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유토피아’를 떠난 사람들…아카데미도 ‘주목’

입력 2024.01.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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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왜곡과 현실 부정으로 만든 '유토피아'

"이 영화는 지구상 가장 위험한 나라 중 한 곳을 탈출하려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미국 독립영화계에서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는 매들린 개빈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유토피아를 넘어서)의 도입부에 나오는 설명입니다. '지구상 가장 위험한 나라'라는 설명과 달리 제목은 그곳을 '유토피아'라고 썼는데요. 철저한 고립 속에 사실 왜곡과 현실 부정으로 만든 북한이란 '유토피아'. 자유를 위해 가짜 '유토피아'의 국경을 넘는 평범한 사람들의 여정을 영화는 밀착해 따라갑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탈북에 성공한 이들은 인터뷰를 통해 탈북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설명합니다. 탈북 도중 붙잡히면 모진 체벌과 고문이 이어지고, 북에 남은 가족들은 추방과 박해를 감당해야 합니다. 국경 일대에서 탈북을 돕는 브로커들은 오로지 '돈'에 의해 움직이고, 젊은 여성들은 인신매매로 끌려가기도 합니다.

매들린 개빈 감독은 지난해 3월 KB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 미사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우리는 북한 정권이나 행렬(열병식)을 말합니다. 하지만 그곳에 살고 있는 2,500~2,600만 명의 북한 주민들에 관해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개빈 감독은 이런 문제의식대로 3대 세습, 미사일 등에 밀려나 있던 '사람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영화의 핵심 뼈대 중 하나는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입니다. 다큐멘터리 속 가족들의 탈북은 김 목사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23년간 천 명 넘는 북한 이탈주민 탈북을 도운 그는 지난 19일 영화 시사회에서 "중국 정부가 탈북민을 북송하지 않고 난민으로 인정해주는 게 첫 번째 소원"이라며 "한국 정부도 탈북민이 무사히 한국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해주면 좋겠다. 교회의 힘으론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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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국무부에서 상영회 개최 … "북한 주민 삶 위해 행동해야"

‘비욘드 유토피아’ 상영회가 현지 시간 19일 미국 국무부 청사에서 열렸습니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국무부 우즈라 제야 민간 안보·민주주의·인권 담당 차관은 개회사에서 "북한 인권 상황은 현대사에서 가장 장기적인 인권 위기 중 하나로 남아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야 차관은 “2024년은 역사적인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북한 정권이 저지른 끔찍한 인권 침해와 학대 기록을 전 세계에 폭로한 지 10년이 되는 해”라며 “반인도 범죄가 저질러졌고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들어 불과 몇 주 만에 바로 그 정권이 (위협적인) 수사와 긴장을 고조시키며 역내 안정을 시험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전원회의를 기점으로 남북 관계마저 단절을 선언했습니다. 한국 문화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 드라마 본 10대 학생들에게 노동교화형 12년을 선고하는 '비정상'은 더 강화될 우려가 큽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 예비후보로 선정

‘비욘드 유토피아’는 지난해 1월 독립영화제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선댄스영화제 관객상과 시드니영화제 최우수 국제 다큐멘터리 관객상 등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습니다. 미국 공영방송인 PBS는 미 전역에 이 영화를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 예비후보에 선정됐습니다. 이 영화가 국제 사회에 북한 체제와 실상,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알리는 기회가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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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의 ‘유토피아’를 떠난 사람들…아카데미도 ‘주목’
    • 입력 2024-01-23 07: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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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왜곡과 현실 부정으로 만든 '유토피아'

"이 영화는 지구상 가장 위험한 나라 중 한 곳을 탈출하려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미국 독립영화계에서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는 매들린 개빈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유토피아를 넘어서)의 도입부에 나오는 설명입니다. '지구상 가장 위험한 나라'라는 설명과 달리 제목은 그곳을 '유토피아'라고 썼는데요. 철저한 고립 속에 사실 왜곡과 현실 부정으로 만든 북한이란 '유토피아'. 자유를 위해 가짜 '유토피아'의 국경을 넘는 평범한 사람들의 여정을 영화는 밀착해 따라갑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탈북에 성공한 이들은 인터뷰를 통해 탈북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설명합니다. 탈북 도중 붙잡히면 모진 체벌과 고문이 이어지고, 북에 남은 가족들은 추방과 박해를 감당해야 합니다. 국경 일대에서 탈북을 돕는 브로커들은 오로지 '돈'에 의해 움직이고, 젊은 여성들은 인신매매로 끌려가기도 합니다.

매들린 개빈 감독은 지난해 3월 KB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 미사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우리는 북한 정권이나 행렬(열병식)을 말합니다. 하지만 그곳에 살고 있는 2,500~2,600만 명의 북한 주민들에 관해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개빈 감독은 이런 문제의식대로 3대 세습, 미사일 등에 밀려나 있던 '사람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영화의 핵심 뼈대 중 하나는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입니다. 다큐멘터리 속 가족들의 탈북은 김 목사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23년간 천 명 넘는 북한 이탈주민 탈북을 도운 그는 지난 19일 영화 시사회에서 "중국 정부가 탈북민을 북송하지 않고 난민으로 인정해주는 게 첫 번째 소원"이라며 "한국 정부도 탈북민이 무사히 한국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해주면 좋겠다. 교회의 힘으론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시사회
■ 미국 국무부에서 상영회 개최 … "북한 주민 삶 위해 행동해야"

‘비욘드 유토피아’ 상영회가 현지 시간 19일 미국 국무부 청사에서 열렸습니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국무부 우즈라 제야 민간 안보·민주주의·인권 담당 차관은 개회사에서 "북한 인권 상황은 현대사에서 가장 장기적인 인권 위기 중 하나로 남아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야 차관은 “2024년은 역사적인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북한 정권이 저지른 끔찍한 인권 침해와 학대 기록을 전 세계에 폭로한 지 10년이 되는 해”라며 “반인도 범죄가 저질러졌고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들어 불과 몇 주 만에 바로 그 정권이 (위협적인) 수사와 긴장을 고조시키며 역내 안정을 시험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전원회의를 기점으로 남북 관계마저 단절을 선언했습니다. 한국 문화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 드라마 본 10대 학생들에게 노동교화형 12년을 선고하는 '비정상'은 더 강화될 우려가 큽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 예비후보로 선정

‘비욘드 유토피아’는 지난해 1월 독립영화제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선댄스영화제 관객상과 시드니영화제 최우수 국제 다큐멘터리 관객상 등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습니다. 미국 공영방송인 PBS는 미 전역에 이 영화를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 예비후보에 선정됐습니다. 이 영화가 국제 사회에 북한 체제와 실상,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알리는 기회가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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