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예감] 초강대국 미국, 늙은 선진국 유럽, 무엇이 이들을 갈랐나 – 송이라 기자(서울경제신문)
입력 2024.01.31 (16: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
- 2022년 미국 GDP 25조 5천 달러 이상, 유럽은 16조 6천 달러
- 캘리포니아 GDP가 영국 GDP보다 커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유럽 격차 커진 건 아이폰 등장이 한몫해
- IT 분야 등 유럽이 미국에 뒤처져
- 유럽의 굴욕, 유럽의 IT 일상은 미국의 디지털 식민지
- 영국 기업인 딥마인드는 미국의 구글이 가져가
- 유럽은 변화에 대한 절실함이 부족하고, 위기에 대한 적응력이 약해
- 미국에서는 고용의 유연함이 역설적이게도 역동성을 만들어
- 미국과 유럽의 교육시스템의 차이도 산업 발전에 영향 줘
- 미국 평균 수명은 76.4세로 30위, 행복지수도 유럽 국가보다 낮아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 방송시간 : 1월 31일(수) 09:05-10:53 KBS1R FM 97.3MHz
■ 진행 : 이대호
■ 출연 : 송이라 기자(서울경제신문)
◇이대호>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2부가 돌아왔습니다. 예전부터 선진국하면은 부자 나라 하면은 미국하고 유럽을 떠올렸었죠. 그런데 이제는 생각을 좀 바꿔야 될 것 같습니다. 유럽 지역에는 20개 넘는 나라가 있는데 우리나라보다 GDP 규모가 큰 나라는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이 4개 나라뿐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많이 성장을 했고요. 그런데 미국과 비교를 해서 보면 유럽과는 경제력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데요. 가치관부터 생활 습관 또 경제 체질, 삶의 방식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오늘 미래 생활 사전 시간에 두 곳을 한번 비교해 보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뭔지도 한번 들어보시죠. 서울경제신문 송이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송이라> 네, 안녕하세요.
◇이대호> 미국과 유럽을 대부분 많이 묶어서 선진국 이렇게 우리가 인지하고 표현을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동급으로 보면 안 된다.
◆송이라> 네, 이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이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주제는 제가 최근에 읽은 책에서 가지고 왔는데 최근에 나온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이라는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좀 상당 부분 가지고 왔어요. 그러니까 이 책은 미국과 유럽에서 특파원 생활을 오랫동안 하신 선배 기자분들이 쓴 책인데요. 저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렇게까지 두 지역의 차이가 벌어져 있는지를 몰랐었는데, 단순히 두 지역 간의 경제력과 국력의 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라는 그런 현상을 얘기하기보다는 우리가 진짜로 원하고 가고 싶어 하는 방향이 과연 미국식의 선진국인지 유럽식의 선진국인지를 한번 다 같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느껴져서 주제로 선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대호> 미국식의 선진국이냐, 유럽식의 선진국이냐. 대한민국은 어디로 갈 것인가. 그런데 사실 미국하고 유럽은 뿌리는 같지 않습니까.
◆송이라> 네, 그렇죠. 사실 우리나라도 단군 신화가 있잖아요. 대부분의 나라가 역사의 첫 페이지는 신화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역사가 짧은 미국은 실제로 기록된 문헌으로 역사가 시작이 됩니다.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버지니아 출신이고요. 또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조상은 아일랜드계입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할아버지는 독일에서 건너온 이민자고요. 거슬러 올라가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 역시 유럽인인 콜롬버스죠. 결국 미국의 시작은 이곳에 모여 살던 유럽인들이 모여서 독립전쟁을 일으킨 결과잖아요. 제가 살았던 보스턴 지역도 곧 뉴잉글랜드라는 지역의 일부였거든요. 이름도 뉴잉글랜드예요. 그러니까 이름에서 보듯이 영국의 청교도들이 내려와서 정착한 곳인데, 그런데 지금은 이후에 250년 가까이 지났는데 현재 미국은 전 세계에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초강대국이 됐죠. 반면에 유럽은 점점 더 힘이 빠지는 과거의 영광만을 그리워하는 늙은 선진국이 되고 있습니다.
◇이대호> 늙은 선진국.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그걸 단적으로 볼 수 있는 게 역시 경제력 비교해 보면 딱 나오죠.
◆송이라> 네, 그렇죠. GDP로 비교를 할 수가 있는데요. 국제통화기금 IMF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의 GDP는 우리 돈으로 3경이 넘습니다. 약 25조 5000억 달러고요. 유럽연합 EU의 GDP는 16조 6000억 달러예요. 그래서 EU에 속한 27개 나라들의 GDP를 전부 다 합쳐도 미국 한 나라의 65%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이 둘의 격차는 우리나라 GDP의 5배가 넘는 수준이고요.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면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GDP가 가장 높은 주가 바로 캘리포니아주인데요. 이 주의 GDP가 영국의 GDP보다 큽니다. 주 하나의 GDP가요.
◇이대호> 미국의 주 한 곳, 캘리포니아 주 한 곳이 영국의 GDP보다 더 큰.
◆송이라> 네, 그렇습니다. 둘이 이렇게까지 그런데 크게 격차가 생긴 게 상당히 최근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둘 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게 맞는 기억인 게 198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과 EU의 경제 규모는 엎치락뒤치락 했고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미국 금융가가 완전히 초토화가 됐잖아요. 그때는 일시적으로 유럽이 미국을 앞서기도 했습니다.
◇이대호> 일시적으로,
◆송이라> 네, 일시적으로.
◇이대호> 물론 2008년이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었고 그 이후에는 그 격차가 훨씬 더 벌어진 건데. 한 16년 정도 되는 거네요. 16년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길래 그럴까요.
◆송이라> 그러게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그게 맞으실 것 같은데요. 다름 아닌 아이폰의 등장으로 설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대호> 스마트폰의 등장.
◆송이라> 네, 애플이 2007년도에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출시하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모바일 혁명이 미국과 유럽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 됐습니다. 세상에 없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끊임없이 혁신을 해온 미국 빅테크들이 이때부터 유럽과 미국의 차이를 극심하게 벌려놓은 거죠. 보통 경제 규모가 커져서 나라가 좀 잘 살게 되면 급여가 오르고 또 고령화가 되니까 복지비용이 늘어나잖아요. 그런데 일본도 그래서 고속 성장 후에 잃어버린 30년을 겪기도 했고 우리나라도 지금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는데. 미국만큼은 이 궤도를 따르지 않는 것 같다라는 게 저자들의 해석이에요. 뭐냐면 코로나 대유행 직전인 2019년 4분기랑 지난해 2분기에 GDP를 비교를 해보면 미국은 6.1%나 성장을 했고요. 같은 기간에 영국이 1.8% 독일이 0.25%밖에 성장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현상을 두고 미국 경제 규모는 덩치를 키운 곰이 치타처럼 달리는 격이다 이렇게 표현을 하더라고요.
◇이대호> 그러니까요. 지난해 경제성장률 한 3%대 중반 나온 것만 봐도 그렇고 곰이 어떻게 치타처럼 달릴 수 있을까. 그 미국 경제가 보여주고 있는 거잖아요. 역시 IT 산업 빼놓을 수가 없겠죠.
◆송이라> 네, 심지어 지금은 이 AI까지 영역을 더 확장해서 이 분야에서도 정말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 피 튀기는 전쟁을 하고 있는데, 유럽은 뭘 하고 있을까요? 미국은 물론 지금 동아시아보다도 처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미국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 코로나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침공, 이런 것들로 인해서 무역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고 있고요. 특히 유럽 경제가 강한 분야가 이 명품이나 관광 같은 거잖아요. 그 주요 고객이 중국이란 말이죠. 중국인들이 지갑을 좀 열어줘야 되는데, 중국 경제도 지금 빠르게 성장을 못하고 있죠. 그러면서 유럽은 점점 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대호> 물론 셰일가스랑 또 최근에 발견됐던 리튬이라든지 천연 자원의 영향도 좀 있긴 하겠습니다만. 그래서 미국 땅을 천조국이라고도 우리가 흔히들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 배경도 있겠습니다만 일단은 기술하고 어떤 사람의 생각, 관념적인 것도 오늘 좀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해볼게요. 미국과 경제 규모 GDP가 유럽은 많이 벌어졌다. 그러면 개개인을 놓고 봤을 때 임금 격차도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날까요?
◆송이라> 네,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미국에서 소위 말하는 이 잘나가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얼마나 벌고 있는지를 보면 좀 쉽게 알 수 있는데요.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500개 기업으로 구성된 S&P500 지수에 속한 회사 중에서 2022년 기준 중위 연봉. 즉, 모든 직원을 연봉 순서대로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그 직원의 연봉을 중위 연봉이라고 하는데 상위권 대다수에 빅테크가 포진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메타와 알파벳이 둘 다 중위 연봉이 3억 7000만 원에서 3억 9000만 원 정도 수준이고요. CEO도 아니고 중간 정도 버는 사람이 이 정도 벌고 있는 거거든요. 누가 빅테크 다닌다 하면 연봉이 한 4억쯤 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미국인 전체로 봐도 2022년 기준 평균 임금은 7만 7463달러 우리돈 1억 원 수준입니다.
◇이대호> 미국인 전체 평균이요. 평균 임금이 우리 돈으로 1억 원 정도. 대단합니다. 그러면 유럽 사람들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송이라> 유럽인들은 독일이 일단 7800만 원이고 프랑스가 750만 원 수준입니다. 평균 임금이요. 특히 독일은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의존율이 높아서 지정학적인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고요. 또 독일을 떠받치는 이 자동차 산업조차도 글로벌 변화 트렌드를 잘 따라가지 못하면서 더욱더 미국과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 월스트리트저널은 첨단 IT 분야를 외면한 채 자동차, 기계, 화학 같은 굴뚝 산업에만 주력하면서 산업의 경직화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라고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대호> 첨단 IT 분야를 외면했다. 유럽에서. 그리고 생각해 보니까 IT 분야에서는 딱히 떠오르는 유럽 기업들 이름이 별로 없네요.
◆송이라> 그러게요. 저도 그렇더라고요. 떠오르지 않을 뿐더러 지금 완전히 미국 기업들의 문화까지도 잠식을 당하고 있는 상태예요. 그러니까 통계 조사기관 스텝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미국 검색 시장에서 미국에서의 검색 시장 중 구글의 점유율이 89.03%였거든요. 그런데 같은 시기에 유럽에서의 구글 점유율이 92.26%로 오히려 더 높았습니다. ICT 비즈니스의 가장 기본인 검색 엔진도 자국 유럽 자국 기업이 사실상 없다는 거고요. 우리나라는 그럼 얼마일까요. 우리나라는 그래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아직 건재한 덕분에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63%대로 다소 낮은 편이고요.
◇이대호>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자국 포털 사이트 비중이 좀 높은 편이죠.
◆송이라> 맞아요. 그래서 유럽의 IT 일상은 사실상 미국의 디지털 식민지다라고 보셔도 될 것 같아요. 한때 미국 땅을 식민지화시켰던 유럽인들로서는 상당히 굴욕적인 지금 상황이죠.
◇이대호> 그렇게 해서 굴뚝 산업에만 아직도 매달려 있는 유럽인 거고 첨단 산업에서 치고 나가고 있는 미국인 거고. 그러다 보니까 유럽연합을 비롯해서 유럽 지역에서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 막 반독점 규제해야 된다. 맨날 규제 법안 내놓고.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또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는 거네요.
◆송이라> 맞아요.
◇이대호> 근데 유럽 지역에서는 예전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노키아라는 어떤 상징적인 IT 기업이 있었잖아요.
◆송이라> 그렇죠. 노키아 한때 굉장히 많이들 이용하셨었잖아요.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그런데 핀란드에 노키아가 있었는데 역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2013년도에 단말기 사업 부분만 떼서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을 했습니다. 업계에 자취를 감췄고요. 이렇게 IT 분야 곳곳에서 미국에 자리를 내준 유럽은 지금 이에 대한 콤플렉스가 어마어마하다고 해요. 그래서 방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미국 빅테크들 강력하게 규제해야 된다. 개인정보보호 이래서는 안 된다. 항상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 알고 보면 이게 좀 세상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급급하게 따라가느라 유럽이 몽니를 부리는 게 아니냐, 이런 지적들도 나오고 있어요.
◇이대호> 이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거고요. 어찌 됐든 간에 그 시간 속에서 IT 산업 발전에서 유럽이 굉장히 뒤처졌던 건데. 여기까지 이제 결과고. 왜 그랬을까. 왜 유럽은 변화에 그렇게 굼떴을까. 이유를 좀 살펴볼까요.
◆송이라> 지금 이 책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각도에서 요인을 분석을 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리고 싶은 요인은 세 가지 정도예요. 우선 첫 번째는 유럽은 변화에 대한 절실함이 부족했다는 겁니다. 유럽은 굳이 따지자면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께 물려받은 게 굉장히 많은 금수저 땅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대학생 때만 해도 첫 해외 배낭여행 하면 100이면 다 유럽 100이면 100, 다 유럽 여행을 갔거든요. 그런데 그만큼 수천 년 동안 쌓아온 역사와 전통이 시작된 곳이고 건물들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잖아요. 그래서 우리한테는 없는 굉장히 부러운 문화인데 유럽인들도 그래서 자부심이 굉장합니다.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수많은 유적지와 관광지로 수입이 엄청나고 이런 일종의 자만감과 절실함의 부족이 좀 빠르게 변화를 도모하고 추진해 나가는 미국에 비해서 부족해서 이제 쇠퇴의 길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고요. 시대는 이렇게 계속 변하고 있는데 뒷짐지고 있다가 손해를 본 거는 혁신적인 기업이 자생적으로 크지 못한 것뿐만이 아니에요. 그나마도 있던 혁신가들도 지금 전부 미국에 뺏기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딥마인드인데요. 여러분 2016년도에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바둑 대결.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다들 기억하실 텐데. 이 알파고를 만든 기업이 바로 딥마인드입니다. 이 기업이 유럽 기업이었어요.
◇이대호> 원래는 그런데 영국 기업이었다고요.
◆송이라> 맞습니다.
◇이대호> 지금은 구글 자회사인데.
◆송이라> 네, 맞아요.
◇이대호> 원래는 영국 기업. 이게 그런데 어떻게 된 거예요?
◆송이라> 이게 CEO가 데미스 하사비스라는 분인데 이분이 영국에서 컴퓨터 과학과 뇌 과학을 전공을 하면서 2011년도에 만든 회사가 이 딥마인드예요. 뇌를 모방한 컴퓨터 시스템을 만들겠다 해서. 그런데 3년 만에 구글에 인수가 됐습니다. 왜냐면 딥마인드가 구글에 인수되고 나서도 6년 후에야 이 흑자 전환에 성공을 했어요. 구글은 딥마인드를 인수하고 나서도 장기간의 적자를 감수하고도 이 AI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한 거죠.
◇이대호> 계속 투자를 해 주는 거죠.
◆송이라> 그렇죠. 그런데 그 당시에 과연 영국에서 그렇게 투자를 해 줄 곳이 있었을까라고 생각을 한다면 의문이라는 거죠. 영국은 이런 천재가 만든 회사를 갖고도 눈앞에서 뺏긴 건데 그러니까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들은 이 유럽의 강한 규제, 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계속 호소를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미국에 어쩔 수 없이 기업 매각을 하는 CEO들이 많다, 이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이대호> 그렇죠. 당장 투자금이 없으니까.
◆송이라> 그럼요. 장기간에 적자를 감수하면서 계속 이거를 발전을 시켜야 되는데 그래서 오픈 AI도 처음에는 우리는 오픈된 AI를 표방한다라고 하면서 결국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투자를 받은 것처럼.
◇이대호> 그럴 수밖에 없죠.
◆송이라> 그럴 수밖에 없는데 유럽은 그런 토양이 좀 부족하다는 거죠.
◇이대호> 어떻게 보면 돈이 돈을 버는 비즈니스다 보니까 그 마중물이 더 많이 있는 미국 쪽에서.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또 계속해서 인수합병을 또 할 수밖에 없는 거고.
◆송이라> 또 자금 조달의 방법도 굉장히 많고 민간 자본도 발전이 돼 있고 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스타트업들 입장에서는 미국으로 많이 가고 싶을 것 같아요.
◇이대호> 그런 현실적인 측면도 있는 거고 어떤 그 마인드 측면에서 보면 유럽에서는 약간 좀 선조들이 후대를 좀 금수저로 만들어줬기 때문에 거기에서 따뜻하게 지내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못 느꼈던 거고요.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유럽과 미국 경제가 벌어졌던 두 번째 이유는 뭡니까?
◆송이라> 첫 번째 이유랑 같은 맥락이긴 한데요. 미국은 유럽과는 반대로 늘상 변화되는 환경에 노출이 돼 있다 보니까 위기에 대한 적응력이 날로 날로 더 좋아지고 있다, 이런 점을 좀 들고 싶어요. 한마디로 하도 두들겨 맞다 보니까 맷집이 세졌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그러니까 코로나 팬데믹 때 기업들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위기에 대처하고 체질을 개선해가는지를 보면 정말 감탄이 나오기까지 했는데요. 가장 최근에는 유료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의 실적을 보고 저는 좀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넷플릭스가 현지 시간으로 23일 지난주에 4분기 실적을 발표를 했는데 코로나19 초기 때 사람들이 전부 집에 있던 시기 이후에 가장 많은 1310만 명의 신규 구독자를 돌파했다고 발표를 했어요. 게다가 유료 구독자는 2억 6080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완전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놨거든요. 그런데 이 넷플릭스가 그냥 이렇게 된 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뭐 넷플릭스가 2022년 1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구독자가 무려 20만 명이 줄었어요. 그래서 그때는 말 그대로 정말 초비상이었거든요. 게다가 당시에 다음 분기에도 우리 아마 200만 명 정도 가입자가 줄어들 수도 있어, 이렇게 전망을 하면서 하루 주가가 35%나 급락을 하기도 했고요.
◇이대호> 맞아요. 그때 폭락했었죠.
◆송이라>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 빅테크가 지금은 매그니피센트7이라고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팡이었어요. 그런데 이 팡의 N이 넷플릭스일 정도로 승승장구를 했었는데 이렇게 주가가 막 무너지면서 넷플릭스가 팡에서 빠져야 된다, 이런 얘기도 나왔었고. 그래서 우리는 정말 절치부심의 그 마인드를 가지고 오로지 구독료가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다양한 위기에 대응한 전략을 실행을 했습니다. 먼저 구독료를 당연히 올렸고요. 그다음에 계정 공유하는 거 단속했고 그다음에 기업 초창기 때부터 우리는 광고 없는 OTT다라고 계속 선전을 했었는데 그거 그냥 없애고 광고를 도입을 했죠. 그래서 광고가 있는 더 저렴한 요금제 등을 도입을 해서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저항들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위기 대응에 성공했고 지금의 실적을 나타낸 거라고 할 수 있죠.
◇이대호> 그렇죠. 2022년 초부터 주가가 많이 급락을 했었는데 최근에 보니까 그 주가 거의 다 회복을 했더라고요.
◆송이라> 그러니까요.
◇이대호> 지난해만 하더라도 넷플릭스 주가가 한 60 몇 퍼센트 올랐더라고요. 대단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 위기 속에서 기사회생해내는 건데. 그게 넷플릭스만이 아니라고요.
