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토반도 강진 한달, ‘지반융기’ 현장을 가다
입력 2024.02.03 (22:04)
수정 2024.02.03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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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온 일본 노토반도 강진이 발생한지 이제 한 달이 지났습니다.
강한 흔들림에 주택 붕괴 피해가 특히 컸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강진으로 지반이 솟구치거나 뒤틀리면서, 주민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노토반도 강진으로 인한 지반 융기 현장을 지종익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를 덮친 규모 7.6의 강진.
강한 흔들림에 쓰나미, 대형 화재까지.
2백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만 4천여 명이 이재민이 됐습니다.
["묵념!"]
강진 한달을 맞은 노토반도 각지의 주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
[시미즈 히로키/와지마시 주민 : "(무너진 집에 갇힌 어머니에게) '미안하지만 도망칠게'라고 말했습니다. '알았다'는 정도의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잿더미가 된 시장에는 뼈대만 남은 철골 건물 몇 채만이 덩그러니 서 있고, 잔해 정리는 시작도 못했습니다.
진원과 가까운 와지마시 거리 곳곳엔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듯한 피해 현장들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7층 건물도 쓰러진 당시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주변엔 희생자를 추모하는 물건들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와지마시에선 이런 심각한 피해현장을 자주 맞닥뜨리게 됩니다.
아직 복구는 엄두도 못내고 있지만 사람들은 일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노토반도 서쪽으로 차를 달려 한 시간.
동해와 인접한 바다가 나타나고 바다 위로 노출된 회색빛 지반이 이어집니다.
어선이 드나들던 작은 항구의 바닷물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원래 바다 아래 있던 땅엔 지금도 해초가 붙어 있고, 바다 생물들이 널려 있습니다.
바다에 잠겨 있던 선착장이나 방파제 아랫 부분은 색깔이 확연히 달라 지반이 융기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제가 밟고 서 있는 땅도 강진 전엔 해수면 아래 있었습니다.
해안선이 바다쪽으로 밀려나면서 바닷가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일본 연구팀 조사 결과, 노토반도 북부 해저 지반은 4미터가량 높아졌고, 그로 인해 육지 면적이 4제곱킬로미터 이상 늘어났습니다.
[시쿠라 마사노부/지질학자 : "지진 자체의 규모가 크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동시대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놀랍습니다."]
어민들은 어업을 포기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다카시마 나가노리/와지마시 어부 : "울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런 광경을 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복구를 하지 않으면 되돌릴 수 없겠죠."]
지반의 형태가 달라진 건 해안가 뿐만이 아닙니다.
노토반도 아래 이시카와현 중서부의 우치나다.
진원지와 거리가 떨어져 있는 편이지만 강진 피해는 심각합니다.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는 심하게 기울었고, 자동차들은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립니다.
쓰러질 듯한 전봇대 아래에서 작업자들이 파손된 수도시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수도시설 정비사 : "맨홀에서 맨홀 사이의 물을 빼고 카메라를 넣어서... (노토반도 전체 상황을 봐야 되는 거죠?) 그렇습니다."]
주택가 진입로의 아스팔트는 산산조각 부서졌습니다.
집들이 늘어서 있는 쪽의 지반이 심하게 솟아오르면서 담벼락과 계단도 위쪽으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직접 측정해 보겠습니다.
간척지인 우치나다는 이번 강진 이후 연약한 지반이 변형하는 액상화 현상이 가장 심한 곳입니다.
강진 당시 모습입니다. 지면이 일렁이며 이곳저곳이 부서지더니 흙탕물이 도로를 뒤덮습니다.
지반 자체가 솟구치거나 침하해 평평한 곳을 찾아보기가 어렵고.
집집마다 위험하다는 경고문이 붙었습니다.
일본 언론은 수평을 잃은 마을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측량원 : "도로가 원래 기울어지진 않았을 것이고, 당연히 수평이었을 거니까... 저기서부터 이 정도 차가 생긴 거죠."]
집을 부수고 다시 짓는다고 해도 언제 또 지진과 액상화 피해가 발생할지 몰라 이곳을 떠나기로 결심한 주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구로다 구니히코/우치나다 주민 : "여기에 다시 집을 짓는 건 좀처럼 어렵지 않을까요. 젊은 사람들이 이제부터 힘들 거 같습니다."]
