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바다마을 포장마차촌 모습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뒤편엔 길게 늘어선 '바다마을 포장마차촌'.
취재진이 이곳을 찾은 건 지난달 30일 오후 7시쯤입니다. 성수기도 아닌 평일 저녁이었지만 포장마차마다 손님들로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군 시절 추억이 있는 곳이라 부산에 올 때마다 이곳을 방문한다는 50대 직장인부터 SNS에 뜬 '부산 이색 술자리' 게시물을 보고 들렀다는 20대 대학생까지 포장마차를 찾는 손님은 다양했습니다.
해운대 포장마차의 시작은 1960년대 초반 해산물 판매 가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나둘 들어서던 포장마차는1970년대부터 급증해 2000년대 초엔 200곳 넘게 난립했습니다.
그러다 2001년, 2002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 행사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정비를 거쳐 지금과 같은 모양새를 갖췄습니다.
해운대 포장마차촌이 '전국구 명물'로 자리매김한 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문전성시를 이루면서부터입니다.
국내·외 유명 배우와 거장 감독들이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스타들도 한잔하는 곳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포장마차촌은 해운대를 방문하면 꼭 들러야 하는 이른바 '핫플'로 꼽혔습니다.
사라지는 해운대 포장마차촌
한때 70여 곳이 영업하던 이곳은 지금은 30곳 정도만 문을 열고 있는데요, 20년 넘게 '해운대 명물'이었던 포장마차촌이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포장마차촌을 두고 빗발치는 각종 민원 때문입니다.
"'바가지 요금' 을 받는다"는 민원에서 "시유지에서 장사 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준다"는 민원까지 잇따르며 철거 여론이 형성됐습니다. 엎친 데 덮쳐 2021년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고발도 당했습니다.
관할 지자체인 부산 해운대구는 결국 철거를 결정했습니다. 구청과 상인들은 구청이 지난달 31일까지 자진 철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습니다. 상인들이 "시간을 1년만 더 장사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겁니다. 코로나19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 부채를 미처 다 갚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상인들은 "나이도 대부분 70~80대라 재취업도 어렵다"면서 "1년만 시간을 더 주면 자진 철거 하겠다"고 구청에 진정까지 제기했습니다.
구청은 이미 충분히 시간을 줬다며 행정대집행을 통한 강제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당장 이번 달부터 강제 철거를 위한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행정대집행은 사전 통지와 계고장 발송 등을 거쳐 진행되는데 실제 포장마차촌이 철거되는 데는 최소 두 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해운대구청은 포장마차촌이 사라진 자리를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용역을 맡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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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들 ‘한잔’ 하던 ‘해운대 포장마차촌’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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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2-04 08:00:36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뒤편엔 길게 늘어선 '바다마을 포장마차촌'.
취재진이 이곳을 찾은 건 지난달 30일 오후 7시쯤입니다. 성수기도 아닌 평일 저녁이었지만 포장마차마다 손님들로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군 시절 추억이 있는 곳이라 부산에 올 때마다 이곳을 방문한다는 50대 직장인부터 SNS에 뜬 '부산 이색 술자리' 게시물을 보고 들렀다는 20대 대학생까지 포장마차를 찾는 손님은 다양했습니다.
해운대 포장마차의 시작은 1960년대 초반 해산물 판매 가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나둘 들어서던 포장마차는1970년대부터 급증해 2000년대 초엔 200곳 넘게 난립했습니다.
그러다 2001년, 2002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 행사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정비를 거쳐 지금과 같은 모양새를 갖췄습니다.
해운대 포장마차촌이 '전국구 명물'로 자리매김한 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문전성시를 이루면서부터입니다.
국내·외 유명 배우와 거장 감독들이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스타들도 한잔하는 곳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포장마차촌은 해운대를 방문하면 꼭 들러야 하는 이른바 '핫플'로 꼽혔습니다.
한때 70여 곳이 영업하던 이곳은 지금은 30곳 정도만 문을 열고 있는데요, 20년 넘게 '해운대 명물'이었던 포장마차촌이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포장마차촌을 두고 빗발치는 각종 민원 때문입니다.
"'바가지 요금' 을 받는다"는 민원에서 "시유지에서 장사 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준다"는 민원까지 잇따르며 철거 여론이 형성됐습니다. 엎친 데 덮쳐 2021년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고발도 당했습니다.
관할 지자체인 부산 해운대구는 결국 철거를 결정했습니다. 구청과 상인들은 구청이 지난달 31일까지 자진 철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습니다. 상인들이 "시간을 1년만 더 장사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겁니다. 코로나19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 부채를 미처 다 갚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상인들은 "나이도 대부분 70~80대라 재취업도 어렵다"면서 "1년만 시간을 더 주면 자진 철거 하겠다"고 구청에 진정까지 제기했습니다.
구청은 이미 충분히 시간을 줬다며 행정대집행을 통한 강제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당장 이번 달부터 강제 철거를 위한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행정대집행은 사전 통지와 계고장 발송 등을 거쳐 진행되는데 실제 포장마차촌이 철거되는 데는 최소 두 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해운대구청은 포장마차촌이 사라진 자리를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용역을 맡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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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슬 기자 yes36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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