◆송이라> 그렇죠. 미국 기업들이 상당히 특히 이 테크 기업들의 그런 현상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우리가 예전에 미래 생활사전에서 다루기도 했는데 그 승차 공유앱 우버도 코로나 때 이용률이 급감하면서.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아무도 택시를 안 탈 거 아니에요. 아무도 이 차량 서비스를. 그래서 온갖 미래 사업 부분을 다 매각하고 현금을 마련하려고 고군분투를 했는데 결국에는 당장 수익 안 나는 거 다 정리하고 우버잇츠라는 음식 배달 서비스에 집중을 하면서 지금 코로나가 끝난 지금은 한쪽은 승차 공유, 한쪽은 음식 배달의 양강 구도로 지금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고요. 숙박 공유 앱인 에어비앤비 역시 마찬가지예요.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재택근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걸 보고 우리가 좀 더 깨끗하고 인터넷이 더 빠르고 재택근무에 최적화된 공간을 만들자라는 식의 콘셉트를 다양화하면서 역시 기사회생한 케이스입니다. 물론 위어크처럼 완전 나락으로 간 케이스도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미국의 기업들은 좀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을 하면서 그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기업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이게 또 국부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대호> 물론 그중에서 실패하는 기업들도 많이 있는 거고 다만 또 생존하는 기업, 성공하는 기업들이 또 엄청난 성공을 이루면서 시장을 더 키워놓는 거기도 하고요. 기민하게 대응했다라고 이야기를 해 줬는데.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가 페이스북이 정말 수만 명씩 직원을 해고한다, 이런 소식이 있었죠.
◆송이라> 그렇죠. 간밤에도 페이팔이 또 구조조정한다고 뉴스에.
◇이대호> 페이팔은 전체 직원 한 10분의 1을 내보낸다고 하고요. 이렇게 고용이 유연한 것도 하나의 배경이 되겠죠.
◆송이라> 그럼요. 미국 기업들의 이런 유연함에는 역시 노동도 예외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쉽게 해고하고 쉽게 채용할 수 있는 미국의 노동 시장이 기업들에게는 유연함을 제공하지만 상대적으로 노동자들에게는 불안정한 고용 환경을 주는 양면을 다 가지고 있는데요. 미국 기업의 대부분의 고용 계약서에는 앳윌 임플로이먼트(At-will employment)라고 하는 임의고용조항이 포함이 돼 있어요. 이게 뭐냐면 한국이나 유럽은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고 상당히 어렵잖아요. 해고를 하는 것 자체가. 그런데 미국 대부분의 주는 원칙적으로 상호 간에 언제 어떤 이유로든 사전 공지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이 엣 윌 임플로이먼트가 다 포함이 돼 있습니다. 좀 살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고용의 안정이 보장되는 유럽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이 미국의 역동성은 역설적이게도 이 고용과 해고의 자유로움, 그에 따른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게 해석을 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이대호> 그러니까 노동자와 사용자가 갑을 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위치에 있다라는 발상에서부터 시작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노동자들도 나 저 회사 싫어, 안 갈래.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또 바로 그냥 진짜 옮겨버릴 수도 있는 거고요.
◆송이라> 우리 같으면 어떡하지, 죄송해서. 막 이러면서 막 하는데. 그런 거 전혀 없고.
◇이대호> 죄송할 필요 없고. 서로가 이제 갑과 갑이다. 그런데 이게 대규모 또 정리해고가 이 기업들을 항상 위기에서 구원해내는 여러 방법 중에 하나다라고도 우리가 이야기를 하는데. 이게 미국 경제 어떤 선순환의 하나의 고리다라고 이야기를 하면 조금 불편하게 들으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거든요.
◆송이라> 그렇죠. 저만 해도 좀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IT 수요가 둔화가 되면서 사실 그전에 잔뜩 뽑아놨던 직원을 다 대규모로 내보냈었잖아요. 그래서 IT 업계에서만 작년부터 수십만 명의 인력이 해고가 되면서 고용시장에는 다소 충격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선순환이라는 표현 자체가 해고된 직원을 채용한 기업들의 또 그 기회가 많아졌다는 뜻도 포함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세계 최대 농기계 기업인 존디어는 일단 지금 자율주행 농기계를 열심히 개발을 하고 있는데 빅테크의 감원으로 필요한, 본인들이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대거 확보했다고 합니다. 이 인력들이 역시 연봉을 더 높여서 갈 수 있었고요. 그러니까 결국에는 이게 좀 서로서로 이 순환이 되고 있다, 이런 얘기인데. 미국에서 일하는 제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주기적으로 그냥 회사를 옮기더라고요.
◇이대호> 그게 그냥 자연스럽고.
◆송이라> 그때마다 자연스럽고. 왜냐면 회사를 옮기면서 연봉을 올리고 그래서 약간 메뚜기 뛴다라는 표현을 하더라고요. 회사를 한 다섯 번 옮기면 연봉이 2배 이상 올라가 있는데 한 직장에 계속 다니면 연봉이 그만큼 올라가지 않으니.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그냥 자연스럽게 회사를 옮기는 인식을 갖고 있더라고요.
◇이대호> 물론 그건 또 능력이 있는 분들에 한해서일 테고요. 오히려 빅테크에서 대규모로 감원을 하면서 그 인재들이 또 다른 기업에 가서 그 기업을 또 더 발전시키고, 이런 또 선순환이 되기도 하는 거고요. 유럽은 어떻습니까? 유럽에서도 이렇게 많이 이직을 할까요?
◆송이라> 유럽은 공무원이 많습니다.
◇이대호> 거의 준 공무원처럼.
◆송이라> 그렇죠. 유럽은 고용 안정성이 굉장히 높고요. 근로자 입장에서는 좋을 수 있는데 이게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이직이 줄고 전통적인 산업 보호에 치중하게 돼서 활력이 떨어진다라는 단점도 있고요. 쥐꼬리만 한 연봉을 가지고 평생 고용 안정을 보장을 받으면서 다니는 노동시장과 언제든지 해고당할 수 있지만 그만큼 연봉을 높여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유연한 시장, 뭐가 옳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본인의 선택일 텐데. 미국은 후자, 또 유럽은 전자를 선택한 거죠. 그래서 확실한 건 성장의 역동성에서만큼은 미국식이 조금 더 낫더라는 게 현재까지 데이터가 알려주는 결과입니다.
◇이대호> 그건 이제 결과가 알려주는 거고. 어떤 방식으로 가야 능률, 효율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가. 이게 또 우리한테도 시사점이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미국과 유럽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이유. 첫 번째는 변화에 대한 절실함이 좀 달랐다. 두 번째는 위기에 대한 적응력이 달랐다. 세 번째는 뭔가요?
◆송이라> 세 번째는 교육 시스템을 또 빼지 않을 수가 없을 텐데요. 이 책에서는 지금 최고의 테크 기업이 미국에 있다는 거는 그만큼 미국의 대학과 스타트업 사이에 인재 공급에 대한 이 파이프라인이 잘 갖춰져 있다라고 해석을 하고 있는데 반면에 유럽은 미국만큼 신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교육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좀 재미있는 게 유럽은 대학까지 전부 다 무료로 운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2023년 기준 프랑스 학부생의 학비는 연 24만 원, 석사는 35만 원, 박사가 54만 원입니다. 독일도 비슷해요.
◇이대호> 이게 한 달이 아니죠?
◆송이라> 네, 연.
◇이대호> 연간.
◆송이라> 네, 그래서 심지어 외국 학생들한테조차 무상 교육 시스템을 적용을 합니다. 그래서 공부가 정말 고학생들 입장에서는 미국 유학 가느니 이제 유럽으로 가시는 분들도 옛날에 많았잖아요, 독일로 유학 갔다 오신 분들. 그래서 외국인들한테까지 이렇게 무상 교육을 적용을 해서 서민이나 저소득층 가계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누구나에게 정말 교육의 기회를 평등하게 부여한다라는 유럽식 정말 평등의 가치관과 굉장히 잘 맞는데 그런데 문제는 지금 유럽의 국력이 예전만 못해지면서 이들 나라 내부에서조차 아니, 우리가 외국인한테까지 무상으로 교육을 해 줘야 하나 이런 지적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대호> 대학교 학비가 1년에 20~30만 원밖에 안 하고 외국인에게도 무상 교육을 해 주고 있는데 왜 유럽 경제는 그렇게 정체되어 있고 거꾸로 가고 있을까 이것도 우리가 좀 생각해 볼 메시지가 굉장히 크네요. 그런데 반대로 미국 대학은 완전히 거의 자본주의의 상징 아닙니까?
◆송이라> 그럼요. 미국은 돈 없으면 대학을 갈 수 없는.
◇이대호> 교육기관인데도 불구하고요.
◆송이라> 그렇죠. 그리고 돈도 엄청 많이 굴리고요. 저기 기부금을 받아가지고. 우리 정서에도 명문대에 기부 입학한다 이러면 좀 불편하잖아요.
◇이대호> 속된 말로 돈 주고 대학 들어간다.
◆송이라> 네.
◇이대호> 우리나라에서는.
◆송이라> 그렇죠. 그런데 미국 소위 말하는 명문 아이비리그나 웬만한 사립대는 집에서 금전 지원을 해 주지 않으면 진학하기 어려울 정도로 학비가 비쌉니다. 특히 학자금 대출이 없이는 대학 공부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고요. 실제로 하버드가 공개한 2023년에서 2024년 신입생 등록금은 학비, 기숙사 이런 거 다 포함해서 연 1억 정도 수준이에요.
◇이대호> 1년에 1억이 넘는다.
◆송이라> 네, 저도 남편이 미국에서 공부를 하느라고 가계에 기둥뿌리가 뽑혔는데요. 게다가 대다수 대학이 기부 입학을 허용을 하고 뿐만 아니고 부모가 만약에 하버드를 나왔거나 기부를 많이 했어 그러면 그 자녀한테까지 입학을 우대시켜줍니다. 일반 사람들이 볼 때는 굉장히 공평하지 못하다는 제도들이 상당수 대학에 있는데요. 이렇게 미국 대학이 민간 기업에 가까운 효율성을 추구를 하다 보니 학교에 돈이 많습니다. 그러면 어떡하겠어요? 당연히 시설에 투자하겠고 더 좋은 인재를 데리고 오겠고 교육의 질이 올라갈 수밖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미국 대학으로 그렇게 유능한 인재들이 모이는 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대호> 그런데 기부 입학으로 속된 말로 돈 주고 대학교 들어가는 걸 허용을 하고 그런데 그렇게 많이 번 돈으로 장학금도 많이 주고 연구개발에도 많이 또 지원을 하고 그게 일종의 선순환이 되는 거죠. 그러면 유럽에서는 거의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이 유럽 학생들도 그럼 미국으로 막 가려고 할까요?
◆송이라> 그렇더라고요. 그러니까 실제로 미국은 유럽뿐만이 아니고 전 세계에서 지금 인재를 무서운 속도로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코로나 백신으로 떠오르는 스타트업, 모더나 다들 아실 텐데 이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가 프랑스 출신이에요. 그래서 이분 전형적으로 프랑스가 답답해서 고국을 떠난 인재인데요. 1972년생인 이 방셀 CEO는 파리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미국 학교로 교환학생을 간 후에 그때부터 하버드 MBA 나오고 그래서 쭉 미국에서만 대부분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그리고 그 mRNA라고 불리는 새로운 백신 제조 방식으로 모더나가 일약 스타가 되고 이분의 지분 가치만 지금 8조 원의 달할 정도로 성공을 했는데 이런 성공이 미국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저 개인적으로 느꼈던 거는 미국 학교에 기숙사에서 지낼 때 같은 기숙사에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일반화할 수는 물론 당연히 없지만 졸업하고 나서 아예 미국에서 터를 잡고 살고 싶다라고 말하는 친구들 중에 상당히 유럽 사람들이 많았어요. 아니면 인도, 인도. 그래서 의외로 중국 분들은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고 기회의 땅에 대한 갈망이 있는 친구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미국의 테크 기업 CEO들 중에는 인도 출신 외국인들도 많지만 유럽계도 적지 않습니다.
◇이대호> 사실 우리나라 인재들도 미국으로 또 가서 교육받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이런 사람들도 많이 있고요. 그런데 진짜 핵심은 유럽 지역에서 그렇게 교육비를 많이 지원해 줘도 진짜 인재들은 미국으로 가려고 한다. 또 유럽인이지만 미국 땅에서 정말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유럽 출신 사람 또 누가 있을까요? 우리가 알 만한 사람.
◆송이라> 유럽에서 대서양을 건너서 자수성가 집안의 대표적인 격은 폴란드계의 워치츠키 가문을 또 들 수 있는데요. 이게 뭐냐면 수전 워치츠키라고 9년 동안 작년까지 유튜브 CEO를 했던 여성분이에요. 이분의 부모가 옛 폴란드 공산당의 정부 박해를 피해서 부부가 단둘이 밀항선을 타고 스웨덴으로 탈출했다가 미국에 정착한 케이스인데요. 이 수전 워치츠키를 포함한 3명의 딸이 있는데 한 분은 의사고 한 분은 또 다른 스타트업 CEO예요. 그래서 세 분 다 엄친딸로 알려져 있는데 이 부부가 과연 이 유럽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런 성공을 할 수 있었을까 이런 질문들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대호> 그러게요. 그런데 이렇게 신화 같은 입지전적 인물들이 또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거고요. 그럼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도 이야기를 좀 해 봐야 되잖아요. 당연히 결과만 놓고 보면 미국식을 따라가야 될 것 같기는 한데 어떤 방식이 더 나을까요?
◆송이라> 그런데 정말 이게 어려운 질문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유럽과 미국의 가치관과 노선이 다르고 그런 특징으로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라는 확신이 좀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어떤 식의 모델을 선택할지는 우리의 몫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짚어보고 싶은 게 과연 미국식 성장주의가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을까라고 물었을 때 예스라고 대답할 수 없다는 거예요.
◇이대호> 그러네요. 김진희 님이 돈이면 다 되는 거네요. 또 성은실 님이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대학교 기부 입학한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이런 이야기도 주셨는데 그게 그 현지의 시스템이니까요. 그런데 모두가 그 미국식 성장주의 속에서 행복할까 그 물음에 대해서 어떻게 우리가 대답할 수 있을 것인가 또 미국에서는 빈부격차 심하다는 이야기 계속 나오잖아요.
◆송이라> 그렇죠. 정말 이거는 와닿게 너무너무 심해요. 그래서 2021년도에 그 여론조사 업체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1.6명. 그러니까 10%가 넘는 수치죠. 나의 고향인 주를 떠나본 적이 없다라고 대답을 했어요. 우리만 해도 제주도 안 가보신 분들이 10%가 넘을까요? 잘 모르겠는데 제가 보스턴에 지냈을 때도 하와이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고 하신 분들이 생각보다 되게 많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미국은 세계 초강대국이지만 그만큼 불평등한 나라입니다. 세계 불평등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소득 상위 10%가 전체 국민소득의 45%를 차지를 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10명 중 1명의 부자가 전체 부의 절반 가까이를 가져간다는 거죠. 나머지 9명이 남은 절반을 나눠 갖는다는 얘기인데 당연히 빈부격차가 클 수밖에 없겠죠. 반면에 유럽은 상위 10%가 국민소득의 35%를 가져가고 소득의 하위 50%가 19%의 주인이 됩니다. 결국에 미국보다 좀 평등하다는 얘기고 미국은 승자독식의 경제 구조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굳이 그런데 이런 데이터를 보지 않더라도 정말 보험료 매월 100만 원씩 이상 냈어요, 저는. 병원 갈 때마다 얼마나 추가 비용이 들 건지 걱정을 했고 메일로 해고 통보를 받고 바로 회사 계정 차단 당해서 짐 싸서 나가는 근로자들 얘기 들을 때마다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그 나라의 부는 계속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중산층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게다가 총기랑 마약은 또 지금 미국을 갉아먹고 있는 대표적인 부작용인데 그런데 이 부작용이 수명에서도 잘 나타나더라고요.
◇이대호> 수명이요?
◆송이라> 네.
◇이대호> 평균 수명이요?
◆송이라> 평균 수명이 미국이 80살이 안 돼요. 그러니까 보통 평균 수명은 그 나라의 건강 복원 이런 지표잖아요. 바로미터인데 OECD가 2021년 기준 38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평균 기대 수명을 측정을 한 결과 이제 38개 국 중에 26개국 굉장히 많은 비중이 기대 수명이 모두 80세가 넘었거든요. 그런데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은 76.4세로 30위에 그쳤습니다. 1위는 일본이었고 84.5세였고요. 2위는 스위스로 83.9세, 3위가 대한민국입니다. 83.6세. 그런데 미국은 이 의료보험 같은 사회보장 시스템이 제대로 안 갖춰져 있고 또 의료비로 엄청난 돈을 쓰고도 유럽인들보다 더 짧게 생을 살다가 떠나야 된다는 얘기인 거잖아요. 좀 이거를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이대호> 물론 그 나라의 의료 시스템 또 건강보험 시스템도 영향을 줬겠죠. 이게 평균 수명에는 여러 가지가 종합적으로 입체적으로 영향을 주는 거니까요. 다만 미국은 그 국력과 그 사이즈에 비해서 평균 수명이 세계 30위다. 그러면 약간 여기서도 좀 보완할 점이 있는 거고요. 어찌 됐든 간에 미국 같은 경우는 그것 아닙니까? 유럽이나 다른 나라들이 우리는 좀 평등해야 해, 평등하게 살아야 해 라고 할 때 미국은 세상은 원래 불평등한 거야. 그러니까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해라고 하면서 막 발전해 나가고.
◆송이라> 노력해서 돈을 많이 벌어. 그러면 네가 더 좋은 의료 서비스도 누릴 수 있고 다 할 수 있으니까 일단 돈을 버세요라고 하고 외치는 것 같아요.
◇이대호> 그게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심지어 의료, 교육에 이르기까지 그 자본주의의 핵심인 거고 어찌 됐든 간에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대국이 되어 있는 건데요. 약간 좀 그래서 종합적으로 우리가 판단을 해 봐야 되겠습니다. 혹시 그건 어떻습니까? 평균 수명 말고 국민 행복지수 이런 거 있지 않습니까?
◆송이라> 국민 행복지수도 비슷한 결과였어요. 유럽 산하 지속가능 발전 해법 네트워크라는 곳에서 지난해 발간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137개 중에서 행복도 1위는 10점 만점에 7.804점을 받은 핀란드로 나타났습니다. 6년 연속 1위였고요. 그 이어서도 덴마크,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네덜란드 등 행복하다고 느끼는 나라 10개. 상위 10개국 중에 8개가 유럽 국가였어요. 그리고 반면에 미국은 15위였습니다. 행복의 척도가 워낙에 개인적으로 다 다르지만 이런 지표가 내포하는 뜻이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 미국인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주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대요. 여러분들이라면 점점 더 부자가 되지만 불평등이 더 심해지는 미국을 택하실 까요? 아니면 점점 더 가난해지지만 평등한 유럽을 더 선호하실까요? 참 쉽지 않은 주제인데 노선을 좀 정해야 되지 않을까요.
◇이대호> 그러게요. 이게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미국처럼 더 열심히 해서 더 잘 사는 나라. 왜냐면 우리 후대 자손 세대를 위해서라도. 그런데 당장 현재와 개개인을 위해서라면 조금 더 평등하고 행복한 유럽의 시스템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하고요. 고민이 더 많아집니다. 김현우 님이 큰 그림을 그리려면 송이라 기자님 시간을 더 집중해서 들어야 함을 매번 실감합니다라고 보내주셨습니다.
◆송이라> 감사합니다.
◇이대호> 자료 조사 때 어떤 것을 활용하시는지. AI는 결코 기자님처럼 핵심을 잘 담고 그걸 그런 식으로 풀어갈 수 없을 겁니다.
◆송이라> AI가 대답하신 거 아니죠?
◇이대호> 그래서 오늘도 또 방대한 자료 조사도 했고요. 오늘 아까 내용이 그 책에서 또 발표한 부분도 많이 있는 거잖아요.
