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노선 연장·지하화…CTX 가능할까?

입력 2024.02.06 (19:27) 수정 2024.02.0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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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기사와 관련해 보도국 이정은 기자와 좀더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대전 구간 연장에 전 구간 지하화, 민자사업으로 전환까지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네요.

[기자]

네, CTX 도입이 예정된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는 충청권 메가시티 1호 사업으로 지역에서는 이미 4년 가까이 논의돼 온 중장기 사업입니다.

지난해 10월, 겨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돼 국비를 투입할만한 지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수도권 철도도 적자인 마당에 지방광역철도는 예타에서 탈락할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충청권 시도지사들이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워 꾸준히 예타 면제를 요구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9월, 민간에서 이 사업을 맡겠다는 최초 제안자가 나타나면서 앞서 전해드린 변화들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민자사업은 장단점이 뚜렷해서 항상 논란이 되곤 했는데 4조 원이 넘는 대형 사업이 수도권도 아닌 지역에서 가능할지 의문이 드네요?

[기자]

네, CTX 총 사업비가 4조 5천억 원으로 추산됐는데요.

정부는 민자철도로 건설하면 민간 사업자가 50% 이상 부담하고 운영비도 100% 부담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사업자가 얻는 이익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아직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CTX를 민자철도로 건설, 운영하면 지자체 지출이 적고 절차 간소화로 빠르게 구축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건 장점만 나열한 것이고요.

운영 적자를 요금으로 올리면서 결국,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사업자를 구하지 못하면 장기간 표류할 수 가능성도 있어 신중히 논의돼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지역에서는 CTX가 처음 도입되는 사례다 보니 생소한 게 사실인데요.

그 밖에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기자]

사실 수조 원대 철도사업이지만 지역 내 관심은 높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수도권이야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만 백만 명이 넘어 GTX 개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만 지역은 실제 수요가 얼마나 될 지 쉽게 추측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여기에 CTX라는 기종 자체의 특징도 잘 살펴봐야 하는데요.

기존에 광역철도와 달리 급행철도는 먼 거리를 빨리 이동하는 게 목적이다 보니 수도권만 해도 역 간격이 6~7km까지 벌어집니다.

보통 1km마다 한 번씩 정차하는 지하철과는 차이가 있고, 기존의 광역철도와 비교해봐도 역사가 절반 수준인 10개 안팎에서 결정될 공산이 큽니다.

역사 위치나 요금까지는 아직 섣부른 얘기라 언급하기 힘들지만, 앞서 설명드린 사안만 고려해도 광역철도를 건설하는 것과 별개로 우리 지역에 '급행철도'가 필요한지는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지난주에 전해드리긴 했습니다만, 이번 CTX 도입을 두고 KTX 세종역 신설 대신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는데 추가로 취재한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CTX가 정부대전청사에서 세종청사, 조치원을 거쳐 청주 도심과 공항까지 연결되잖아요.

정부가 밝힌 개념도를 보면 조치원에서 경부선 철도를 이용해 천안과 서울까지 연결되는 안이 추가돼 있습니다.

이건 지역에서는 요구한 적이 없는 새로운 안입니다.

지난해 10월 국감 때 당시 국토부 철도국장이 KTX 세종역 신설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대안으로 이 노선을 제시했었는데요.

국토부는 CTX를 수도권과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어떻게 활용할지는 정해지지 않았고 다만, KTX 세종역 신설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총선과 맞물리면서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측면도 무시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사실 지금은 해덩 지자체들이 노선 연장이나 민자사업의 적정성 등을 냉철하게 따져 의견을 내야할 때입니다.

하지만 총선이 코앞이다 보니 지자체는 물론 지역 정치권 모두 사업에 제동을 걸기보다는 일단 지켜보자거나 더 나아가 선거에 활용하려는 심리가 강합니다.

벌써부터 CTX역을 유치하겠다거나 노선을 연장하겠다는 둥 CTX와 연계한 공약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이번 CTX 발표가 정부·여당의 총선용 생색내기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오는데요.

재밌는 건 이렇게 비판하는 야당들도 줄줄이 철도공약을 내놓고 있다는 겁니다.

