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서 ‘빙글빙글’ 새끼 돌고래 “이러다 정말 죽는다”

입력 2024.01.2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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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다시 발견된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제주대 돌고래연구팀)지난 21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다시 발견된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꼬리에 낚싯줄과 폐그물을 달고 힘겹게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 한 마리.

두 달 전 제주시 구좌읍 앞바다에서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새끼 남방큰돌고래입니다.

지난 15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이후 6일 만인 21일,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상태는 더욱 악화하고 있습니다.

헤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다, 한 자리를 빙글빙글 도는 이상행동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다시 발견된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지난 21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다시 발견된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영상을 촬영한 다큐제주 오승목 감독과 김병엽 제주대학교 돌고래 연구팀 교수는 "새끼 돌고래가 정형 행동(Stereotypic behavior)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형 행동이란 동물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무의미하고 반복적인 이상행동입니다.

"주로 사육되는 동물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행동이지만 새끼 돌고래가 야생에서 이런 행동을 보이기 시작해 신속한 구조가 요구된다"는 겁니다.

지난 15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지난 15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폐그물에 걸린 남방큰돌고래는 크기로 봤을 때 1년도 안 된 새끼로 추정됩니다.

두 달 넘게 그물에 감긴 채 위태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꼬리 일부는 날카로운 낚싯줄과 폐그물에 벗겨져 하얀 속살이 드러났고, 주둥이까지 감겨있습니다.

지난 15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지난 15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김병엽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는 "이전보다 그물에 부유물이 많이 붙어 있고, 주둥이 부분까지 걸려 있어서 행동적으로 매우 부자연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폐그물을 당장 제거하지 않으면 그물이 살을 파고들어 꼬리가 잘리거나, 암초에 걸리면 생명까지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지난 15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지난 15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 새끼 돌고래 구조 '시간과의 싸움'

해양수산부와 제주도, 구조치료기관과 해양환경단체 등은 최근 2차 회의를 열고 새끼 돌고래를 구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했습니다.

회의에선 돌고래를 포획한 뒤 그물을 떼는 방법도 거론됐지만, 어미가 옆에 있고, 돌고래와 구조대의 안전이 우려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대신 낚싯줄 등 폐그물이 더는 조이지 않도록 선박으로 접근해 장비로 제거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다만 구조에 투입되는 팀이 작업에 익숙해져야 하고, 돌고래들이 선박을 타고 접근할 때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사전 교감이 필요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앞바다에서 폐그물에 걸린 채 어미와 유영하고 있는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앞바다에서 폐그물에 걸린 채 어미와 유영하고 있는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해수부는 짧게는 1~2주, 길게는 한 달쯤 후 구조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현재 상황이 시급한 만큼 최대한 준비 기간을 단축해 빨리 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현장에선 즉각 구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해수부는 해양보호생물 구조 치료와 장비 제작과 작업에 투입되는 경비 지원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폐그물에 감긴 돌고래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돌고래 구조는 시간과의 싸움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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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다시 발견된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꼬리에 낚싯줄과 폐그물을 달고 힘겹게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 한 마리.

두 달 전 제주시 구좌읍 앞바다에서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새끼 남방큰돌고래입니다.

지난 15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이후 6일 만인 21일,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상태는 더욱 악화하고 있습니다.

헤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다, 한 자리를 빙글빙글 도는 이상행동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다시 발견된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영상을 촬영한 다큐제주 오승목 감독과 김병엽 제주대학교 돌고래 연구팀 교수는 "새끼 돌고래가 정형 행동(Stereotypic behavior)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형 행동이란 동물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무의미하고 반복적인 이상행동입니다.

"주로 사육되는 동물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행동이지만 새끼 돌고래가 야생에서 이런 행동을 보이기 시작해 신속한 구조가 요구된다"는 겁니다.

지난 15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폐그물에 걸린 남방큰돌고래는 크기로 봤을 때 1년도 안 된 새끼로 추정됩니다.

두 달 넘게 그물에 감긴 채 위태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꼬리 일부는 날카로운 낚싯줄과 폐그물에 벗겨져 하얀 속살이 드러났고, 주둥이까지 감겨있습니다.

지난 15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김병엽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는 "이전보다 그물에 부유물이 많이 붙어 있고, 주둥이 부분까지 걸려 있어서 행동적으로 매우 부자연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폐그물을 당장 제거하지 않으면 그물이 살을 파고들어 꼬리가 잘리거나, 암초에 걸리면 생명까지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지난 15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 새끼 돌고래 구조 '시간과의 싸움'

해양수산부와 제주도, 구조치료기관과 해양환경단체 등은 최근 2차 회의를 열고 새끼 돌고래를 구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했습니다.

회의에선 돌고래를 포획한 뒤 그물을 떼는 방법도 거론됐지만, 어미가 옆에 있고, 돌고래와 구조대의 안전이 우려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대신 낚싯줄 등 폐그물이 더는 조이지 않도록 선박으로 접근해 장비로 제거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다만 구조에 투입되는 팀이 작업에 익숙해져야 하고, 돌고래들이 선박을 타고 접근할 때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사전 교감이 필요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앞바다에서 폐그물에 걸린 채 어미와 유영하고 있는 새끼 남방큰돌고래(화면제공=다큐제주,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해수부는 짧게는 1~2주, 길게는 한 달쯤 후 구조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현재 상황이 시급한 만큼 최대한 준비 기간을 단축해 빨리 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현장에선 즉각 구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해수부는 해양보호생물 구조 치료와 장비 제작과 작업에 투입되는 경비 지원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폐그물에 감긴 돌고래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돌고래 구조는 시간과의 싸움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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