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평양냉면은 예술 작품”…“김정은이 지도” 외

입력 2024.02.03 (08:30) 수정 2024.02.0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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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래 겨울에 먹는 음식이었다는 냉면, 북한에선 기다란 면발처럼 장수하길 빌며 정월대보름에 먹는 음식이었다고 소개하고 있는데요.

연초에 조선중앙TV는 평양냉면이 민족의 자랑이라며 10분 넘게 평양냉면에 얽힌 풍습과 조리법 등을 자세히 내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차가운 면에 담긴 지도자의 뜨거운‘인민 사랑’을 유독 강조했습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 준비했습니다.

[리포트]

정갈한 고명과 검은 메밀국수 위로 맑은 육수가 쏟아집니다.

북한의 대표 음식, 평양냉면을 만드는 장면인데요.

조선중앙TV가 연초부터 평양냉면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10분 넘게 이어진 소개에서 국수의 역사가 고려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조선중앙TV/1월 1일 : "고려 때부터 국수를 손님 접대와 잔치‧제사 음식과 판매 음식으로까지 널리 이용해 왔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평양냉면은 세계인들의 사랑 속에 유네스코 무형유산에까지 등재됐다고 자랑합니다.

[김지원/사회과학원 실장 :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을 연상시키게 하는 평양냉면은 맛에 있어서나 영양가에 있어서나 흠잡을 데 없는 우리 민족의 훌륭한 민족 음식인 것입니다."]

그러면서 더 맛있는 냉면을 만들기 위한 식당들의 경쟁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냉면 양대 산맥으로 알려진 평양의 옥류관과 청류관을 예로 들기도 하고...

[조선중앙TV/1월 1일 : "총비서 동지께서는 청류관에서도 냉면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는 방도도 가르쳐 주시었고..."]

평양 북쪽의 신도시 화성지구에 새로 생긴 화성각이란 음식점을 소개할 때도, 대동강변에 있는 편의시설 류경원의 식당을 말할 때도 지도자의 지시가 있었다는 점을 빼놓지 않습니다.

[조선중앙TV /1월 28일 : "국수를 잘해서 류경원의 국수가 소문이 나게 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지도자가 면에 들어가는 재료 선택과 조리법까지 일일이 일러준 덕택에 냉면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식으로 평양냉면에 관한 보도가 이어집니다.

[김송남/옥류관 과장 : "반죽을 어떻게 해야 하며 누른 다음 사리를 씻을 때 물이 온도에 이르기까지 친히 그 조리 방법들을 하나하나 가르쳐 주시었습니다."]

세계적 자랑거리라는 평양냉면에까지 지도자의 초인적 능력과 애민 사상을 담아내려 애쓰는 모습입니다.

[앵커]

10대 선수 선정…여성 선수 두각

전 세계를 공황에까지 빠뜨린 ‘코로나19’는 폐쇄적인 북한을 더 꼭꼭 숨게 만들었죠.

이러던 북한이 빗장을 일부 풀면서 크고 작은 국제 체육 행사에 나서고 있는데요.

의외의 성과를 거두며 기량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관련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거나, 특집을 내보내기도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요즘 이 같은 선전 활동에는 예전과 조금 다른 배경이 깔려 있다고 합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 전합니다.

[리포트]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2관왕에 등극했던 체조의 안창옥 선수.

국제 스포츠 행사에 다시 모습을 나타낸 북한 체육의 상징과도 같았습니다.

최근 조선중앙TV는 북한이 국제대회에 참여하면서 이룬 성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26일 : "많은 메달을 쟁취하고 세계 기록들을 연이어 돌파하여 우리 국기를 세계 하늘가에 높이 휘날림으로써..."]

특히 코로나19 이후 첫 국제대회인 아시안게임에서 이룬 성과는 기록적이었다고 자랑합니다.

[조선중앙TV/1월 26일 : "그러나 우리(북한 사격) 선수들은 이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고 13점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아득히 떨구고 우승의 단상에 당당히 올라섰습니다."]

지난해 8월에 열린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에선 금메달 27개 등 총 38개의 메달을 획득했다는데요.

[조선중앙TV/1월 26일 : "경기에서 주동적이면서도 드센 공격으로 상대팀을 이기고 금메달을 쟁취했습니다."]

조선중앙TV는 이 같은 실적과 함께 지난해 국제대회에 참가해 국가의 위상을 떨친 체육인 가운데, 10대 최우수선수와 감독을 발표했습니다.

10대 최우수 선수는 체조 안창옥, 역도 강현경 등인데, 여성 선수가 8명으로, 남성 선수 2명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최근 몇 년간 남성체육보단 여성체육이 상승세를 타고 있기도 하지만 북한이 내세우는 여성‧어머니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분위기도 한몫 하고 있단 분석입니다.

또 연시에 스포츠 분야의 성과를 내세우는 건 대내적 선전 효과뿐 아니라 대외 과시용으로 적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교수 : "우리(북한)는 체육 분야에서 계속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너희들(국제사회)이 우리를 아무리 대북 제재를 가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너희들 생각하는 불량 국가가 아니라 우리는 이렇게 국제 행사라든지 체육인들도 성과를 내는 정상 국가에서 우리가 열심히 활동을 잘하고 있고 뭐 그런 모습을 계속 보여주려고 하는 거죠."]

최근 세계도핑방지기구의 조치에 따라 모든 국제 대회에서 다시 인공기를 게양할 수 있게 된 북한.

