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고갈’…미국 사막지역의 갈등

입력 2024.01.22 (06:34) 수정 2024.01.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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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지구촌은 북반구에 폭설과 한파, 남반구에는 홍수 피해가 나는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겪고 있죠.

기상뿐만 아니라 우리가 쓰는 지하수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가뭄에 지하수까지 고갈되면서 기업과 주민 간에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 사막을 황동진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소와 말의 먹이로 쓰이는 풀사료 알팔파, 광대한 사막에서 아랍에미리트 한 기업이 이 사료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이 최근 불만을 토로하는 건 10여 년 전 이 농장이 들어선 다음 지하수가 말라가고 있다는 겁니다.

[잭 알드리지/주민 : "그들이 계속해서 물을 퍼 올리고 있어요. 대책을 마련해야 해요. 일부 농부들, 소규모 농부들은 더 이상 물을 구할 수 없습니다. 우물이 말라서요."]

물을 구하기 위해 지하수 관정을 40여 년 전보다 3배 더 깊은 160여 미터를 파야 합니다.

애리조나주는 1980년대 지하수 보호를 위한 법을 만들면서 대도시를 포함시켰지만 시골 농업 지역은 제외했습니다.

[개리 새이터/웬덴 생활용수 개선위원회 의장 : "지하수 사용에 대한 규정이 없습니다. 애리조나주 수자원부에 물을 좋은 용도로 사용한다는 것을 증명하면 상업용이든, 농업용이든,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지하수를 둔 갈등이 커지자 애리조나주는 최근 외국계 낙농 회사에 주던 토지임대를 제한하기도 했습니다.

기업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과잉 추출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세계 주요 지하수층 절반 이상이 물이 보충되는 속도보다 고갈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최근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가뭄 위기에 따른 지하수의 효율적 사용이 강조됐습니다.

지하수 사용을 놓고 벌어지는 갈등은 비단 이곳 애리조나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미국 전역에서 지하수 사용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애리조나에서 KBS 뉴스 황동진입니다.

촬영:유원규/영상편집:황보현평/자료조사:오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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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수 고갈’…미국 사막지역의 갈등
    • 입력 2024-01-22 06:34:09
    • 수정2024-01-22 08:00:26
    뉴스광장 1부
[앵커]

최근 지구촌은 북반구에 폭설과 한파, 남반구에는 홍수 피해가 나는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겪고 있죠.

기상뿐만 아니라 우리가 쓰는 지하수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가뭄에 지하수까지 고갈되면서 기업과 주민 간에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 사막을 황동진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소와 말의 먹이로 쓰이는 풀사료 알팔파, 광대한 사막에서 아랍에미리트 한 기업이 이 사료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이 최근 불만을 토로하는 건 10여 년 전 이 농장이 들어선 다음 지하수가 말라가고 있다는 겁니다.

[잭 알드리지/주민 : "그들이 계속해서 물을 퍼 올리고 있어요. 대책을 마련해야 해요. 일부 농부들, 소규모 농부들은 더 이상 물을 구할 수 없습니다. 우물이 말라서요."]

물을 구하기 위해 지하수 관정을 40여 년 전보다 3배 더 깊은 160여 미터를 파야 합니다.

애리조나주는 1980년대 지하수 보호를 위한 법을 만들면서 대도시를 포함시켰지만 시골 농업 지역은 제외했습니다.

[개리 새이터/웬덴 생활용수 개선위원회 의장 : "지하수 사용에 대한 규정이 없습니다. 애리조나주 수자원부에 물을 좋은 용도로 사용한다는 것을 증명하면 상업용이든, 농업용이든,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지하수를 둔 갈등이 커지자 애리조나주는 최근 외국계 낙농 회사에 주던 토지임대를 제한하기도 했습니다.

기업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과잉 추출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세계 주요 지하수층 절반 이상이 물이 보충되는 속도보다 고갈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최근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가뭄 위기에 따른 지하수의 효율적 사용이 강조됐습니다.

지하수 사용을 놓고 벌어지는 갈등은 비단 이곳 애리조나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미국 전역에서 지하수 사용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애리조나에서 KBS 뉴스 황동진입니다.

촬영:유원규/영상편집:황보현평/자료조사:오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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