◆송이라> 네, 책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
◇이대호>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 또 우리가 또 배울 점도 많이 있으니까요. 오늘은 서울경제신문 송이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송이라> 네,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
- 2022년 미국 GDP 25조 5천 달러 이상, 유럽은 16조 6천 달러
- 캘리포니아 GDP가 영국 GDP보다 커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유럽 격차 커진 건 아이폰 등장이 한몫해
- IT 분야 등 유럽이 미국에 뒤처져
- 유럽의 굴욕, 유럽의 IT 일상은 미국의 디지털 식민지
- 영국 기업인 딥마인드는 미국의 구글이 가져가
- 유럽은 변화에 대한 절실함이 부족하고, 위기에 대한 적응력이 약해
- 미국에서는 고용의 유연함이 역설적이게도 역동성을 만들어
- 미국과 유럽의 교육시스템의 차이도 산업 발전에 영향 줘
- 미국 평균 수명은 76.4세로 30위, 행복지수도 유럽 국가보다 낮아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 방송시간 : 1월 31일(수) 09:05-10:53 KBS1R FM 97.3MHz
■ 진행 : 이대호
■ 출연 : 송이라 기자(서울경제신문)
◇이대호>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2부가 돌아왔습니다. 예전부터 선진국하면은 부자 나라 하면은 미국하고 유럽을 떠올렸었죠. 그런데 이제는 생각을 좀 바꿔야 될 것 같습니다. 유럽 지역에는 20개 넘는 나라가 있는데 우리나라보다 GDP 규모가 큰 나라는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이 4개 나라뿐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많이 성장을 했고요. 그런데 미국과 비교를 해서 보면 유럽과는 경제력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데요. 가치관부터 생활 습관 또 경제 체질, 삶의 방식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오늘 미래 생활 사전 시간에 두 곳을 한번 비교해 보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뭔지도 한번 들어보시죠. 서울경제신문 송이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송이라> 네, 안녕하세요.
◇이대호> 미국과 유럽을 대부분 많이 묶어서 선진국 이렇게 우리가 인지하고 표현을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동급으로 보면 안 된다.
◆송이라> 네, 이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이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주제는 제가 최근에 읽은 책에서 가지고 왔는데 최근에 나온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이라는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좀 상당 부분 가지고 왔어요. 그러니까 이 책은 미국과 유럽에서 특파원 생활을 오랫동안 하신 선배 기자분들이 쓴 책인데요. 저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렇게까지 두 지역의 차이가 벌어져 있는지를 몰랐었는데, 단순히 두 지역 간의 경제력과 국력의 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라는 그런 현상을 얘기하기보다는 우리가 진짜로 원하고 가고 싶어 하는 방향이 과연 미국식의 선진국인지 유럽식의 선진국인지를 한번 다 같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느껴져서 주제로 선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대호> 미국식의 선진국이냐, 유럽식의 선진국이냐. 대한민국은 어디로 갈 것인가. 그런데 사실 미국하고 유럽은 뿌리는 같지 않습니까.
◆송이라> 네, 그렇죠. 사실 우리나라도 단군 신화가 있잖아요. 대부분의 나라가 역사의 첫 페이지는 신화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역사가 짧은 미국은 실제로 기록된 문헌으로 역사가 시작이 됩니다.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버지니아 출신이고요. 또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조상은 아일랜드계입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할아버지는 독일에서 건너온 이민자고요. 거슬러 올라가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 역시 유럽인인 콜롬버스죠. 결국 미국의 시작은 이곳에 모여 살던 유럽인들이 모여서 독립전쟁을 일으킨 결과잖아요. 제가 살았던 보스턴 지역도 곧 뉴잉글랜드라는 지역의 일부였거든요. 이름도 뉴잉글랜드예요. 그러니까 이름에서 보듯이 영국의 청교도들이 내려와서 정착한 곳인데, 그런데 지금은 이후에 250년 가까이 지났는데 현재 미국은 전 세계에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초강대국이 됐죠. 반면에 유럽은 점점 더 힘이 빠지는 과거의 영광만을 그리워하는 늙은 선진국이 되고 있습니다.
◇이대호> 늙은 선진국.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그걸 단적으로 볼 수 있는 게 역시 경제력 비교해 보면 딱 나오죠.
◆송이라> 네, 그렇죠. GDP로 비교를 할 수가 있는데요. 국제통화기금 IMF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의 GDP는 우리 돈으로 3경이 넘습니다. 약 25조 5000억 달러고요. 유럽연합 EU의 GDP는 16조 6000억 달러예요. 그래서 EU에 속한 27개 나라들의 GDP를 전부 다 합쳐도 미국 한 나라의 65%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이 둘의 격차는 우리나라 GDP의 5배가 넘는 수준이고요.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면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GDP가 가장 높은 주가 바로 캘리포니아주인데요. 이 주의 GDP가 영국의 GDP보다 큽니다. 주 하나의 GDP가요.
◇이대호> 미국의 주 한 곳, 캘리포니아 주 한 곳이 영국의 GDP보다 더 큰.
◆송이라> 네, 그렇습니다. 둘이 이렇게까지 그런데 크게 격차가 생긴 게 상당히 최근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둘 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게 맞는 기억인 게 198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과 EU의 경제 규모는 엎치락뒤치락 했고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미국 금융가가 완전히 초토화가 됐잖아요. 그때는 일시적으로 유럽이 미국을 앞서기도 했습니다.
◇이대호> 일시적으로,
◆송이라> 네, 일시적으로.
◇이대호> 물론 2008년이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었고 그 이후에는 그 격차가 훨씬 더 벌어진 건데. 한 16년 정도 되는 거네요. 16년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길래 그럴까요.
◆송이라> 그러게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그게 맞으실 것 같은데요. 다름 아닌 아이폰의 등장으로 설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대호> 스마트폰의 등장.
◆송이라> 네, 애플이 2007년도에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출시하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모바일 혁명이 미국과 유럽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 됐습니다. 세상에 없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끊임없이 혁신을 해온 미국 빅테크들이 이때부터 유럽과 미국의 차이를 극심하게 벌려놓은 거죠. 보통 경제 규모가 커져서 나라가 좀 잘 살게 되면 급여가 오르고 또 고령화가 되니까 복지비용이 늘어나잖아요. 그런데 일본도 그래서 고속 성장 후에 잃어버린 30년을 겪기도 했고 우리나라도 지금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는데. 미국만큼은 이 궤도를 따르지 않는 것 같다라는 게 저자들의 해석이에요. 뭐냐면 코로나 대유행 직전인 2019년 4분기랑 지난해 2분기에 GDP를 비교를 해보면 미국은 6.1%나 성장을 했고요. 같은 기간에 영국이 1.8% 독일이 0.25%밖에 성장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현상을 두고 미국 경제 규모는 덩치를 키운 곰이 치타처럼 달리는 격이다 이렇게 표현을 하더라고요.
◇이대호> 그러니까요. 지난해 경제성장률 한 3%대 중반 나온 것만 봐도 그렇고 곰이 어떻게 치타처럼 달릴 수 있을까. 그 미국 경제가 보여주고 있는 거잖아요. 역시 IT 산업 빼놓을 수가 없겠죠.
◆송이라> 네, 심지어 지금은 이 AI까지 영역을 더 확장해서 이 분야에서도 정말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 피 튀기는 전쟁을 하고 있는데, 유럽은 뭘 하고 있을까요? 미국은 물론 지금 동아시아보다도 처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미국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 코로나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침공, 이런 것들로 인해서 무역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고 있고요. 특히 유럽 경제가 강한 분야가 이 명품이나 관광 같은 거잖아요. 그 주요 고객이 중국이란 말이죠. 중국인들이 지갑을 좀 열어줘야 되는데, 중국 경제도 지금 빠르게 성장을 못하고 있죠. 그러면서 유럽은 점점 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대호> 물론 셰일가스랑 또 최근에 발견됐던 리튬이라든지 천연 자원의 영향도 좀 있긴 하겠습니다만. 그래서 미국 땅을 천조국이라고도 우리가 흔히들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 배경도 있겠습니다만 일단은 기술하고 어떤 사람의 생각, 관념적인 것도 오늘 좀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해볼게요. 미국과 경제 규모 GDP가 유럽은 많이 벌어졌다. 그러면 개개인을 놓고 봤을 때 임금 격차도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날까요?
◆송이라> 네,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미국에서 소위 말하는 이 잘나가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얼마나 벌고 있는지를 보면 좀 쉽게 알 수 있는데요.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500개 기업으로 구성된 S&P500 지수에 속한 회사 중에서 2022년 기준 중위 연봉. 즉, 모든 직원을 연봉 순서대로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그 직원의 연봉을 중위 연봉이라고 하는데 상위권 대다수에 빅테크가 포진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메타와 알파벳이 둘 다 중위 연봉이 3억 7000만 원에서 3억 9000만 원 정도 수준이고요. CEO도 아니고 중간 정도 버는 사람이 이 정도 벌고 있는 거거든요. 누가 빅테크 다닌다 하면 연봉이 한 4억쯤 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미국인 전체로 봐도 2022년 기준 평균 임금은 7만 7463달러 우리돈 1억 원 수준입니다.
◇이대호> 미국인 전체 평균이요. 평균 임금이 우리 돈으로 1억 원 정도. 대단합니다. 그러면 유럽 사람들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송이라> 유럽인들은 독일이 일단 7800만 원이고 프랑스가 750만 원 수준입니다. 평균 임금이요. 특히 독일은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의존율이 높아서 지정학적인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고요. 또 독일을 떠받치는 이 자동차 산업조차도 글로벌 변화 트렌드를 잘 따라가지 못하면서 더욱더 미국과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 월스트리트저널은 첨단 IT 분야를 외면한 채 자동차, 기계, 화학 같은 굴뚝 산업에만 주력하면서 산업의 경직화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라고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대호> 첨단 IT 분야를 외면했다. 유럽에서. 그리고 생각해 보니까 IT 분야에서는 딱히 떠오르는 유럽 기업들 이름이 별로 없네요.
◆송이라> 그러게요. 저도 그렇더라고요. 떠오르지 않을 뿐더러 지금 완전히 미국 기업들의 문화까지도 잠식을 당하고 있는 상태예요. 그러니까 통계 조사기관 스텝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미국 검색 시장에서 미국에서의 검색 시장 중 구글의 점유율이 89.03%였거든요. 그런데 같은 시기에 유럽에서의 구글 점유율이 92.26%로 오히려 더 높았습니다. ICT 비즈니스의 가장 기본인 검색 엔진도 자국 유럽 자국 기업이 사실상 없다는 거고요. 우리나라는 그럼 얼마일까요. 우리나라는 그래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아직 건재한 덕분에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63%대로 다소 낮은 편이고요.
◇이대호>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자국 포털 사이트 비중이 좀 높은 편이죠.
◆송이라> 맞아요. 그래서 유럽의 IT 일상은 사실상 미국의 디지털 식민지다라고 보셔도 될 것 같아요. 한때 미국 땅을 식민지화시켰던 유럽인들로서는 상당히 굴욕적인 지금 상황이죠.
◇이대호> 그렇게 해서 굴뚝 산업에만 아직도 매달려 있는 유럽인 거고 첨단 산업에서 치고 나가고 있는 미국인 거고. 그러다 보니까 유럽연합을 비롯해서 유럽 지역에서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 막 반독점 규제해야 된다. 맨날 규제 법안 내놓고.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또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는 거네요.
◆송이라> 맞아요.
◇이대호> 근데 유럽 지역에서는 예전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노키아라는 어떤 상징적인 IT 기업이 있었잖아요.
◆송이라> 그렇죠. 노키아 한때 굉장히 많이들 이용하셨었잖아요.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그런데 핀란드에 노키아가 있었는데 역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2013년도에 단말기 사업 부분만 떼서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을 했습니다. 업계에 자취를 감췄고요. 이렇게 IT 분야 곳곳에서 미국에 자리를 내준 유럽은 지금 이에 대한 콤플렉스가 어마어마하다고 해요. 그래서 방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미국 빅테크들 강력하게 규제해야 된다. 개인정보보호 이래서는 안 된다. 항상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 알고 보면 이게 좀 세상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급급하게 따라가느라 유럽이 몽니를 부리는 게 아니냐, 이런 지적들도 나오고 있어요.
◇이대호> 이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거고요. 어찌 됐든 간에 그 시간 속에서 IT 산업 발전에서 유럽이 굉장히 뒤처졌던 건데. 여기까지 이제 결과고. 왜 그랬을까. 왜 유럽은 변화에 그렇게 굼떴을까. 이유를 좀 살펴볼까요.
◆송이라> 지금 이 책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각도에서 요인을 분석을 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리고 싶은 요인은 세 가지 정도예요. 우선 첫 번째는 유럽은 변화에 대한 절실함이 부족했다는 겁니다. 유럽은 굳이 따지자면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께 물려받은 게 굉장히 많은 금수저 땅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대학생 때만 해도 첫 해외 배낭여행 하면 100이면 다 유럽 100이면 100, 다 유럽 여행을 갔거든요. 그런데 그만큼 수천 년 동안 쌓아온 역사와 전통이 시작된 곳이고 건물들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잖아요. 그래서 우리한테는 없는 굉장히 부러운 문화인데 유럽인들도 그래서 자부심이 굉장합니다.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수많은 유적지와 관광지로 수입이 엄청나고 이런 일종의 자만감과 절실함의 부족이 좀 빠르게 변화를 도모하고 추진해 나가는 미국에 비해서 부족해서 이제 쇠퇴의 길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고요. 시대는 이렇게 계속 변하고 있는데 뒷짐지고 있다가 손해를 본 거는 혁신적인 기업이 자생적으로 크지 못한 것뿐만이 아니에요. 그나마도 있던 혁신가들도 지금 전부 미국에 뺏기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딥마인드인데요. 여러분 2016년도에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바둑 대결.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다들 기억하실 텐데. 이 알파고를 만든 기업이 바로 딥마인드입니다. 이 기업이 유럽 기업이었어요.
◇이대호> 원래는 그런데 영국 기업이었다고요.
◆송이라> 맞습니다.
◇이대호> 지금은 구글 자회사인데.
◆송이라> 네, 맞아요.
◇이대호> 원래는 영국 기업. 이게 그런데 어떻게 된 거예요?
◆송이라> 이게 CEO가 데미스 하사비스라는 분인데 이분이 영국에서 컴퓨터 과학과 뇌 과학을 전공을 하면서 2011년도에 만든 회사가 이 딥마인드예요. 뇌를 모방한 컴퓨터 시스템을 만들겠다 해서. 그런데 3년 만에 구글에 인수가 됐습니다. 왜냐면 딥마인드가 구글에 인수되고 나서도 6년 후에야 이 흑자 전환에 성공을 했어요. 구글은 딥마인드를 인수하고 나서도 장기간의 적자를 감수하고도 이 AI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한 거죠.
◇이대호> 계속 투자를 해 주는 거죠.
◆송이라> 그렇죠. 그런데 그 당시에 과연 영국에서 그렇게 투자를 해 줄 곳이 있었을까라고 생각을 한다면 의문이라는 거죠. 영국은 이런 천재가 만든 회사를 갖고도 눈앞에서 뺏긴 건데 그러니까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들은 이 유럽의 강한 규제, 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계속 호소를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미국에 어쩔 수 없이 기업 매각을 하는 CEO들이 많다, 이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이대호> 그렇죠. 당장 투자금이 없으니까.
◆송이라> 그럼요. 장기간에 적자를 감수하면서 계속 이거를 발전을 시켜야 되는데 그래서 오픈 AI도 처음에는 우리는 오픈된 AI를 표방한다라고 하면서 결국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투자를 받은 것처럼.
◇이대호> 그럴 수밖에 없죠.
◆송이라> 그럴 수밖에 없는데 유럽은 그런 토양이 좀 부족하다는 거죠.
◇이대호> 어떻게 보면 돈이 돈을 버는 비즈니스다 보니까 그 마중물이 더 많이 있는 미국 쪽에서.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또 계속해서 인수합병을 또 할 수밖에 없는 거고.
◆송이라> 또 자금 조달의 방법도 굉장히 많고 민간 자본도 발전이 돼 있고 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스타트업들 입장에서는 미국으로 많이 가고 싶을 것 같아요.
◇이대호> 그런 현실적인 측면도 있는 거고 어떤 그 마인드 측면에서 보면 유럽에서는 약간 좀 선조들이 후대를 좀 금수저로 만들어줬기 때문에 거기에서 따뜻하게 지내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못 느꼈던 거고요.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유럽과 미국 경제가 벌어졌던 두 번째 이유는 뭡니까?
◆송이라> 첫 번째 이유랑 같은 맥락이긴 한데요. 미국은 유럽과는 반대로 늘상 변화되는 환경에 노출이 돼 있다 보니까 위기에 대한 적응력이 날로 날로 더 좋아지고 있다, 이런 점을 좀 들고 싶어요. 한마디로 하도 두들겨 맞다 보니까 맷집이 세졌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그러니까 코로나 팬데믹 때 기업들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위기에 대처하고 체질을 개선해가는지를 보면 정말 감탄이 나오기까지 했는데요. 가장 최근에는 유료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의 실적을 보고 저는 좀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넷플릭스가 현지 시간으로 23일 지난주에 4분기 실적을 발표를 했는데 코로나19 초기 때 사람들이 전부 집에 있던 시기 이후에 가장 많은 1310만 명의 신규 구독자를 돌파했다고 발표를 했어요. 게다가 유료 구독자는 2억 6080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완전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놨거든요. 그런데 이 넷플릭스가 그냥 이렇게 된 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뭐 넷플릭스가 2022년 1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구독자가 무려 20만 명이 줄었어요. 그래서 그때는 말 그대로 정말 초비상이었거든요. 게다가 당시에 다음 분기에도 우리 아마 200만 명 정도 가입자가 줄어들 수도 있어, 이렇게 전망을 하면서 하루 주가가 35%나 급락을 하기도 했고요.
◇이대호> 맞아요. 그때 폭락했었죠.
◆송이라>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 빅테크가 지금은 매그니피센트7이라고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팡이었어요. 그런데 이 팡의 N이 넷플릭스일 정도로 승승장구를 했었는데 이렇게 주가가 막 무너지면서 넷플릭스가 팡에서 빠져야 된다, 이런 얘기도 나왔었고. 그래서 우리는 정말 절치부심의 그 마인드를 가지고 오로지 구독료가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다양한 위기에 대응한 전략을 실행을 했습니다. 먼저 구독료를 당연히 올렸고요. 그다음에 계정 공유하는 거 단속했고 그다음에 기업 초창기 때부터 우리는 광고 없는 OTT다라고 계속 선전을 했었는데 그거 그냥 없애고 광고를 도입을 했죠. 그래서 광고가 있는 더 저렴한 요금제 등을 도입을 해서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저항들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위기 대응에 성공했고 지금의 실적을 나타낸 거라고 할 수 있죠.
◇이대호> 그렇죠. 2022년 초부터 주가가 많이 급락을 했었는데 최근에 보니까 그 주가 거의 다 회복을 했더라고요.
◆송이라> 그러니까요.
◇이대호> 지난해만 하더라도 넷플릭스 주가가 한 60 몇 퍼센트 올랐더라고요. 대단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 위기 속에서 기사회생해내는 건데. 그게 넷플릭스만이 아니라고요.
