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제도 공백 속 수십 년 사슴 피해 이제야 해법…방치된 가축 문제 해결 시발점 돼야”

입력 2024.01.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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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 인경호 전남 영광군 낙월면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이성연 기술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3SBfhoL5ORo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지난 수십 년 동안 천적이 없어 개체 수가 급증한 사슴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섬 주민들이 있다고 합니다. 녹용 채취를 위해 들여왔다 버려진 사슴 몇 마리가 이제는 1천여 마리까지 늘면서 농작물과 묘지를 파헤치고 산림을 훼손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주민 피해가 이어지자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대책을 내놨다"고 합니다. 인경호 영광군 낙월면장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인경호 영광군 낙월면장 (이하 인경호):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먼저 안마도가 어떤 곳인지 규모라든지 주민 인구수라든지 소개해주시겠어요?

◆ 인경호: 안마도는 전남 영광군의 유일한 도서 지역인 낙월면에 속하는 섬인데요. 한두 번 정도 운항하는 여객선으로 약 2시간 정도가 걸리는 상당히 오지 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안마도 중심으로 죽도, 오도, 횡도, 석만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군도를 이루어 이를 통칭 안마군도라 합니다. 횡도는 우리나라 남서해안의 23개 영해 기점 중 하나로 지정되어 지정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섬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윤주성: 그런데 안마도에 사슴이 지금 몇 마리나 있는 것인가요?

◆ 인경호: 현재 안마도를 비롯한 주변 섬들에는 약 1,000여 마리의 사슴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낙월면 소재지 낙월도에도 약 100여 마리 이상의 사슴이 야생화되어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진 출처: 영광군사진 출처: 영광군

◇ 윤주성: 영상을 보니까 사슴이 수영까지 하던데요. 맞습니까?

◆ 인경호: 네. 그렇습니다. 사슴 수영 실력이 굉장히 뛰어나서 주변 섬들까지도 서식지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 윤주성: 주변 섬이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습니까?

◆ 인경호: 보통 안마도를 중심으로 하는 안마군도는 보통 100여 미터 이상 1킬로미터 내에 있는 섬들이 많은데요. 그런 섬들은 사슴이 헤엄치기 아주 쉬운 거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 윤주성: 그러면 그 주변 섬들을 오가면서 서식하고 있는 것이군요.

◆ 인경호: 처음에 안마도라든가 죽도 쪽에서 사슴이 살다가 지금 횡도나 오도, 무인도까지 서식지를 확대한 실정이거든요. 그래서 그쪽에 터를 잡고 계속 번식을 하고 있습니다.

◇ 윤주성: 사슴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주민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하던데요. 그동안 어떤 불편들이 있었던 것인가요?

◆ 인경호: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안마도 사슴을 옛날 동화 속에서 나오는 선녀, 나무꾼에 등장하는 사슴이라든가 그런 이미지를 떠올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현재 살고 있는 주민들은 그런 낭만 대신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는 골칫덩어리에 불과할 뿐입니다. 사슴이 주민들에게 여러 가지 피해를 주고 있는데 대표적인 몇 가지를 드려 보겠습니다. 첫 번째 농작물 피해입니다. 현재 안마도의 논밭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울타리입니다. 철망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고 폐그물을 이용해서 만든 것도 있는데 이는 사슴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비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영광군사진 출처: 영광군

"사슴은 보통 2m 이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하는데 울타리가 없으면 농작물 재배는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두 번째는 생태계 파괴입니다. 특히 겨울에는 먹이가 부족하여 자생하는 나무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꾸지뽕나무, 예덕나무, 두릅나무 등이 대표적인 피해 수종인데요. 나무 껍질을 무차별적으로 벗겨 먹기 때문에 숲이 황폐화 되고 있습니다. 안마도를 방문하시면 앙상하게 껍질이 벗겨진 나무나 고사된 나무를 쉽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는 묘지 훼손입니다. 묘지도 사슴이 파헤치는 대표적인 시설물 중 하나인데요. 조상 묘지 훼손은 주민들에게 물질적인 피해 이상으로 큰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사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논밭도 마찬가지로 묘지 주변에도 울타리를 치고 있습니다. 네 번째로는 주민들의 정서적 불안입니다. 사슴 울음소리가 굉장히 날카롭고 고음 소리를 내고 있으며 특히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번식기 때 밤이면 주민들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주고 있습니다. 끝으로 사슴 배설물로 인한 불편 및 섬 이미지 하락입니다. "도로나 산책로, 등산로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배설을 하는 바람에 안마도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서 섬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사슴을 처음 들여온 것이 30여 년 전의 일이라는데 어떻게 해서 사슴 개체 수가 급증하게 된 것인가요?

