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이율 27,000% 초고금리…석 달 만에 억대 빚덩이

입력 2024.02.06 (15:35) 수정 2024.02.0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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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스팸 문자 속 불법 대부업체 '기승'

실제 조직이 보낸 메시지실제 조직이 보낸 메시지

수도 없이 날아오는 스팸 문자에 인상 찌푸리신 적 많으시죠. 하지만 급한 돈이 필요한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문자를 보낸 곳에 연락을 하곤 합니다. '금방 갚으면 되지'로 시작한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법정최고금리를 어긴 불법 대부업체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경찰에 붙잡힌 일당은 총책이 알아낸 개인정보를 가지고 무차별 스팸 문자를 전송했습니다. 여기에 혹해 연락이 오는 사람들에게 몇 백에서 몇 천만 원을 빌려준 다음, 바로 다음주에 원금과 이자를 균등상환하도록 했는데요.

문제는 이자가 높아도 너무 높았다는 점입니다.

■1년에 2만 7천%의 고금리…돌려막기 유도

특정 채무자에게 추가 대출 유도를 상의하는 조직원 대화 내용특정 채무자에게 추가 대출 유도를 상의하는 조직원 대화 내용

대한민국의 법정최고금리는 연20%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일당은 7천 3백%, 많게는 2만 7천%까지 고금리를 물렸는데요. 심지어 돈을 빌리면서부터 이자를 뗐습니다. 엄연한 불법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천만 원을 빌렸다가 석 달 만에 2억 원이 넘는 돈을 갚아야 하는 피해자까지 발생했는데요. 돈을 갚기 어렵다고 하자 이들은 또다른 업체를 소개하며 돌려막기까지 유도했습니다.

이들은 대구에 사무실 4곳을 차려놓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습니다. 총책이 채무자 정보를 팀장들에게 전달하면, 팀장들이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확인한 뒤, 상환 능력이 좋은 사람들의 정보를 직원들에게 뿌렸습니다. 이를 받은 직원들이 무차별 문자를 날려 접근한 다음 범행이 이뤄졌는데요.

이들은 내부 규칙도 치밀하게 만들어 만약 경찰에 붙잡혀도 '통장이 없다', '나는 모른다' 등 대응 매뉴얼까지 숙지시킨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상환능력 좋은 사람에게 집단 범행…피해자 6백 명 달해

실적이 높은 순으로 채무자 정보를 제공해주는 등 내부 규칙을 만들었다실적이 높은 순으로 채무자 정보를 제공해주는 등 내부 규칙을 만들었다

심지어 이 중에 돈을 갚기가 어려워졌다거나, 상환 능력이 좋아 보이면 다른 직원들에게 번호를 돌려 더 많은 돈을 빌리도록 이른바 '작업'을 지시했습니다. 또 별도의 추심 절차도 밟지 않고 추가 대출을 해줬는데요. 그렇게 얻은 부당 수익은 현재까지 경찰이 확인한 것만 60억 원이 넘었습니다. 피해자만 6백 명에 이릅니다.

경찰은 선이자를 납부하거나, 법정최고금리 20%를 넘기면 불법이라며, 대부업체가 실제로 등록된 곳인지 꼭 확인하고 대출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일당 30명을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이 가운데 40대 총책 등 4명은 구속 송치했습니다.

(사진 제공: 양산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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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 이율 27,000% 초고금리…석 달 만에 억대 빚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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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02-06 15: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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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스팸 문자 속 불법 대부업체 '기승'

실제 조직이 보낸 메시지
수도 없이 날아오는 스팸 문자에 인상 찌푸리신 적 많으시죠. 하지만 급한 돈이 필요한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문자를 보낸 곳에 연락을 하곤 합니다. '금방 갚으면 되지'로 시작한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법정최고금리를 어긴 불법 대부업체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경찰에 붙잡힌 일당은 총책이 알아낸 개인정보를 가지고 무차별 스팸 문자를 전송했습니다. 여기에 혹해 연락이 오는 사람들에게 몇 백에서 몇 천만 원을 빌려준 다음, 바로 다음주에 원금과 이자를 균등상환하도록 했는데요.

문제는 이자가 높아도 너무 높았다는 점입니다.

■1년에 2만 7천%의 고금리…돌려막기 유도

특정 채무자에게 추가 대출 유도를 상의하는 조직원 대화 내용
대한민국의 법정최고금리는 연20%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일당은 7천 3백%, 많게는 2만 7천%까지 고금리를 물렸는데요. 심지어 돈을 빌리면서부터 이자를 뗐습니다. 엄연한 불법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천만 원을 빌렸다가 석 달 만에 2억 원이 넘는 돈을 갚아야 하는 피해자까지 발생했는데요. 돈을 갚기 어렵다고 하자 이들은 또다른 업체를 소개하며 돌려막기까지 유도했습니다.

이들은 대구에 사무실 4곳을 차려놓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습니다. 총책이 채무자 정보를 팀장들에게 전달하면, 팀장들이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확인한 뒤, 상환 능력이 좋은 사람들의 정보를 직원들에게 뿌렸습니다. 이를 받은 직원들이 무차별 문자를 날려 접근한 다음 범행이 이뤄졌는데요.

이들은 내부 규칙도 치밀하게 만들어 만약 경찰에 붙잡혀도 '통장이 없다', '나는 모른다' 등 대응 매뉴얼까지 숙지시킨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상환능력 좋은 사람에게 집단 범행…피해자 6백 명 달해

실적이 높은 순으로 채무자 정보를 제공해주는 등 내부 규칙을 만들었다
심지어 이 중에 돈을 갚기가 어려워졌다거나, 상환 능력이 좋아 보이면 다른 직원들에게 번호를 돌려 더 많은 돈을 빌리도록 이른바 '작업'을 지시했습니다. 또 별도의 추심 절차도 밟지 않고 추가 대출을 해줬는데요. 그렇게 얻은 부당 수익은 현재까지 경찰이 확인한 것만 60억 원이 넘었습니다. 피해자만 6백 명에 이릅니다.

경찰은 선이자를 납부하거나, 법정최고금리 20%를 넘기면 불법이라며, 대부업체가 실제로 등록된 곳인지 꼭 확인하고 대출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일당 30명을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이 가운데 40대 총책 등 4명은 구속 송치했습니다.

(사진 제공: 양산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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