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 빠진 창원 최대 파크골프장…정상화로 탈출은? [주말엔]

입력 2024.02.03 (09:10) 수정 2024.02.0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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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창원시청 앞에서 열린 창원파크협회의 집회.지난달 31일, 창원시청 앞에서 열린 창원파크협회의 집회.

"굿 샷~!"
지인들과 함께 공원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공을 쳐 홀에 넣는 파크 골프.
최근 중장년 사이 뜨거운 인기죠.
기존 골프에 비해 저렴하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에 최근 동호인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전국 파크골프 동호인 30만 시대, 하지만 경남 창원시 최대 규모 파크골프장을 놓고 자치단체와 동호인들 사이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창원 최대 규모 파크골프장을 둘러싼 갈등,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요?

■ 임의로 확장한 파크골프장…창원시 "정상화 추진"

경남 창원시 대산면에 있는 대산파크골프장은 14만㎡, 108홀 규모로 창원시 최대 규모입니다. 창원시가 4년 전,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국유지 점유 허가를 받아 만든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입니다. 창원시는 2019년 창원파크골프협회에 이 시설의 위탁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창원파크골프협회는 임의로 90홀을 확장해 108홀 규모로 운영해 왔습니다. 최근 회원이 8천 명을 넘어설 정도로 파크골프가 대중화되면서 구장 확장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골프장이 낙동강 하천 부지에 조성돼 있어 구장을 넓히려면 하천점용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협회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겁니다. 구장 무단 확장과 함께 협회가 회원들만 구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조처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이 때문에 창원시는 지난해 협회와 맺은 위탁 협약을 해지했습니다. 또 불법으로 조성된 파크골프장을 정상화해 직접 관리 운영하면서 모든 시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창원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하천 점용 허가를 받아 대산파크골프장의 정상화를 위한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경남 창원 대산파크골프장에 걸려있는 현수막.경남 창원 대산파크골프장에 걸려있는 현수막.

■ 협회 "합당한 보상" VS 창원시 "요구 전면 수용 불가"

창원시는 산하기관인 창원시설공단에 골프장의 관리와 운영을 맡길 계획입니다. 그러나 협회 측은 창원시와 정식 위탁 관리 계약을 맺기 전 약 18년 동안 해당 구장을 관리하고 운영한 것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며 골프장 무단 점거에 나섰습니다. 구장 정상화가 마무리되면 창원시에서 관리와 감독만 하고, 자신들에게 다시 운영권을 달라는 겁니다.

하지만 창원시는 관련 법에 따라 국유지에 조성된 파크골프장을 민간단체에 위탁할 수 없으며, 협회가 제시한 다른 요구들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협회의 무단 점거가 길어지면, 해당 구장 정상화를 위해 내줬던 하천 점용 허가를 취소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창원시 입장에서는 구장 정상화를 위한 절차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창원시와 창원파크골프협회의 구장 운영권을 둘러싼 갈등은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창원시는 구장을 무단 점거하고 있는 협회 임원진 등에 대한 형사 고발과 변상금 부과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108홀 규모의 창원 대산파크골프장.108홀 규모의 창원 대산파크골프장.

■ 파크골프 동호인 급증 속 '조례'도 표류

이와 함께 창원의 파크골프장 6곳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창원시 파크골프장 관리 및 운영 조례안'도 지난해 8월에 발의됐습니다. 그러나 6개월 동안 의결이 보류된 상황입니다. 시의회 내부에서 민간단체에 구장 위탁 여부와 구장 사용 시간, 사용료 등에 대한 조정이 필요해 의장 직권으로 발의안을 보류한 겁니다.

