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제 붕괴되고 장마당서 자력갱생”…탈북민 심층조사 공개

입력 2024.02.06 (21:11) 수정 2024.02.0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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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배급제는 붕괴됐고 열 명 가운에 아홉 명은 시장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통일부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자유와 생존을 위해 탈북한 6,300명을 심층 조사한 내용인데 북한 주민의 절반은 직장에서 일하고 아무런 대가도 받지 못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유호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비료 부족으로 겨울이면 경쟁적으로 인분을 모으는 '거름전투'를 벌일 만큼 낙후된 북한 경제.

단편적으로만 전해지던 북한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는 정부 자료가 나왔습니다.

통일부가 '3급 비밀'로 묶어놨던 탈북민 심층 조사 결과를 공개한 겁니다.

배급제를 기반으로 한 국영경제 붕괴는 수치로 확인됩니다.

최근 탈북한 이들 중 72.2%는 식량 배급 경험이 없었고, 직장에서 일하고도 아무것도 받지 못한 경우는 50%나 됐습니다.

국가가 식량난을 해결할 여력이 안 되는 겁니다.

[최설/북한학 박사/2011년 탈북 : "(지난해) 농사가 대풍년이 왔다 이렇게 선전을 했지만 그게 실제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 배급이 이루어지는 데까지는 거리가 있는 것 같고요."]

대신 장마당을 중심으로 한 사경제 비중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시장이 없으면 사실상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장사나 밀수로 번 비공식 소득이 주 소득이라고 답한 비율은 69%까지 늘어났습니다.

주택 거래도 일상화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소유권 대신 살림집 이용 허가증을 사고파는 건데, 주택 양도나 매매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34%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택 가격에는 시장과 지하철 접근성 등 '입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촬영기자:하정현/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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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급제 붕괴되고 장마당서 자력갱생”…탈북민 심층조사 공개
    • 입력 2024-02-06 21:11:55
    • 수정2024-02-06 22: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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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배급제는 붕괴됐고 열 명 가운에 아홉 명은 시장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통일부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자유와 생존을 위해 탈북한 6,300명을 심층 조사한 내용인데 북한 주민의 절반은 직장에서 일하고 아무런 대가도 받지 못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유호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비료 부족으로 겨울이면 경쟁적으로 인분을 모으는 '거름전투'를 벌일 만큼 낙후된 북한 경제.

단편적으로만 전해지던 북한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는 정부 자료가 나왔습니다.

통일부가 '3급 비밀'로 묶어놨던 탈북민 심층 조사 결과를 공개한 겁니다.

배급제를 기반으로 한 국영경제 붕괴는 수치로 확인됩니다.

최근 탈북한 이들 중 72.2%는 식량 배급 경험이 없었고, 직장에서 일하고도 아무것도 받지 못한 경우는 50%나 됐습니다.

국가가 식량난을 해결할 여력이 안 되는 겁니다.

[최설/북한학 박사/2011년 탈북 : "(지난해) 농사가 대풍년이 왔다 이렇게 선전을 했지만 그게 실제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 배급이 이루어지는 데까지는 거리가 있는 것 같고요."]

대신 장마당을 중심으로 한 사경제 비중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시장이 없으면 사실상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장사나 밀수로 번 비공식 소득이 주 소득이라고 답한 비율은 69%까지 늘어났습니다.

주택 거래도 일상화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소유권 대신 살림집 이용 허가증을 사고파는 건데, 주택 양도나 매매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34%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택 가격에는 시장과 지하철 접근성 등 '입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촬영기자:하정현/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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