◆송이라> 그렇죠. 미국 기업들이 상당히 특히 이 테크 기업들의 그런 현상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우리가 예전에 미래 생활사전에서 다루기도 했는데 그 승차 공유앱 우버도 코로나 때 이용률이 급감하면서.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아무도 택시를 안 탈 거 아니에요. 아무도 이 차량 서비스를. 그래서 온갖 미래 사업 부분을 다 매각하고 현금을 마련하려고 고군분투를 했는데 결국에는 당장 수익 안 나는 거 다 정리하고 우버잇츠라는 음식 배달 서비스에 집중을 하면서 지금 코로나가 끝난 지금은 한쪽은 승차 공유, 한쪽은 음식 배달의 양강 구도로 지금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고요. 숙박 공유 앱인 에어비앤비 역시 마찬가지예요.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재택근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걸 보고 우리가 좀 더 깨끗하고 인터넷이 더 빠르고 재택근무에 최적화된 공간을 만들자라는 식의 콘셉트를 다양화하면서 역시 기사회생한 케이스입니다. 물론 위어크처럼 완전 나락으로 간 케이스도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미국의 기업들은 좀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을 하면서 그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기업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이게 또 국부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대호> 물론 그중에서 실패하는 기업들도 많이 있는 거고 다만 또 생존하는 기업, 성공하는 기업들이 또 엄청난 성공을 이루면서 시장을 더 키워놓는 거기도 하고요. 기민하게 대응했다라고 이야기를 해 줬는데.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가 페이스북이 정말 수만 명씩 직원을 해고한다, 이런 소식이 있었죠.
◆송이라> 그렇죠. 간밤에도 페이팔이 또 구조조정한다고 뉴스에.
◇이대호> 페이팔은 전체 직원 한 10분의 1을 내보낸다고 하고요. 이렇게 고용이 유연한 것도 하나의 배경이 되겠죠.
◆송이라> 그럼요. 미국 기업들의 이런 유연함에는 역시 노동도 예외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쉽게 해고하고 쉽게 채용할 수 있는 미국의 노동 시장이 기업들에게는 유연함을 제공하지만 상대적으로 노동자들에게는 불안정한 고용 환경을 주는 양면을 다 가지고 있는데요. 미국 기업의 대부분의 고용 계약서에는 앳윌 임플로이먼트(At-will employment)라고 하는 임의고용조항이 포함이 돼 있어요. 이게 뭐냐면 한국이나 유럽은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고 상당히 어렵잖아요. 해고를 하는 것 자체가. 그런데 미국 대부분의 주는 원칙적으로 상호 간에 언제 어떤 이유로든 사전 공지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이 엣 윌 임플로이먼트가 다 포함이 돼 있습니다. 좀 살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고용의 안정이 보장되는 유럽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이 미국의 역동성은 역설적이게도 이 고용과 해고의 자유로움, 그에 따른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게 해석을 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이대호> 그러니까 노동자와 사용자가 갑을 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위치에 있다라는 발상에서부터 시작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노동자들도 나 저 회사 싫어, 안 갈래.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또 바로 그냥 진짜 옮겨버릴 수도 있는 거고요.
◆송이라> 우리 같으면 어떡하지, 죄송해서. 막 이러면서 막 하는데. 그런 거 전혀 없고.
◇이대호> 죄송할 필요 없고. 서로가 이제 갑과 갑이다. 그런데 이게 대규모 또 정리해고가 이 기업들을 항상 위기에서 구원해내는 여러 방법 중에 하나다라고도 우리가 이야기를 하는데. 이게 미국 경제 어떤 선순환의 하나의 고리다라고 이야기를 하면 조금 불편하게 들으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거든요.
◆송이라> 그렇죠. 저만 해도 좀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IT 수요가 둔화가 되면서 사실 그전에 잔뜩 뽑아놨던 직원을 다 대규모로 내보냈었잖아요. 그래서 IT 업계에서만 작년부터 수십만 명의 인력이 해고가 되면서 고용시장에는 다소 충격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선순환이라는 표현 자체가 해고된 직원을 채용한 기업들의 또 그 기회가 많아졌다는 뜻도 포함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세계 최대 농기계 기업인 존디어는 일단 지금 자율주행 농기계를 열심히 개발을 하고 있는데 빅테크의 감원으로 필요한, 본인들이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대거 확보했다고 합니다. 이 인력들이 역시 연봉을 더 높여서 갈 수 있었고요. 그러니까 결국에는 이게 좀 서로서로 이 순환이 되고 있다, 이런 얘기인데. 미국에서 일하는 제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주기적으로 그냥 회사를 옮기더라고요.
◇이대호> 그게 그냥 자연스럽고.
◆송이라> 그때마다 자연스럽고. 왜냐면 회사를 옮기면서 연봉을 올리고 그래서 약간 메뚜기 뛴다라는 표현을 하더라고요. 회사를 한 다섯 번 옮기면 연봉이 2배 이상 올라가 있는데 한 직장에 계속 다니면 연봉이 그만큼 올라가지 않으니.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그냥 자연스럽게 회사를 옮기는 인식을 갖고 있더라고요.
◇이대호> 물론 그건 또 능력이 있는 분들에 한해서일 테고요. 오히려 빅테크에서 대규모로 감원을 하면서 그 인재들이 또 다른 기업에 가서 그 기업을 또 더 발전시키고, 이런 또 선순환이 되기도 하는 거고요. 유럽은 어떻습니까? 유럽에서도 이렇게 많이 이직을 할까요?
◆송이라> 유럽은 공무원이 많습니다.
◇이대호> 거의 준 공무원처럼.
◆송이라> 그렇죠. 유럽은 고용 안정성이 굉장히 높고요. 근로자 입장에서는 좋을 수 있는데 이게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이직이 줄고 전통적인 산업 보호에 치중하게 돼서 활력이 떨어진다라는 단점도 있고요. 쥐꼬리만 한 연봉을 가지고 평생 고용 안정을 보장을 받으면서 다니는 노동시장과 언제든지 해고당할 수 있지만 그만큼 연봉을 높여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유연한 시장, 뭐가 옳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본인의 선택일 텐데. 미국은 후자, 또 유럽은 전자를 선택한 거죠. 그래서 확실한 건 성장의 역동성에서만큼은 미국식이 조금 더 낫더라는 게 현재까지 데이터가 알려주는 결과입니다.
◇이대호> 그건 이제 결과가 알려주는 거고. 어떤 방식으로 가야 능률, 효율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가. 이게 또 우리한테도 시사점이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미국과 유럽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이유. 첫 번째는 변화에 대한 절실함이 좀 달랐다. 두 번째는 위기에 대한 적응력이 달랐다. 세 번째는 뭔가요?
◆송이라> 세 번째는 교육 시스템을 또 빼지 않을 수가 없을 텐데요. 이 책에서는 지금 최고의 테크 기업이 미국에 있다는 거는 그만큼 미국의 대학과 스타트업 사이에 인재 공급에 대한 이 파이프라인이 잘 갖춰져 있다라고 해석을 하고 있는데 반면에 유럽은 미국만큼 신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교육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좀 재미있는 게 유럽은 대학까지 전부 다 무료로 운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2023년 기준 프랑스 학부생의 학비는 연 24만 원, 석사는 35만 원, 박사가 54만 원입니다. 독일도 비슷해요.
◇이대호> 이게 한 달이 아니죠?
◆송이라> 네, 연.
◇이대호> 연간.
◆송이라> 네, 그래서 심지어 외국 학생들한테조차 무상 교육 시스템을 적용을 합니다. 그래서 공부가 정말 고학생들 입장에서는 미국 유학 가느니 이제 유럽으로 가시는 분들도 옛날에 많았잖아요, 독일로 유학 갔다 오신 분들. 그래서 외국인들한테까지 이렇게 무상 교육을 적용을 해서 서민이나 저소득층 가계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누구나에게 정말 교육의 기회를 평등하게 부여한다라는 유럽식 정말 평등의 가치관과 굉장히 잘 맞는데 그런데 문제는 지금 유럽의 국력이 예전만 못해지면서 이들 나라 내부에서조차 아니, 우리가 외국인한테까지 무상으로 교육을 해 줘야 하나 이런 지적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대호> 대학교 학비가 1년에 20~30만 원밖에 안 하고 외국인에게도 무상 교육을 해 주고 있는데 왜 유럽 경제는 그렇게 정체되어 있고 거꾸로 가고 있을까 이것도 우리가 좀 생각해 볼 메시지가 굉장히 크네요. 그런데 반대로 미국 대학은 완전히 거의 자본주의의 상징 아닙니까?
◆송이라> 그럼요. 미국은 돈 없으면 대학을 갈 수 없는.
◇이대호> 교육기관인데도 불구하고요.
◆송이라> 그렇죠. 그리고 돈도 엄청 많이 굴리고요. 저기 기부금을 받아가지고. 우리 정서에도 명문대에 기부 입학한다 이러면 좀 불편하잖아요.
◇이대호> 속된 말로 돈 주고 대학 들어간다.
◆송이라> 네.
◇이대호> 우리나라에서는.
◆송이라> 그렇죠. 그런데 미국 소위 말하는 명문 아이비리그나 웬만한 사립대는 집에서 금전 지원을 해 주지 않으면 진학하기 어려울 정도로 학비가 비쌉니다. 특히 학자금 대출이 없이는 대학 공부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고요. 실제로 하버드가 공개한 2023년에서 2024년 신입생 등록금은 학비, 기숙사 이런 거 다 포함해서 연 1억 정도 수준이에요.
◇이대호> 1년에 1억이 넘는다.
◆송이라> 네, 저도 남편이 미국에서 공부를 하느라고 가계에 기둥뿌리가 뽑혔는데요. 게다가 대다수 대학이 기부 입학을 허용을 하고 뿐만 아니고 부모가 만약에 하버드를 나왔거나 기부를 많이 했어 그러면 그 자녀한테까지 입학을 우대시켜줍니다. 일반 사람들이 볼 때는 굉장히 공평하지 못하다는 제도들이 상당수 대학에 있는데요. 이렇게 미국 대학이 민간 기업에 가까운 효율성을 추구를 하다 보니 학교에 돈이 많습니다. 그러면 어떡하겠어요? 당연히 시설에 투자하겠고 더 좋은 인재를 데리고 오겠고 교육의 질이 올라갈 수밖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미국 대학으로 그렇게 유능한 인재들이 모이는 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대호> 그런데 기부 입학으로 속된 말로 돈 주고 대학교 들어가는 걸 허용을 하고 그런데 그렇게 많이 번 돈으로 장학금도 많이 주고 연구개발에도 많이 또 지원을 하고 그게 일종의 선순환이 되는 거죠. 그러면 유럽에서는 거의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이 유럽 학생들도 그럼 미국으로 막 가려고 할까요?
◆송이라> 그렇더라고요. 그러니까 실제로 미국은 유럽뿐만이 아니고 전 세계에서 지금 인재를 무서운 속도로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코로나 백신으로 떠오르는 스타트업, 모더나 다들 아실 텐데 이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가 프랑스 출신이에요. 그래서 이분 전형적으로 프랑스가 답답해서 고국을 떠난 인재인데요. 1972년생인 이 방셀 CEO는 파리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미국 학교로 교환학생을 간 후에 그때부터 하버드 MBA 나오고 그래서 쭉 미국에서만 대부분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그리고 그 mRNA라고 불리는 새로운 백신 제조 방식으로 모더나가 일약 스타가 되고 이분의 지분 가치만 지금 8조 원의 달할 정도로 성공을 했는데 이런 성공이 미국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저 개인적으로 느꼈던 거는 미국 학교에 기숙사에서 지낼 때 같은 기숙사에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일반화할 수는 물론 당연히 없지만 졸업하고 나서 아예 미국에서 터를 잡고 살고 싶다라고 말하는 친구들 중에 상당히 유럽 사람들이 많았어요. 아니면 인도, 인도. 그래서 의외로 중국 분들은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고 기회의 땅에 대한 갈망이 있는 친구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미국의 테크 기업 CEO들 중에는 인도 출신 외국인들도 많지만 유럽계도 적지 않습니다.
◇이대호> 사실 우리나라 인재들도 미국으로 또 가서 교육받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이런 사람들도 많이 있고요. 그런데 진짜 핵심은 유럽 지역에서 그렇게 교육비를 많이 지원해 줘도 진짜 인재들은 미국으로 가려고 한다. 또 유럽인이지만 미국 땅에서 정말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유럽 출신 사람 또 누가 있을까요? 우리가 알 만한 사람.
◆송이라> 유럽에서 대서양을 건너서 자수성가 집안의 대표적인 격은 폴란드계의 워치츠키 가문을 또 들 수 있는데요. 이게 뭐냐면 수전 워치츠키라고 9년 동안 작년까지 유튜브 CEO를 했던 여성분이에요. 이분의 부모가 옛 폴란드 공산당의 정부 박해를 피해서 부부가 단둘이 밀항선을 타고 스웨덴으로 탈출했다가 미국에 정착한 케이스인데요. 이 수전 워치츠키를 포함한 3명의 딸이 있는데 한 분은 의사고 한 분은 또 다른 스타트업 CEO예요. 그래서 세 분 다 엄친딸로 알려져 있는데 이 부부가 과연 이 유럽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런 성공을 할 수 있었을까 이런 질문들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대호> 그러게요. 그런데 이렇게 신화 같은 입지전적 인물들이 또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거고요. 그럼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도 이야기를 좀 해 봐야 되잖아요. 당연히 결과만 놓고 보면 미국식을 따라가야 될 것 같기는 한데 어떤 방식이 더 나을까요?
◆송이라> 그런데 정말 이게 어려운 질문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유럽과 미국의 가치관과 노선이 다르고 그런 특징으로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라는 확신이 좀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어떤 식의 모델을 선택할지는 우리의 몫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짚어보고 싶은 게 과연 미국식 성장주의가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을까라고 물었을 때 예스라고 대답할 수 없다는 거예요.
◇이대호> 그러네요. 김진희 님이 돈이면 다 되는 거네요. 또 성은실 님이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대학교 기부 입학한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이런 이야기도 주셨는데 그게 그 현지의 시스템이니까요. 그런데 모두가 그 미국식 성장주의 속에서 행복할까 그 물음에 대해서 어떻게 우리가 대답할 수 있을 것인가 또 미국에서는 빈부격차 심하다는 이야기 계속 나오잖아요.
◆송이라> 그렇죠. 정말 이거는 와닿게 너무너무 심해요. 그래서 2021년도에 그 여론조사 업체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1.6명. 그러니까 10%가 넘는 수치죠. 나의 고향인 주를 떠나본 적이 없다라고 대답을 했어요. 우리만 해도 제주도 안 가보신 분들이 10%가 넘을까요? 잘 모르겠는데 제가 보스턴에 지냈을 때도 하와이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고 하신 분들이 생각보다 되게 많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미국은 세계 초강대국이지만 그만큼 불평등한 나라입니다. 세계 불평등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소득 상위 10%가 전체 국민소득의 45%를 차지를 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10명 중 1명의 부자가 전체 부의 절반 가까이를 가져간다는 거죠. 나머지 9명이 남은 절반을 나눠 갖는다는 얘기인데 당연히 빈부격차가 클 수밖에 없겠죠. 반면에 유럽은 상위 10%가 국민소득의 35%를 가져가고 소득의 하위 50%가 19%의 주인이 됩니다. 결국에 미국보다 좀 평등하다는 얘기고 미국은 승자독식의 경제 구조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굳이 그런데 이런 데이터를 보지 않더라도 정말 보험료 매월 100만 원씩 이상 냈어요, 저는. 병원 갈 때마다 얼마나 추가 비용이 들 건지 걱정을 했고 메일로 해고 통보를 받고 바로 회사 계정 차단 당해서 짐 싸서 나가는 근로자들 얘기 들을 때마다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그 나라의 부는 계속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중산층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게다가 총기랑 마약은 또 지금 미국을 갉아먹고 있는 대표적인 부작용인데 그런데 이 부작용이 수명에서도 잘 나타나더라고요.
◇이대호> 수명이요?
◆송이라> 네.
◇이대호> 평균 수명이요?
◆송이라> 평균 수명이 미국이 80살이 안 돼요. 그러니까 보통 평균 수명은 그 나라의 건강 복원 이런 지표잖아요. 바로미터인데 OECD가 2021년 기준 38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평균 기대 수명을 측정을 한 결과 이제 38개 국 중에 26개국 굉장히 많은 비중이 기대 수명이 모두 80세가 넘었거든요. 그런데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은 76.4세로 30위에 그쳤습니다. 1위는 일본이었고 84.5세였고요. 2위는 스위스로 83.9세, 3위가 대한민국입니다. 83.6세. 그런데 미국은 이 의료보험 같은 사회보장 시스템이 제대로 안 갖춰져 있고 또 의료비로 엄청난 돈을 쓰고도 유럽인들보다 더 짧게 생을 살다가 떠나야 된다는 얘기인 거잖아요. 좀 이거를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이대호> 물론 그 나라의 의료 시스템 또 건강보험 시스템도 영향을 줬겠죠. 이게 평균 수명에는 여러 가지가 종합적으로 입체적으로 영향을 주는 거니까요. 다만 미국은 그 국력과 그 사이즈에 비해서 평균 수명이 세계 30위다. 그러면 약간 여기서도 좀 보완할 점이 있는 거고요. 어찌 됐든 간에 미국 같은 경우는 그것 아닙니까? 유럽이나 다른 나라들이 우리는 좀 평등해야 해, 평등하게 살아야 해 라고 할 때 미국은 세상은 원래 불평등한 거야. 그러니까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해라고 하면서 막 발전해 나가고.
◆송이라> 노력해서 돈을 많이 벌어. 그러면 네가 더 좋은 의료 서비스도 누릴 수 있고 다 할 수 있으니까 일단 돈을 버세요라고 하고 외치는 것 같아요.
◇이대호> 그게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심지어 의료, 교육에 이르기까지 그 자본주의의 핵심인 거고 어찌 됐든 간에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대국이 되어 있는 건데요. 약간 좀 그래서 종합적으로 우리가 판단을 해 봐야 되겠습니다. 혹시 그건 어떻습니까? 평균 수명 말고 국민 행복지수 이런 거 있지 않습니까?
◆송이라> 국민 행복지수도 비슷한 결과였어요. 유럽 산하 지속가능 발전 해법 네트워크라는 곳에서 지난해 발간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137개 중에서 행복도 1위는 10점 만점에 7.804점을 받은 핀란드로 나타났습니다. 6년 연속 1위였고요. 그 이어서도 덴마크,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네덜란드 등 행복하다고 느끼는 나라 10개. 상위 10개국 중에 8개가 유럽 국가였어요. 그리고 반면에 미국은 15위였습니다. 행복의 척도가 워낙에 개인적으로 다 다르지만 이런 지표가 내포하는 뜻이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 미국인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주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대요. 여러분들이라면 점점 더 부자가 되지만 불평등이 더 심해지는 미국을 택하실 까요? 아니면 점점 더 가난해지지만 평등한 유럽을 더 선호하실까요? 참 쉽지 않은 주제인데 노선을 좀 정해야 되지 않을까요.
◇이대호> 그러게요. 이게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미국처럼 더 열심히 해서 더 잘 사는 나라. 왜냐면 우리 후대 자손 세대를 위해서라도. 그런데 당장 현재와 개개인을 위해서라면 조금 더 평등하고 행복한 유럽의 시스템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하고요. 고민이 더 많아집니다. 김현우 님이 큰 그림을 그리려면 송이라 기자님 시간을 더 집중해서 들어야 함을 매번 실감합니다라고 보내주셨습니다.
◆송이라> 감사합니다.
◇이대호> 자료 조사 때 어떤 것을 활용하시는지. AI는 결코 기자님처럼 핵심을 잘 담고 그걸 그런 식으로 풀어갈 수 없을 겁니다.
◆송이라> AI가 대답하신 거 아니죠?
◇이대호> 그래서 오늘도 또 방대한 자료 조사도 했고요. 오늘 아까 내용이 그 책에서 또 발표한 부분도 많이 있는 거잖아요.
