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가방 속 몰래 녹취’…대법, ‘아동학대’ 증거 인정 못해
입력 2024.01.11 (10:18)
수정 2024.01.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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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초등학교 자녀의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초등학교 교사의 아동학대 행위를 녹취했다면, 이 녹취는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반돼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오경미)는 오늘(11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교사 A 씨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부모가 몰래 녹음한 피고인의 수업시간 중 발언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 녹음'에 해당한다"며 "(학부모가 몰래 녹취한 녹음파일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교실에서 수업시간 중 한 발언은 통상적으로 교실 내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교실 내 학생들에게만 공개된 것일 뿐, 일반 공중이나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것이 아니다"라며, "피해 아동의 부모는 피고인의 수업시간 중 발언의 상대방, 즉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한 당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화 내용이 공적인 성격을 갖는지 여부나 발언자가 공적 인물인지 여부 등은 ‘공개되지 않은 대화’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해당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것으로, 교사의 유무죄에 대해 최종 판단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으로 청취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해 기록된 내용은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A 씨는 2018년 서울 광진구의 한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로 근무하던 중 자신의 반으로 전학 온 학생에게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는 자신의 반 학생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아. 학습 훈련이 전혀 안 되어 있어, 1, 2학년 때 공부 안 하고 왔다 갔다만 했나봐' 등의 말을 해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학대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A 씨의 이 같은 행위는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두면서 발각됐습니다.
학부모는 자녀에게서 '선생님이 저에게 1, 2학년 제대로 나온 것 맞냐는 등의 말을 했다'는 말을 듣고 아동학대를 의심해, 상황 파악 및 학대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녹음기를 가방에 넣어 교사의 발언을 녹음했고, 수사기관에 아동 학대를 신고하며 녹음 내용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1심에서는 A 씨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보고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비밀리에 녹음한 부분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쓰면 안 된다'며 항소했습니다.
2심에서는 A 씨의 발언 중 일부는 피해 아동에 대한 학대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A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일부 발언은 초등학교 교사가 수업과 관련해 취할 수 있는 조치 내지 발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쟁점이 된 녹음 파일에 대해선 "피해자는 초등학교 3학년으로, 스스로 자신의 법익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 또 녹음자와 대화자(피해자)를 동일시 할 정도로 밀접한 인적 관련이 있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했습니다.
이어 "이 사건과 같이 말로 이루어지는 학대 범행의 특성상 녹음을 하는 외에는 피고인의 범죄행위를 밝혀내고, 피해자의 법익을 방어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을 강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결론을 뒤집었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오경미)는 오늘(11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교사 A 씨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부모가 몰래 녹음한 피고인의 수업시간 중 발언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 녹음'에 해당한다"며 "(학부모가 몰래 녹취한 녹음파일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교실에서 수업시간 중 한 발언은 통상적으로 교실 내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교실 내 학생들에게만 공개된 것일 뿐, 일반 공중이나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것이 아니다"라며, "피해 아동의 부모는 피고인의 수업시간 중 발언의 상대방, 즉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한 당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화 내용이 공적인 성격을 갖는지 여부나 발언자가 공적 인물인지 여부 등은 ‘공개되지 않은 대화’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해당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것으로, 교사의 유무죄에 대해 최종 판단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으로 청취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해 기록된 내용은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A 씨는 2018년 서울 광진구의 한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로 근무하던 중 자신의 반으로 전학 온 학생에게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는 자신의 반 학생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아. 학습 훈련이 전혀 안 되어 있어, 1, 2학년 때 공부 안 하고 왔다 갔다만 했나봐' 등의 말을 해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학대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A 씨의 이 같은 행위는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두면서 발각됐습니다.
학부모는 자녀에게서 '선생님이 저에게 1, 2학년 제대로 나온 것 맞냐는 등의 말을 했다'는 말을 듣고 아동학대를 의심해, 상황 파악 및 학대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녹음기를 가방에 넣어 교사의 발언을 녹음했고, 수사기관에 아동 학대를 신고하며 녹음 내용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1심에서는 A 씨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보고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비밀리에 녹음한 부분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쓰면 안 된다'며 항소했습니다.
2심에서는 A 씨의 발언 중 일부는 피해 아동에 대한 학대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A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일부 발언은 초등학교 교사가 수업과 관련해 취할 수 있는 조치 내지 발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쟁점이 된 녹음 파일에 대해선 "피해자는 초등학교 3학년으로, 스스로 자신의 법익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 또 녹음자와 대화자(피해자)를 동일시 할 정도로 밀접한 인적 관련이 있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했습니다.