◆ 인경호: 처음에는 "주민 몇 분이 녹용 생산을 위해서 사슴을 사육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슴 일부가 사육장을 탈출하거나 또 사슴의 경제 가치가 하락하면서 사육을 포기한 결과 사람 관리를 전혀 받지 못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야생종과 다름없는 상태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섬에는 사슴의 천적이 전무할 뿐만 아니라 유해조수로 지정된 멧돼지나 고라니처럼 총포에 의한 포획을 할 수 없고 또 사슴은 유해조수에 해당하지 않아 개체 수를 조절할 만한 아무런 법적인 근거가 없고 지금까지 손을 놓고 있던 것이 사실입니다.

사진 출처: 영광군사진 출처: 영광군

또한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수영 실력이 워낙 뛰어나서 처음 사육하던 섬에서 유인도뿐만 아니라 무인도 등 주변 섬으로 이동하는 등 서식지를 넓혀 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주민들 입장에서는 사슴 개체 수 조절을 위하는 법적인 근거나 실질적인 방법이 없어 사슴의 기하급수적인 번식을 안타깝게 바라보고만 있던 것이 전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윤주성: 영광군에서도 주민들의 이런 민원이나 불편 사항에 대해서 알고 계셨을 것 같은데 영광군 차원에서도 어떻게 해볼 방안이 없었던 것인가요?

◆ 인경호: 일단 사슴의 법적인 지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군에서 어떤 조치를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한 총포 사용이라든가 아니면 다른 여러 가지 방법들을 강구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방법에는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군에서는 이런 조치의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 윤주성: "사슴이 지금 가축으로 분류된 것이지 유해 야생유해동물은 아니어서 포획을 하거나 이럴 수 없었다"는 말씀이시군요?

◆ 인경호: 지금 사슴이 부처 간에도 약간 의견이 다릅니다. "환경부에서는 사슴을 가축이라고 하고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사람 관리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이것은 가축이 아니다", 서로 의견이 다르거든요. 조치하는 방법도 서로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서 지금까지 어떤 현실화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진 출처: 영광군사진 출처: 영광군

◇ 윤주성: 급기야 주민들 한 5백여 분이 지난해 7월 집단 민원을 제기했는데, 그렇게 해서 제기 하게 된 것이군요?

◆ 인경호: 네. 그렇습니다. 일단 그렇게 "전혀 대책이 나오지 않으니까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 주십사" 하고 민원을 제기한 것입니다.

◇ 윤주성: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 인경호: 권익위에서 현지 조사를 통해서 100번 말로 듣는 것보다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 또 어떤 조치를 요구하는지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던 것 같고요. 주민들의 의견 수렴해서 대책을 내놓은 것 같습니다.

◇ 윤주성: 권익위에서는 축산업자를 찾아서 소유권 포기를 받아내고 또 "지자체는 전염병 검사 이후에 처분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는데 영광군은 이후에 어떤 대책을 추진하게 되는 것인가요?

◆ 인경호: 일단은 사슴에 대한 어떤 법적인 지위가 확립되기 전에 영광군에서는 사슴에 대한 전염병 조사를 해서 만약 양성이 되면 살처분 등 그에 합당한 조치를 할 계획입니다.

◇ 윤주성: 그러면 사슴에 대한 어떤 법적 지위 결정은 언제쯤이나 어떻게 해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인가요?

◆ 인경호: 지금 야생생물 보호와 관리에 관한 법률에 보면 사육을 하다가 이렇게 관리가 안 된 동물에 대해서는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하는 그런 규정이 있습니다. 만약 그런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이 되면 지자체 등과 협의해서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거든요. "아마 그런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이 된다"고 하면 총포를 이용한 포획 방법도 하나의 어떤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윤주성: 결국은 이렇게 유해 동물로 지정해서 포획하거나 이런 방안밖에는 대안이 없는 것일까요?