세계무대에서 북한 선수들 보는 일이 더 빈번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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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평양냉면은 예술 작품”…“김정은이 지도” 외
    • 입력 2024-02-03 08:30:44
    • 수정2024-02-03 09:45:16
    남북의 창
[앵커]

원래 겨울에 먹는 음식이었다는 냉면, 북한에선 기다란 면발처럼 장수하길 빌며 정월대보름에 먹는 음식이었다고 소개하고 있는데요.

연초에 조선중앙TV는 평양냉면이 민족의 자랑이라며 10분 넘게 평양냉면에 얽힌 풍습과 조리법 등을 자세히 내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차가운 면에 담긴 지도자의 뜨거운‘인민 사랑’을 유독 강조했습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 준비했습니다.

[리포트]

정갈한 고명과 검은 메밀국수 위로 맑은 육수가 쏟아집니다.

북한의 대표 음식, 평양냉면을 만드는 장면인데요.

조선중앙TV가 연초부터 평양냉면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10분 넘게 이어진 소개에서 국수의 역사가 고려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조선중앙TV/1월 1일 : "고려 때부터 국수를 손님 접대와 잔치‧제사 음식과 판매 음식으로까지 널리 이용해 왔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평양냉면은 세계인들의 사랑 속에 유네스코 무형유산에까지 등재됐다고 자랑합니다.

[김지원/사회과학원 실장 :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을 연상시키게 하는 평양냉면은 맛에 있어서나 영양가에 있어서나 흠잡을 데 없는 우리 민족의 훌륭한 민족 음식인 것입니다."]

그러면서 더 맛있는 냉면을 만들기 위한 식당들의 경쟁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냉면 양대 산맥으로 알려진 평양의 옥류관과 청류관을 예로 들기도 하고...

[조선중앙TV/1월 1일 : "총비서 동지께서는 청류관에서도 냉면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는 방도도 가르쳐 주시었고..."]

평양 북쪽의 신도시 화성지구에 새로 생긴 화성각이란 음식점을 소개할 때도, 대동강변에 있는 편의시설 류경원의 식당을 말할 때도 지도자의 지시가 있었다는 점을 빼놓지 않습니다.

[조선중앙TV /1월 28일 : "국수를 잘해서 류경원의 국수가 소문이 나게 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지도자가 면에 들어가는 재료 선택과 조리법까지 일일이 일러준 덕택에 냉면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식으로 평양냉면에 관한 보도가 이어집니다.

[김송남/옥류관 과장 : "반죽을 어떻게 해야 하며 누른 다음 사리를 씻을 때 물이 온도에 이르기까지 친히 그 조리 방법들을 하나하나 가르쳐 주시었습니다."]

세계적 자랑거리라는 평양냉면에까지 지도자의 초인적 능력과 애민 사상을 담아내려 애쓰는 모습입니다.

[앵커]

10대 선수 선정…여성 선수 두각

전 세계를 공황에까지 빠뜨린 ‘코로나19’는 폐쇄적인 북한을 더 꼭꼭 숨게 만들었죠.

이러던 북한이 빗장을 일부 풀면서 크고 작은 국제 체육 행사에 나서고 있는데요.

의외의 성과를 거두며 기량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관련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거나, 특집을 내보내기도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요즘 이 같은 선전 활동에는 예전과 조금 다른 배경이 깔려 있다고 합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 전합니다.

[리포트]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2관왕에 등극했던 체조의 안창옥 선수.

국제 스포츠 행사에 다시 모습을 나타낸 북한 체육의 상징과도 같았습니다.

최근 조선중앙TV는 북한이 국제대회에 참여하면서 이룬 성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26일 : "많은 메달을 쟁취하고 세계 기록들을 연이어 돌파하여 우리 국기를 세계 하늘가에 높이 휘날림으로써..."]

특히 코로나19 이후 첫 국제대회인 아시안게임에서 이룬 성과는 기록적이었다고 자랑합니다.

[조선중앙TV/1월 26일 : "그러나 우리(북한 사격) 선수들은 이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고 13점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아득히 떨구고 우승의 단상에 당당히 올라섰습니다."]

지난해 8월에 열린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에선 금메달 27개 등 총 38개의 메달을 획득했다는데요.

[조선중앙TV/1월 26일 : "경기에서 주동적이면서도 드센 공격으로 상대팀을 이기고 금메달을 쟁취했습니다."]

조선중앙TV는 이 같은 실적과 함께 지난해 국제대회에 참가해 국가의 위상을 떨친 체육인 가운데, 10대 최우수선수와 감독을 발표했습니다.

10대 최우수 선수는 체조 안창옥, 역도 강현경 등인데, 여성 선수가 8명으로, 남성 선수 2명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최근 몇 년간 남성체육보단 여성체육이 상승세를 타고 있기도 하지만 북한이 내세우는 여성‧어머니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분위기도 한몫 하고 있단 분석입니다.

또 연시에 스포츠 분야의 성과를 내세우는 건 대내적 선전 효과뿐 아니라 대외 과시용으로 적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교수 : "우리(북한)는 체육 분야에서 계속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너희들(국제사회)이 우리를 아무리 대북 제재를 가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너희들 생각하는 불량 국가가 아니라 우리는 이렇게 국제 행사라든지 체육인들도 성과를 내는 정상 국가에서 우리가 열심히 활동을 잘하고 있고 뭐 그런 모습을 계속 보여주려고 하는 거죠."]

최근 세계도핑방지기구의 조치에 따라 모든 국제 대회에서 다시 인공기를 게양할 수 있게 된 북한.

세계무대에서 북한 선수들 보는 일이 더 빈번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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