◆송이라> 네, 책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
◇이대호>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 또 우리가 또 배울 점도 많이 있으니까요. 오늘은 서울경제신문 송이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송이라> 네, 감사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성공예감] 초강대국 미국, 늙은 선진국 유럽, 무엇이 이들을 갈랐나 – 송이라 기자(서울경제신문)
-
- 입력 2024-01-31 16:33:56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
- 2022년 미국 GDP 25조 5천 달러 이상, 유럽은 16조 6천 달러
- 캘리포니아 GDP가 영국 GDP보다 커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유럽 격차 커진 건 아이폰 등장이 한몫해
- IT 분야 등 유럽이 미국에 뒤처져
- 유럽의 굴욕, 유럽의 IT 일상은 미국의 디지털 식민지
- 영국 기업인 딥마인드는 미국의 구글이 가져가
- 유럽은 변화에 대한 절실함이 부족하고, 위기에 대한 적응력이 약해
- 미국에서는 고용의 유연함이 역설적이게도 역동성을 만들어
- 미국과 유럽의 교육시스템의 차이도 산업 발전에 영향 줘
- 미국 평균 수명은 76.4세로 30위, 행복지수도 유럽 국가보다 낮아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 방송시간 : 1월 31일(수) 09:05-10:53 KBS1R FM 97.3MHz
■ 진행 : 이대호
■ 출연 : 송이라 기자(서울경제신문)
◇이대호>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2부가 돌아왔습니다. 예전부터 선진국하면은 부자 나라 하면은 미국하고 유럽을 떠올렸었죠. 그런데 이제는 생각을 좀 바꿔야 될 것 같습니다. 유럽 지역에는 20개 넘는 나라가 있는데 우리나라보다 GDP 규모가 큰 나라는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이 4개 나라뿐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많이 성장을 했고요. 그런데 미국과 비교를 해서 보면 유럽과는 경제력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데요. 가치관부터 생활 습관 또 경제 체질, 삶의 방식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오늘 미래 생활 사전 시간에 두 곳을 한번 비교해 보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뭔지도 한번 들어보시죠. 서울경제신문 송이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송이라> 네, 안녕하세요.
◇이대호> 미국과 유럽을 대부분 많이 묶어서 선진국 이렇게 우리가 인지하고 표현을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동급으로 보면 안 된다.
◆송이라> 네, 이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이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주제는 제가 최근에 읽은 책에서 가지고 왔는데 최근에 나온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이라는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좀 상당 부분 가지고 왔어요. 그러니까 이 책은 미국과 유럽에서 특파원 생활을 오랫동안 하신 선배 기자분들이 쓴 책인데요. 저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렇게까지 두 지역의 차이가 벌어져 있는지를 몰랐었는데, 단순히 두 지역 간의 경제력과 국력의 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라는 그런 현상을 얘기하기보다는 우리가 진짜로 원하고 가고 싶어 하는 방향이 과연 미국식의 선진국인지 유럽식의 선진국인지를 한번 다 같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느껴져서 주제로 선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대호> 미국식의 선진국이냐, 유럽식의 선진국이냐. 대한민국은 어디로 갈 것인가. 그런데 사실 미국하고 유럽은 뿌리는 같지 않습니까.
◆송이라> 네, 그렇죠. 사실 우리나라도 단군 신화가 있잖아요. 대부분의 나라가 역사의 첫 페이지는 신화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역사가 짧은 미국은 실제로 기록된 문헌으로 역사가 시작이 됩니다.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버지니아 출신이고요. 또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조상은 아일랜드계입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할아버지는 독일에서 건너온 이민자고요. 거슬러 올라가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 역시 유럽인인 콜롬버스죠. 결국 미국의 시작은 이곳에 모여 살던 유럽인들이 모여서 독립전쟁을 일으킨 결과잖아요. 제가 살았던 보스턴 지역도 곧 뉴잉글랜드라는 지역의 일부였거든요. 이름도 뉴잉글랜드예요. 그러니까 이름에서 보듯이 영국의 청교도들이 내려와서 정착한 곳인데, 그런데 지금은 이후에 250년 가까이 지났는데 현재 미국은 전 세계에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초강대국이 됐죠. 반면에 유럽은 점점 더 힘이 빠지는 과거의 영광만을 그리워하는 늙은 선진국이 되고 있습니다.
◇이대호> 늙은 선진국.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그걸 단적으로 볼 수 있는 게 역시 경제력 비교해 보면 딱 나오죠.
◆송이라> 네, 그렇죠. GDP로 비교를 할 수가 있는데요. 국제통화기금 IMF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의 GDP는 우리 돈으로 3경이 넘습니다. 약 25조 5000억 달러고요. 유럽연합 EU의 GDP는 16조 6000억 달러예요. 그래서 EU에 속한 27개 나라들의 GDP를 전부 다 합쳐도 미국 한 나라의 65%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이 둘의 격차는 우리나라 GDP의 5배가 넘는 수준이고요.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면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GDP가 가장 높은 주가 바로 캘리포니아주인데요. 이 주의 GDP가 영국의 GDP보다 큽니다. 주 하나의 GDP가요.
◇이대호> 미국의 주 한 곳, 캘리포니아 주 한 곳이 영국의 GDP보다 더 큰.
◆송이라> 네, 그렇습니다. 둘이 이렇게까지 그런데 크게 격차가 생긴 게 상당히 최근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둘 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게 맞는 기억인 게 198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과 EU의 경제 규모는 엎치락뒤치락 했고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미국 금융가가 완전히 초토화가 됐잖아요. 그때는 일시적으로 유럽이 미국을 앞서기도 했습니다.
◇이대호> 일시적으로,
◆송이라> 네, 일시적으로.
◇이대호> 물론 2008년이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었고 그 이후에는 그 격차가 훨씬 더 벌어진 건데. 한 16년 정도 되는 거네요. 16년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길래 그럴까요.
◆송이라> 그러게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그게 맞으실 것 같은데요. 다름 아닌 아이폰의 등장으로 설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대호> 스마트폰의 등장.
◆송이라> 네, 애플이 2007년도에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출시하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모바일 혁명이 미국과 유럽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 됐습니다. 세상에 없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끊임없이 혁신을 해온 미국 빅테크들이 이때부터 유럽과 미국의 차이를 극심하게 벌려놓은 거죠. 보통 경제 규모가 커져서 나라가 좀 잘 살게 되면 급여가 오르고 또 고령화가 되니까 복지비용이 늘어나잖아요. 그런데 일본도 그래서 고속 성장 후에 잃어버린 30년을 겪기도 했고 우리나라도 지금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는데. 미국만큼은 이 궤도를 따르지 않는 것 같다라는 게 저자들의 해석이에요. 뭐냐면 코로나 대유행 직전인 2019년 4분기랑 지난해 2분기에 GDP를 비교를 해보면 미국은 6.1%나 성장을 했고요. 같은 기간에 영국이 1.8% 독일이 0.25%밖에 성장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현상을 두고 미국 경제 규모는 덩치를 키운 곰이 치타처럼 달리는 격이다 이렇게 표현을 하더라고요.
◇이대호> 그러니까요. 지난해 경제성장률 한 3%대 중반 나온 것만 봐도 그렇고 곰이 어떻게 치타처럼 달릴 수 있을까. 그 미국 경제가 보여주고 있는 거잖아요. 역시 IT 산업 빼놓을 수가 없겠죠.
◆송이라> 네, 심지어 지금은 이 AI까지 영역을 더 확장해서 이 분야에서도 정말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 피 튀기는 전쟁을 하고 있는데, 유럽은 뭘 하고 있을까요? 미국은 물론 지금 동아시아보다도 처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미국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 코로나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침공, 이런 것들로 인해서 무역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고 있고요. 특히 유럽 경제가 강한 분야가 이 명품이나 관광 같은 거잖아요. 그 주요 고객이 중국이란 말이죠. 중국인들이 지갑을 좀 열어줘야 되는데, 중국 경제도 지금 빠르게 성장을 못하고 있죠. 그러면서 유럽은 점점 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대호> 물론 셰일가스랑 또 최근에 발견됐던 리튬이라든지 천연 자원의 영향도 좀 있긴 하겠습니다만. 그래서 미국 땅을 천조국이라고도 우리가 흔히들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 배경도 있겠습니다만 일단은 기술하고 어떤 사람의 생각, 관념적인 것도 오늘 좀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해볼게요. 미국과 경제 규모 GDP가 유럽은 많이 벌어졌다. 그러면 개개인을 놓고 봤을 때 임금 격차도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날까요?
◆송이라> 네,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미국에서 소위 말하는 이 잘나가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얼마나 벌고 있는지를 보면 좀 쉽게 알 수 있는데요.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500개 기업으로 구성된 S&P500 지수에 속한 회사 중에서 2022년 기준 중위 연봉. 즉, 모든 직원을 연봉 순서대로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그 직원의 연봉을 중위 연봉이라고 하는데 상위권 대다수에 빅테크가 포진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메타와 알파벳이 둘 다 중위 연봉이 3억 7000만 원에서 3억 9000만 원 정도 수준이고요. CEO도 아니고 중간 정도 버는 사람이 이 정도 벌고 있는 거거든요. 누가 빅테크 다닌다 하면 연봉이 한 4억쯤 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미국인 전체로 봐도 2022년 기준 평균 임금은 7만 7463달러 우리돈 1억 원 수준입니다.
◇이대호> 미국인 전체 평균이요. 평균 임금이 우리 돈으로 1억 원 정도. 대단합니다. 그러면 유럽 사람들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송이라> 유럽인들은 독일이 일단 7800만 원이고 프랑스가 750만 원 수준입니다. 평균 임금이요. 특히 독일은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의존율이 높아서 지정학적인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고요. 또 독일을 떠받치는 이 자동차 산업조차도 글로벌 변화 트렌드를 잘 따라가지 못하면서 더욱더 미국과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 월스트리트저널은 첨단 IT 분야를 외면한 채 자동차, 기계, 화학 같은 굴뚝 산업에만 주력하면서 산업의 경직화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라고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대호> 첨단 IT 분야를 외면했다. 유럽에서. 그리고 생각해 보니까 IT 분야에서는 딱히 떠오르는 유럽 기업들 이름이 별로 없네요.
◆송이라> 그러게요. 저도 그렇더라고요. 떠오르지 않을 뿐더러 지금 완전히 미국 기업들의 문화까지도 잠식을 당하고 있는 상태예요. 그러니까 통계 조사기관 스텝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미국 검색 시장에서 미국에서의 검색 시장 중 구글의 점유율이 89.03%였거든요. 그런데 같은 시기에 유럽에서의 구글 점유율이 92.26%로 오히려 더 높았습니다. ICT 비즈니스의 가장 기본인 검색 엔진도 자국 유럽 자국 기업이 사실상 없다는 거고요. 우리나라는 그럼 얼마일까요. 우리나라는 그래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아직 건재한 덕분에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63%대로 다소 낮은 편이고요.
◇이대호>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자국 포털 사이트 비중이 좀 높은 편이죠.
◆송이라> 맞아요. 그래서 유럽의 IT 일상은 사실상 미국의 디지털 식민지다라고 보셔도 될 것 같아요. 한때 미국 땅을 식민지화시켰던 유럽인들로서는 상당히 굴욕적인 지금 상황이죠.
◇이대호> 그렇게 해서 굴뚝 산업에만 아직도 매달려 있는 유럽인 거고 첨단 산업에서 치고 나가고 있는 미국인 거고. 그러다 보니까 유럽연합을 비롯해서 유럽 지역에서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 막 반독점 규제해야 된다. 맨날 규제 법안 내놓고.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또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는 거네요.
◆송이라> 맞아요.
◇이대호> 근데 유럽 지역에서는 예전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노키아라는 어떤 상징적인 IT 기업이 있었잖아요.
◆송이라> 그렇죠. 노키아 한때 굉장히 많이들 이용하셨었잖아요.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그런데 핀란드에 노키아가 있었는데 역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2013년도에 단말기 사업 부분만 떼서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을 했습니다. 업계에 자취를 감췄고요. 이렇게 IT 분야 곳곳에서 미국에 자리를 내준 유럽은 지금 이에 대한 콤플렉스가 어마어마하다고 해요. 그래서 방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미국 빅테크들 강력하게 규제해야 된다. 개인정보보호 이래서는 안 된다. 항상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 알고 보면 이게 좀 세상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급급하게 따라가느라 유럽이 몽니를 부리는 게 아니냐, 이런 지적들도 나오고 있어요.
◇이대호> 이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거고요. 어찌 됐든 간에 그 시간 속에서 IT 산업 발전에서 유럽이 굉장히 뒤처졌던 건데. 여기까지 이제 결과고. 왜 그랬을까. 왜 유럽은 변화에 그렇게 굼떴을까. 이유를 좀 살펴볼까요.
◆송이라> 지금 이 책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각도에서 요인을 분석을 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리고 싶은 요인은 세 가지 정도예요. 우선 첫 번째는 유럽은 변화에 대한 절실함이 부족했다는 겁니다. 유럽은 굳이 따지자면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께 물려받은 게 굉장히 많은 금수저 땅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대학생 때만 해도 첫 해외 배낭여행 하면 100이면 다 유럽 100이면 100, 다 유럽 여행을 갔거든요. 그런데 그만큼 수천 년 동안 쌓아온 역사와 전통이 시작된 곳이고 건물들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잖아요. 그래서 우리한테는 없는 굉장히 부러운 문화인데 유럽인들도 그래서 자부심이 굉장합니다.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수많은 유적지와 관광지로 수입이 엄청나고 이런 일종의 자만감과 절실함의 부족이 좀 빠르게 변화를 도모하고 추진해 나가는 미국에 비해서 부족해서 이제 쇠퇴의 길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고요. 시대는 이렇게 계속 변하고 있는데 뒷짐지고 있다가 손해를 본 거는 혁신적인 기업이 자생적으로 크지 못한 것뿐만이 아니에요. 그나마도 있던 혁신가들도 지금 전부 미국에 뺏기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딥마인드인데요. 여러분 2016년도에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바둑 대결.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다들 기억하실 텐데. 이 알파고를 만든 기업이 바로 딥마인드입니다. 이 기업이 유럽 기업이었어요.
◇이대호> 원래는 그런데 영국 기업이었다고요.
◆송이라> 맞습니다.
◇이대호> 지금은 구글 자회사인데.
◆송이라> 네, 맞아요.
◇이대호> 원래는 영국 기업. 이게 그런데 어떻게 된 거예요?
◆송이라> 이게 CEO가 데미스 하사비스라는 분인데 이분이 영국에서 컴퓨터 과학과 뇌 과학을 전공을 하면서 2011년도에 만든 회사가 이 딥마인드예요. 뇌를 모방한 컴퓨터 시스템을 만들겠다 해서. 그런데 3년 만에 구글에 인수가 됐습니다. 왜냐면 딥마인드가 구글에 인수되고 나서도 6년 후에야 이 흑자 전환에 성공을 했어요. 구글은 딥마인드를 인수하고 나서도 장기간의 적자를 감수하고도 이 AI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한 거죠.
◇이대호> 계속 투자를 해 주는 거죠.
◆송이라> 그렇죠. 그런데 그 당시에 과연 영국에서 그렇게 투자를 해 줄 곳이 있었을까라고 생각을 한다면 의문이라는 거죠. 영국은 이런 천재가 만든 회사를 갖고도 눈앞에서 뺏긴 건데 그러니까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들은 이 유럽의 강한 규제, 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계속 호소를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미국에 어쩔 수 없이 기업 매각을 하는 CEO들이 많다, 이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이대호> 그렇죠. 당장 투자금이 없으니까.
◆송이라> 그럼요. 장기간에 적자를 감수하면서 계속 이거를 발전을 시켜야 되는데 그래서 오픈 AI도 처음에는 우리는 오픈된 AI를 표방한다라고 하면서 결국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투자를 받은 것처럼.
◇이대호> 그럴 수밖에 없죠.
◆송이라> 그럴 수밖에 없는데 유럽은 그런 토양이 좀 부족하다는 거죠.
◇이대호> 어떻게 보면 돈이 돈을 버는 비즈니스다 보니까 그 마중물이 더 많이 있는 미국 쪽에서.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또 계속해서 인수합병을 또 할 수밖에 없는 거고.
◆송이라> 또 자금 조달의 방법도 굉장히 많고 민간 자본도 발전이 돼 있고 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스타트업들 입장에서는 미국으로 많이 가고 싶을 것 같아요.
◇이대호> 그런 현실적인 측면도 있는 거고 어떤 그 마인드 측면에서 보면 유럽에서는 약간 좀 선조들이 후대를 좀 금수저로 만들어줬기 때문에 거기에서 따뜻하게 지내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못 느꼈던 거고요.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유럽과 미국 경제가 벌어졌던 두 번째 이유는 뭡니까?
◆송이라> 첫 번째 이유랑 같은 맥락이긴 한데요. 미국은 유럽과는 반대로 늘상 변화되는 환경에 노출이 돼 있다 보니까 위기에 대한 적응력이 날로 날로 더 좋아지고 있다, 이런 점을 좀 들고 싶어요. 한마디로 하도 두들겨 맞다 보니까 맷집이 세졌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그러니까 코로나 팬데믹 때 기업들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위기에 대처하고 체질을 개선해가는지를 보면 정말 감탄이 나오기까지 했는데요. 가장 최근에는 유료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의 실적을 보고 저는 좀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넷플릭스가 현지 시간으로 23일 지난주에 4분기 실적을 발표를 했는데 코로나19 초기 때 사람들이 전부 집에 있던 시기 이후에 가장 많은 1310만 명의 신규 구독자를 돌파했다고 발표를 했어요. 게다가 유료 구독자는 2억 6080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완전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놨거든요. 그런데 이 넷플릭스가 그냥 이렇게 된 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뭐 넷플릭스가 2022년 1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구독자가 무려 20만 명이 줄었어요. 그래서 그때는 말 그대로 정말 초비상이었거든요. 게다가 당시에 다음 분기에도 우리 아마 200만 명 정도 가입자가 줄어들 수도 있어, 이렇게 전망을 하면서 하루 주가가 35%나 급락을 하기도 했고요.
◇이대호> 맞아요. 그때 폭락했었죠.
◆송이라>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 빅테크가 지금은 매그니피센트7이라고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팡이었어요. 그런데 이 팡의 N이 넷플릭스일 정도로 승승장구를 했었는데 이렇게 주가가 막 무너지면서 넷플릭스가 팡에서 빠져야 된다, 이런 얘기도 나왔었고. 그래서 우리는 정말 절치부심의 그 마인드를 가지고 오로지 구독료가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다양한 위기에 대응한 전략을 실행을 했습니다. 먼저 구독료를 당연히 올렸고요. 그다음에 계정 공유하는 거 단속했고 그다음에 기업 초창기 때부터 우리는 광고 없는 OTT다라고 계속 선전을 했었는데 그거 그냥 없애고 광고를 도입을 했죠. 그래서 광고가 있는 더 저렴한 요금제 등을 도입을 해서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저항들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위기 대응에 성공했고 지금의 실적을 나타낸 거라고 할 수 있죠.
◇이대호> 그렇죠. 2022년 초부터 주가가 많이 급락을 했었는데 최근에 보니까 그 주가 거의 다 회복을 했더라고요.
◆송이라> 그러니까요.
◇이대호> 지난해만 하더라도 넷플릭스 주가가 한 60 몇 퍼센트 올랐더라고요. 대단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 위기 속에서 기사회생해내는 건데. 그게 넷플릭스만이 아니라고요.