◆ 인경호: 현재 주민들 입장에서는 일단 사슴이 피해를 많이 주기 때문에 어떤 적절한 개체 수 조절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사슴에 대해서 관광 자원화 해야 된다"는 의견도 있고 한데 일단 사슴이 경제적 가치가 굉장히 적어서 관광 자원화시켜서 주민 소득과 연결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래서 이런 개체 수 조절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겠지요.

◇ 윤주성: 권익위의 대책이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시점은 언제쯤이나 될까요? 환경부가 오는 10월까지 유해동물 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것인가요?

◆ 인경호: 환경부에서는 사슴 실태 조사를 통해서 야생동물로서 지정을 하거나 아니면 야생동물로 지정한 후에 유해조수로 지정을 할지 검토할 예정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어떤 과정들이 한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이 되고요. 그런 부분이 이제 정리가 된다고 하면 기본적인 어떤 조치들을 아마 검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윤주성: 앞으로 어떤 가시적인 대책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금 현 상황에서 주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그래도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 인경호: 권익위 권고가 이행되기 전에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리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지금 현재로서는 사슴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울타리 설치 비용 지원이라든가 또 피해를 입은 농작물 피해 보상 등도 검토할 단계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진 출처: 영광군사진 출처: 영광군

◇ 윤주성: 지금까지는 농작물 피해 보상이라든지 이런 것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까?

◆ 인경호: 그런 부분은 일단 법적인 근거가 없고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미흡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 윤주성: 이번에 안마도 사슴과 관련해서 전국적으로 보도가 잇따르면서 영광 낙월면이 많이 알려졌는데요. 면장님께서 마지막으로 낙월면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신다면,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주십시오.

◆ 인경호: 지금 사슴 문제는 공영방송이라든가 언론에서 굉장히 많이 다룬 주제입니다. 특히 안마도라든가 우리 낙월면에 이렇게 집중되어 있어서 이슈화된 것 같은데요. 비록 늦은 감은 있습니다만, 국민권익위원회 부처와 지자체 등 사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보완 등 조치를 권고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 이를 계기로 해서 전국에 있는 사슴 문제, 사슴뿐만 아니라 사육을 하다가 방치된 가축들 그런 해결의 어떤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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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등의 아침] “제도 공백 속 수십 년 사슴 피해 이제야 해법…방치된 가축 문제 해결 시발점 돼야”
    • 입력 2024-01-18 11:25:00
    광주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 인경호 전남 영광군 낙월면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이성연 기술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3SBfhoL5ORo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지난 수십 년 동안 천적이 없어 개체 수가 급증한 사슴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섬 주민들이 있다고 합니다. 녹용 채취를 위해 들여왔다 버려진 사슴 몇 마리가 이제는 1천여 마리까지 늘면서 농작물과 묘지를 파헤치고 산림을 훼손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주민 피해가 이어지자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대책을 내놨다"고 합니다. 인경호 영광군 낙월면장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인경호 영광군 낙월면장 (이하 인경호):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먼저 안마도가 어떤 곳인지 규모라든지 주민 인구수라든지 소개해주시겠어요?

◆ 인경호: 안마도는 전남 영광군의 유일한 도서 지역인 낙월면에 속하는 섬인데요. 한두 번 정도 운항하는 여객선으로 약 2시간 정도가 걸리는 상당히 오지 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안마도 중심으로 죽도, 오도, 횡도, 석만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군도를 이루어 이를 통칭 안마군도라 합니다. 횡도는 우리나라 남서해안의 23개 영해 기점 중 하나로 지정되어 지정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섬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윤주성: 그런데 안마도에 사슴이 지금 몇 마리나 있는 것인가요?

◆ 인경호: 현재 안마도를 비롯한 주변 섬들에는 약 1,000여 마리의 사슴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낙월면 소재지 낙월도에도 약 100여 마리 이상의 사슴이 야생화되어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진 출처: 영광군
◇ 윤주성: 영상을 보니까 사슴이 수영까지 하던데요. 맞습니까?

◆ 인경호: 네. 그렇습니다. 사슴 수영 실력이 굉장히 뛰어나서 주변 섬들까지도 서식지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 윤주성: 주변 섬이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습니까?