이어 "이 사건과 같이 말로 이루어지는 학대 범행의 특성상 녹음을 하는 외에는 피고인의 범죄행위를 밝혀내고, 피해자의 법익을 방어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을 강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결론을 뒤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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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초등학교 자녀의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초등학교 교사의 아동학대 행위를 녹취했다면, 이 녹취는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반돼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오경미)는 오늘(11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교사 A 씨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부모가 몰래 녹음한 피고인의 수업시간 중 발언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 녹음'에 해당한다"며 "(학부모가 몰래 녹취한 녹음파일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교실에서 수업시간 중 한 발언은 통상적으로 교실 내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교실 내 학생들에게만 공개된 것일 뿐, 일반 공중이나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것이 아니다"라며, "피해 아동의 부모는 피고인의 수업시간 중 발언의 상대방, 즉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한 당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화 내용이 공적인 성격을 갖는지 여부나 발언자가 공적 인물인지 여부 등은 ‘공개되지 않은 대화’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해당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것으로, 교사의 유무죄에 대해 최종 판단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으로 청취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해 기록된 내용은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A 씨는 2018년 서울 광진구의 한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로 근무하던 중 자신의 반으로 전학 온 학생에게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는 자신의 반 학생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아. 학습 훈련이 전혀 안 되어 있어, 1, 2학년 때 공부 안 하고 왔다 갔다만 했나봐' 등의 말을 해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학대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A 씨의 이 같은 행위는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두면서 발각됐습니다.
학부모는 자녀에게서 '선생님이 저에게 1, 2학년 제대로 나온 것 맞냐는 등의 말을 했다'는 말을 듣고 아동학대를 의심해, 상황 파악 및 학대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녹음기를 가방에 넣어 교사의 발언을 녹음했고, 수사기관에 아동 학대를 신고하며 녹음 내용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1심에서는 A 씨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보고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비밀리에 녹음한 부분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쓰면 안 된다'며 항소했습니다.
2심에서는 A 씨의 발언 중 일부는 피해 아동에 대한 학대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A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일부 발언은 초등학교 교사가 수업과 관련해 취할 수 있는 조치 내지 발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쟁점이 된 녹음 파일에 대해선 "피해자는 초등학교 3학년으로, 스스로 자신의 법익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 또 녹음자와 대화자(피해자)를 동일시 할 정도로 밀접한 인적 관련이 있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했습니다.
이어 "이 사건과 같이 말로 이루어지는 학대 범행의 특성상 녹음을 하는 외에는 피고인의 범죄행위를 밝혀내고, 피해자의 법익을 방어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을 강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결론을 뒤집었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오경미)는 오늘(11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교사 A 씨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부모가 몰래 녹음한 피고인의 수업시간 중 발언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 녹음'에 해당한다"며 "(학부모가 몰래 녹취한 녹음파일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교실에서 수업시간 중 한 발언은 통상적으로 교실 내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교실 내 학생들에게만 공개된 것일 뿐, 일반 공중이나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것이 아니다"라며, "피해 아동의 부모는 피고인의 수업시간 중 발언의 상대방, 즉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한 당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화 내용이 공적인 성격을 갖는지 여부나 발언자가 공적 인물인지 여부 등은 ‘공개되지 않은 대화’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해당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것으로, 교사의 유무죄에 대해 최종 판단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으로 청취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해 기록된 내용은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A 씨는 2018년 서울 광진구의 한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로 근무하던 중 자신의 반으로 전학 온 학생에게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는 자신의 반 학생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아. 학습 훈련이 전혀 안 되어 있어, 1, 2학년 때 공부 안 하고 왔다 갔다만 했나봐' 등의 말을 해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학대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A 씨의 이 같은 행위는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두면서 발각됐습니다.
학부모는 자녀에게서 '선생님이 저에게 1, 2학년 제대로 나온 것 맞냐는 등의 말을 했다'는 말을 듣고 아동학대를 의심해, 상황 파악 및 학대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녹음기를 가방에 넣어 교사의 발언을 녹음했고, 수사기관에 아동 학대를 신고하며 녹음 내용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1심에서는 A 씨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보고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비밀리에 녹음한 부분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쓰면 안 된다'며 항소했습니다.
2심에서는 A 씨의 발언 중 일부는 피해 아동에 대한 학대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A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일부 발언은 초등학교 교사가 수업과 관련해 취할 수 있는 조치 내지 발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쟁점이 된 녹음 파일에 대해선 "피해자는 초등학교 3학년으로, 스스로 자신의 법익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 또 녹음자와 대화자(피해자)를 동일시 할 정도로 밀접한 인적 관련이 있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했습니다.
이어 "이 사건과 같이 말로 이루어지는 학대 범행의 특성상 녹음을 하는 외에는 피고인의 범죄행위를 밝혀내고, 피해자의 법익을 방어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을 강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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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기자 isbae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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