◆송이라> 그렇죠. 미국 기업들이 상당히 특히 이 테크 기업들의 그런 현상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우리가 예전에 미래 생활사전에서 다루기도 했는데 그 승차 공유앱 우버도 코로나 때 이용률이 급감하면서.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아무도 택시를 안 탈 거 아니에요. 아무도 이 차량 서비스를. 그래서 온갖 미래 사업 부분을 다 매각하고 현금을 마련하려고 고군분투를 했는데 결국에는 당장 수익 안 나는 거 다 정리하고 우버잇츠라는 음식 배달 서비스에 집중을 하면서 지금 코로나가 끝난 지금은 한쪽은 승차 공유, 한쪽은 음식 배달의 양강 구도로 지금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고요. 숙박 공유 앱인 에어비앤비 역시 마찬가지예요.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재택근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걸 보고 우리가 좀 더 깨끗하고 인터넷이 더 빠르고 재택근무에 최적화된 공간을 만들자라는 식의 콘셉트를 다양화하면서 역시 기사회생한 케이스입니다. 물론 위어크처럼 완전 나락으로 간 케이스도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미국의 기업들은 좀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을 하면서 그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기업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이게 또 국부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대호> 물론 그중에서 실패하는 기업들도 많이 있는 거고 다만 또 생존하는 기업, 성공하는 기업들이 또 엄청난 성공을 이루면서 시장을 더 키워놓는 거기도 하고요. 기민하게 대응했다라고 이야기를 해 줬는데.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가 페이스북이 정말 수만 명씩 직원을 해고한다, 이런 소식이 있었죠.
◆송이라> 그렇죠. 간밤에도 페이팔이 또 구조조정한다고 뉴스에.
◇이대호> 페이팔은 전체 직원 한 10분의 1을 내보낸다고 하고요. 이렇게 고용이 유연한 것도 하나의 배경이 되겠죠.
◆송이라> 그럼요. 미국 기업들의 이런 유연함에는 역시 노동도 예외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쉽게 해고하고 쉽게 채용할 수 있는 미국의 노동 시장이 기업들에게는 유연함을 제공하지만 상대적으로 노동자들에게는 불안정한 고용 환경을 주는 양면을 다 가지고 있는데요. 미국 기업의 대부분의 고용 계약서에는 앳윌 임플로이먼트(At-will employment)라고 하는 임의고용조항이 포함이 돼 있어요. 이게 뭐냐면 한국이나 유럽은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고 상당히 어렵잖아요. 해고를 하는 것 자체가. 그런데 미국 대부분의 주는 원칙적으로 상호 간에 언제 어떤 이유로든 사전 공지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이 엣 윌 임플로이먼트가 다 포함이 돼 있습니다. 좀 살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고용의 안정이 보장되는 유럽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이 미국의 역동성은 역설적이게도 이 고용과 해고의 자유로움, 그에 따른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게 해석을 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이대호> 그러니까 노동자와 사용자가 갑을 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위치에 있다라는 발상에서부터 시작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노동자들도 나 저 회사 싫어, 안 갈래.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또 바로 그냥 진짜 옮겨버릴 수도 있는 거고요.
◆송이라> 우리 같으면 어떡하지, 죄송해서. 막 이러면서 막 하는데. 그런 거 전혀 없고.
◇이대호> 죄송할 필요 없고. 서로가 이제 갑과 갑이다. 그런데 이게 대규모 또 정리해고가 이 기업들을 항상 위기에서 구원해내는 여러 방법 중에 하나다라고도 우리가 이야기를 하는데. 이게 미국 경제 어떤 선순환의 하나의 고리다라고 이야기를 하면 조금 불편하게 들으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거든요.
◆송이라> 그렇죠. 저만 해도 좀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IT 수요가 둔화가 되면서 사실 그전에 잔뜩 뽑아놨던 직원을 다 대규모로 내보냈었잖아요. 그래서 IT 업계에서만 작년부터 수십만 명의 인력이 해고가 되면서 고용시장에는 다소 충격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선순환이라는 표현 자체가 해고된 직원을 채용한 기업들의 또 그 기회가 많아졌다는 뜻도 포함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세계 최대 농기계 기업인 존디어는 일단 지금 자율주행 농기계를 열심히 개발을 하고 있는데 빅테크의 감원으로 필요한, 본인들이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대거 확보했다고 합니다. 이 인력들이 역시 연봉을 더 높여서 갈 수 있었고요. 그러니까 결국에는 이게 좀 서로서로 이 순환이 되고 있다, 이런 얘기인데. 미국에서 일하는 제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주기적으로 그냥 회사를 옮기더라고요.
◇이대호> 그게 그냥 자연스럽고.
◆송이라> 그때마다 자연스럽고. 왜냐면 회사를 옮기면서 연봉을 올리고 그래서 약간 메뚜기 뛴다라는 표현을 하더라고요. 회사를 한 다섯 번 옮기면 연봉이 2배 이상 올라가 있는데 한 직장에 계속 다니면 연봉이 그만큼 올라가지 않으니.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그냥 자연스럽게 회사를 옮기는 인식을 갖고 있더라고요.
◇이대호> 물론 그건 또 능력이 있는 분들에 한해서일 테고요. 오히려 빅테크에서 대규모로 감원을 하면서 그 인재들이 또 다른 기업에 가서 그 기업을 또 더 발전시키고, 이런 또 선순환이 되기도 하는 거고요. 유럽은 어떻습니까? 유럽에서도 이렇게 많이 이직을 할까요?
◆송이라> 유럽은 공무원이 많습니다.
◇이대호> 거의 준 공무원처럼.
◆송이라> 그렇죠. 유럽은 고용 안정성이 굉장히 높고요. 근로자 입장에서는 좋을 수 있는데 이게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이직이 줄고 전통적인 산업 보호에 치중하게 돼서 활력이 떨어진다라는 단점도 있고요. 쥐꼬리만 한 연봉을 가지고 평생 고용 안정을 보장을 받으면서 다니는 노동시장과 언제든지 해고당할 수 있지만 그만큼 연봉을 높여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유연한 시장, 뭐가 옳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본인의 선택일 텐데. 미국은 후자, 또 유럽은 전자를 선택한 거죠. 그래서 확실한 건 성장의 역동성에서만큼은 미국식이 조금 더 낫더라는 게 현재까지 데이터가 알려주는 결과입니다.
◇이대호> 그건 이제 결과가 알려주는 거고. 어떤 방식으로 가야 능률, 효율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가. 이게 또 우리한테도 시사점이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미국과 유럽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이유. 첫 번째는 변화에 대한 절실함이 좀 달랐다. 두 번째는 위기에 대한 적응력이 달랐다. 세 번째는 뭔가요?
◆송이라> 세 번째는 교육 시스템을 또 빼지 않을 수가 없을 텐데요. 이 책에서는 지금 최고의 테크 기업이 미국에 있다는 거는 그만큼 미국의 대학과 스타트업 사이에 인재 공급에 대한 이 파이프라인이 잘 갖춰져 있다라고 해석을 하고 있는데 반면에 유럽은 미국만큼 신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교육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좀 재미있는 게 유럽은 대학까지 전부 다 무료로 운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2023년 기준 프랑스 학부생의 학비는 연 24만 원, 석사는 35만 원, 박사가 54만 원입니다. 독일도 비슷해요.
◇이대호> 이게 한 달이 아니죠?
◆송이라> 네, 연.
◇이대호> 연간.
◆송이라> 네, 그래서 심지어 외국 학생들한테조차 무상 교육 시스템을 적용을 합니다. 그래서 공부가 정말 고학생들 입장에서는 미국 유학 가느니 이제 유럽으로 가시는 분들도 옛날에 많았잖아요, 독일로 유학 갔다 오신 분들. 그래서 외국인들한테까지 이렇게 무상 교육을 적용을 해서 서민이나 저소득층 가계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누구나에게 정말 교육의 기회를 평등하게 부여한다라는 유럽식 정말 평등의 가치관과 굉장히 잘 맞는데 그런데 문제는 지금 유럽의 국력이 예전만 못해지면서 이들 나라 내부에서조차 아니, 우리가 외국인한테까지 무상으로 교육을 해 줘야 하나 이런 지적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대호> 대학교 학비가 1년에 20~30만 원밖에 안 하고 외국인에게도 무상 교육을 해 주고 있는데 왜 유럽 경제는 그렇게 정체되어 있고 거꾸로 가고 있을까 이것도 우리가 좀 생각해 볼 메시지가 굉장히 크네요. 그런데 반대로 미국 대학은 완전히 거의 자본주의의 상징 아닙니까?
◆송이라> 그럼요. 미국은 돈 없으면 대학을 갈 수 없는.
◇이대호> 교육기관인데도 불구하고요.
◆송이라> 그렇죠. 그리고 돈도 엄청 많이 굴리고요. 저기 기부금을 받아가지고. 우리 정서에도 명문대에 기부 입학한다 이러면 좀 불편하잖아요.
◇이대호> 속된 말로 돈 주고 대학 들어간다.
◆송이라> 네.
◇이대호> 우리나라에서는.
◆송이라> 그렇죠. 그런데 미국 소위 말하는 명문 아이비리그나 웬만한 사립대는 집에서 금전 지원을 해 주지 않으면 진학하기 어려울 정도로 학비가 비쌉니다. 특히 학자금 대출이 없이는 대학 공부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고요. 실제로 하버드가 공개한 2023년에서 2024년 신입생 등록금은 학비, 기숙사 이런 거 다 포함해서 연 1억 정도 수준이에요.
◇이대호> 1년에 1억이 넘는다.
◆송이라> 네, 저도 남편이 미국에서 공부를 하느라고 가계에 기둥뿌리가 뽑혔는데요. 게다가 대다수 대학이 기부 입학을 허용을 하고 뿐만 아니고 부모가 만약에 하버드를 나왔거나 기부를 많이 했어 그러면 그 자녀한테까지 입학을 우대시켜줍니다. 일반 사람들이 볼 때는 굉장히 공평하지 못하다는 제도들이 상당수 대학에 있는데요. 이렇게 미국 대학이 민간 기업에 가까운 효율성을 추구를 하다 보니 학교에 돈이 많습니다. 그러면 어떡하겠어요? 당연히 시설에 투자하겠고 더 좋은 인재를 데리고 오겠고 교육의 질이 올라갈 수밖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미국 대학으로 그렇게 유능한 인재들이 모이는 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대호> 그런데 기부 입학으로 속된 말로 돈 주고 대학교 들어가는 걸 허용을 하고 그런데 그렇게 많이 번 돈으로 장학금도 많이 주고 연구개발에도 많이 또 지원을 하고 그게 일종의 선순환이 되는 거죠. 그러면 유럽에서는 거의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이 유럽 학생들도 그럼 미국으로 막 가려고 할까요?
◆송이라> 그렇더라고요. 그러니까 실제로 미국은 유럽뿐만이 아니고 전 세계에서 지금 인재를 무서운 속도로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코로나 백신으로 떠오르는 스타트업, 모더나 다들 아실 텐데 이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가 프랑스 출신이에요. 그래서 이분 전형적으로 프랑스가 답답해서 고국을 떠난 인재인데요. 1972년생인 이 방셀 CEO는 파리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미국 학교로 교환학생을 간 후에 그때부터 하버드 MBA 나오고 그래서 쭉 미국에서만 대부분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그리고 그 mRNA라고 불리는 새로운 백신 제조 방식으로 모더나가 일약 스타가 되고 이분의 지분 가치만 지금 8조 원의 달할 정도로 성공을 했는데 이런 성공이 미국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저 개인적으로 느꼈던 거는 미국 학교에 기숙사에서 지낼 때 같은 기숙사에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일반화할 수는 물론 당연히 없지만 졸업하고 나서 아예 미국에서 터를 잡고 살고 싶다라고 말하는 친구들 중에 상당히 유럽 사람들이 많았어요. 아니면 인도, 인도. 그래서 의외로 중국 분들은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고 기회의 땅에 대한 갈망이 있는 친구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미국의 테크 기업 CEO들 중에는 인도 출신 외국인들도 많지만 유럽계도 적지 않습니다.
◇이대호> 사실 우리나라 인재들도 미국으로 또 가서 교육받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이런 사람들도 많이 있고요. 그런데 진짜 핵심은 유럽 지역에서 그렇게 교육비를 많이 지원해 줘도 진짜 인재들은 미국으로 가려고 한다. 또 유럽인이지만 미국 땅에서 정말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유럽 출신 사람 또 누가 있을까요? 우리가 알 만한 사람.
◆송이라> 유럽에서 대서양을 건너서 자수성가 집안의 대표적인 격은 폴란드계의 워치츠키 가문을 또 들 수 있는데요. 이게 뭐냐면 수전 워치츠키라고 9년 동안 작년까지 유튜브 CEO를 했던 여성분이에요. 이분의 부모가 옛 폴란드 공산당의 정부 박해를 피해서 부부가 단둘이 밀항선을 타고 스웨덴으로 탈출했다가 미국에 정착한 케이스인데요. 이 수전 워치츠키를 포함한 3명의 딸이 있는데 한 분은 의사고 한 분은 또 다른 스타트업 CEO예요. 그래서 세 분 다 엄친딸로 알려져 있는데 이 부부가 과연 이 유럽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런 성공을 할 수 있었을까 이런 질문들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대호> 그러게요. 그런데 이렇게 신화 같은 입지전적 인물들이 또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거고요. 그럼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도 이야기를 좀 해 봐야 되잖아요. 당연히 결과만 놓고 보면 미국식을 따라가야 될 것 같기는 한데 어떤 방식이 더 나을까요?
◆송이라> 그런데 정말 이게 어려운 질문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유럽과 미국의 가치관과 노선이 다르고 그런 특징으로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라는 확신이 좀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어떤 식의 모델을 선택할지는 우리의 몫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짚어보고 싶은 게 과연 미국식 성장주의가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을까라고 물었을 때 예스라고 대답할 수 없다는 거예요.
◇이대호> 그러네요. 김진희 님이 돈이면 다 되는 거네요. 또 성은실 님이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대학교 기부 입학한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이런 이야기도 주셨는데 그게 그 현지의 시스템이니까요. 그런데 모두가 그 미국식 성장주의 속에서 행복할까 그 물음에 대해서 어떻게 우리가 대답할 수 있을 것인가 또 미국에서는 빈부격차 심하다는 이야기 계속 나오잖아요.
◆송이라> 그렇죠. 정말 이거는 와닿게 너무너무 심해요. 그래서 2021년도에 그 여론조사 업체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1.6명. 그러니까 10%가 넘는 수치죠. 나의 고향인 주를 떠나본 적이 없다라고 대답을 했어요. 우리만 해도 제주도 안 가보신 분들이 10%가 넘을까요? 잘 모르겠는데 제가 보스턴에 지냈을 때도 하와이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고 하신 분들이 생각보다 되게 많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미국은 세계 초강대국이지만 그만큼 불평등한 나라입니다. 세계 불평등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소득 상위 10%가 전체 국민소득의 45%를 차지를 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10명 중 1명의 부자가 전체 부의 절반 가까이를 가져간다는 거죠. 나머지 9명이 남은 절반을 나눠 갖는다는 얘기인데 당연히 빈부격차가 클 수밖에 없겠죠. 반면에 유럽은 상위 10%가 국민소득의 35%를 가져가고 소득의 하위 50%가 19%의 주인이 됩니다. 결국에 미국보다 좀 평등하다는 얘기고 미국은 승자독식의 경제 구조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굳이 그런데 이런 데이터를 보지 않더라도 정말 보험료 매월 100만 원씩 이상 냈어요, 저는. 병원 갈 때마다 얼마나 추가 비용이 들 건지 걱정을 했고 메일로 해고 통보를 받고 바로 회사 계정 차단 당해서 짐 싸서 나가는 근로자들 얘기 들을 때마다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그 나라의 부는 계속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중산층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게다가 총기랑 마약은 또 지금 미국을 갉아먹고 있는 대표적인 부작용인데 그런데 이 부작용이 수명에서도 잘 나타나더라고요.
◇이대호> 수명이요?
◆송이라> 네.
◇이대호> 평균 수명이요?
◆송이라> 평균 수명이 미국이 80살이 안 돼요. 그러니까 보통 평균 수명은 그 나라의 건강 복원 이런 지표잖아요. 바로미터인데 OECD가 2021년 기준 38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평균 기대 수명을 측정을 한 결과 이제 38개 국 중에 26개국 굉장히 많은 비중이 기대 수명이 모두 80세가 넘었거든요. 그런데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은 76.4세로 30위에 그쳤습니다. 1위는 일본이었고 84.5세였고요. 2위는 스위스로 83.9세, 3위가 대한민국입니다. 83.6세. 그런데 미국은 이 의료보험 같은 사회보장 시스템이 제대로 안 갖춰져 있고 또 의료비로 엄청난 돈을 쓰고도 유럽인들보다 더 짧게 생을 살다가 떠나야 된다는 얘기인 거잖아요. 좀 이거를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이대호> 물론 그 나라의 의료 시스템 또 건강보험 시스템도 영향을 줬겠죠. 이게 평균 수명에는 여러 가지가 종합적으로 입체적으로 영향을 주는 거니까요. 다만 미국은 그 국력과 그 사이즈에 비해서 평균 수명이 세계 30위다. 그러면 약간 여기서도 좀 보완할 점이 있는 거고요. 어찌 됐든 간에 미국 같은 경우는 그것 아닙니까? 유럽이나 다른 나라들이 우리는 좀 평등해야 해, 평등하게 살아야 해 라고 할 때 미국은 세상은 원래 불평등한 거야. 그러니까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해라고 하면서 막 발전해 나가고.
◆송이라> 노력해서 돈을 많이 벌어. 그러면 네가 더 좋은 의료 서비스도 누릴 수 있고 다 할 수 있으니까 일단 돈을 버세요라고 하고 외치는 것 같아요.
◇이대호> 그게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심지어 의료, 교육에 이르기까지 그 자본주의의 핵심인 거고 어찌 됐든 간에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대국이 되어 있는 건데요. 약간 좀 그래서 종합적으로 우리가 판단을 해 봐야 되겠습니다. 혹시 그건 어떻습니까? 평균 수명 말고 국민 행복지수 이런 거 있지 않습니까?
◆송이라> 국민 행복지수도 비슷한 결과였어요. 유럽 산하 지속가능 발전 해법 네트워크라는 곳에서 지난해 발간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137개 중에서 행복도 1위는 10점 만점에 7.804점을 받은 핀란드로 나타났습니다. 6년 연속 1위였고요. 그 이어서도 덴마크,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네덜란드 등 행복하다고 느끼는 나라 10개. 상위 10개국 중에 8개가 유럽 국가였어요. 그리고 반면에 미국은 15위였습니다. 행복의 척도가 워낙에 개인적으로 다 다르지만 이런 지표가 내포하는 뜻이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 미국인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주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대요. 여러분들이라면 점점 더 부자가 되지만 불평등이 더 심해지는 미국을 택하실 까요? 아니면 점점 더 가난해지지만 평등한 유럽을 더 선호하실까요? 참 쉽지 않은 주제인데 노선을 좀 정해야 되지 않을까요.
◇이대호> 그러게요. 이게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미국처럼 더 열심히 해서 더 잘 사는 나라. 왜냐면 우리 후대 자손 세대를 위해서라도. 그런데 당장 현재와 개개인을 위해서라면 조금 더 평등하고 행복한 유럽의 시스템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하고요. 고민이 더 많아집니다. 김현우 님이 큰 그림을 그리려면 송이라 기자님 시간을 더 집중해서 들어야 함을 매번 실감합니다라고 보내주셨습니다.
◆송이라> 감사합니다.
◇이대호> 자료 조사 때 어떤 것을 활용하시는지. AI는 결코 기자님처럼 핵심을 잘 담고 그걸 그런 식으로 풀어갈 수 없을 겁니다.
◆송이라> AI가 대답하신 거 아니죠?
◇이대호> 그래서 오늘도 또 방대한 자료 조사도 했고요. 오늘 아까 내용이 그 책에서 또 발표한 부분도 많이 있는 거잖아요.