◆ 인경호: 보통 안마도를 중심으로 하는 안마군도는 보통 100여 미터 이상 1킬로미터 내에 있는 섬들이 많은데요. 그런 섬들은 사슴이 헤엄치기 아주 쉬운 거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 윤주성: 그러면 그 주변 섬들을 오가면서 서식하고 있는 것이군요.

◆ 인경호: 처음에 안마도라든가 죽도 쪽에서 사슴이 살다가 지금 횡도나 오도, 무인도까지 서식지를 확대한 실정이거든요. 그래서 그쪽에 터를 잡고 계속 번식을 하고 있습니다.

◇ 윤주성: 사슴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주민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하던데요. 그동안 어떤 불편들이 있었던 것인가요?

◆ 인경호: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안마도 사슴을 옛날 동화 속에서 나오는 선녀, 나무꾼에 등장하는 사슴이라든가 그런 이미지를 떠올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현재 살고 있는 주민들은 그런 낭만 대신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는 골칫덩어리에 불과할 뿐입니다. 사슴이 주민들에게 여러 가지 피해를 주고 있는데 대표적인 몇 가지를 드려 보겠습니다. 첫 번째 농작물 피해입니다. 현재 안마도의 논밭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울타리입니다. 철망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고 폐그물을 이용해서 만든 것도 있는데 이는 사슴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비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영광군
"사슴은 보통 2m 이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하는데 울타리가 없으면 농작물 재배는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두 번째는 생태계 파괴입니다. 특히 겨울에는 먹이가 부족하여 자생하는 나무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꾸지뽕나무, 예덕나무, 두릅나무 등이 대표적인 피해 수종인데요. 나무 껍질을 무차별적으로 벗겨 먹기 때문에 숲이 황폐화 되고 있습니다. 안마도를 방문하시면 앙상하게 껍질이 벗겨진 나무나 고사된 나무를 쉽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는 묘지 훼손입니다. 묘지도 사슴이 파헤치는 대표적인 시설물 중 하나인데요. 조상 묘지 훼손은 주민들에게 물질적인 피해 이상으로 큰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사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논밭도 마찬가지로 묘지 주변에도 울타리를 치고 있습니다. 네 번째로는 주민들의 정서적 불안입니다. 사슴 울음소리가 굉장히 날카롭고 고음 소리를 내고 있으며 특히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번식기 때 밤이면 주민들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주고 있습니다. 끝으로 사슴 배설물로 인한 불편 및 섬 이미지 하락입니다. "도로나 산책로, 등산로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배설을 하는 바람에 안마도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서 섬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사슴을 처음 들여온 것이 30여 년 전의 일이라는데 어떻게 해서 사슴 개체 수가 급증하게 된 것인가요?

◆ 인경호: 처음에는 "주민 몇 분이 녹용 생산을 위해서 사슴을 사육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슴 일부가 사육장을 탈출하거나 또 사슴의 경제 가치가 하락하면서 사육을 포기한 결과 사람 관리를 전혀 받지 못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야생종과 다름없는 상태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섬에는 사슴의 천적이 전무할 뿐만 아니라 유해조수로 지정된 멧돼지나 고라니처럼 총포에 의한 포획을 할 수 없고 또 사슴은 유해조수에 해당하지 않아 개체 수를 조절할 만한 아무런 법적인 근거가 없고 지금까지 손을 놓고 있던 것이 사실입니다.

사진 출처: 영광군
또한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수영 실력이 워낙 뛰어나서 처음 사육하던 섬에서 유인도뿐만 아니라 무인도 등 주변 섬으로 이동하는 등 서식지를 넓혀 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주민들 입장에서는 사슴 개체 수 조절을 위하는 법적인 근거나 실질적인 방법이 없어 사슴의 기하급수적인 번식을 안타깝게 바라보고만 있던 것이 전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윤주성: 영광군에서도 주민들의 이런 민원이나 불편 사항에 대해서 알고 계셨을 것 같은데 영광군 차원에서도 어떻게 해볼 방안이 없었던 것인가요?

◆ 인경호: 일단 사슴의 법적인 지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군에서 어떤 조치를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한 총포 사용이라든가 아니면 다른 여러 가지 방법들을 강구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방법에는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군에서는 이런 조치의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 윤주성: "사슴이 지금 가축으로 분류된 것이지 유해 야생유해동물은 아니어서 포획을 하거나 이럴 수 없었다"는 말씀이시군요?

