연루된 집단 마약 모임이 적발됐습니다.

일상을 파고든 마약,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마약 범죄는 청년층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해마다 2~3백 명대에 머물던 10대 마약 사범은 지난해 처음으로 천 명을 넘어서면서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단순 호기심으로 인한 일회성 투약뿐 아니라, 밀반입과 유통 등에 가담하는 10대도 늘고 있습니다.

판매상들은 텔레그램 등 SNS를 마약 유통과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고, 젤리와 사탕 등으로 형태도 바꾸고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고 가상화폐를 이용하는 등 수법도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보안성이 강한 다크웹과 가상 자산을 이용하다 적발된 사람들만 2년 연속 천 명을 넘겼습니다.

돈을 받은 판매상들은 마약의 위치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합니다.

주택가와 지하철역, 공원.

우리 주변 어디에든 마약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단 겁니다.

경찰은 지난해 4월 전면전을 선포하고 마약 범죄 대응에 나섰습니다.

강력 대응 기조에 지난해 검거된 마약 사범은 2022년에 비해 40% 가까이 늘어 역대 최다였습니다.

하지만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한 쉽고 빠른 거래는 여전히 일상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SNS를 통한 마약 거래는 실태 파악조차 어렵습니다.

마약 중독자에겐 매일 매일이 유혹입니다.

[마약류 중독 경험자/음성변조 : "구하는 데까지 시간이 좀 있고 어떤 단계들이 있다면 '이건 아니다' 결심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을 거 같은데, 너무 쉽게 구하다 보니까…"]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마약을 찾아 막아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1g의 마약 가루를 3초 만에 탐지하는 이른바 '마약 스캐너'가 올해 전면 도입되지만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동남아 등 마약 밀수가 많은 우범 국가 입국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약과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마약은 일상에 더 가까이 다가온 상황.

[김영호/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 "처벌하고 격리만 했기 때문에 결국 교정기관에서 나온 사람들은 다시 약물을 사용하고 재범으로 이어지는 마약류 중독의 악순환이…"]

단속과 처벌을 넘어 유통을 차단하고 중독자 재활까지 돕는 종합 대책이 나와야 한단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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