노토반도를 덮친 강진의 순간을 견딘 주민들은 이제 삶의 터전을 다시 꾸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일본 노토반도에서 지종익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서채영/그래픽:이근희
2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온 일본 노토반도 강진이 발생한지 이제 한 달이 지났습니다.
강한 흔들림에 주택 붕괴 피해가 특히 컸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강진으로 지반이 솟구치거나 뒤틀리면서, 주민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노토반도 강진으로 인한 지반 융기 현장을 지종익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를 덮친 규모 7.6의 강진.
강한 흔들림에 쓰나미, 대형 화재까지.
2백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만 4천여 명이 이재민이 됐습니다.
["묵념!"]
강진 한달을 맞은 노토반도 각지의 주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
[시미즈 히로키/와지마시 주민 : "(무너진 집에 갇힌 어머니에게) '미안하지만 도망칠게'라고 말했습니다. '알았다'는 정도의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잿더미가 된 시장에는 뼈대만 남은 철골 건물 몇 채만이 덩그러니 서 있고, 잔해 정리는 시작도 못했습니다.
진원과 가까운 와지마시 거리 곳곳엔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듯한 피해 현장들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7층 건물도 쓰러진 당시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주변엔 희생자를 추모하는 물건들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와지마시에선 이런 심각한 피해현장을 자주 맞닥뜨리게 됩니다.
아직 복구는 엄두도 못내고 있지만 사람들은 일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노토반도 서쪽으로 차를 달려 한 시간.
동해와 인접한 바다가 나타나고 바다 위로 노출된 회색빛 지반이 이어집니다.
어선이 드나들던 작은 항구의 바닷물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원래 바다 아래 있던 땅엔 지금도 해초가 붙어 있고, 바다 생물들이 널려 있습니다.
바다에 잠겨 있던 선착장이나 방파제 아랫 부분은 색깔이 확연히 달라 지반이 융기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제가 밟고 서 있는 땅도 강진 전엔 해수면 아래 있었습니다.
해안선이 바다쪽으로 밀려나면서 바닷가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일본 연구팀 조사 결과, 노토반도 북부 해저 지반은 4미터가량 높아졌고, 그로 인해 육지 면적이 4제곱킬로미터 이상 늘어났습니다.
[시쿠라 마사노부/지질학자 : "지진 자체의 규모가 크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동시대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놀랍습니다."]
어민들은 어업을 포기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다카시마 나가노리/와지마시 어부 : "울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런 광경을 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복구를 하지 않으면 되돌릴 수 없겠죠."]
지반의 형태가 달라진 건 해안가 뿐만이 아닙니다.
노토반도 아래 이시카와현 중서부의 우치나다.
진원지와 거리가 떨어져 있는 편이지만 강진 피해는 심각합니다.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는 심하게 기울었고, 자동차들은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립니다.
쓰러질 듯한 전봇대 아래에서 작업자들이 파손된 수도시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수도시설 정비사 : "맨홀에서 맨홀 사이의 물을 빼고 카메라를 넣어서... (노토반도 전체 상황을 봐야 되는 거죠?) 그렇습니다."]
주택가 진입로의 아스팔트는 산산조각 부서졌습니다.
집들이 늘어서 있는 쪽의 지반이 심하게 솟아오르면서 담벼락과 계단도 위쪽으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직접 측정해 보겠습니다.
간척지인 우치나다는 이번 강진 이후 연약한 지반이 변형하는 액상화 현상이 가장 심한 곳입니다.
강진 당시 모습입니다. 지면이 일렁이며 이곳저곳이 부서지더니 흙탕물이 도로를 뒤덮습니다.
지반 자체가 솟구치거나 침하해 평평한 곳을 찾아보기가 어렵고.
집집마다 위험하다는 경고문이 붙었습니다.
일본 언론은 수평을 잃은 마을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측량원 : "도로가 원래 기울어지진 않았을 것이고, 당연히 수평이었을 거니까... 저기서부터 이 정도 차가 생긴 거죠."]
집을 부수고 다시 짓는다고 해도 언제 또 지진과 액상화 피해가 발생할지 몰라 이곳을 떠나기로 결심한 주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구로다 구니히코/우치나다 주민 : "여기에 다시 집을 짓는 건 좀처럼 어렵지 않을까요. 젊은 사람들이 이제부터 힘들 거 같습니다."]