수조 원에 달하는 철도 사업은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지역 교통망과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남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부담은 돌도돌아 결국 시민들의 몫이 되는 만큼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서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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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노선 연장·지하화…CTX 가능할까?
    • 입력 2024-02-06 19:27:21
    • 수정2024-02-06 20: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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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기사와 관련해 보도국 이정은 기자와 좀더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대전 구간 연장에 전 구간 지하화, 민자사업으로 전환까지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네요.

[기자]

네, CTX 도입이 예정된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는 충청권 메가시티 1호 사업으로 지역에서는 이미 4년 가까이 논의돼 온 중장기 사업입니다.

지난해 10월, 겨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돼 국비를 투입할만한 지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수도권 철도도 적자인 마당에 지방광역철도는 예타에서 탈락할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충청권 시도지사들이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워 꾸준히 예타 면제를 요구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9월, 민간에서 이 사업을 맡겠다는 최초 제안자가 나타나면서 앞서 전해드린 변화들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민자사업은 장단점이 뚜렷해서 항상 논란이 되곤 했는데 4조 원이 넘는 대형 사업이 수도권도 아닌 지역에서 가능할지 의문이 드네요?

[기자]

네, CTX 총 사업비가 4조 5천억 원으로 추산됐는데요.

정부는 민자철도로 건설하면 민간 사업자가 50% 이상 부담하고 운영비도 100% 부담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사업자가 얻는 이익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아직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CTX를 민자철도로 건설, 운영하면 지자체 지출이 적고 절차 간소화로 빠르게 구축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건 장점만 나열한 것이고요.

운영 적자를 요금으로 올리면서 결국,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사업자를 구하지 못하면 장기간 표류할 수 가능성도 있어 신중히 논의돼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지역에서는 CTX가 처음 도입되는 사례다 보니 생소한 게 사실인데요.

그 밖에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기자]

사실 수조 원대 철도사업이지만 지역 내 관심은 높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수도권이야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만 백만 명이 넘어 GTX 개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만 지역은 실제 수요가 얼마나 될 지 쉽게 추측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여기에 CTX라는 기종 자체의 특징도 잘 살펴봐야 하는데요.

기존에 광역철도와 달리 급행철도는 먼 거리를 빨리 이동하는 게 목적이다 보니 수도권만 해도 역 간격이 6~7km까지 벌어집니다.

보통 1km마다 한 번씩 정차하는 지하철과는 차이가 있고, 기존의 광역철도와 비교해봐도 역사가 절반 수준인 10개 안팎에서 결정될 공산이 큽니다.

역사 위치나 요금까지는 아직 섣부른 얘기라 언급하기 힘들지만, 앞서 설명드린 사안만 고려해도 광역철도를 건설하는 것과 별개로 우리 지역에 '급행철도'가 필요한지는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지난주에 전해드리긴 했습니다만, 이번 CTX 도입을 두고 KTX 세종역 신설 대신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는데 추가로 취재한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CTX가 정부대전청사에서 세종청사, 조치원을 거쳐 청주 도심과 공항까지 연결되잖아요.

정부가 밝힌 개념도를 보면 조치원에서 경부선 철도를 이용해 천안과 서울까지 연결되는 안이 추가돼 있습니다.

이건 지역에서는 요구한 적이 없는 새로운 안입니다.

지난해 10월 국감 때 당시 국토부 철도국장이 KTX 세종역 신설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대안으로 이 노선을 제시했었는데요.

국토부는 CTX를 수도권과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어떻게 활용할지는 정해지지 않았고 다만, KTX 세종역 신설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총선과 맞물리면서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측면도 무시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사실 지금은 해덩 지자체들이 노선 연장이나 민자사업의 적정성 등을 냉철하게 따져 의견을 내야할 때입니다.

하지만 총선이 코앞이다 보니 지자체는 물론 지역 정치권 모두 사업에 제동을 걸기보다는 일단 지켜보자거나 더 나아가 선거에 활용하려는 심리가 강합니다.

벌써부터 CTX역을 유치하겠다거나 노선을 연장하겠다는 둥 CTX와 연계한 공약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이번 CTX 발표가 정부·여당의 총선용 생색내기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오는데요.

재밌는 건 이렇게 비판하는 야당들도 줄줄이 철도공약을 내놓고 있다는 겁니다.

수조 원에 달하는 철도 사업은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지역 교통망과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남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부담은 돌도돌아 결국 시민들의 몫이 되는 만큼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서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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