◆ 인경호: 지금 사슴이 부처 간에도 약간 의견이 다릅니다. "환경부에서는 사슴을 가축이라고 하고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사람 관리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이것은 가축이 아니다", 서로 의견이 다르거든요. 조치하는 방법도 서로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서 지금까지 어떤 현실화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진 출처: 영광군
◇ 윤주성: 급기야 주민들 한 5백여 분이 지난해 7월 집단 민원을 제기했는데, 그렇게 해서 제기 하게 된 것이군요?

◆ 인경호: 네. 그렇습니다. 일단 그렇게 "전혀 대책이 나오지 않으니까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 주십사" 하고 민원을 제기한 것입니다.

◇ 윤주성: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 인경호: 권익위에서 현지 조사를 통해서 100번 말로 듣는 것보다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 또 어떤 조치를 요구하는지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던 것 같고요. 주민들의 의견 수렴해서 대책을 내놓은 것 같습니다.

◇ 윤주성: 권익위에서는 축산업자를 찾아서 소유권 포기를 받아내고 또 "지자체는 전염병 검사 이후에 처분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는데 영광군은 이후에 어떤 대책을 추진하게 되는 것인가요?

◆ 인경호: 일단은 사슴에 대한 어떤 법적인 지위가 확립되기 전에 영광군에서는 사슴에 대한 전염병 조사를 해서 만약 양성이 되면 살처분 등 그에 합당한 조치를 할 계획입니다.

◇ 윤주성: 그러면 사슴에 대한 어떤 법적 지위 결정은 언제쯤이나 어떻게 해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인가요?

◆ 인경호: 지금 야생생물 보호와 관리에 관한 법률에 보면 사육을 하다가 이렇게 관리가 안 된 동물에 대해서는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하는 그런 규정이 있습니다. 만약 그런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이 되면 지자체 등과 협의해서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거든요. "아마 그런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이 된다"고 하면 총포를 이용한 포획 방법도 하나의 어떤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윤주성: 결국은 이렇게 유해 동물로 지정해서 포획하거나 이런 방안밖에는 대안이 없는 것일까요?

◆ 인경호: 현재 주민들 입장에서는 일단 사슴이 피해를 많이 주기 때문에 어떤 적절한 개체 수 조절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사슴에 대해서 관광 자원화 해야 된다"는 의견도 있고 한데 일단 사슴이 경제적 가치가 굉장히 적어서 관광 자원화시켜서 주민 소득과 연결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래서 이런 개체 수 조절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겠지요.

◇ 윤주성: 권익위의 대책이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시점은 언제쯤이나 될까요? 환경부가 오는 10월까지 유해동물 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것인가요?

◆ 인경호: 환경부에서는 사슴 실태 조사를 통해서 야생동물로서 지정을 하거나 아니면 야생동물로 지정한 후에 유해조수로 지정을 할지 검토할 예정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어떤 과정들이 한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이 되고요. 그런 부분이 이제 정리가 된다고 하면 기본적인 어떤 조치들을 아마 검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윤주성: 앞으로 어떤 가시적인 대책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금 현 상황에서 주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그래도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 인경호: 권익위 권고가 이행되기 전에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리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지금 현재로서는 사슴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울타리 설치 비용 지원이라든가 또 피해를 입은 농작물 피해 보상 등도 검토할 단계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진 출처: 영광군
◇ 윤주성: 지금까지는 농작물 피해 보상이라든지 이런 것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까?

◆ 인경호: 그런 부분은 일단 법적인 근거가 없고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미흡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 윤주성: 이번에 안마도 사슴과 관련해서 전국적으로 보도가 잇따르면서 영광 낙월면이 많이 알려졌는데요. 면장님께서 마지막으로 낙월면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신다면,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주십시오.

◆ 인경호: 지금 사슴 문제는 공영방송이라든가 언론에서 굉장히 많이 다룬 주제입니다. 특히 안마도라든가 우리 낙월면에 이렇게 집중되어 있어서 이슈화된 것 같은데요. 비록 늦은 감은 있습니다만, 국민권익위원회 부처와 지자체 등 사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보완 등 조치를 권고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 이를 계기로 해서 전국에 있는 사슴 문제, 사슴뿐만 아니라 사육을 하다가 방치된 가축들 그런 해결의 어떤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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