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VS 날리면’…법원 “MBC, 정정보도해야”

[앵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불거진 MBC의 '자막 논란'과 관련해 법원이 MBC에 정정보도를 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외교부와 대통령실은 사실과 다른 보도를 바로 잡는 판결이라는 입장을 냈고, MBC는 판결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며 항소했습니다.

최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22년 9월 미국 뉴욕을 방문해 한 행사장을 찾았던 윤석열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2022년 9월 :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 　) 쪽팔려서 어떡하나?"]

MBC는 당시 이 발언에 미국과 바이든 미 대통령이 언급된 자막을 달아 보도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말한 것이며, 국회도 미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계속됐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2022년 외교부가 제기한 정정보도 소송에서 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윤 대통령이 '바이든은'이라고 발언했는지 여부가 기술적 분석을 통해서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바이든은'이라고 보도했다"며, 전후 맥락 등을 고려할 때 윤 대통령이 미 의회와 바이든 미 대통령을 향해 비속어 등을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판결 후 최초로 방송되는 MBC 뉴스데스크에서 진행자가 정정보도문을 통상적인 진행속도로 1회 낭독하라"고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외교부가 정정보도 청구권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보도 내용과 개별적 연관성이 있는 자로 판단돼 정정보도를 청구할 이익이 있다"고 봤습니다.

판결 직후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사실과 다른 보도를 바로잡고 우리 외교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이도운/대통령실 홍보수석 :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확인 절차도 없이 자막을 조작하면서 국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허위 보도를 낸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일입니다."]

MBC는 정정보도 청구를 인용한 판결을 내린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항소했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