◆송이라> 네, 책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
◇이대호>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 또 우리가 또 배울 점도 많이 있으니까요. 오늘은 서울경제신문 송이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송이라> 네,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
- 2022년 미국 GDP 25조 5천 달러 이상, 유럽은 16조 6천 달러
- 캘리포니아 GDP가 영국 GDP보다 커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유럽 격차 커진 건 아이폰 등장이 한몫해
- IT 분야 등 유럽이 미국에 뒤처져
- 유럽의 굴욕, 유럽의 IT 일상은 미국의 디지털 식민지
- 영국 기업인 딥마인드는 미국의 구글이 가져가
- 유럽은 변화에 대한 절실함이 부족하고, 위기에 대한 적응력이 약해
- 미국에서는 고용의 유연함이 역설적이게도 역동성을 만들어
- 미국과 유럽의 교육시스템의 차이도 산업 발전에 영향 줘
- 미국 평균 수명은 76.4세로 30위, 행복지수도 유럽 국가보다 낮아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 방송시간 : 1월 31일(수) 09:05-10:53 KBS1R FM 97.3MHz
■ 진행 : 이대호
■ 출연 : 송이라 기자(서울경제신문)
◇이대호>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2부가 돌아왔습니다. 예전부터 선진국하면은 부자 나라 하면은 미국하고 유럽을 떠올렸었죠. 그런데 이제는 생각을 좀 바꿔야 될 것 같습니다. 유럽 지역에는 20개 넘는 나라가 있는데 우리나라보다 GDP 규모가 큰 나라는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이 4개 나라뿐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많이 성장을 했고요. 그런데 미국과 비교를 해서 보면 유럽과는 경제력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데요. 가치관부터 생활 습관 또 경제 체질, 삶의 방식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오늘 미래 생활 사전 시간에 두 곳을 한번 비교해 보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뭔지도 한번 들어보시죠. 서울경제신문 송이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송이라> 네, 안녕하세요.
◇이대호> 미국과 유럽을 대부분 많이 묶어서 선진국 이렇게 우리가 인지하고 표현을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동급으로 보면 안 된다.
◆송이라> 네, 이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이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주제는 제가 최근에 읽은 책에서 가지고 왔는데 최근에 나온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이라는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좀 상당 부분 가지고 왔어요. 그러니까 이 책은 미국과 유럽에서 특파원 생활을 오랫동안 하신 선배 기자분들이 쓴 책인데요. 저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렇게까지 두 지역의 차이가 벌어져 있는지를 몰랐었는데, 단순히 두 지역 간의 경제력과 국력의 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라는 그런 현상을 얘기하기보다는 우리가 진짜로 원하고 가고 싶어 하는 방향이 과연 미국식의 선진국인지 유럽식의 선진국인지를 한번 다 같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느껴져서 주제로 선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대호> 미국식의 선진국이냐, 유럽식의 선진국이냐. 대한민국은 어디로 갈 것인가. 그런데 사실 미국하고 유럽은 뿌리는 같지 않습니까.
◆송이라> 네, 그렇죠. 사실 우리나라도 단군 신화가 있잖아요. 대부분의 나라가 역사의 첫 페이지는 신화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역사가 짧은 미국은 실제로 기록된 문헌으로 역사가 시작이 됩니다.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버지니아 출신이고요. 또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조상은 아일랜드계입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할아버지는 독일에서 건너온 이민자고요. 거슬러 올라가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 역시 유럽인인 콜롬버스죠. 결국 미국의 시작은 이곳에 모여 살던 유럽인들이 모여서 독립전쟁을 일으킨 결과잖아요. 제가 살았던 보스턴 지역도 곧 뉴잉글랜드라는 지역의 일부였거든요. 이름도 뉴잉글랜드예요. 그러니까 이름에서 보듯이 영국의 청교도들이 내려와서 정착한 곳인데, 그런데 지금은 이후에 250년 가까이 지났는데 현재 미국은 전 세계에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초강대국이 됐죠. 반면에 유럽은 점점 더 힘이 빠지는 과거의 영광만을 그리워하는 늙은 선진국이 되고 있습니다.
◇이대호> 늙은 선진국.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그걸 단적으로 볼 수 있는 게 역시 경제력 비교해 보면 딱 나오죠.
◆송이라> 네, 그렇죠. GDP로 비교를 할 수가 있는데요. 국제통화기금 IMF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의 GDP는 우리 돈으로 3경이 넘습니다. 약 25조 5000억 달러고요. 유럽연합 EU의 GDP는 16조 6000억 달러예요. 그래서 EU에 속한 27개 나라들의 GDP를 전부 다 합쳐도 미국 한 나라의 65%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이 둘의 격차는 우리나라 GDP의 5배가 넘는 수준이고요.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면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GDP가 가장 높은 주가 바로 캘리포니아주인데요. 이 주의 GDP가 영국의 GDP보다 큽니다. 주 하나의 GDP가요.
◇이대호> 미국의 주 한 곳, 캘리포니아 주 한 곳이 영국의 GDP보다 더 큰.
◆송이라> 네, 그렇습니다. 둘이 이렇게까지 그런데 크게 격차가 생긴 게 상당히 최근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둘 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게 맞는 기억인 게 198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과 EU의 경제 규모는 엎치락뒤치락 했고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미국 금융가가 완전히 초토화가 됐잖아요. 그때는 일시적으로 유럽이 미국을 앞서기도 했습니다.
◇이대호> 일시적으로,
◆송이라> 네, 일시적으로.
◇이대호> 물론 2008년이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었고 그 이후에는 그 격차가 훨씬 더 벌어진 건데. 한 16년 정도 되는 거네요. 16년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길래 그럴까요.
◆송이라> 그러게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그게 맞으실 것 같은데요. 다름 아닌 아이폰의 등장으로 설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대호> 스마트폰의 등장.
◆송이라> 네, 애플이 2007년도에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출시하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모바일 혁명이 미국과 유럽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 됐습니다. 세상에 없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끊임없이 혁신을 해온 미국 빅테크들이 이때부터 유럽과 미국의 차이를 극심하게 벌려놓은 거죠. 보통 경제 규모가 커져서 나라가 좀 잘 살게 되면 급여가 오르고 또 고령화가 되니까 복지비용이 늘어나잖아요. 그런데 일본도 그래서 고속 성장 후에 잃어버린 30년을 겪기도 했고 우리나라도 지금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는데. 미국만큼은 이 궤도를 따르지 않는 것 같다라는 게 저자들의 해석이에요. 뭐냐면 코로나 대유행 직전인 2019년 4분기랑 지난해 2분기에 GDP를 비교를 해보면 미국은 6.1%나 성장을 했고요. 같은 기간에 영국이 1.8% 독일이 0.25%밖에 성장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현상을 두고 미국 경제 규모는 덩치를 키운 곰이 치타처럼 달리는 격이다 이렇게 표현을 하더라고요.
◇이대호> 그러니까요. 지난해 경제성장률 한 3%대 중반 나온 것만 봐도 그렇고 곰이 어떻게 치타처럼 달릴 수 있을까. 그 미국 경제가 보여주고 있는 거잖아요. 역시 IT 산업 빼놓을 수가 없겠죠.
◆송이라> 네, 심지어 지금은 이 AI까지 영역을 더 확장해서 이 분야에서도 정말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 피 튀기는 전쟁을 하고 있는데, 유럽은 뭘 하고 있을까요? 미국은 물론 지금 동아시아보다도 처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미국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 코로나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침공, 이런 것들로 인해서 무역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고 있고요. 특히 유럽 경제가 강한 분야가 이 명품이나 관광 같은 거잖아요. 그 주요 고객이 중국이란 말이죠. 중국인들이 지갑을 좀 열어줘야 되는데, 중국 경제도 지금 빠르게 성장을 못하고 있죠. 그러면서 유럽은 점점 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대호> 물론 셰일가스랑 또 최근에 발견됐던 리튬이라든지 천연 자원의 영향도 좀 있긴 하겠습니다만. 그래서 미국 땅을 천조국이라고도 우리가 흔히들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 배경도 있겠습니다만 일단은 기술하고 어떤 사람의 생각, 관념적인 것도 오늘 좀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해볼게요. 미국과 경제 규모 GDP가 유럽은 많이 벌어졌다. 그러면 개개인을 놓고 봤을 때 임금 격차도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날까요?
◆송이라> 네,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미국에서 소위 말하는 이 잘나가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얼마나 벌고 있는지를 보면 좀 쉽게 알 수 있는데요.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500개 기업으로 구성된 S&P500 지수에 속한 회사 중에서 2022년 기준 중위 연봉. 즉, 모든 직원을 연봉 순서대로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그 직원의 연봉을 중위 연봉이라고 하는데 상위권 대다수에 빅테크가 포진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메타와 알파벳이 둘 다 중위 연봉이 3억 7000만 원에서 3억 9000만 원 정도 수준이고요. CEO도 아니고 중간 정도 버는 사람이 이 정도 벌고 있는 거거든요. 누가 빅테크 다닌다 하면 연봉이 한 4억쯤 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미국인 전체로 봐도 2022년 기준 평균 임금은 7만 7463달러 우리돈 1억 원 수준입니다.
◇이대호> 미국인 전체 평균이요. 평균 임금이 우리 돈으로 1억 원 정도. 대단합니다. 그러면 유럽 사람들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송이라> 유럽인들은 독일이 일단 7800만 원이고 프랑스가 750만 원 수준입니다. 평균 임금이요. 특히 독일은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의존율이 높아서 지정학적인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고요. 또 독일을 떠받치는 이 자동차 산업조차도 글로벌 변화 트렌드를 잘 따라가지 못하면서 더욱더 미국과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 월스트리트저널은 첨단 IT 분야를 외면한 채 자동차, 기계, 화학 같은 굴뚝 산업에만 주력하면서 산업의 경직화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라고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대호> 첨단 IT 분야를 외면했다. 유럽에서. 그리고 생각해 보니까 IT 분야에서는 딱히 떠오르는 유럽 기업들 이름이 별로 없네요.
◆송이라> 그러게요. 저도 그렇더라고요. 떠오르지 않을 뿐더러 지금 완전히 미국 기업들의 문화까지도 잠식을 당하고 있는 상태예요. 그러니까 통계 조사기관 스텝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미국 검색 시장에서 미국에서의 검색 시장 중 구글의 점유율이 89.03%였거든요. 그런데 같은 시기에 유럽에서의 구글 점유율이 92.26%로 오히려 더 높았습니다. ICT 비즈니스의 가장 기본인 검색 엔진도 자국 유럽 자국 기업이 사실상 없다는 거고요. 우리나라는 그럼 얼마일까요. 우리나라는 그래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아직 건재한 덕분에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63%대로 다소 낮은 편이고요.
◇이대호>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자국 포털 사이트 비중이 좀 높은 편이죠.
◆송이라> 맞아요. 그래서 유럽의 IT 일상은 사실상 미국의 디지털 식민지다라고 보셔도 될 것 같아요. 한때 미국 땅을 식민지화시켰던 유럽인들로서는 상당히 굴욕적인 지금 상황이죠.
◇이대호> 그렇게 해서 굴뚝 산업에만 아직도 매달려 있는 유럽인 거고 첨단 산업에서 치고 나가고 있는 미국인 거고. 그러다 보니까 유럽연합을 비롯해서 유럽 지역에서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 막 반독점 규제해야 된다. 맨날 규제 법안 내놓고.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또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는 거네요.
◆송이라> 맞아요.
◇이대호> 근데 유럽 지역에서는 예전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노키아라는 어떤 상징적인 IT 기업이 있었잖아요.
◆송이라> 그렇죠. 노키아 한때 굉장히 많이들 이용하셨었잖아요.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그런데 핀란드에 노키아가 있었는데 역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2013년도에 단말기 사업 부분만 떼서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을 했습니다. 업계에 자취를 감췄고요. 이렇게 IT 분야 곳곳에서 미국에 자리를 내준 유럽은 지금 이에 대한 콤플렉스가 어마어마하다고 해요. 그래서 방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미국 빅테크들 강력하게 규제해야 된다. 개인정보보호 이래서는 안 된다. 항상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 알고 보면 이게 좀 세상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급급하게 따라가느라 유럽이 몽니를 부리는 게 아니냐, 이런 지적들도 나오고 있어요.
◇이대호> 이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거고요. 어찌 됐든 간에 그 시간 속에서 IT 산업 발전에서 유럽이 굉장히 뒤처졌던 건데. 여기까지 이제 결과고. 왜 그랬을까. 왜 유럽은 변화에 그렇게 굼떴을까. 이유를 좀 살펴볼까요.
◆송이라> 지금 이 책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각도에서 요인을 분석을 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리고 싶은 요인은 세 가지 정도예요. 우선 첫 번째는 유럽은 변화에 대한 절실함이 부족했다는 겁니다. 유럽은 굳이 따지자면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께 물려받은 게 굉장히 많은 금수저 땅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대학생 때만 해도 첫 해외 배낭여행 하면 100이면 다 유럽 100이면 100, 다 유럽 여행을 갔거든요. 그런데 그만큼 수천 년 동안 쌓아온 역사와 전통이 시작된 곳이고 건물들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잖아요. 그래서 우리한테는 없는 굉장히 부러운 문화인데 유럽인들도 그래서 자부심이 굉장합니다.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수많은 유적지와 관광지로 수입이 엄청나고 이런 일종의 자만감과 절실함의 부족이 좀 빠르게 변화를 도모하고 추진해 나가는 미국에 비해서 부족해서 이제 쇠퇴의 길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고요. 시대는 이렇게 계속 변하고 있는데 뒷짐지고 있다가 손해를 본 거는 혁신적인 기업이 자생적으로 크지 못한 것뿐만이 아니에요. 그나마도 있던 혁신가들도 지금 전부 미국에 뺏기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딥마인드인데요. 여러분 2016년도에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바둑 대결.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다들 기억하실 텐데. 이 알파고를 만든 기업이 바로 딥마인드입니다. 이 기업이 유럽 기업이었어요.
◇이대호> 원래는 그런데 영국 기업이었다고요.
◆송이라> 맞습니다.
◇이대호> 지금은 구글 자회사인데.
◆송이라> 네, 맞아요.
◇이대호> 원래는 영국 기업. 이게 그런데 어떻게 된 거예요?
◆송이라> 이게 CEO가 데미스 하사비스라는 분인데 이분이 영국에서 컴퓨터 과학과 뇌 과학을 전공을 하면서 2011년도에 만든 회사가 이 딥마인드예요. 뇌를 모방한 컴퓨터 시스템을 만들겠다 해서. 그런데 3년 만에 구글에 인수가 됐습니다. 왜냐면 딥마인드가 구글에 인수되고 나서도 6년 후에야 이 흑자 전환에 성공을 했어요. 구글은 딥마인드를 인수하고 나서도 장기간의 적자를 감수하고도 이 AI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한 거죠.
◇이대호> 계속 투자를 해 주는 거죠.
◆송이라> 그렇죠. 그런데 그 당시에 과연 영국에서 그렇게 투자를 해 줄 곳이 있었을까라고 생각을 한다면 의문이라는 거죠. 영국은 이런 천재가 만든 회사를 갖고도 눈앞에서 뺏긴 건데 그러니까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들은 이 유럽의 강한 규제, 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계속 호소를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미국에 어쩔 수 없이 기업 매각을 하는 CEO들이 많다, 이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이대호> 그렇죠. 당장 투자금이 없으니까.
◆송이라> 그럼요. 장기간에 적자를 감수하면서 계속 이거를 발전을 시켜야 되는데 그래서 오픈 AI도 처음에는 우리는 오픈된 AI를 표방한다라고 하면서 결국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투자를 받은 것처럼.
◇이대호> 그럴 수밖에 없죠.
◆송이라> 그럴 수밖에 없는데 유럽은 그런 토양이 좀 부족하다는 거죠.
◇이대호> 어떻게 보면 돈이 돈을 버는 비즈니스다 보니까 그 마중물이 더 많이 있는 미국 쪽에서.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또 계속해서 인수합병을 또 할 수밖에 없는 거고.
◆송이라> 또 자금 조달의 방법도 굉장히 많고 민간 자본도 발전이 돼 있고 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스타트업들 입장에서는 미국으로 많이 가고 싶을 것 같아요.
◇이대호> 그런 현실적인 측면도 있는 거고 어떤 그 마인드 측면에서 보면 유럽에서는 약간 좀 선조들이 후대를 좀 금수저로 만들어줬기 때문에 거기에서 따뜻하게 지내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못 느꼈던 거고요.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유럽과 미국 경제가 벌어졌던 두 번째 이유는 뭡니까?
◆송이라> 첫 번째 이유랑 같은 맥락이긴 한데요. 미국은 유럽과는 반대로 늘상 변화되는 환경에 노출이 돼 있다 보니까 위기에 대한 적응력이 날로 날로 더 좋아지고 있다, 이런 점을 좀 들고 싶어요. 한마디로 하도 두들겨 맞다 보니까 맷집이 세졌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그러니까 코로나 팬데믹 때 기업들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위기에 대처하고 체질을 개선해가는지를 보면 정말 감탄이 나오기까지 했는데요. 가장 최근에는 유료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의 실적을 보고 저는 좀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넷플릭스가 현지 시간으로 23일 지난주에 4분기 실적을 발표를 했는데 코로나19 초기 때 사람들이 전부 집에 있던 시기 이후에 가장 많은 1310만 명의 신규 구독자를 돌파했다고 발표를 했어요. 게다가 유료 구독자는 2억 6080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완전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놨거든요. 그런데 이 넷플릭스가 그냥 이렇게 된 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뭐 넷플릭스가 2022년 1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구독자가 무려 20만 명이 줄었어요. 그래서 그때는 말 그대로 정말 초비상이었거든요. 게다가 당시에 다음 분기에도 우리 아마 200만 명 정도 가입자가 줄어들 수도 있어, 이렇게 전망을 하면서 하루 주가가 35%나 급락을 하기도 했고요.
◇이대호> 맞아요. 그때 폭락했었죠.
◆송이라>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 빅테크가 지금은 매그니피센트7이라고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팡이었어요. 그런데 이 팡의 N이 넷플릭스일 정도로 승승장구를 했었는데 이렇게 주가가 막 무너지면서 넷플릭스가 팡에서 빠져야 된다, 이런 얘기도 나왔었고. 그래서 우리는 정말 절치부심의 그 마인드를 가지고 오로지 구독료가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다양한 위기에 대응한 전략을 실행을 했습니다. 먼저 구독료를 당연히 올렸고요. 그다음에 계정 공유하는 거 단속했고 그다음에 기업 초창기 때부터 우리는 광고 없는 OTT다라고 계속 선전을 했었는데 그거 그냥 없애고 광고를 도입을 했죠. 그래서 광고가 있는 더 저렴한 요금제 등을 도입을 해서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저항들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위기 대응에 성공했고 지금의 실적을 나타낸 거라고 할 수 있죠.
◇이대호> 그렇죠. 2022년 초부터 주가가 많이 급락을 했었는데 최근에 보니까 그 주가 거의 다 회복을 했더라고요.
◆송이라> 그러니까요.
◇이대호> 지난해만 하더라도 넷플릭스 주가가 한 60 몇 퍼센트 올랐더라고요. 대단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 위기 속에서 기사회생해내는 건데. 그게 넷플릭스만이 아니라고요.