노토반도를 덮친 강진의 순간을 견딘 주민들은 이제 삶의 터전을 다시 꾸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일본 노토반도에서 지종익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서채영/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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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2-03 22:04:40
- 수정2024-02-03 22:31:53

[앵커]
2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온 일본 노토반도 강진이 발생한지 이제 한 달이 지났습니다.
강한 흔들림에 주택 붕괴 피해가 특히 컸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강진으로 지반이 솟구치거나 뒤틀리면서, 주민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노토반도 강진으로 인한 지반 융기 현장을 지종익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를 덮친 규모 7.6의 강진.
강한 흔들림에 쓰나미, 대형 화재까지.
2백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만 4천여 명이 이재민이 됐습니다.
["묵념!"]
강진 한달을 맞은 노토반도 각지의 주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
[시미즈 히로키/와지마시 주민 : "(무너진 집에 갇힌 어머니에게) '미안하지만 도망칠게'라고 말했습니다. '알았다'는 정도의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잿더미가 된 시장에는 뼈대만 남은 철골 건물 몇 채만이 덩그러니 서 있고, 잔해 정리는 시작도 못했습니다.
진원과 가까운 와지마시 거리 곳곳엔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듯한 피해 현장들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7층 건물도 쓰러진 당시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주변엔 희생자를 추모하는 물건들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와지마시에선 이런 심각한 피해현장을 자주 맞닥뜨리게 됩니다.
아직 복구는 엄두도 못내고 있지만 사람들은 일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노토반도 서쪽으로 차를 달려 한 시간.
동해와 인접한 바다가 나타나고 바다 위로 노출된 회색빛 지반이 이어집니다.
어선이 드나들던 작은 항구의 바닷물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원래 바다 아래 있던 땅엔 지금도 해초가 붙어 있고, 바다 생물들이 널려 있습니다.
바다에 잠겨 있던 선착장이나 방파제 아랫 부분은 색깔이 확연히 달라 지반이 융기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제가 밟고 서 있는 땅도 강진 전엔 해수면 아래 있었습니다.
해안선이 바다쪽으로 밀려나면서 바닷가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일본 연구팀 조사 결과, 노토반도 북부 해저 지반은 4미터가량 높아졌고, 그로 인해 육지 면적이 4제곱킬로미터 이상 늘어났습니다.
[시쿠라 마사노부/지질학자 : "지진 자체의 규모가 크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동시대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놀랍습니다."]
어민들은 어업을 포기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다카시마 나가노리/와지마시 어부 : "울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런 광경을 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복구를 하지 않으면 되돌릴 수 없겠죠."]
지반의 형태가 달라진 건 해안가 뿐만이 아닙니다.
노토반도 아래 이시카와현 중서부의 우치나다.
진원지와 거리가 떨어져 있는 편이지만 강진 피해는 심각합니다.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는 심하게 기울었고, 자동차들은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립니다.
쓰러질 듯한 전봇대 아래에서 작업자들이 파손된 수도시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수도시설 정비사 : "맨홀에서 맨홀 사이의 물을 빼고 카메라를 넣어서... (노토반도 전체 상황을 봐야 되는 거죠?) 그렇습니다."]
주택가 진입로의 아스팔트는 산산조각 부서졌습니다.
집들이 늘어서 있는 쪽의 지반이 심하게 솟아오르면서 담벼락과 계단도 위쪽으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직접 측정해 보겠습니다.
간척지인 우치나다는 이번 강진 이후 연약한 지반이 변형하는 액상화 현상이 가장 심한 곳입니다.
강진 당시 모습입니다. 지면이 일렁이며 이곳저곳이 부서지더니 흙탕물이 도로를 뒤덮습니다.
지반 자체가 솟구치거나 침하해 평평한 곳을 찾아보기가 어렵고.
집집마다 위험하다는 경고문이 붙었습니다.
일본 언론은 수평을 잃은 마을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측량원 : "도로가 원래 기울어지진 않았을 것이고, 당연히 수평이었을 거니까... 저기서부터 이 정도 차가 생긴 거죠."]
집을 부수고 다시 짓는다고 해도 언제 또 지진과 액상화 피해가 발생할지 몰라 이곳을 떠나기로 결심한 주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구로다 구니히코/우치나다 주민 : "여기에 다시 집을 짓는 건 좀처럼 어렵지 않을까요. 젊은 사람들이 이제부터 힘들 거 같습니다."]
노토반도를 덮친 강진의 순간을 견딘 주민들은 이제 삶의 터전을 다시 꾸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일본 노토반도에서 지종익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서채영/그래픽:이근희
2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온 일본 노토반도 강진이 발생한지 이제 한 달이 지났습니다.