경남의 파크골프 동호인 수는 2020년 7천 명에서, 2023년에 2만 7천4백 명까지 늘었습니다. 전국의 파크골프 동호인 수도 30만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질 22대 총선에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도 앞다퉈 파크골프장 신축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창원시도 2026년까지 파크골프장 500홀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파크골프 동호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대산파크골프장의 정상화를 위한 원만한 협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연관 기사]
창원 파크골프장 운영 ‘갈등의 골’…조례도 ‘표류’
https://www.youtube.com/watch?v=mIUgQCsMgXU
시민들 이용하라고 만든 건데…무단 점거한 동호인 '극한 갈등'
https://www.youtube.com/watch?v=4FHlKbeyQ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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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3 09:10:54
    • 수정2024-02-03 09:36:36
    주말엔
지난달 31일, 창원시청 앞에서 열린 창원파크협회의 집회.
"굿 샷~!"
지인들과 함께 공원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공을 쳐 홀에 넣는 파크 골프.
최근 중장년 사이 뜨거운 인기죠.
기존 골프에 비해 저렴하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에 최근 동호인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전국 파크골프 동호인 30만 시대, 하지만 경남 창원시 최대 규모 파크골프장을 놓고 자치단체와 동호인들 사이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창원 최대 규모 파크골프장을 둘러싼 갈등,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요?

■ 임의로 확장한 파크골프장…창원시 "정상화 추진"

경남 창원시 대산면에 있는 대산파크골프장은 14만㎡, 108홀 규모로 창원시 최대 규모입니다. 창원시가 4년 전,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국유지 점유 허가를 받아 만든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입니다. 창원시는 2019년 창원파크골프협회에 이 시설의 위탁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창원파크골프협회는 임의로 90홀을 확장해 108홀 규모로 운영해 왔습니다. 최근 회원이 8천 명을 넘어설 정도로 파크골프가 대중화되면서 구장 확장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골프장이 낙동강 하천 부지에 조성돼 있어 구장을 넓히려면 하천점용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협회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겁니다. 구장 무단 확장과 함께 협회가 회원들만 구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조처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이 때문에 창원시는 지난해 협회와 맺은 위탁 협약을 해지했습니다. 또 불법으로 조성된 파크골프장을 정상화해 직접 관리 운영하면서 모든 시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창원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하천 점용 허가를 받아 대산파크골프장의 정상화를 위한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경남 창원 대산파크골프장에 걸려있는 현수막.
■ 협회 "합당한 보상" VS 창원시 "요구 전면 수용 불가"

창원시는 산하기관인 창원시설공단에 골프장의 관리와 운영을 맡길 계획입니다. 그러나 협회 측은 창원시와 정식 위탁 관리 계약을 맺기 전 약 18년 동안 해당 구장을 관리하고 운영한 것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며 골프장 무단 점거에 나섰습니다. 구장 정상화가 마무리되면 창원시에서 관리와 감독만 하고, 자신들에게 다시 운영권을 달라는 겁니다.

하지만 창원시는 관련 법에 따라 국유지에 조성된 파크골프장을 민간단체에 위탁할 수 없으며, 협회가 제시한 다른 요구들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협회의 무단 점거가 길어지면, 해당 구장 정상화를 위해 내줬던 하천 점용 허가를 취소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창원시 입장에서는 구장 정상화를 위한 절차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창원시와 창원파크골프협회의 구장 운영권을 둘러싼 갈등은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창원시는 구장을 무단 점거하고 있는 협회 임원진 등에 대한 형사 고발과 변상금 부과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108홀 규모의 창원 대산파크골프장.
■ 파크골프 동호인 급증 속 '조례'도 표류

이와 함께 창원의 파크골프장 6곳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창원시 파크골프장 관리 및 운영 조례안'도 지난해 8월에 발의됐습니다. 그러나 6개월 동안 의결이 보류된 상황입니다. 시의회 내부에서 민간단체에 구장 위탁 여부와 구장 사용 시간, 사용료 등에 대한 조정이 필요해 의장 직권으로 발의안을 보류한 겁니다.

경남의 파크골프 동호인 수는 2020년 7천 명에서, 2023년에 2만 7천4백 명까지 늘었습니다. 전국의 파크골프 동호인 수도 30만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질 22대 총선에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도 앞다퉈 파크골프장 신축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창원시도 2026년까지 파크골프장 500홀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파크골프 동호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대산파크골프장의 정상화를 위한 원만한 협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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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mIUgQCsMgX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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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4FHlKbeyQ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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