◆송이라> 그렇죠. 미국 기업들이 상당히 특히 이 테크 기업들의 그런 현상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우리가 예전에 미래 생활사전에서 다루기도 했는데 그 승차 공유앱 우버도 코로나 때 이용률이 급감하면서.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아무도 택시를 안 탈 거 아니에요. 아무도 이 차량 서비스를. 그래서 온갖 미래 사업 부분을 다 매각하고 현금을 마련하려고 고군분투를 했는데 결국에는 당장 수익 안 나는 거 다 정리하고 우버잇츠라는 음식 배달 서비스에 집중을 하면서 지금 코로나가 끝난 지금은 한쪽은 승차 공유, 한쪽은 음식 배달의 양강 구도로 지금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고요. 숙박 공유 앱인 에어비앤비 역시 마찬가지예요.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재택근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걸 보고 우리가 좀 더 깨끗하고 인터넷이 더 빠르고 재택근무에 최적화된 공간을 만들자라는 식의 콘셉트를 다양화하면서 역시 기사회생한 케이스입니다. 물론 위어크처럼 완전 나락으로 간 케이스도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미국의 기업들은 좀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을 하면서 그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 기업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이게 또 국부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대호> 물론 그중에서 실패하는 기업들도 많이 있는 거고 다만 또 생존하는 기업, 성공하는 기업들이 또 엄청난 성공을 이루면서 시장을 더 키워놓는 거기도 하고요. 기민하게 대응했다라고 이야기를 해 줬는데.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가 페이스북이 정말 수만 명씩 직원을 해고한다, 이런 소식이 있었죠.
◆송이라> 그렇죠. 간밤에도 페이팔이 또 구조조정한다고 뉴스에.
◇이대호> 페이팔은 전체 직원 한 10분의 1을 내보낸다고 하고요. 이렇게 고용이 유연한 것도 하나의 배경이 되겠죠.
◆송이라> 그럼요. 미국 기업들의 이런 유연함에는 역시 노동도 예외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쉽게 해고하고 쉽게 채용할 수 있는 미국의 노동 시장이 기업들에게는 유연함을 제공하지만 상대적으로 노동자들에게는 불안정한 고용 환경을 주는 양면을 다 가지고 있는데요. 미국 기업의 대부분의 고용 계약서에는 앳윌 임플로이먼트(At-will employment)라고 하는 임의고용조항이 포함이 돼 있어요. 이게 뭐냐면 한국이나 유럽은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고 상당히 어렵잖아요. 해고를 하는 것 자체가. 그런데 미국 대부분의 주는 원칙적으로 상호 간에 언제 어떤 이유로든 사전 공지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이 엣 윌 임플로이먼트가 다 포함이 돼 있습니다. 좀 살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고용의 안정이 보장되는 유럽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이 미국의 역동성은 역설적이게도 이 고용과 해고의 자유로움, 그에 따른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게 해석을 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이대호> 그러니까 노동자와 사용자가 갑을 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위치에 있다라는 발상에서부터 시작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노동자들도 나 저 회사 싫어, 안 갈래.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또 바로 그냥 진짜 옮겨버릴 수도 있는 거고요.
◆송이라> 우리 같으면 어떡하지, 죄송해서. 막 이러면서 막 하는데. 그런 거 전혀 없고.
◇이대호> 죄송할 필요 없고. 서로가 이제 갑과 갑이다. 그런데 이게 대규모 또 정리해고가 이 기업들을 항상 위기에서 구원해내는 여러 방법 중에 하나다라고도 우리가 이야기를 하는데. 이게 미국 경제 어떤 선순환의 하나의 고리다라고 이야기를 하면 조금 불편하게 들으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거든요.
◆송이라> 그렇죠. 저만 해도 좀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IT 수요가 둔화가 되면서 사실 그전에 잔뜩 뽑아놨던 직원을 다 대규모로 내보냈었잖아요. 그래서 IT 업계에서만 작년부터 수십만 명의 인력이 해고가 되면서 고용시장에는 다소 충격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선순환이라는 표현 자체가 해고된 직원을 채용한 기업들의 또 그 기회가 많아졌다는 뜻도 포함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세계 최대 농기계 기업인 존디어는 일단 지금 자율주행 농기계를 열심히 개발을 하고 있는데 빅테크의 감원으로 필요한, 본인들이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대거 확보했다고 합니다. 이 인력들이 역시 연봉을 더 높여서 갈 수 있었고요. 그러니까 결국에는 이게 좀 서로서로 이 순환이 되고 있다, 이런 얘기인데. 미국에서 일하는 제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주기적으로 그냥 회사를 옮기더라고요.
◇이대호> 그게 그냥 자연스럽고.
◆송이라> 그때마다 자연스럽고. 왜냐면 회사를 옮기면서 연봉을 올리고 그래서 약간 메뚜기 뛴다라는 표현을 하더라고요. 회사를 한 다섯 번 옮기면 연봉이 2배 이상 올라가 있는데 한 직장에 계속 다니면 연봉이 그만큼 올라가지 않으니.
◇이대호> 그렇죠.
◆송이라> 그냥 자연스럽게 회사를 옮기는 인식을 갖고 있더라고요.
◇이대호> 물론 그건 또 능력이 있는 분들에 한해서일 테고요. 오히려 빅테크에서 대규모로 감원을 하면서 그 인재들이 또 다른 기업에 가서 그 기업을 또 더 발전시키고, 이런 또 선순환이 되기도 하는 거고요. 유럽은 어떻습니까? 유럽에서도 이렇게 많이 이직을 할까요?
◆송이라> 유럽은 공무원이 많습니다.
◇이대호> 거의 준 공무원처럼.
◆송이라> 그렇죠. 유럽은 고용 안정성이 굉장히 높고요. 근로자 입장에서는 좋을 수 있는데 이게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이직이 줄고 전통적인 산업 보호에 치중하게 돼서 활력이 떨어진다라는 단점도 있고요. 쥐꼬리만 한 연봉을 가지고 평생 고용 안정을 보장을 받으면서 다니는 노동시장과 언제든지 해고당할 수 있지만 그만큼 연봉을 높여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유연한 시장, 뭐가 옳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본인의 선택일 텐데. 미국은 후자, 또 유럽은 전자를 선택한 거죠. 그래서 확실한 건 성장의 역동성에서만큼은 미국식이 조금 더 낫더라는 게 현재까지 데이터가 알려주는 결과입니다.
◇이대호> 그건 이제 결과가 알려주는 거고. 어떤 방식으로 가야 능률, 효율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가. 이게 또 우리한테도 시사점이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미국과 유럽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이유. 첫 번째는 변화에 대한 절실함이 좀 달랐다. 두 번째는 위기에 대한 적응력이 달랐다. 세 번째는 뭔가요?
◆송이라> 세 번째는 교육 시스템을 또 빼지 않을 수가 없을 텐데요. 이 책에서는 지금 최고의 테크 기업이 미국에 있다는 거는 그만큼 미국의 대학과 스타트업 사이에 인재 공급에 대한 이 파이프라인이 잘 갖춰져 있다라고 해석을 하고 있는데 반면에 유럽은 미국만큼 신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교육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좀 재미있는 게 유럽은 대학까지 전부 다 무료로 운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2023년 기준 프랑스 학부생의 학비는 연 24만 원, 석사는 35만 원, 박사가 54만 원입니다. 독일도 비슷해요.
◇이대호> 이게 한 달이 아니죠?
◆송이라> 네, 연.
◇이대호> 연간.
◆송이라> 네, 그래서 심지어 외국 학생들한테조차 무상 교육 시스템을 적용을 합니다. 그래서 공부가 정말 고학생들 입장에서는 미국 유학 가느니 이제 유럽으로 가시는 분들도 옛날에 많았잖아요, 독일로 유학 갔다 오신 분들. 그래서 외국인들한테까지 이렇게 무상 교육을 적용을 해서 서민이나 저소득층 가계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누구나에게 정말 교육의 기회를 평등하게 부여한다라는 유럽식 정말 평등의 가치관과 굉장히 잘 맞는데 그런데 문제는 지금 유럽의 국력이 예전만 못해지면서 이들 나라 내부에서조차 아니, 우리가 외국인한테까지 무상으로 교육을 해 줘야 하나 이런 지적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대호> 대학교 학비가 1년에 20~30만 원밖에 안 하고 외국인에게도 무상 교육을 해 주고 있는데 왜 유럽 경제는 그렇게 정체되어 있고 거꾸로 가고 있을까 이것도 우리가 좀 생각해 볼 메시지가 굉장히 크네요. 그런데 반대로 미국 대학은 완전히 거의 자본주의의 상징 아닙니까?
◆송이라> 그럼요. 미국은 돈 없으면 대학을 갈 수 없는.
◇이대호> 교육기관인데도 불구하고요.
◆송이라> 그렇죠. 그리고 돈도 엄청 많이 굴리고요. 저기 기부금을 받아가지고. 우리 정서에도 명문대에 기부 입학한다 이러면 좀 불편하잖아요.
◇이대호> 속된 말로 돈 주고 대학 들어간다.
◆송이라> 네.
◇이대호> 우리나라에서는.
◆송이라> 그렇죠. 그런데 미국 소위 말하는 명문 아이비리그나 웬만한 사립대는 집에서 금전 지원을 해 주지 않으면 진학하기 어려울 정도로 학비가 비쌉니다. 특히 학자금 대출이 없이는 대학 공부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고요. 실제로 하버드가 공개한 2023년에서 2024년 신입생 등록금은 학비, 기숙사 이런 거 다 포함해서 연 1억 정도 수준이에요.
◇이대호> 1년에 1억이 넘는다.
◆송이라> 네, 저도 남편이 미국에서 공부를 하느라고 가계에 기둥뿌리가 뽑혔는데요. 게다가 대다수 대학이 기부 입학을 허용을 하고 뿐만 아니고 부모가 만약에 하버드를 나왔거나 기부를 많이 했어 그러면 그 자녀한테까지 입학을 우대시켜줍니다. 일반 사람들이 볼 때는 굉장히 공평하지 못하다는 제도들이 상당수 대학에 있는데요. 이렇게 미국 대학이 민간 기업에 가까운 효율성을 추구를 하다 보니 학교에 돈이 많습니다. 그러면 어떡하겠어요? 당연히 시설에 투자하겠고 더 좋은 인재를 데리고 오겠고 교육의 질이 올라갈 수밖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미국 대학으로 그렇게 유능한 인재들이 모이는 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대호> 그런데 기부 입학으로 속된 말로 돈 주고 대학교 들어가는 걸 허용을 하고 그런데 그렇게 많이 번 돈으로 장학금도 많이 주고 연구개발에도 많이 또 지원을 하고 그게 일종의 선순환이 되는 거죠. 그러면 유럽에서는 거의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이 유럽 학생들도 그럼 미국으로 막 가려고 할까요?
◆송이라> 그렇더라고요. 그러니까 실제로 미국은 유럽뿐만이 아니고 전 세계에서 지금 인재를 무서운 속도로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코로나 백신으로 떠오르는 스타트업, 모더나 다들 아실 텐데 이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가 프랑스 출신이에요. 그래서 이분 전형적으로 프랑스가 답답해서 고국을 떠난 인재인데요. 1972년생인 이 방셀 CEO는 파리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미국 학교로 교환학생을 간 후에 그때부터 하버드 MBA 나오고 그래서 쭉 미국에서만 대부분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그리고 그 mRNA라고 불리는 새로운 백신 제조 방식으로 모더나가 일약 스타가 되고 이분의 지분 가치만 지금 8조 원의 달할 정도로 성공을 했는데 이런 성공이 미국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저 개인적으로 느꼈던 거는 미국 학교에 기숙사에서 지낼 때 같은 기숙사에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일반화할 수는 물론 당연히 없지만 졸업하고 나서 아예 미국에서 터를 잡고 살고 싶다라고 말하는 친구들 중에 상당히 유럽 사람들이 많았어요. 아니면 인도, 인도. 그래서 의외로 중국 분들은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고 기회의 땅에 대한 갈망이 있는 친구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미국의 테크 기업 CEO들 중에는 인도 출신 외국인들도 많지만 유럽계도 적지 않습니다.
◇이대호> 사실 우리나라 인재들도 미국으로 또 가서 교육받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이런 사람들도 많이 있고요. 그런데 진짜 핵심은 유럽 지역에서 그렇게 교육비를 많이 지원해 줘도 진짜 인재들은 미국으로 가려고 한다. 또 유럽인이지만 미국 땅에서 정말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유럽 출신 사람 또 누가 있을까요? 우리가 알 만한 사람.
◆송이라> 유럽에서 대서양을 건너서 자수성가 집안의 대표적인 격은 폴란드계의 워치츠키 가문을 또 들 수 있는데요. 이게 뭐냐면 수전 워치츠키라고 9년 동안 작년까지 유튜브 CEO를 했던 여성분이에요. 이분의 부모가 옛 폴란드 공산당의 정부 박해를 피해서 부부가 단둘이 밀항선을 타고 스웨덴으로 탈출했다가 미국에 정착한 케이스인데요. 이 수전 워치츠키를 포함한 3명의 딸이 있는데 한 분은 의사고 한 분은 또 다른 스타트업 CEO예요. 그래서 세 분 다 엄친딸로 알려져 있는데 이 부부가 과연 이 유럽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런 성공을 할 수 있었을까 이런 질문들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대호> 그러게요. 그런데 이렇게 신화 같은 입지전적 인물들이 또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거고요. 그럼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도 이야기를 좀 해 봐야 되잖아요. 당연히 결과만 놓고 보면 미국식을 따라가야 될 것 같기는 한데 어떤 방식이 더 나을까요?
◆송이라> 그런데 정말 이게 어려운 질문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유럽과 미국의 가치관과 노선이 다르고 그런 특징으로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라는 확신이 좀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어떤 식의 모델을 선택할지는 우리의 몫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짚어보고 싶은 게 과연 미국식 성장주의가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을까라고 물었을 때 예스라고 대답할 수 없다는 거예요.
◇이대호> 그러네요. 김진희 님이 돈이면 다 되는 거네요. 또 성은실 님이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대학교 기부 입학한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이런 이야기도 주셨는데 그게 그 현지의 시스템이니까요. 그런데 모두가 그 미국식 성장주의 속에서 행복할까 그 물음에 대해서 어떻게 우리가 대답할 수 있을 것인가 또 미국에서는 빈부격차 심하다는 이야기 계속 나오잖아요.
◆송이라> 그렇죠. 정말 이거는 와닿게 너무너무 심해요. 그래서 2021년도에 그 여론조사 업체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1.6명. 그러니까 10%가 넘는 수치죠. 나의 고향인 주를 떠나본 적이 없다라고 대답을 했어요. 우리만 해도 제주도 안 가보신 분들이 10%가 넘을까요? 잘 모르겠는데 제가 보스턴에 지냈을 때도 하와이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고 하신 분들이 생각보다 되게 많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미국은 세계 초강대국이지만 그만큼 불평등한 나라입니다. 세계 불평등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소득 상위 10%가 전체 국민소득의 45%를 차지를 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10명 중 1명의 부자가 전체 부의 절반 가까이를 가져간다는 거죠. 나머지 9명이 남은 절반을 나눠 갖는다는 얘기인데 당연히 빈부격차가 클 수밖에 없겠죠. 반면에 유럽은 상위 10%가 국민소득의 35%를 가져가고 소득의 하위 50%가 19%의 주인이 됩니다. 결국에 미국보다 좀 평등하다는 얘기고 미국은 승자독식의 경제 구조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굳이 그런데 이런 데이터를 보지 않더라도 정말 보험료 매월 100만 원씩 이상 냈어요, 저는. 병원 갈 때마다 얼마나 추가 비용이 들 건지 걱정을 했고 메일로 해고 통보를 받고 바로 회사 계정 차단 당해서 짐 싸서 나가는 근로자들 얘기 들을 때마다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그 나라의 부는 계속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중산층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게다가 총기랑 마약은 또 지금 미국을 갉아먹고 있는 대표적인 부작용인데 그런데 이 부작용이 수명에서도 잘 나타나더라고요.
◇이대호> 수명이요?
◆송이라> 네.
◇이대호> 평균 수명이요?
◆송이라> 평균 수명이 미국이 80살이 안 돼요. 그러니까 보통 평균 수명은 그 나라의 건강 복원 이런 지표잖아요. 바로미터인데 OECD가 2021년 기준 38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평균 기대 수명을 측정을 한 결과 이제 38개 국 중에 26개국 굉장히 많은 비중이 기대 수명이 모두 80세가 넘었거든요. 그런데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은 76.4세로 30위에 그쳤습니다. 1위는 일본이었고 84.5세였고요. 2위는 스위스로 83.9세, 3위가 대한민국입니다. 83.6세. 그런데 미국은 이 의료보험 같은 사회보장 시스템이 제대로 안 갖춰져 있고 또 의료비로 엄청난 돈을 쓰고도 유럽인들보다 더 짧게 생을 살다가 떠나야 된다는 얘기인 거잖아요. 좀 이거를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이대호> 물론 그 나라의 의료 시스템 또 건강보험 시스템도 영향을 줬겠죠. 이게 평균 수명에는 여러 가지가 종합적으로 입체적으로 영향을 주는 거니까요. 다만 미국은 그 국력과 그 사이즈에 비해서 평균 수명이 세계 30위다. 그러면 약간 여기서도 좀 보완할 점이 있는 거고요. 어찌 됐든 간에 미국 같은 경우는 그것 아닙니까? 유럽이나 다른 나라들이 우리는 좀 평등해야 해, 평등하게 살아야 해 라고 할 때 미국은 세상은 원래 불평등한 거야. 그러니까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해라고 하면서 막 발전해 나가고.
◆송이라> 노력해서 돈을 많이 벌어. 그러면 네가 더 좋은 의료 서비스도 누릴 수 있고 다 할 수 있으니까 일단 돈을 버세요라고 하고 외치는 것 같아요.
◇이대호> 그게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심지어 의료, 교육에 이르기까지 그 자본주의의 핵심인 거고 어찌 됐든 간에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대국이 되어 있는 건데요. 약간 좀 그래서 종합적으로 우리가 판단을 해 봐야 되겠습니다. 혹시 그건 어떻습니까? 평균 수명 말고 국민 행복지수 이런 거 있지 않습니까?
◆송이라> 국민 행복지수도 비슷한 결과였어요. 유럽 산하 지속가능 발전 해법 네트워크라는 곳에서 지난해 발간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137개 중에서 행복도 1위는 10점 만점에 7.804점을 받은 핀란드로 나타났습니다. 6년 연속 1위였고요. 그 이어서도 덴마크,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네덜란드 등 행복하다고 느끼는 나라 10개. 상위 10개국 중에 8개가 유럽 국가였어요. 그리고 반면에 미국은 15위였습니다. 행복의 척도가 워낙에 개인적으로 다 다르지만 이런 지표가 내포하는 뜻이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 미국인 미국에서 유럽으로 이주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대요. 여러분들이라면 점점 더 부자가 되지만 불평등이 더 심해지는 미국을 택하실 까요? 아니면 점점 더 가난해지지만 평등한 유럽을 더 선호하실까요? 참 쉽지 않은 주제인데 노선을 좀 정해야 되지 않을까요.
◇이대호> 그러게요. 이게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미국처럼 더 열심히 해서 더 잘 사는 나라. 왜냐면 우리 후대 자손 세대를 위해서라도. 그런데 당장 현재와 개개인을 위해서라면 조금 더 평등하고 행복한 유럽의 시스템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하고요. 고민이 더 많아집니다. 김현우 님이 큰 그림을 그리려면 송이라 기자님 시간을 더 집중해서 들어야 함을 매번 실감합니다라고 보내주셨습니다.
◆송이라> 감사합니다.
◇이대호> 자료 조사 때 어떤 것을 활용하시는지. AI는 결코 기자님처럼 핵심을 잘 담고 그걸 그런 식으로 풀어갈 수 없을 겁니다.
◆송이라> AI가 대답하신 거 아니죠?
◇이대호> 그래서 오늘도 또 방대한 자료 조사도 했고요. 오늘 아까 내용이 그 책에서 또 발표한 부분도 많이 있는 거잖아요.
◆송이라> 네, 책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
◇이대호> 부자 미국 가난한 유럽. 또 우리가 또 배울 점도 많이 있으니까요. 오늘은 서울경제신문 송이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송이라> 네, 감사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