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도 너무 먼 병원’…억을 줘도 못 구하는 의사

입력 2024.01.16 (06:49) 수정 2024.01.16 (06:5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수억 원의 연봉을 줘도 의사를 못 구하고, 아파도, 병원에 맘대로 갈 수 없는 지역의료 공백 실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의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지역의료 사정을 이청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소양호의 한 깊숙한 산골마을, 70대 노부부가 병원길에 나섰습니다.

꼬부랑 산길을 돌고 돌아 큰 맘 먹어야 하는 길입니다.

[마경수/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 "다치던 날이 토요일, 일요일이 껴가지고. 그래가지고 월요일날 사흘동안(기다렸다) 병원에 왔는데 아주 아파서 화장실도 잘 못 가고 엉금엉금 기어다니고 그랬지."]

이 모녀가 사는 강원도 평창에는 민간 소아과가 없습니다.

평일에만 환자를 보는 보건소에 소아과가 있긴 하지만, 아이가 날을 가려가며 아플리 없습니다.

[전유민/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 "하필이면 금요일부터 아프기 시작해요. 금요일 저녁부터. 저희는 강릉에 주말에 진료 보는 병원이 있어가지고 그쪽으로 이용하는데 오픈런을 해 봤어요."]

강원도 전체 의사 70%가 춘천,원주,강릉에 집중돼 있을 만큼 도시와 농촌간 의료 불균형이 심각합니다.

그런데 최근 이들 도시마저도 떠나는 의료진이 계속 늘어나 최근 3년 사이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 600여 명,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은 80여 명이 그만 뒀습니다.

연봉 4억 원대, 아파트와 별장 제공까지 내건 의사 채용 공고는 이제 예삿일이 돼버렸습니다.

[박현정/강원특별자치도 공공의료과장 : "공고는 거의 연중 상시로 내고 있고요. (연봉) 상한액이 지금 매년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에요."]

2028년까지 수도권에만 대학병원 6,600개 병상이 더 들어섭니다.

의료진 수도권 집중과 지방의료 공백이 더 빨라질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멀어도 너무 먼 병원’…억을 줘도 못 구하는 의사
    • 입력 2024-01-16 06:49:26
    • 수정2024-01-16 06:54:26
    뉴스광장 1부
[앵커]

수억 원의 연봉을 줘도 의사를 못 구하고, 아파도, 병원에 맘대로 갈 수 없는 지역의료 공백 실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의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지역의료 사정을 이청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소양호의 한 깊숙한 산골마을, 70대 노부부가 병원길에 나섰습니다.

꼬부랑 산길을 돌고 돌아 큰 맘 먹어야 하는 길입니다.

[마경수/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 "다치던 날이 토요일, 일요일이 껴가지고. 그래가지고 월요일날 사흘동안(기다렸다) 병원에 왔는데 아주 아파서 화장실도 잘 못 가고 엉금엉금 기어다니고 그랬지."]

이 모녀가 사는 강원도 평창에는 민간 소아과가 없습니다.

평일에만 환자를 보는 보건소에 소아과가 있긴 하지만, 아이가 날을 가려가며 아플리 없습니다.

[전유민/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 "하필이면 금요일부터 아프기 시작해요. 금요일 저녁부터. 저희는 강릉에 주말에 진료 보는 병원이 있어가지고 그쪽으로 이용하는데 오픈런을 해 봤어요."]

강원도 전체 의사 70%가 춘천,원주,강릉에 집중돼 있을 만큼 도시와 농촌간 의료 불균형이 심각합니다.

그런데 최근 이들 도시마저도 떠나는 의료진이 계속 늘어나 최근 3년 사이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 600여 명,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은 80여 명이 그만 뒀습니다.

연봉 4억 원대, 아파트와 별장 제공까지 내건 의사 채용 공고는 이제 예삿일이 돼버렸습니다.

[박현정/강원특별자치도 공공의료과장 : "공고는 거의 연중 상시로 내고 있고요. (연봉) 상한액이 지금 매년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에요."]

2028년까지 수도권에만 대학병원 6,600개 병상이 더 들어섭니다.

의료진 수도권 집중과 지방의료 공백이 더 빨라질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