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된 반려견…인식칩 자리엔 깊은 상처가

입력 2024.01.15 (18:16) 수정 2024.01.1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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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푸들의 옆구리에서 생살을 파낸 상처가 발견됐다. 인식 칩이 심겨있던 자리다.구조된 푸들의 옆구리에서 생살을 파낸 상처가 발견됐다. 인식 칩이 심겨있던 자리다.

■ 보호자 정보 담은 인식 칩 발견…'배회하던 개' 보호자 품으로

지난 9일, 천안시 성정동의 한 거리에 '푸들' 한 마리가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주민이 이를 보고 동물보호센터에 신고했고, 이튿날 한 편의점 앞에서 이 푸들을 구조했습니다.

천안시 동물보호센터는 입양을 추진하다가, 몸 안에 보호자 정보가 담긴 인식 칩을 발견해
보호자를 수소문해 돌려보냈습니다. 반려동물 등록제가 빛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신고한 주민과 구조한 보호센터는 물론이고, 길 잃은 푸들에게는 참 행복한 결말인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같이 살던 보호자는 오히려 당황했습니다. 10년 간 양육한 반려견이 돌아왔는데,
이 보호자는 기뻐하는 내색이 없었습니다. 사실 이 푸들은 '잃어버린 개'가 아니라 보호자가
'버린 개'였기 때문입니다.

집으로 돌아간 지 이틀 만에 다시 버려진 푸들. 이번엔 같이 살던 몰티즈와 함께 버려졌다.집으로 돌아간 지 이틀 만에 다시 버려진 푸들. 이번엔 같이 살던 몰티즈와 함께 버려졌다.

■ 인식 칩 빼내려 생살 파냈나…다시 버려진 '10년 지기' 반려견

지난 13일, 집으로 돌아갔던 푸들은 이번엔 아산시 배방읍의 한 대학 후문에서 다시 발견됐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한 집에 살던 반려견 '몰티즈'도 함께 버려졌습니다.

푸들의 왼쪽 옆구리에는 생살을 파낸 깊은 상처가 발견됐습니다.
인식 칩이 있던 자리였습니다.

동물단체 활동가들은 이 푸들이 지난번에 돌려 보낸 개라는 걸 한 눈에 알아차렸습니다.
커뮤니티 웹사이트에 올라온 푸들의 특징 등이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자치단체에 확인을 요청했고, 연락이 닿은 40대 보호자는 "키울 능력이 안 돼 다시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상처를 낸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함께 버려진 몰티즈 역시 푸들과 마찬가지로 최근 다른 곳에 버려졌다가 인식 칩 덕분에
집으로 돌아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몰티즈의 몸에서도 이번에는 인식칩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동물 구조 단체는 이 보호자를 동물 학대와 유기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선의를 가진 두 가정이 자원해 각각 푸들과 몰티즈를 임시로 보살피고 있습니다.

돌봐주고 믿음을 줘야 할 보호자에게 오히려 끔찍한 학대를 당한 이 푸들과 몰티즈가
새 안식처에서 정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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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기된 반려견…인식칩 자리엔 깊은 상처가
    • 입력 2024-01-15 18:16:41
    • 수정2024-01-15 19: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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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푸들의 옆구리에서 생살을 파낸 상처가 발견됐다. 인식 칩이 심겨있던 자리다.
■ 보호자 정보 담은 인식 칩 발견…'배회하던 개' 보호자 품으로

지난 9일, 천안시 성정동의 한 거리에 '푸들' 한 마리가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주민이 이를 보고 동물보호센터에 신고했고, 이튿날 한 편의점 앞에서 이 푸들을 구조했습니다.

천안시 동물보호센터는 입양을 추진하다가, 몸 안에 보호자 정보가 담긴 인식 칩을 발견해
보호자를 수소문해 돌려보냈습니다. 반려동물 등록제가 빛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신고한 주민과 구조한 보호센터는 물론이고, 길 잃은 푸들에게는 참 행복한 결말인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같이 살던 보호자는 오히려 당황했습니다. 10년 간 양육한 반려견이 돌아왔는데,
이 보호자는 기뻐하는 내색이 없었습니다. 사실 이 푸들은 '잃어버린 개'가 아니라 보호자가
'버린 개'였기 때문입니다.

집으로 돌아간 지 이틀 만에 다시 버려진 푸들. 이번엔 같이 살던 몰티즈와 함께 버려졌다.
■ 인식 칩 빼내려 생살 파냈나…다시 버려진 '10년 지기' 반려견

지난 13일, 집으로 돌아갔던 푸들은 이번엔 아산시 배방읍의 한 대학 후문에서 다시 발견됐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한 집에 살던 반려견 '몰티즈'도 함께 버려졌습니다.

푸들의 왼쪽 옆구리에는 생살을 파낸 깊은 상처가 발견됐습니다.
인식 칩이 있던 자리였습니다.

동물단체 활동가들은 이 푸들이 지난번에 돌려 보낸 개라는 걸 한 눈에 알아차렸습니다.
커뮤니티 웹사이트에 올라온 푸들의 특징 등이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자치단체에 확인을 요청했고, 연락이 닿은 40대 보호자는 "키울 능력이 안 돼 다시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상처를 낸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함께 버려진 몰티즈 역시 푸들과 마찬가지로 최근 다른 곳에 버려졌다가 인식 칩 덕분에
집으로 돌아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몰티즈의 몸에서도 이번에는 인식칩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동물 구조 단체는 이 보호자를 동물 학대와 유기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선의를 가진 두 가정이 자원해 각각 푸들과 몰티즈를 임시로 보살피고 있습니다.

돌봐주고 믿음을 줘야 할 보호자에게 오히려 끔찍한 학대를 당한 이 푸들과 몰티즈가
새 안식처에서 정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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