강한 흔들림에 주택 붕괴 피해가 특히 컸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강진으로 지반이 솟구치거나 뒤틀리면서, 주민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노토반도 강진으로 인한 지반 융기 현장을 지종익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를 덮친 규모 7.6의 강진.
강한 흔들림에 쓰나미, 대형 화재까지.
2백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만 4천여 명이 이재민이 됐습니다.
["묵념!"]
강진 한달을 맞은 노토반도 각지의 주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
[시미즈 히로키/와지마시 주민 : "(무너진 집에 갇힌 어머니에게) '미안하지만 도망칠게'라고 말했습니다. '알았다'는 정도의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잿더미가 된 시장에는 뼈대만 남은 철골 건물 몇 채만이 덩그러니 서 있고, 잔해 정리는 시작도 못했습니다.
진원과 가까운 와지마시 거리 곳곳엔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듯한 피해 현장들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7층 건물도 쓰러진 당시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주변엔 희생자를 추모하는 물건들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와지마시에선 이런 심각한 피해현장을 자주 맞닥뜨리게 됩니다.
아직 복구는 엄두도 못내고 있지만 사람들은 일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노토반도 서쪽으로 차를 달려 한 시간.
동해와 인접한 바다가 나타나고 바다 위로 노출된 회색빛 지반이 이어집니다.
어선이 드나들던 작은 항구의 바닷물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원래 바다 아래 있던 땅엔 지금도 해초가 붙어 있고, 바다 생물들이 널려 있습니다.
바다에 잠겨 있던 선착장이나 방파제 아랫 부분은 색깔이 확연히 달라 지반이 융기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제가 밟고 서 있는 땅도 강진 전엔 해수면 아래 있었습니다.
해안선이 바다쪽으로 밀려나면서 바닷가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일본 연구팀 조사 결과, 노토반도 북부 해저 지반은 4미터가량 높아졌고, 그로 인해 육지 면적이 4제곱킬로미터 이상 늘어났습니다.
[시쿠라 마사노부/지질학자 : "지진 자체의 규모가 크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동시대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놀랍습니다."]
어민들은 어업을 포기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다카시마 나가노리/와지마시 어부 : "울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런 광경을 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복구를 하지 않으면 되돌릴 수 없겠죠."]
지반의 형태가 달라진 건 해안가 뿐만이 아닙니다.
노토반도 아래 이시카와현 중서부의 우치나다.
진원지와 거리가 떨어져 있는 편이지만 강진 피해는 심각합니다.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는 심하게 기울었고, 자동차들은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립니다.
쓰러질 듯한 전봇대 아래에서 작업자들이 파손된 수도시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수도시설 정비사 : "맨홀에서 맨홀 사이의 물을 빼고 카메라를 넣어서... (노토반도 전체 상황을 봐야 되는 거죠?) 그렇습니다."]
주택가 진입로의 아스팔트는 산산조각 부서졌습니다.
집들이 늘어서 있는 쪽의 지반이 심하게 솟아오르면서 담벼락과 계단도 위쪽으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직접 측정해 보겠습니다.
간척지인 우치나다는 이번 강진 이후 연약한 지반이 변형하는 액상화 현상이 가장 심한 곳입니다.
강진 당시 모습입니다. 지면이 일렁이며 이곳저곳이 부서지더니 흙탕물이 도로를 뒤덮습니다.
지반 자체가 솟구치거나 침하해 평평한 곳을 찾아보기가 어렵고.
집집마다 위험하다는 경고문이 붙었습니다.
일본 언론은 수평을 잃은 마을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측량원 : "도로가 원래 기울어지진 않았을 것이고, 당연히 수평이었을 거니까... 저기서부터 이 정도 차가 생긴 거죠."]
집을 부수고 다시 짓는다고 해도 언제 또 지진과 액상화 피해가 발생할지 몰라 이곳을 떠나기로 결심한 주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구로다 구니히코/우치나다 주민 : "여기에 다시 집을 짓는 건 좀처럼 어렵지 않을까요. 젊은 사람들이 이제부터 힘들 거 같습니다."]
노토반도를 덮친 강진의 순간을 견딘 주민들은 이제 삶의 터전을 다시 꾸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일본 노토반도에서 지종익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서채영/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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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종익 기자 jig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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