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훔치려다 ‘화풀이 방화’…한순간에 삶의 터전 잃어

입력 2024.01.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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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 조용한 농촌 마을에 갑자기 불...이유는?

서천군 화양면 주택 불 CCTV 화면서천군 화양면 주택 불 CCTV 화면

오늘(10일) 새벽 2시쯤 서천군 화양면의 한 주택에 불이 나 절반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불이 났을 당시 상황이 담긴 CCTV를 확인해 봤더니, 정체불명의 한 남성이 주택 주변을 서성입니다.

이 남성은 주택 마당으로 들어와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를 끌고 나갑니다.

한밤 중 불청객, 절도범입니다.

그런데 오토바이 시동이 걸리지 않자, 다시 마당으로 가져다 놓더니 갑자기 불을 붙입니다.

심지어 이 남성은 오토바이에 붙은 불이 주택으로 번지는 것을 확인하고 30분이 넘게 지켜본 다음 유유히 달아납니다.

불은 순식간에 주택으로 옮겨붙었고, 놀란 이웃 주민이 주택 안으로 들어가 잠을 자고 있던 90대 노모와 60대 아들을 깨워 이들은 겨우 화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최병호 / 방화 피해자
"작년에도 여기를 왔다 갔다 하는 애들이 있었어요. 조금 어린애들이 오토바이를 훔쳐가는데도 그냥 혼내서 보냈어요. 절대 하지 말라고, 그런데 올해 이런 상황이…."

화재로 터전 잃은 피해자 최병호 씨화재로 터전 잃은 피해자 최병호 씨

순식간에 삶의 터전 잃은 90대 노모와 희귀병 60대 아들은 어떻게?

불은 40여 분만에 모두 꺼졌지만, 주택은 절반 이상 무너져내렸고 내부는 온통 그을음이 가득해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이 남성이 타고 달아나려던 오토바이도 모두 불에 타 뼈대만 남았습니다.

이 불로 치매를 앓는 93살 노모와 폐섬유증 등 희귀 병을 앓는 64살 아들은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됐습니다.

당장 머무를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잠시 이웃 친척 집에 머물기로 했지만, 집수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최병호 / 방화 피해자
(저는)희귀병 환자예요. 그래서 어렵게 사는데 생각도 해본 일도 없고...남들과 다투고 살아본 적도 없는데

오토바이 시동 걸리지 않자 '홧김에? 증거 없애려 했나?'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남성이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나려다 시동이 걸리지 않자 오토바이에 인화성 물질을 뿌려 주택과 오토바이에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시 오토바이 옆에 놓여있던 통까지 확인해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겁니다.

경찰은 지난해에도 누군가 오토바이를 훔치려고 했던 일이 있었다는 방화 피해자 최 씨의 진술을 확보하고, 이번 사건과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 불이 난 당시 CCTV 분석 결과,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남성이 검은색 계열의 외투를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주변 탐문을 진행하며 이 남성의 행방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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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토바이 훔치려다 ‘화풀이 방화’…한순간에 삶의 터전 잃어
    • 입력 2024-01-10 18: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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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 조용한 농촌 마을에 갑자기 불...이유는?

서천군 화양면 주택 불 CCTV 화면
오늘(10일) 새벽 2시쯤 서천군 화양면의 한 주택에 불이 나 절반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불이 났을 당시 상황이 담긴 CCTV를 확인해 봤더니, 정체불명의 한 남성이 주택 주변을 서성입니다.

이 남성은 주택 마당으로 들어와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를 끌고 나갑니다.

한밤 중 불청객, 절도범입니다.

그런데 오토바이 시동이 걸리지 않자, 다시 마당으로 가져다 놓더니 갑자기 불을 붙입니다.

심지어 이 남성은 오토바이에 붙은 불이 주택으로 번지는 것을 확인하고 30분이 넘게 지켜본 다음 유유히 달아납니다.

불은 순식간에 주택으로 옮겨붙었고, 놀란 이웃 주민이 주택 안으로 들어가 잠을 자고 있던 90대 노모와 60대 아들을 깨워 이들은 겨우 화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최병호 / 방화 피해자
"작년에도 여기를 왔다 갔다 하는 애들이 있었어요. 조금 어린애들이 오토바이를 훔쳐가는데도 그냥 혼내서 보냈어요. 절대 하지 말라고, 그런데 올해 이런 상황이…."

화재로 터전 잃은 피해자 최병호 씨
순식간에 삶의 터전 잃은 90대 노모와 희귀병 60대 아들은 어떻게?

불은 40여 분만에 모두 꺼졌지만, 주택은 절반 이상 무너져내렸고 내부는 온통 그을음이 가득해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이 남성이 타고 달아나려던 오토바이도 모두 불에 타 뼈대만 남았습니다.

이 불로 치매를 앓는 93살 노모와 폐섬유증 등 희귀 병을 앓는 64살 아들은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됐습니다.

당장 머무를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잠시 이웃 친척 집에 머물기로 했지만, 집수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최병호 / 방화 피해자
(저는)희귀병 환자예요. 그래서 어렵게 사는데 생각도 해본 일도 없고...남들과 다투고 살아본 적도 없는데

오토바이 시동 걸리지 않자 '홧김에? 증거 없애려 했나?'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남성이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나려다 시동이 걸리지 않자 오토바이에 인화성 물질을 뿌려 주택과 오토바이에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시 오토바이 옆에 놓여있던 통까지 확인해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겁니다.

경찰은 지난해에도 누군가 오토바이를 훔치려고 했던 일이 있었다는 방화 피해자 최 씨의 진술을 확보하고, 이번 사건과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 불이 난 당시 CCTV 분석 결과,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남성이 검은색 계열의 외투를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주변 탐문을 진행하며 이 남성의 행방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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